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th generation tycoon YouTuber RAW novel - Chapter (175)
“어떤 한계?”
“어차피 방 하나만 들어가면, 구조가 다양해도 한 가지 방밖에 못 찍는 거 아냐. 방을 세 개 잡아도 비슷할 거 같고.”
“아. 그러려나?”
희연이 그 말을 듣고 고개를 갸웃거렸다.
“걱정하지 마.”
“응?”
“전에 내가 어디에서 전해들었던 내용이 있어.”
이렇게 말하고, 나는 구글링을 해서 몇 가지 문서를 찾은 후 동료들에게 보여줬다.
“뭔데?”
희연이 내 화면을 들여다보며 물었다.
“유럽에는 생각보다 놀고 있는 성이 많다고.”
내가 구글링해서 띄운 문서들은 관리가 안 돼서 비어 있는 거나 마찬가지인 성들이 잔뜩 떠 있었다.
“이걸 어떡하게?”
“성을 방 하나 빌리면 그건 별로 재미가 없지.”
“산다고?”
범수가 화들짝 놀라며 말했다.
“사려면 아마 영주권이 있어야 할 거야. 그건 좀 어렵겠지. 빌려야지.”
“아.”
“거주가 가능한 걸 통째로 빌리면 상당히 재미있지 않겠어?”
“으으.”
희연과 범수가 서로를 마주 보았다.
“스케일이 너무 큰데.”
범수가 머리를 긁었다.
“근데 영상 올리면 대박이긴 하겠는데?”
희연이 말했다.
“뭐, 아예 통째로 렌트를 하는 게 방 몇 개 빌리는 것보다는 훨씬 나을 거야. 우리가 촬영하면서도 이것저것 신경 쓸 게 없기도 하겠고.”
“비싸겠지?”
“응. 뭐.”
하지만 이제는 동료들도 안다.
우리 자금력이면 10억 넘는 거 아니면 ‘비싸다’라는 말을 할 필요도 없다는 거.
“잠깐. 좋은 게 있다.”
“응? 뭔데.”
나는 다시 구글링해서 찾을 것을 동료들에게 보여주었다.
그 사이트의 이름은 다음과 같았다.
– castle rental network.
“허걱.”
“이런 게 다 있네!”
들어가 보니, 40여 개의 성이 렌트 매물로 올라와 있었다.
“대박이군.”
“생각보다 성 렌탈이 활발한 듯?”
“그래도 40개잖아. 많은 수는 아닌 듯해.”
하지만 성의 사진을 보니 몇몇 개는 입이 떡 벌어질 정도의 풍경을 자랑하고 있었다.
“야. 호숫가의 성이랜다.”
“죽이는데? 어디야.”
“이건 오스트리아네.”
“독일 쪽이 확실히 성이 많네. 근데 프랑스도 만만치 않은데? 오. 이건 눈 덮인 풍경이 죽이는데?”
어느새 우리는 성의 사진을 보는 데 정신 팔려 있었다.
“이런 걸 그냥 상상만 해도 재미가 있을 텐데, 진짜 마음만 먹으면 갈 수 있다고 생각하면서 고르니까 진짜 꿀잼이다.”
희연이 나를 보며 말했다.
“그러게.”
“가격은 얼마나 하지?”
범수가 물었다.
“어디. 이게 제일 비싸네. 일주일 렌탈에 1만 5천 유로?”
“1만 5천 유로? 그러면 얼마야?”
“대략 2천만 원?”
“허거걱. 비싸네!”
범수가 눈을 크게 떴다.
“뭐가 비싸냐.”
희연이 말했다.
“응? 안 비싸다고? 현준이는 몰라도 네가 그런 말을 할 줄은 몰랐는데?”
“우리가 타고온 1등석 좌석이 한 사람 당 1천만 원이 넘었다고. 그런데 이 성은 침실이 19개라잖아. 그걸 하루도 아니고 1주일 빌리는데 2천만 원이면 싼 거지?”
“그, 그렇게 말하니 말이 되긴 하네.”
범수가 고개를 끄덕였다.
“이게 castle도 있고, chateau도 있고, 다양하네.”
“샤토? 그게 뭐야?”
“저택이래. ‘샤토 브리앙’ 할 때 그 샤토 아닐까.”
내가 다시 구글링해서 대답했다.
“아하. 지금 우리가 묵고 있는 게 샤토군.”
“그럼, 샤토 제외하고 캐슬만 검색. 오케이. 이 호숫가에 있는 1만 5천 유로짜리가 제일 멋지네.”
“오. 좋아. 그럼 여기로?”
범수와 내가 이렇게 이야기를 주고 받을 때였다.
“우리, 이러다가 한국 안 들어가는 거 아냐?”
희연이 웃으면서 말했다.
“크크크. 다행히 그럴 일은 없을 듯.”
내가 웃으며 대답했다.
“왜?”
“지금 보니까 예약이 11월 말까지 꽉 차 있네. 12월 돼야 예약 가능해.”
“아.”
“겨울방학에 가자고.”
“어딘데?”
“오스트리아.”
“오. 좋아. 일단 이번 여행은 몬테 카를로에서 끝내고 겨울은 오스트리아로 가는 거다!”
희연이 신이 나서 외쳤다.
“여행 아니죠. 출장이죠.”
범수가 웃으면서 정정해주었다.
“흐흐흐. 알았어.”
희연이 웃었다.
– 똑똑똑.
그때, 다시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났다.
“여기 셋 다 모여 있었군.”
문을 열자 고장혁이 웃으면서 서 있었다.
“아. 네. 하하.”
“야경 감상하고 있었나? 죽이지?”
고장혁이 창밖으로 펼쳐진 도시의 풍경으로 눈길을 주며 말했다.
“아니요.”
내가 웃으면서 고개를 저었다.
“응? 아니라고?”
“네. 콘텐츠 회의하고 있었어요.”
“헛. 인간들아! 좀 쉬라고!”
고장혁이 웃음을 터뜨렸다.
* * *
약 10분 후, 우리는 고장혁의 안내를 받아 정원에 차려진 테이블에 앉았다.
“조금만 더 늦게 왔으면 추워져서 가든 디너 파티를 못할 뻔했어. 하하. 여기도 11월 되면 쌀쌀해지거든.”
고장혁이 와인잔을 치켜 올리며 말했다.
“조카님, 환영해! 그리고 300만 돌파 축하해! 으하하!”
– 챙!
고장혁이 내민 와인잔에 우리의 잔을 부딪쳤다.
역시, 말하지 않아도 와인 축배 정도는 하면서 시작할 수 있었다.
“카타르에서 뭔가 단단히 하고 온 모양이야? 아랍어 댓글들이 왜 그렇게 많아.”
고장혁이 말했다.
“그러게요. 그래도 우리나라 네티즌들이 잘 받아주더라고요.”
“이제 우리나라도 선진국 다 됐어. 옛날에는 한글에 외국어 섞여 있으면 되게 이상했는데, 이제는 자연스럽다고.”
고장혁이 말했다.
“BTS나 블랙핑크 채널 가보면 외국 댓글이 많으니까요. 익숙해진 거죠. 저도 댓글들이 우호적인 거 보고 놀라긴 했어요.”
내가 이렇게 맞장구쳤다.
“솔직히 국내 시청자들만 상대해서는 300만 정도가 한계라고 생각했는데. 그래서 한 내년쯤 되어야 300만 근처에 갈 줄 알았거든. 그런데 비행기 타고 오는 순간 넘어버리다니!”
– 챙!
고장혁이 나에게 다시 와인잔을 내밀길래 다시 건배를 받아줬다.
“식사는 어때? 1등석에서 먹은 것만큼 격식이 없어서 좀 그런가?”
고장혁이 희연을 보고 물었다.
“어휴. 무슨 말씀이세요. 너무 좋아요!”
고장혁이 대접한 첫 끼는 바베큐.
정원의 한 켠에서 이 저택의 셰프로 보이는 사람이 열심히 여러 가지 고기를 구워대고 있었다.
“아마 제가 경험할 수 있는 가든 바베큐 중에 최고 아닐까 싶어요.”
희연이 이렇게 덧붙였다.
그녀의 눈은 확실히 그렁그렁 물결치고 있었다.
진짜로 감동했다는 의미다.
그리고 그건 범수와 나의 눈도 마찬가지.
“으하하! 사실 이 풍경을 배경으로 하면 어떤 음식이라도 맛이 없기는 힘들지.”
“그러게요. 그런데 음식도 진짜 맛있어요.”
희연의 말에 진심이 느껴졌다.
“그리고 영상도 죽이게 나올 거 같습니다.”
범수가 거들었다.
“흐흐흐. 그러게. 오늘 날씨가 아주 좋은데?”
고장혁이 흐뭇해하며 중얼거렸다.
라고 영상 제목도 정해졌다.
조회수가 안 나올 수가 없는 영상이었다.
“대표님은 이 저택에서 오래 사셨어요?”
희연이 조심스럽게 물었다.
“음. 내가 몬테카를로 영주권을 얻자마자 구입했으니, 한 13년 정도 살았지.”
“아. 그럼 매번 식사할 때마다 꿀맛이었겠네요.”
“흐흐흐. 지금 생각하면 그랬어야 하는데, 처음에는 하나도 기쁘지가 않았어.”
“왜요?”
“그때는 한국에서 쫓겨났을 때니까. 유배지에 쳐박힌 거 같았거든. 조선시대에도 귀양가는 곳이 경치는 죽였다고 하잖아? 그런데 귀양가는 당사자가 그거 즐겼겠어?”
“아. 그러네요.”
“그런데 이제는 큰일 끝내놓고 고향에 돌아온 것 같은 느낌이야. 나도 여기서 오래 살다보니 여기가 제2의 고향이거든.”
여기서 말하는 ‘큰일’은 고현세의 L그룹 경영진 진출이겠지.
고장혁의 말과 표정에 과연 그런 여유와 성취감이 느껴졌다.
“그 덕에 조카님도 편하게 맞이할 수 있었던 거 같아. 그리고 조카님이 실제로 도움도 됐고.”
– 챙.
다시 건배.
“그건 그렇고. 언제 갈 거야?”
“네? 그건 정해져 있지 않나요? 이 집에서 이틀, 호텔로 옮겨서 이틀…”
“아니, 아니. 그거 말고.”
“그럼요?”
그러자 고장혁이 은근한 표정으로 물었다.
“언제 갈 거냐고. 카지노.”
“헛. 카지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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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카지노.”
내가 바베큐로 맛나게 구워진 쇠고기 등심을 질겅질겅 씹으며 말했다.
“흐음. 카지노.”
범수와 희연도 나와 비슷한 소리를 냈다.
셋 다 고기에 더 열중하는 게 바로 표가 났다.
“으잉?”
고장혁의 눈이 커졌다.
“아니. 카지노 가자는데 반응이 이렇게 시큰둥한 건 생전 처음이네!”
고장혁이 외쳤다.
“아.”
나는 이번에는 풀드포크를 입에 넣고 우물우물 씹으며 말했다.
“저기, 저희가 공부를 좀 해 봤는데요.”
“응.”
“카지노는 어차피 촬영이 어렵잖아요.”
내 말이 끝나자, 희연이 받았다.
“맞아. 보통 카지노에서는 사진 촬영도 금지인 경우가 많아요. 또 사진은 어떻게 어떻게 찍는다고 해도, 영상 촬영은 아예 꿈도 못 꾸더라고요.”
“응. 응.”
범수도 옆에서 고개를 끄덕였다.
고기를 먹는 데 바빠서 입을 열지는 않았다.
“아니. 진짜로?”
고장혁이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왜 그렇게 놀라세요?”
내가 와인을 한 모금 마시고 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