4th generation tycoon YouTuber RAW novel - Chapter (165)
“뭐? 풋.”
희연이 웃음을 터뜨렸다.
“왜 웃어?”
“너 지금 저 아랍 부자 만나서 너무 업된 거 아냐? 그렇게 바로 콘텐츠 세계화가 이루어질 수가 없잖아.”
“그래?”
내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외국사람 입맛에 맞는 영상을 만들려면, 우리 채널 콘셉트부터 다 바꿔야 할걸? 그러면 원래 갖고 있던 콘셉트부터 망가질 거야.”
“흐음.”
“콘텐츠를 세계화할 수 있는 아이디어가 있긴 있어?”
희연은 내가 어설프게 새 콘셉트를 내밀면 가차 없이 까주겠다는 표정이었다.
“응. 있는 거 같아.”
하지만 나는 씨익 웃으며, 희연의 예상과는 다른 대답을 내놨다.
“있다고?”
“응.”
“그게 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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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거 있어.”
내가 씨익 웃고 답했다.
“에이. 뭐야. 그게.”
희연과 범수가 입을 삐죽 내밀었다.
“저녁 식사를 준비해 드리겠습니다. 이번에는 저녁이라서 4가지 메뉴가 있습니다.”
이나연 사무장이 물었다.
“엇. 그래요?”
“네. 쇠고기 요리, 샥스핀 요리, 가자미 요리, 그리고 비건 요리가 있습니다.”
“으악. 선택을 해야 하나.”
범수와 내가 머리를 감싸 쥐었다.
엇. 잠깐.
“혹시 4가지 다 주문할 수는 없을까요?”
내가 문득 생각이 나서 이렇게 물어봤다.
“아. 그럼 한번 알아보겠습니다.”
역시 예상대로였다.
이나연 사무장은 0.5초도 망설이지 않고 바로 대답했다.
마치 ‘내가 제안은 못 하니까 빨리 4개 다 달라고 해’라고 생각하고 있기라도 했던 것처럼.
“우와. 내 친구가 안 떨던 진상을 떠는데 그게 진상이 아니라니. 이게 1등석의 위력인가.”
이 사무장이 목례를 하고 물러나자, 희연이 이렇게 감탄했다.
“그러게. 크크. 여기야말로 진짜 손님이 왕이다.”
범수가 웃으며 말했다.
이렇게 해서, 우리 앞에는 4인분이 차려졌다.
“살 빼기는 글렀군.”
“그런데 이건 무슨 생선인가요?”
범수가 물었다.
“가자미라잖아.”
희연이 범수를 툭 쳤다.
“아. 그런가.”
“네. 프랑스 사람들이 가자미 요리를 정말 잘합니다. 가자미가, 크림소스하고 정말 잘 어울리는 생선이라고 합니다. 저도 좋아합니다.”
이 사무장이 말했다.
“호오. 그러니까, 이건 프렌치란 말이네요.”
내가 말했다.
“네. 맞습니다.”
“샥스핀은 중식이겠고. 국제적이네.”
“그럼 쇠고기는 미국식인가?”
“저녁으로 서빙되는 쇠고기는 할랄(이슬람식 도축) 작업하여 이슬람식으로 구운 고기입니다.”
“오오.”
“세 분 다 비건이 아니시니까, 비건 요리를 샐러드처럼 곁들여 드시면 좋을 겁니다.”
“오오. 알겠어요. 좋네요.”
셋 다 한국에서는 쉽게 먹어볼 수 없는 맛이었다.
낮에 먹은 랍스터 요리보다 그래서 저녁의 메뉴가 더 마음에 들었다.
– 카타르 1등석을 타면 저녁으로 나오는 음식들.
이 식사를 찍은 영상은 조금 시간이 지나서 이런 제목으로 업로드했다.
– 가자미? 별로 비싼 재료 아니지 않나?
– 아냐. 내가 저번에 프렌치 식당에서 가자미 먹었는데 1인분에 7만 원이었어. 다른 것보다도 비싸더라고.
일단 음식에 대한 지식이 넘쳐나는 댓글들.
– 샥스핀? 저거 먹으면 안 되는 거 아님?
– 먹지 말자는 운동이 벌어지고 있는 건 맞는데, 아직 금지된 정도는 아님. 정치인들이 먹는 건 삼가는 게 맞는다고 해도, 민간인 유튜버들한테 먹지 말라고 할 필요까지는.
– 그래도 안 먹는 게 낫지 않나?
– 애초에 샥스핀에 금지도 그렇게 진리가 아님. 요즘 상어 개체 수가 너무 늘어서 바다표범 개체 수가 급감하고 있다고.
“샥스핀 먹는 영상 올려도 되는지 찾아보긴 했지만, 좀 찜찜하긴 하네.”
영상의 댓글을 본 희연이 한 말이었다.
“응. 우리 채널이 세계 진출을 하려면 이런 거 좀 신경 써야겠다. 어떤 나라에서는 또 받아들이는 게 다를 수 있으니까.”
“그러니까. 세계 진출 전략이 뭐냐고.”
희연이 말했다.
“호텔 가서 말해줄게. 흐흐.”
내가 웃으면서 얼버무렸다.
* * *
“아. 정말 너무 잘 쉬고 가요. 감사합니다.”
우리는 이나연 사무장에게 진심으로 감사를 표했다.
“네. 저도 모시게 되어 영광입니다. 앞으로도 채널에 올라오는 영상 열심히 찾아볼게요.”
“네. 감사해요.”
이 사무장과 헤어지기 아쉬울 정도였다.
서비스의 힘은 이런 걸 보면 위대한 걸지도.
“다음 비행기에서도 저런 서비스를 받을 수 있을까?”
“그러게. 이 사무장이 다음 비행기도 우리 따라왔으면 좋겠다.”
내 말에 범수가 중얼거렸다.
“음. 그것도 좋을 거 같긴 한데, 영상 찍으려면 서비스도 다양한 사람한테 제공받는 게 좋겠지.”
희연이 신중하게 말했다.
“그것도 맞아.”
“우리 짐이 제일 먼저 나오겠지?”
“그렇겠지. 그건 광저우에서도 그랬잖아.”
“음.”
이렇게 말하며 비행기에서 내리는데, 의전 요원으로 보이는 사람이 웃는 얼굴로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카타르 사람으로 보이는, 매우 잘생긴 남자였다.
‘역시 이 동네 남자들은 다 잘생겼다니까.’
“안녕하세요. 리무진까지 모셔드리기 위해 왔습니다.”
물론 영어였다. 그래서 우리도 영어로 화답했다.
“헉. 진짜요?”
“네. 호텔까지 리무진으로 모시겠습니다. 그리고 내일 탑승시간에 맞춰 모셔 옵니다.”
“우와.”
“그럼 모실까요?”
“네. 그럼 부탁합니다.”
“네.”
의전을 받아 카타르 도하 공항 앞으로 나오니, 벤츠 스프린터 리무진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야. 이거 웬 떡이냐. 벤츠 스프린터 리무진 안 그래도 시승해 보고 싶었는데.”
내가 웃으며 말했다.
“그러게. 영상 찍을 거리가 알아서 덤비네. 좋다. 1등석 타길 잘했어.”
범수가 활짝 웃으며 말했다.
공항에서 꽤 운전해서 호텔에 도착했다.
이름하여 .
“카타르 항공 환승객은 이 호텔을 30불에 묵을 수 있다고 합니다. 원래 가격의 12분의 1 수준이라고 합니다.”
호텔에 도착해 의전 요원이 짐을 꺼내주는 동안, 우리는 쾌적하게 호텔 정면을 찍으면서 나레이션을 넣고 있었다.
나레이션이 있는 대로 일단 찍고, 음성 퀄이 좋지 않으면 자막으로 대체하는 것이 기본 촬영 방침이니까.
“응. 그런데 우리는 1등석이라서 그런 거하고는 별 상관이 없어요. 스위트룸이니까요.”
범수가 웃으며 이렇게 덧붙였다.
“야. 이 멘트는 좀 얄밉다.”
희연이 얼굴을 찡그리고 말했다.
“하하. 나도 그렇게 생각해.”
나도 맞장구쳤다.
“쳇. 그럼 자막으로 간다.”
범수가 투덜거렸다.
“아니? 네 말만 뺄 건데.”
희연이 약올리듯이 말했다.
하지만 그녀의 얼굴에 미소가 가득했다.
그냥 장난으로 놀리는 거다.
“흥. 1등석 타고 오니까 도대체 여행의 피로라곤 없군. 왜 그렇게 행복해 보이는 거냣.”
범수가 희연을 보고 이렇게 외쳤다.
“아냐. 피곤은 해. 그런데 기분은 좋네.”
희연도 인정했다. 1등석 여행은 사람을 순하게 만든다는 사실을.
중후하고 고급진 로비를 거쳐, 우리의 방으로 안내되었다.
“역시 스위트룸이군.”
희연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아무래도 한국에서 호화 호텔을 많이 봐서 그런가. 스위트룸 자체에 압도되지는 않네요. 하지만 호텔 건물이 정말 멋지긴 합니다.”
차분하게 나레이션을 넣으면서, 창가로 가보는 순간 마음이 바뀌었다.
“오우…”
뜻밖에도 창밖에 펼쳐진 풍경은, 바다였다.
수평선이 펼쳐진 넓은 대양은 아니었다.
바닷가가 있고, 다시 그 앞에 빌딩이 서 있었으니까.
“바다가 아니라 강인가?”
우리는 이렇게 말하며 구글 지도를 켰다.
“강은 아니네. 지형이 복잡한 바다다. 저 앞에 보이는 건 인공섬일지도 모르겠어.”
카타르는 페르시아만에 위치한 반도국가였다.
공항과 우리 호텔은 모두 동쪽 바다에 위치해 있었다.
말하자면, 우리 호텔 방은 카타르의 동해바다를 보고 있는 것이다.
“호텔 밑에 인피니티 풀도 있고, 그 앞에 프라이빗 비치도 있고. 내일 아침에도 우리 바쁘겠는걸.”
희연이 중얼거렸다.
“그러게. 조식 영상 찍고, 인피니티풀 영상 찍고, 또 해변 영상 찍고…”
범수가 중얼거리는 것을 듣고, 내가 덧붙였다.
“그게 다가 아니다.”
“응? 그럼?”
“여기 지금 동해바다잖아.”
“응.”
“그럼 내일 방에서 일출 사진 찍어야지.”
“헉. 그러네?”
“응. 일출 시간 알아내서 자명종 맞춰 놓자고.”
내가 웃으며 말했다.
“어휴. 그러면 엄청 일찍 깨야겠네?”
“응. 그렇지.”
“찾아보니 5시 40분인 거 같은데?”
“크헉. 그럼 잽싸게 깨서 찍고 다시 자자고.”
“그런데 문제가 있어.”
내 말을 듣고 희연이 말을 꺼냈다.
“뭐?”
“저 앞에 다른 건물이 가려져 있잖아. 일출 안 보이는 거 아냐?”
“어랏.”
내가 머리를 긁었다.
* * *
하지만 웬걸, 정작 다음 날 아침 뚜껑을 열어 보니, 앞에 빌딩이 있는 게 더 멋진 일출 풍경을 연출하고 있었다.
“오오. 희소성 충분해. 이번 영상도 성공이다.”
뷰파인더를 보고 있던 범수가 이렇게 외쳤다.
앞에 있는 빌딩 사이로 절묘하게 해가 떠오르면서, 오히려 불규칙하게 빛을 뿜어내고 있었다.
– 도하 그랜드하얏트호텔 스위트룸의 일출 풍경
약 5분짜리 영상을 만들어서 올리고, 또 그걸 30초로 빨리 재생하여 shorts 영상으로 올렸다.
– 죽이네. 카타르가 부자 나라라고 하더니, 호텔부터가 벌써 범상치 않다.
– 분명히 앞에 보이는 건 모래사장인데, 왜 강처럼 건너편에 또 건물이 있는 거지?
– 카타르 도하 쪽이 섬이 많아서 그래.
– 카타르 호텔 동영상은 거의 국내 채널에서는 최초 아닌가?
– 그거뿐만 아니라 이 채널에서 지금 맨날 ‘국내 최초’ 영상들이 올라오고 있다.
– 그래서인가? 구독자가 어제 갑자기 늘어난 느낌이야.
마지막 댓글의 말처럼, 구독자가 뛰는 속도가 늘었다.
“1등석 키워드 때문에 알고리즘 제대로 타고 있는 거 같아.”
“그러게. 하지만 그것만이 아닐 수도 있어.”
“응?”
“댓글 중에 외국어로 된 거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는 거 안 느꼈어?”
“앗.”
“아무래도, 유튜브 알고리즘은 영상을 어디서 올렸느냐도 고려하며 작동하는 거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