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th generation tycoon YouTuber RAW novel - Chapter (202)
종업원들도 최대한 말을 아끼고 목례만 깊게 하는 분위기.
“요즘 VIP 가게들이 일본식을 많이 따르잖아? 그런데 여기는 진짜 50, 60년대 한국식이라고 할 수 있지.”
고현석이 고개를 끄덕였다.
“약간 군대식 같은데….”
내가 이렇게 중얼거렸다.
“크크. 확실히 좀 적응이 어렵긴 하네.”
외국물 많이 먹은 고현세도 나와 비슷한 걸 느끼는 모양이다.
– 디링.
그때, 메시지가 도착했다.
– 장소 어디냐. 너 오늘 그냥 씹고 넘어갈 수 있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김병득이었다.
“어휴.”
내가 그 문자를 보고 고개를 흔들었다.
“뭔데?”
그걸 보고, 고현석이 물었다.
“음. 형님하고 만날 때 자꾸 이런 일이 생겨서 좀 미안하네요.”
“응?”
고현석이 눈을 가늘게 떴다.
나는 잠자코 방 안을 들여다보았다.
‘어휴. 이 방에도 거울이 많네.’
고현석이 마음먹으면 박살 낼 거 천지다.
나는 어떻게 할지 망설이다가, 차라리 고현석과 고현세한테 털어놓기로 결심했다.
그럴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정말 밥 먹고 있는데 저번처럼 난입당해 버리면 아무래도 고현석한테 미안하니까.
몇 번 미행 당하고 보니, 확신이란 걸 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뭔데.”
“사실은.”
나는 고현세와 고현석에게 내가 놓인 상황을 이야기했다.
“허. 진짜 조폭인가?”
고현세는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
고현석은 아무 말 안 하고 듣고 있었다.
“그건 잘 모르겠어요.”
내가 이렇게 대답하는데, 고현석이 천천히 입을 열었다.
“그치. 사업할 때는 그런 버러지들이 붙기 마련이지.”
“음.”
‘버러지’라는 말에 쉽게 맞장구쳐주긴 싫지만, 김병득에게 짜증이 쌓이고 있는 것도 사실이긴 하다.
“그래서 기업들이 다 이런 걸 대비해놓고 있는 거야. 아름답게만 해결 안 되는 상황들이 있으니까.”
이렇게 중얼거린 고현석이 이를 씨익 드러내며 웃었다.
그리고, 내 쪽으로 고개를 숙이고 말했다.
“어디, 갑질 좀 필요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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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로 오라고 해. 혼자 온다고 하나?”
고현석이 나에게 물었다.
“잠깐만요. 제가 전화해 보지요.”
나는 고현석과 고현세에게 양해를 구하고, 김병득에게 전화를 걸었다.
– 여보쇼. 왜 이렇게 답이 늦어.
일단 시비조다. 게다가, 뭔가 의기양양함이 목소리에 묻어났다.
‘이 인간. 설마 내가 쫄아서 전화한 거라고 생각하는 건가?’
나는 속으로 이렇게 중얼거렸다.
“같이 있는 일행한테 물어봐야죠. 실례니까.”
– 흥. 실례는. 안 불렀으면 더 실례일 뻔했어. 우리가 걍 쳐들어갈 거였으니까.
허세인 것 같기는 하지만, 나는 이제 신경 안 쓰기로 했다.
“네. 네. 알겠습니다. 그럼, 라는 곳으로 오시지요.”
– ?
“네. 식당 이름이 그러네요. 몇 명이 오시나요?”
– 나하고, 양성웅이하고.
양성웅 이름이 또 나왔다.
소속 단체도 다른데 세트로 다니네.
확실히 둘의 관계는 예사롭지 않은 게 맞다.
그것도 나쁜 쪽으로 예사롭지 않은 관계.
– 아, 그리고.
“네.”
– 거기, 고급 음식점이지? 우리 동생들하고 선수들 10명 넘게 데리고 갈 거니까 대접할 준비하고. 알았지?
“허.”
– 걱정 마. 권투하는 애들은 체중 조절 때문에 막 씨름 선수들처럼 많이 먹고 안 그래.
“그거참 안심이 되는 말씀이네요.”
내가 쓴웃음을 지었다.
그렇게 해서, 전격적으로 김병득과 양성웅이 에 초대되었다.
* * *
“음식은 어때?”
살짝 얼굴이 붉어진 고현석이 나에게 물었다.
“음. 이거 굉장히 신기한 맛인데요.”
내가 대답했다.
“그치?”
“네. 뭔가 다 옛날 음식 먹는 느낌이에요.”
“그러게. 1960년대 중국 음식이 이런 식이었다고 하더라고.”
“확실히 뭔가 달라. 내 입에는 좀 싱겁고.”
고현세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맛을 음미했다.
“요즘과는 달리 중국 음식은 옛날에 간이 꽤 약했다고 하더라고.”
고현석이 씨익 웃으며 말했다.
그 말대로였다.
아주 싱겁다고 하기도 어려웠지만, 일반적인 중국요리에 비하면 확실히 간이 약했다.
“짜지 않은 중국요리라. 확실히 우리 채널에 어울리는 면이 있네요.”
내가 흡족한 표정으로 말했다.
일단 음식에 대해서는 꼼꼼히 영상을 남기는 중이었다.
모처럼 희소성 있는 음식을 시켜 놓고 ‘먹방 콘텐츠’를 찍는 기회다.
요즘에는 복싱 리그 런칭 때문에 너무 바빴으니까.
‘하지만 편한 마음으로 즐길 수 없는 게 아쉽군.’
조금 후에 불청객들이 오기로 했으니 말이다.
“탕수육 소스도 완전히 하얀색이네!”
고현세가 탕수육을 집어 보이며 말했다.
“그러게요. 간장이 전혀 안 들어간 듯?”
“정말 소금, 식초, 그리고 전분으로만 만들어서 그래. 옛날에는 그랬다고 하더라고. 어쨌든, 그 정도는 다른 중국집에서도 많이 하는 수준이니까.”
고현석은 익숙한 듯 코스로 나오는 요리를 하나하나 집어 먹었다.
고현세와 나는 어느새 호흡을 맞추어 같이 멘트를 넣으며 음식을 즐기고 있었다.
둘이 죽이 잘 맞았다. 처음 먹어보는 신기한 음식이었으니까.
고현세의 성격으로 볼 때 이건 신기한 게 아니다.
신기한 건 따로 있었다.
뭔가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고현세와 내 반응을 힐끗힐끗 살피는 고현석.
‘이 인간 성격 많이 변했네!’
솔직히 나도 속으로 감탄할 수밖에.
그런데 이 사람 조금 후에 ‘갑질’할 거잖아.
뭔가 적응이 안 돼서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는데, 밖에서 왁자지껄한 소리가 들려왔다.
‘왔군.’
“어디.”
VIP룸이라서 가게의 정원과 주차장이 창을 통해 훤히 내다보였다.
검은 차가 5대. 모두 중형 세단이다.
거기서 양복 입은 남자들이 우르르 내렸다.
차 한 대에 3~4명씩 타고 있었다.
다 내리니, 정말로 10명 정도 되어보였다.
“조폭 흉내 내는 거야, 조폭이야?”
고현석이 얼굴을 찌푸리며 중얼거렸다.
내가 김병득과 통화를 마쳤을 때, 고현석은 가게 종업원을 불러다가 새로 올 사람 10여 명이 있다고 통보해 놓았다.
“어휴. 꼴보기 싫어.”
내가 이렇게 중얼거리며, 일단 사람들이 내리는 모습을 카메라로 찍었다.
그때, 그중 한 명의 남자가 창에 비친 내 카메라를 보고 삿대질을 했다.
그러자, 다른 남자들도 그의 신호에 따라 이쪽을 올려다보며 뭐라고 소리치기 시작했다.
“방음 잘되네. 안 들려요.”
내가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음.”
“근데 괜찮을까요? 괜히 가게 물건 부수거나 하면 미안한데.”
내가 이렇게 중얼거리는데, 고현석이 씨익 이빨을 드러냈다.
“괜찮아.”
“응?”
그때, 가게 종업원 두 명이 나가 정중히 고개를 숙이는 게 보였다.
손님맞이.
“저걸로 안 될 거 같은데?”
고현세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러게요.”
내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맞장구쳤다.
그런데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저마다 배와 가슴을 내밀고 깡패처럼 행동하던 남자들의 동작이 조금씩 작아지기 시작했다.
“어라?”
종업원 두 명 말고는 내 시야에 들어오지 않았다.
하지만, 창을 통해 내다보는 시야에 들어오지 않는 어떤 광경이 펼쳐지고 있는 게 분명했다.
왜냐하면 남자들의 시선이 이쪽에서는 보이지 않는 건물 입구 쪽으로 일제히 쏠렸으니까.
내가 있는 창문을 올려다보던 사내들의 시선도 마찬가지다.
“뭐야.”
내가 이렇게 중얼거리는데, 고현석이 호출벨을 눌렀다.
직원이 곧바로 나타났다.
“지배인 좀 불러주지.”
고현석이 천천히 말했다.
다급할 필요가 전혀 없었다.
정원에서 금방이라도 뒤집을 것 같던 남자들이 뭔가에 시선을 꽂고 있었으니까.
“두 사람만 올라오라고 해요.”
“어떤 두 사람을 올릴까요?”
지배인이 물었다.
“센스가 없군. 두 사람 올라오라고 하면 알아서 우두머리 두 명이 올라오겠죠.”
고현석이 얼굴을 찌푸리며 말했다.
“아, 네, 네! 알겠습니다.”
지배인이라는 사람이 황급히 고개를 숙이고 1층으로 내려갔다.
‘열라 카리스마 있군.’
나는 고현세와 쓴웃음을 교환하며 속으로 중얼거렸다.
약 30초 후, 일부러 허세를 부리며 떠드는 김병득의 목소리가 들려 왔다.
“하. 무슨 중국집에 조폭이 있어. 살벌한 집이네. 옛날 중앙정보부 상대하던 집인가.”
이런 멘트와 함께 계단을 올라오는 발소리.
“근데 좀 생각 잘못한 거 아냐? 우리 위협하려면 조폭 갖고 안 되지? 나도 주먹 쓰는 사람인데 그런 게 무서울 리 있겠어? 어?!”
언성이 높아지며, 김병득이 우리의 시야에 들어왔다.
“여어. 여기 있었군. 뭐야. 다 젊은 사람들이네?”
나와 눈이 마주친 김병득이, 테이블에 앉아 있던 우리 세 명을 보고 눈을 부라렸다.
“젊은 사람들이 뭘 그렇게 고급 음식을 먹고 그래?”
“이거.”
고현석이 젓가락으로 접시 하나를 가리키며 입을 열었다.
“응?”
“탕수육인데.”
“하. 그거 탕수육이야? 뭐가 그렇게 허얘?”
김병득이 킥킥 웃었다.
“뭐야. 허세만 잔뜩 부리고, 까만 양복 입은 뚱땡이들 몇 명 갖다 놓고, 파는 건 탕수육이야? 나는 또 뭐 구렁이라도 잡아다 파는 집인 줄 알았네.”
김병득이 썩소를 지으며 말했다.
“하. 허세 부리는 건 따로 있구만.”
고현석이 중얼거렸다.
“뭐?”
김병득의 목소리가 올라갔다.
“헉.”
그때, 김병득의 뒤를 따라 VIP룸 안으로 들어선 양성웅이 숨을 들이마셨다.
“응?”
김병득은 양성웅을 힐끗 보았지만, 아직 분위기 파악은 못 한 듯했다.
“이런 어린 놈의…”
“잠깐만요. 형님.”
양성웅이 김병득의 소매를 잡았다.
“왜?”
김병득이 그제서야 양성웅을 돌아보았다.
“저기, 잠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