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th generation tycoon YouTuber RAW novel - Chapter (177)
“하나는 알짜배기를 빼앗는 거고, 또 하나는 다른 걸 가져서 그걸 알짜배기로 만드는 거고.”
“아.”
내가 고개를 끄덕이자 고장혁이 나를 은근한 눈빛으로 보며 물었다.
“맞지?”
“아니요.”
“아니야?”
“네. 걍 알짜배기는 너나 먹어라. 나는 속 편하게 살란다. 이런 것도 있잖아요.”
“허. 본인이 그거란 건가?”
“네. 제가 서자라서 알짜배기 빼앗겼다고, 꼭 제가 다른 걸 알짜배기로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은 안 했어요.”
“그럼 왜 유튜브를 한 거야?”
“왜 하긴요. 저 미디어 전공이라니까요? 그리고 요즘 젊은 사람들 다 유튜브 하려고 하는데 그걸 뭘 다른 이유로 설명할 필요가 있나.”
“그래도 알짜배기 되어가고 있잖아. 본인의 힘이 커지고 있는 걸 모르겠나?”
“결과적으로 그렇게 되는 수도 있겠지만, 어쨌든 의도한 건 아니었다 이거죠.”
“흠.”
잠깐 침묵이 흘렀다.
“어쨌든, 알 하즈리와의 협력관계는 제대로 진행시켜도 괜찮을 거 같지요?”
“흠. 아마도.”
“네.”
나는 이렇게 말하고, 잠깐 유튜브 채널로 들어갔다.
“엇.”
그리고, 머리를 긁었다.
“갑자기 왜 또 구독자가 늘었지? 330만이라고? 순식간에 20만이 붙은 느낌인데.”
“호오?”
내가 중얼거리자, 고장혁도 호기심이 생기는지 얼굴을 내밀었다.
가장 최신 동영상의 댓글을 봤더니 이런 얘기가 있었다.
– 아니. 구독자 왜 이럼? 갑자기 330만 됐어?
– 아랍어가 어제보다 더 보이는데?
– 다른 유튜브 채널 보니까, 채널 알자지라(중동의 최대 언론사)에 떴다는데?
“허얼?”
나와 고장혁이 입을 벌리고 얼굴을 마주 보았다.
* * *
“333만3333명. 이걸로 이벤트라도 걸어야 하지 않을까.”
“그러게. 300만이 너무 빨리 지나갔어.”
“우리나라 뉴스에도 떴대.”
댓글을 둘러본 범수가 말했다.
“우리나라 뉴스?”
“응. 원래 우리나라 사람들이 제일 좋아하는 뉴스가 뭐야? 우리나라 물건이나 콘텐츠가 외국에서 화제라는 뉴스잖아.”
범수가 씨익 웃으며 말했다.
“아하.”
“알자지라에서 우리 채널을 다뤘으면, 그게 우리나라 언론에는 또 엄청난 뉴스거리인 거지.”
“말 되네.”
희연이 고개를 끄덕이고, 나를 보고 말했다.
“뉴스 채널 좀 검색해 보자.”
“응.”
– K팝, K드라마에 이어서 이제는 K유튜브?
– 이슬람 문화권이 시끄럽다. 그 이유는….
– ‘K’만 붙으면 다 팔리는 시대인가.
– 이슬람 유력 언론 알자지라, 국내 유튜브 채널 대서특필
“호오.”
뉴스의 헤드라인들만 봐도 채널을 국내 언론들이 비중 있게 다루고 있는 걸 알겠다.
– 캬아. 국뽕이 차오른다. 한 사발씩 들이키자.
– 에서 실제 상황으로 하면 안 되나? 미국 유튜버보다 우리나라 유튜버가 더 낫지 않냐고.
– 주모! 한 사발 더!
예상대로의 댓글들이 우리 채널을 다룬 뉴스에 달려 있었다.
‘국뽕’은 못 참지? 어느 때보다도 네티즌들이 강하게 반응하고 있었다.
“나는 순간 30만 가까이 늘었길래, 이슬람 쪽 시청자만 늘어난 줄 알았거든?”
내가 동료들에게 말했다.
“응. 근데. 그게 아닐 수도 있겠네.”
“맞아. 9시 뉴스에 채널 이름이 노출됐으니. 국내 시청자들도 엄청나게 유입 중일 듯.”
희연의 말에 내가 대답했다.
“이거야말로 시너지 효과구나. 이슬람에서 뜨니까 그게 화제가 돼서 국내에서 다시 뜨고.”
범수가 손뼉을 쳤다.
“근데 공중파 뉴스는 홍보 효과 별로다.”
“으응?”
희연의 말이 황당해서 나와 범수가 눈을 크게 뜨고 돌아보았다.
“아무리 그래도 9시 뉴스 보도만큼 홍보 효과 좋은 게 있을까.”
“링크도 안 걸린 홍보 따위. 흥.”
희연이 한쪽 입술을 치켜 올리며 말했다.
약간 농담을 섞어서 말한 것이다.
“크크크.”
나와 범수가 그 말을 듣고 킥킥 웃었다.
인터넷 광고의 관점에서 보면, 링크 안 달리는 공중파 뉴스가 오히려 부자연스러운 걸 꼬집은 거다.
“일단 9시 뉴스에서는 우리 채널 실명 언급 안 했어. 그냥 ‘우리나라 유튜브 채널이 이슬람에서 화제다’라고만 얘기하고. 치사한 것들.”
“원래 그게 공중파의 불문율 같은 거야. 채널 이름 절대 언급 안 하더라고.”
“그러게? 그게 다 유튜브에 대한 질투 같고 견제 같다니까.”
“그래도 우리 영상도 실루엣 처리해서 인용했다, 야. 저 정도면 다 찾아오지.”
내가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실명 언급하고 링크 걸어야지. 공중파는 진짜 답답해.”
“그래. 맞는 말이라고 봐.”
희연의 말에 범수도 맞장구쳤다.
“솔직히 나도 인정.”
나도 동료들의 말에 수긍했다.
“댓글들 좀 더 보자.”
어쨌든 9시 뉴스에 떴다는 건 흥분할 일이다.
희연의 목소리가 상당히 격앙되어 있었다.
“그래. 보자. 보자.”
범수도 코가 벌름거리고 있었고.
나도 솔직히 자꾸 신이 나서 표정 관리가 쉽지 않았다.
– 이제는 공중파 뉴스가 유튜브 채널을 홍보해주는 시대구나.
– 이게 무슨 홍보야. 보도지.
– 이전까지는 밴댕이 소갈딱지 공중파들이 일부러 유튜브 채널 소개 안 했다고.
– 해외 유력 언론에 소개되니 얘기가 달라지는군.
– 국내 유튜브 채널 중에 해외 언론에 소개된 적이 있었나?
– 있어도 블랙핑크나 BTS 정도였잖아.
– 솔직히 그 채널들은 순수 유튜브 채널이 아니지.
대략 우리와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는 댓글들도 많았다.
“스케줄 변경해서 유럽에 좀 더 있을까 했는데, 한국에 돌아가긴 해야겠다.”
“흐흐. 금의환향이냐?”
“사실 여기 와서 1등석 타고 호텔에 저택에 묵은 거밖에 없는데 금의환향이라고 하기는 좀 민망하긴 하네.”
“어쨌든, 얼떨결에 글로벌 채널이 되었으니 한국 가서 재정비 좀 할 필요는 있겠어.”
“그래. 그래도 여기 있는 동안에는 즐기자.”
“응.”
나와 동료들은 일단 기분 좋게 앞으로의 스케줄을 확인했다.
* * *
“알 하즈리와의 협력 관계는 뭐 고민할 필요도 없게 됐겠어. 그렇지?”
저택 앞에서 만난 고장혁이 나에게 웃으며 물었다.
“네. 저 정도 언론 플레이를 할 줄 아는 사람이면, 이슬람 시장 진출 파트너로 손색없을 거 같아요.”
나도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게. 아직 계약도 확실히 안 했는데 상당히 큰 패를 쓰는군. 알자지라라니.”
“네. 만에 하나 이슬람 진출 안 한다고 해도, 해외 언론사에서 대서특필하는 바람에 한국 시청자들도 더욱 빨리 모으게 생겼어요. 벌써부터 얻은 게 많네요.”
“좋아. 그런 즐거운 기분을 가지고 오늘 제대로 놀아보자고.”
“어디로 가요?”
한껏 예쁘게 차려입은 희연이 밝은 표정으로 물었다.
“선셋 드라이브(sunset drive).”
고장혁의 답은 짧고 카리스마 있었다.
“오.”
“건물이나 지역이 아니라 도로인 게 특이하네요.”
범수가 말했다.
“흐흐흐. 사실 몬테카를로의 명소는 카지노 아니면 선셋 드라이브라서.”
고장혁이 웃으며 말했다.
“거기가 그랑프리 코스죠?”
몬테카를로에 대해 미리 공부한 내가 말했다.
“그렇지! 역시 아는군.”
“그래도 몬테카를로의 자랑이잖아요. 그 정도는 알고 와야죠.”
희연도 말했다.
“뭐야. 또 나만 모르고 있었던 건가.”
범수가 머리를 긁었다.
“선셋 드라이브는 중심도로이면서, 또 자동차 레이싱에 사용되는 도로야.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자동차 레이싱 트랙이라고 하지.”
“오.”
“그걸 차 타고 몇 바퀴 도는 거야. 선셋 드라이브니까 석양이 제일 아름답긴 한데, 정오의 풍경도 무시 못 한다고.”
“오. 좋아요. 교통 사정은 괜찮아요?”
“흐흐. 아주 안 막힌다고는 못 하지만, 서울하고는 비교가 안 되지.”
“오 예!”
* * *
– 왜 지중해성 기후, 지중해성 기후, 하는지 알 수 있는 하루였습니다.
선셋 드라이브에서의 드라이브 영상의 오프닝은 이렇게 시작했다.
10월 말인데도 날씨가 일단 너무 화창했다.
그리고 조금만 눈을 돌려도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복잡하면서도 아름다운 풍경.
나와 범수는 브레인스토밍을 해서, 나레이션이 있는 영상과 아예 아무 말 하지 않는 힐링용 영상 두 개를 만들었다.
선셋 드라이브를 한 바퀴 돌고, 몬테카를로에서 가장 유명하다는 레스토랑에서 점심을 먹고.
“자. 내가 계속 졸졸 따라다니면 셋이 불편하겠지? 나는 일 좀 볼 테니까 낮에는 자유시간을 가지라고!”
고장혁은 이렇게 말하고 사라지는 배려까지 시전했다.
“차를 저기 세워두겠습니다. 쇼핑 마치면 카톡하십시오.”
마이바흐로 우리를 태우고 다니는 고장혁의 수행원이 말했다.
“카톡이요? 풋.”
희연이 그 말을 듣고 웃음을 터뜨렸다.
이 사람은 한국계가 아니었거든.
“몬테카를로에서 마이바흐 리무진을 카톡으로 부르면 되는군요.”
“네. 하하. 카톡이 빠르고 편합니다.”
“그건 그래요.”
“크으. 나도 이 순간에 카톡 갖고 국뽕 차 올라야 하는 거냐.”
범수가 중얼거렸다.
“하하하. 어쨌든 좋다, 좋아.”
나는 이렇게 말하며, 동료들과 번화가를 걷기 시작했다.
눈을 씻고 돌아봐도, 동양인을 발견하기 쉽지 않았다.
“이렇게 한국인 없는 외국도 정말 드물 거야.”
“코로나라서 더욱 그렇겠지만, 어쨌든 신기하긴 하다. 20세기에 해외여행 갔으면 이런 느낌이었을 거 아냐.”
“그러게. 이것도 새로운 감각이긴 하다.”
동양인이라고 힐끔힐끔 쳐다보는 사람이 없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인종차별의 기색 같은 건 느껴지지 않았다.
“좋았어. 그럼 번화가에 나왔으니 쇼핑을 해 볼까.”
“면세점도 많겠지?”
“면세점 말고 가보고 싶은 데가 있어.”
내가 웃으며 말했다.
“어딘데.”
“자동차 전시장.”
“으잉? 자동차를 사게? 우리 비자로 자동차 살 수 있어?”
범수와 희연이 놀라서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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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 사지. 우리 지금 무비자라고. 크크.”
내가 웃으면서 답했다.
“근데?”
“그래도 일단 가 보자. 꼭 가 보고 싶은 전시장이 있었어.”
“응? 뭔데.”
“알파 로미오.”
“응? 뭐?”
“뭐라고?”
“알파 로미오라고, 이탈리아 자동차 있어.”
“처음 듣는데.”
“우리나라 사람들은 모르지.”
내가 웃으며 말했다.
“모나코에서 프랑스가 가까운데 왜 이탈리아 차를?”
범수가 물었다.
“흠. 여기서 니스 반대 방향으로 30분만 가면 이탈리아긴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