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th generation tycoon YouTuber RAW novel - Chapter (225)
– 좋은 건가? WBU를 먹는 건가?
– 아니. 통합타이틀전 치른다고.
– 그게 뭐가 좋아?
– 왜 안 좋아? 원래 있던 메이저 단체하고 통합 타이틀전을 치르면 동급으로 인정받는 건데.
– WBU는 뭐가 남는 건데?
– 요즘 관중 모으기도 힘들고, 시청률 올리기도 힘들잖아. 그런데 YOUBC랑 통합타이틀전하면, 유튜브 방송 수익을 나눠가질 수 있는 거지.
– 아하. 이유는 충분하군. 요즘 복싱도 메이저 경기 아니면 수익 많이 줄었다는데.
우리의 발표를 보며 얼떨떨한 표정을 짓고 서 있는 사람이 있었다.
박정구였다.
“어. 그럼. 그거는 구독자가 얼마나 늘어나는 거지?”
나는 이렇게 묻는 박정구를 돌아보며 되물었다.
“어. 아직 계셨어요?”
구독자 10097654명
“자! 이제 나가주셔야 합니다. 방역법 때문에요.”
박정구에게 유민혁 셰프가 말했다.
“어휴. 정 없게 왜 그래요.”
박정구가 투덜거렸다.
“정이 없을 수밖에 없네요. 실시간 방송은 돌아가고 있고, 지금 이 자리에는 레스토랑 스태프 외에 9명이 있고. 이 상황은 1초라도 지속되면 안 되죠.”
내가 차분히 말했다.
“쯧.”
박정구가 혀를 차고, 힐끗 카메라를 보았다.
– 그러게. 고발해야겠다.
– 저 경우에는 채널을 고발할 게 아니라, 박정구를 고발해야지.
이런 댓글들이 달리고 있었다.
“알았어. 사실 할 말이 더 남았었는데.”
아마 박정구는 8번째 손님이 오고 나서도 더 뭉개고 있을 생각이었던 모양이다.
하지만 실시간 방송이 돌아가는 상황에서 그런 게 마음대로 되는 건 아니지.
“네. 댓글로 부탁드려요.”
내가 미소로 화답했다.
“이런 썅. 내가 너네 채널에 댓글 달아주게 생겼냐.”
박정구가 눈을 부라렸다.
“안 될 건 또 뭐람. 1,000만 돌파 축하하러도 오면서.”
내가 어깨를 으쓱했다.
“으이구. 저놈의 조둥아리.”
박정구가 이렇게 중얼거리고, 문을 쾅 닫고 나갔다.
“자. 그럼, 이제 참치 해체쇼를 좀 정식으로 시작해 볼까요?”
박정구가 나간 것을 확인한 유민혁 셰프가 웃으면서 선언했다.
“오! 좋아요. 우리 복싱 리그 이야기 좀 자세히 들어봅시다.”
내가 환하게 웃으며 자리에 앉았다.
* * *
“흥. 재수없는 색히.”
박정구는 투덜대고, 이번에 새로 뽑은 벤츠 S클래스 롱바디 뒷자리에 앉았다.
– 그으으으응~
차는 매끄러운 엔진 소리를 내며 출발했다.
스태프들은 스타렉스를 타고 앞서가고 있다.
“나는 작전 좀 짜면서 조용히 혼자 갈 테니까, 너네는 스타렉스로 먼저 이동해.”
이렇게 말해서 먼저 출발시킨 것이다.
그 정도로 박정구는 혼자 차분하게 있고 싶은 욕망이 강했다.
“복싱 단체는 또 왜 그렇게 승승장군데.”
박정구는 이렇게 투덜거렸다.
짜증이 났다.
불과 몇 달 전만 해도 구독자 수로는 상대도 안 되던 이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 자기를 넘어서더니, 1,000만 돌파 이벤트를 한다.
사실 숫자보다 박정구를 더 열받게 하는 요소가 있었다.
혼자 ‘막장 콘셉트’로 여러 플랫폼에서 인기를 끌었다.
그런 막장 콘셉트로 미움도 많이 받았지만, 그보다 높은 인지도와 인기를 얻을 수 있을 거라고 예상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
그런데 박정구는 그걸 해냈다.
그리고, 비슷한 양아치 BJ들을 규합해서 하나의 군단을 형성했다.
– 저거, 저거. 양아치에서 조폭으로 가네. 인터넷 조폭.
이런 평가가 대부분이었지만, 그것마저 보란듯이 성공했다.
채널들끼리 시너지 효과를 얻어서, 각 채널의 영상이 서로의 영상을 홍보해주는 모양새가 되었다.
‘퍼플마스크’처럼 유튜브 알고리즘의 원리를 파악한 건 아니다.
하지만 어쨌든 박정구도 그렇게 하면 조회수와 구독자 수가 올라간다는 것만은 경험으로 파악했다.
그러니 박정구가 자신의 능력에 자부심을 느끼는 것도 이상한 일은 아니다.
‘박정구가 하면 똥을 던지는 영상도 성공한다’는 인식이 실제로 생기기도 했으니까.
어쨌든 개인 채널로 500만을 찍는 것 자체가 드문 일이다. 게다가 특별한 콘텐츠 없이 ‘깽판’으로.
열심히 기획을 하고 편집을 해서 양질의 콘텐츠를 찍어내는 채널들이 보면 통탄할 일이다.
거기다가 자기 ‘동생들’ 채널까지 최소 10만 단위로 키워줬다.
이 정도면 자신을 ‘유튜브의 큰손’이며, ‘일종의 입지전적 인물’이라고 자부할 만도 하다.
그런데 퍼플마스크는 묘하게 신경을 건드렸다.
처음에는 ‘출생의 비밀’로 어그로를 끄는, 평범한 양아치 유튜버인 줄 알았다.
그런데 뉴스 채널을 산하로 들이고, 아무리 피가 섞였다지만 자신과 감정이 좋을 리 없는 대기업하고의 관계에서 주도권을 쥐고, 게다가 이제는 유튜브 격투기 단체까지 만든단 말이지?
근데 자기도 잘 알고 있는 세계적 단체가 통합타이틀을 하자고 하고?
자기보다 한 발 앞서간다는 생각이 자꾸 들어서 괴로웠다.
“형님. 신경 쓰지 마세요. 어차피 저 자식, 몇백억 갖고 시작한 거 아닙니까. 출발점이 반칙인데요, 뭐.”
주위에서 에 집착하는 박정구를 보고 이렇게 위로까지 했었다.
사실 수천억의 유산을 받았지만, 그걸 공표한 적은 없다.
시청자들은 처음 의 자본력을 보고 ‘유산으로 100억은 받았나 보네.’라고 판단했다.
분명 일반인 기준에서는 엄청난 씀씀이이긴 했지만, 그렇다고 정말 재벌급 일을 벌였던 것도 아니었으니까.
재벌들이 보기에 몬테카를로 저택에서 며칠 묵는 걸로 호들갑 떠는 걸 보면 귀여운 수준일 테니까.
“내가 뭐 질투하는 줄 아나! 십 투더 팔!”
박정구는 이렇게 소리를 꽥 질렀었다.
물론 박정구가 퍼플마스크에게 화가 나는 이유는 그거 말고도 여러 가지가 있다.
일단 카메라 들이밀고 자기가 깽판치면, 웬만해서는 다들 ‘어버버’거리기 마련이다.
그런데 ‘저 퍼플마스크란 색히는 한 마디를 안 진단 말이지?’
일단 이런 걸로도 화가 났다.
하지만 질투? 그런 게 내 마음속에 있었던 거야?
박정구는 이렇게 곱씹었다.
그리고, 속으로 솔직히 인정했다.
‘제로는 아니겠지.’
그런 생각이 들수록, 박정구는 더욱 크게 소리를 꽥 질렀다.
“내가 그 기생오래비 같은 색히한테 뭘 질투를 해!”
그리고, 이렇게 덧붙였다.
“이용 가치가 있는 거라고. 이용 가치가. 그래서 계속 거리 유지를 하고 있는 거고.”
박정구가 이렇게 말했다.
“아, 네. 네.”
이런 반응을 보고 뚜껑이 열렸던 박정구이기도 하다.
그래서 정말 그 말이 핑계가 되지 않기 위해 건수를 찾았다.
을 잊어버리지 않고 자꾸 툭툭 쳐야 하는 핑계.
그리고 생각해낸 게 바로 한창 유행을 시작하던 ‘재벌가 유튜브’라는 장르.
몇몇 재벌가 철부지들이.
‘내가 재벌집 아들인데’
라는 자기소개 말고는 아무 아이템도 없는 상태에서 채널 열었다가 망신당하는 과정을 유심히 본 박정구다.
박정구처럼 아무것도 없는 데서부터 시작해서 채널을 키워 본 사람 입장에서도 그건 꽤 흥미로운 현상이었다.
‘이거다!’
양재호에게 박정구가 접촉한 건 이런 과정이었다.
퍼플마스크가 했던 것처럼 자신의 사단을 다양화하고, 또 퍼플마스크를 압도할 수 있는 자본을 가진 인맥을 확보한다.
이걸로 재미를 보고, 또 퍼플마스크의 콧대를 이른 시일 안에 찌부러뜨릴 수 있을 줄 알았다.
분명 양재호의 데뷔는 그동안의 ‘재벌가 철부지’들과는 차원이 다를 정도로 성공적이었고.
게다가 S그룹의 유정아까지 가세.
경쟁 구도도 만들어지고, 시장도 커지는 게 보였다.
그런데, 몇 주 지나니, 점점 확실해지는 게 있었다.
“아니. 왜 초창기인데도 우리 채널보다 의 구독자가 늘어나는 속도가 양재호나 유정아 채널보다 더 빠른 거야?”
박정구가 절규했다.
“그건, 이 중동에도 진출했기 때문에 따라잡으려면 시간 걸리지 않을까요?”
이런 위로가 나왔다.
하지만, 이유는 따로 있었다.
‘재벌가 유튜브’라는 판을 키우고, 다른 재벌들과 경쟁 구도를 만들고, 그리고 공격적으로 다양한 영상들을 올리고.
거기다가 박정구가 자신의 사단이 갖고 있는 에너지를 동원하여 양재호 채널을 푸시했다.
그렇게 화제로 만드는 데 성공하자, 수많은 렉카 채널들도 앞다투어 양재호 채널을 다루기 시작했다.
이 정도면, 박정구로서도 총력전을 기울인 보람을 느낄 만도 하다.
유정아 채널이 급속도로 성장한 것도, 단순히 S그룹 타이틀 때문만은 아니었다.
박정구가 양재호를 키우느라고 유정아도 함께 푸시를 받았던 것이다.
그건 박정구의 예상 범위 안에 있는 일이기도 했다.
양재호와 유정아 같은 ‘진짜 재벌’이 뜨면, 자연스럽게 퍼플마스크의 아우라가 빠질 줄 알았으니까.
하지만, 박정구가 예상 못했던 일이 있었다.
“아니! 왜 유튜브 홈 화면 최상단에 항상 이 떠 있는 거야?”
사실 그건 간단한 이치였다.
양재호 채널과 유정아 채널이 뜨면 뜰수록, 같은 카테고리로 묶여 있는 이 해당 채널 시청자들에게 ‘추천 영상’으로 뜨는 것이다.
‘재벌 유튜브’ 장르가 형성되고, 거기에 해당하는 유정아, 양재호 채널의 영상을 봤다?
그러면 그 시청자들에게는
– 원래 이 장르에서 제일 인기 있는 채널은 여기예요. 이 영상 어때요?
라고 유튜브가 푸시하는 것이다.
양재호와 유정아라는 후발주자가 악바리처럼 인지도를 높여 봐야, 유튜브는 그 인지도의 혜택을 마치 세금처럼 떼어다가 에 가져다주는 것이다.
이 ‘재벌가 유튜브’의 피라미드의 최정점에 서 있어서, 혜택의 상당 부분이 위로 올라가는 거다.
“아니! 이렇게 되면 우리 영상 본 시청자들에게 자동으로 광고가 뜨는 거 아니냐고!”
박정구가 외쳤다.
사실 광고보다 더하다. 아예 영상 끝날 때 어김없이 이 ‘추천 영상’으로 떠버리니까.
상당히 높은 비율로 다음 영상을 선택하는 시청자들이 많다.
“…”
박정구는 이를 갈았다.
하지만 ‘재벌 유튜브’라는 장르가 만들어지도록 하는 데에는 자신의 공도 컸다.
즉, 을 먹이사슬 피라밋의 정점에 서게 만든 장본인 중 한 명이 자기 자신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오늘 거기에 대해 이야기를 하지 않았지만, 박정구에게 촉이 온 게 있다.
‘퍼플마스크 그 색히도 이걸 알고 있어. 여우 같은 색히.’
박정구가 이를 갈았다.
여기까지 생각하니, 박정구의 마음은 가라앉기는커녕 더 불타올랐다.
“아. 이 색히 콧대를 어떻게 작살내지!”
이렇게 중얼거리며, 박정구는 S클래스 뒷좌석에 설치된 디스플레이를 켰다.
에서는 참치 해체쇼가 거행되고 있었다.
참여한 모두들, 기분이 너무 좋아보였다.
– wonderful! Korean traditions! Tuna strip show!
– 참치 해체는 일본식 아닌가?
– 근데 저 색히 ‘스트립쇼’래. 저거 외국인인 척하는 콩글리시 쓰는 한국놈 아니냐?
– ‘스트립’이 ‘해체’란 뜻도 있으니 틀린 말은 아닌 거 같은데?
이런 한담을 나누는 댓글창조차 즐거워 보였다.
“이잌…”
박정구는 신경질적으로 모니터를 껐다.
박정구의 이 심리가, 그에게 결국 최악의 악수를 두는 결정적 계기가 되어버리는 걸, 자신조차 몰랐다.
* * *
– 1,000만 축하합니다! 그런데, 이제 이 정도 힘을 가졌으면, 그에 걸맞은 ‘선한 영향력’에 대해서도 생각해야 하지 않을까요?
이런 댓글이 달렸다.
“흐음.”
나는 얼굴을 찌푸렸다.
‘선한 영향력’이라. 그거 요즘 유튜브에서 상당히 안 좋은 어감을 가진 말인데 말이지.
하지만 묘하게 머리에 남았다.
– 선한 영향력? 웃기지 마라. 그거 강조하던 놈들 다 사기꾼 색히들이더라.
– 그렇다고 선한 영향력 자체가 나쁜 건 아니잖아?
– 그러게. 봉사활동하던 사람 중 사기꾼 많은 건 사실인데, 그렇다고 봉사활동 자체가 나쁜 건 아니잖아.
어쨌든 꽤 핫한 이슈인 건 맞다. 댓글에서도 자연스럽게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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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한 영향력.’
2021년에 유튜브에서 가장 핫한 키워드를 꼽자면 바로 이 ‘선한 영향력’을 꼽을 것이다.
3개를 꼽자면 나머지는 ‘멀티채널’과 ‘재벌 유튜버’ 정도가 될 거고.
세 번째 키워드가 유행어가 되는 데에는 물론 우리 채널의 영향력이 크게 작용했다.
어쨌든 그건 그렇고.
1,000만이 되기 전부터, ‘선한 영향력’이란 말이 댓글에 달리는 경우는 꽤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날이 날이라서일까.
꽤 많은 댓글이 달리고 있었다.
“선한 영향력이라는 말 자체는 좋은 거죠. 누가 선한 영향력을 발휘한다면, 그거 자체는 칭찬할 일이라고 생각해요.”
나는 이렇게 의견을 피력했다.
실시간 방송. 댓글창에서 한 가지의 키워드가 계속 오르내리고 있는 상황.
– ‘선한 영향력’ 얘기가 계속 나오고 있는데 못 본 척하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