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th generation tycoon YouTuber RAW novel - Chapter (227)
“…”
– 물론 에게 영상의 NFT를 팔라고 하는 게 아닙니다. 그거, 누가 함부로 사겠다고 나설 수 없을 정도의 가치를 지닐 걸요? 아마 의 첫 번째 영상 NFT는, 100억 원 이상으로 거래될 겁니다. 지금 당장 시장에 내놔도 말이죠.
“하. 그렇게 사려고 하는 바보들도 있긴 있겠지.”
나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 그만큼 채널의 NFT는 소중한 거니까, 빨리 실현하여 잘 가지고 계십시오. 이건 장현준 님께 드리는 진심 어린 충고입니다.
– 그런데, 신입 유튜버들에게는? 그들은 아마 첫 번째 영상의 NFT를 걸어서 그걸 판매할 수 있겠죠. 지금 NFT 열풍으로 볼 때, 단기적으로 유튜브 광고 수익보다 훨씬 큰 돈을 만지고 시작할 수 있을 겁니다!
메일은 계속 이어졌다.
결국 용건은 확실했다.
이 영상에 NFT 걸어라.
그 사실이 알려지면 유튜버 중에서 NFT 거는 사람들 많아질 거다. 의 유튜브 내의 영향력은 상당하니까.
그리고, 신입들은 자기 영상에 NFT 만들고 시작해서 팔아먹으면서 시작한다.
그러면 유튜브가 광고 수익 나눠주기 전에 돈이 생기니, 초기 자금이 될 거다.
정리하면 이런 얘기.
“후우.”
나는 한숨을 쉬고, 쇼파에 등을 기댔다.
그리고, 생각에 잠겼다.
‘이걸 그냥 무시해, 말아.’
그냥 넘길 수 없는 대목이 하나 있다.
그건 바로, 이 메일이 처음에 ‘선한 영향력’ 운운하면서 시작했다는 사실.
그러니까, 이렇게 좋은 건 알리는 게 ‘선한 영향력’이라는 소리다.
“옘병. 선한 영향력은 개뿔이다.”
솔직히, ‘선한 영향력’이라는 말이 얼마나 엉터린지 확실히 보여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잠깐 더 생각에 잠겼다가, 동료들을 소집했다.
* * *
“호오. 유튜브 영상에 NFT를 건다라. 참신하긴 하네.”
희연이 중얼거렸다.
“이거, 상당히 괜찮은 거 아냐?”
범수가 눈이 휘둥그레져서 말했다.
“그러냐.”
내가 쾡한 눈빛으로 범수를 쳐다보고 물었다.
“응. 요즘 그림에다가 NFT 거는 거잖아? 그리고 소설이나 영화에도 건대. 그러니 유튜브 영상에 못 걸 거 없네.”
이렇게 말하고, 범수가 뭔가 하나 더 깨달은 듯 손뼉을 치며 말했다.
“그래! 영화나 소설에 거는데 유튜브 영상에 못 걸 게 뭐야? 너무 당연하게 유튜브 영상은 엄두를 못 냈던 걸 수도 있어. 이거 일종의 미디어 혁명일 수도 있어.”
“…”
희연은 눈을 가늘게 떴다.
범수는 NFT 현상을 최대한 좋은 방향으로 해석한 거다.
희연의 생각은 좀 달랐다.
“그건 좋은 면만 강조한 거고. NFT에 대해서 말이 많잖아. 이거 자체가 사기라고 하는 사람도 있어.”
범수의 말에 ‘으이구’라고 반응을 시작하던 평소의 희연과는 다른 모습이다.
이 문제에 대해서는 희연도 아직 결론을 못 낸 것이다.
“나쁘게 보면?”
범수가 말했다.
“일단 저작권이란 게 따로 있잖아. 그런데 저작권 외에 또 다른 소유권을 만든다?”
“저작권은 그야말로 ‘copy right’, 복제할 권리잖아. 복제는 마음대로 해도 ‘원본은 내 거다’라고 하는 건데? 난 둘이 다르다고 봐.”
범수가 말하는 걸 보면, 범수도 NFT에 대해 언론에서 말하는 걸 좀 보긴 한 모양이다.
“그 두 개가 사실상 분리가 되는 권한이냐는 거지. 만약 분리가 안 되면, 거의 김선달이 대동강 물 팔아먹는 거 아니냐고.”
“그렇게 되나?”
“그치. 원래 존재할 수 없는 권리를 만들어서 팔아먹는 거니까.”
“그래. 그런 얘기도 있긴 하지.”
범수가 턱을 만지작거리고, 나에게 시선을 돌렸다.
“너는 어떻게 생각해?”
“음.”
나도 턱을 만졌다.
“너도 NFT가 사기라고 생각하는 쪽이야?”
“그건 아직 판단 못 하겠어. 하도 말들이 많아서.”
내가 솔직하게 말했다.
“응. 그거 봐.”
범수가 희연을 보고 말했다.
“그래. 나도 거기에 대해서는 판단을 잘 못 하겠어. 공부 좀 더 해 봐야지.”
희연도 어깨를 으쓱하고 말했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건 있지.”
내가 목소리를 가다듬고 말했다.
“응? 뭔데.”
범수와 희연의 시선이 나에게 집중되었다.
“일단, 이게 악용되기는 너무 쉽다는 거.”
“호오.”
희연의 눈이 다시 가늘어졌다.
“그럼, 이건 악용의 사례라고 생각하는 거네?”
“음.”
이렇게 말하고, 나는 메일의 몇 군데를 스크롤해서 짚었다.
아까 발견한 ‘사기 포인트’들이다.
“일단 여기. 우리 첫 영상의 가치를 3천 만 원이라고 했는데, 그렇지 않아. 만약 우리가 이 영상 저작권을 팔면, 그거대로 가치를 다시 매길 수 있어. NFT화할 거 없이.”
“아.”
“그리고, 또 여기. 당장 NFT 안 하면 누가 먼저 채갈 것처럼 얘기해 놨는데, 사실은 그런 일도 벌어지지 않아. NFT화를 할 권한이 다른 사람한테 가는 게 아니니까. 늦게 한다고 우리가 못 하게 되거나 하는 일은 없다고.”
“그러네.”
“그런데 마치 우리가 돈 억울하게 못 벌고 있는 것처럼. 그리고 빨리 안 하면 빼앗기기라도 할 것처럼 쓰는 게 문제라고. 이러면…”
“사기치는 의도가 있을 거라고 생각되기도 하는구나.”
희연이 고개를 끄덕였다.
“음. 내가 보기엔 그래.”
“어. 듣고 보니 확실히 냄새 나기는 하네.”
범수도 인정하고, 나를 향해 물었다.
“그럼, 안 하는 거네?”
“응. 그런데, 그걸로 충분할까 싶네.”
“엇. 그럼?”
“선한 영향력을 어떻게 좀 해 보라잖아? 이런 거 다른 사람한테 권하는 게 선한 영향력인 것처럼 말하고 있지만, 반대로 이게 사기라면 이런 거에서 유튜버들 지켜주는 게 선한 영향력 아닐까?”
“오. 뭔가 하려고? 좋은 일?”
“아니. 좋은 일이라고 하고 싶지는 않고.”
“그럼?”
“그냥, 우리 다음 영상 주제가 정해진 것 같아서.”
내 촉대로, 이 편지는 거대한 ‘작전’의 일부였다.
나 말고도, 다른 유튜버들도 같은 시기에 같은 사람에게 이메일을 대거 받았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은 시간이 좀 지나서였다.
재미있는 것은, 사람마다 아이템이 좀 달랐다는 것.
구독자 11001100명
개강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야! 이대로는 억울하다. 어디 좀 갔다 오자!”
희연과 범수에게 간만에 여행을 제안했다.
“그건 그래. 겨울방학이 이렇게 바쁠 줄은 몰랐네!”
희연도 손뼉을 치며 맞장구쳤다.
“1,000만 찍느라고 그랬지 뭐. 어쨌든 나도 찬성. 3일이라도 갔다 오자!”
범수도 흔쾌히 찬성했다.
“구독자는 순조롭게 오르고 있네. 좀 걱정했는데.”
범수의 말을 들은 희연이 말했다.
“걱정했어?”
내가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응. 아무래도 경쟁자들이 생겼으니까.”
“뭐니 뭐니 해도 아직 유튜브가 블루오션인 건 사실이야. 경쟁자들이 생기면 우리 파이를 뺏어가는 게 아니라, 서로 구독자가 늘어나니까.”
“좋다, 좋아. 덕분에 마음 편하게 갈 수 있겠어.”
범수가 웃으며 말했다.
“어디 갈지 생각해 봤어? 아무래도 해외는 무리겠고.”
“응. 생각해 놨지. 간만에 이동 스튜디오 좀 움직이자고.”
“그런데, 저번에 동해도 갔고, 서해도 갔고. 내륙도 갔잖아. 이제 어딜 가지?”
“하하하. 우리나라 엄청 넓다고 갈 데 많아.”
“어디?”
“내가 다 찾아 놨지.”
이렇게 말하며, 동료들에게 아이패드를 내밀었다.
“응? 여기가 어딘데?”
희연이 눈을 가늘게 뜨고 화면을 들여다보았다.
희연과 범수의 눈이 동시에 커졌다.
“미남리? 이런 데가 있어?”
“응. 통영시 산양읍 미남리. 딱 좋지 않아?”
내가 웃으면서 물었다.
“허.”
* * *
통영시는 다 아는 것처럼 우리나라 남해안에 있다.
그리고 미남리는 그 통영에서도 가장 남쪽에 위치하고 있는 해안 동네다.
관광지라기보다는 어촌에 가깝다.
이렇다 할 호텔도 없고, 또 놀거리도 없다.
하지만 캠핑카가 있는 사람에게는 이런 곳이 오히려 최적.
인적이 드물고 개발이 안 됐다는 사실은, 곧바로 단점이 아니라 장점이 된다.
리조트가 하나 있긴 했지만, 일부러 우리는 그 반대편으로 목적지를 잡았다.
“세상에! 바다 좀 봐!”
운전대를 잡은 희연이 외쳤다.
이동식 스튜디오 공간에 들어가 있던 범수와 내가 그 말을 듣고 운전석으로 뛰어나왔다.
캠핑칸의 창문도 있긴 하지만, 탁 트인 운전석 전면 유리로 감상하는 풍경은 언제나 옳으니까.
“오오. 시간 딱 좋은데. 너무 예쁘다.”
아침 일찍 출발했기 때문에, 점심시간에 맞춰 통영에 들어섰다.
며칠 전부터 따뜻한 날씨가 계속되고 있었다.
완전히 봄이다.
그리고, 그 봄의 햇살이 잔잔한 남해 바다에 비쳐 영롱한 빛을 반사하고 있었다.
“크으. 역시, 현준이 안목은 틀리는 경우가 없구만.”
희연이 뿌듯해하는 말투로 중얼거렸다.
“하하.”
나도 웃으면서 바닷물을 바라보았다.
동해나 서해와는 또 다른 맛이 있었다.
잔잔하게 일렁이는 물결에 햇빛이 아주 잘게 쪼개졌다.
보석을 뿌린 것 같았다.
이 풍경만으로도 스트레스가 다 풀리는 듯했다.
“바로 목적지로 가?”
“아니. 점심 먹고 가야지.”
“메뉴는?”
“일단 통영에 왔으니, 충무김밥부터 먹어야 하지 않겠어?”
“오.”
우리는 통영 시내로 방향을 정했다.
충무김밥을 파는 집들은 한 라인에 쪼르르 몰려 있었다.
“음. 다 똑같은 집이려나?”
“아니야. 그런 데도 있지만, 오징어무침에 멍게를 넣는다거나 해서 특색있게 만드는 데도 있대.”
미리 공부를 해 놓은 내가 대답했다.
“오. 그럼 어떻게 하지?”
“일단 서너 군데에서 2인분씩 사자. 그래서 우리 이동식 스튜디오 안에서 비교하면서 먹자고.”
“어머. 그러자.”
이동식 스튜디오의 창을 열어서 빛을 잘 조절하면, 그야말로 우리 채널 콘셉트인 ‘아무나 안 하는 일’에 딱 알맞는 그림이 나온다.
일단 우리의 이동식 스튜디오에서는 라면 하나만 끓여 먹어도 아무나 연출할 수 없는 그림이 나오니까.
“그래. 그리고 ‘우짜’라는 것도 있어.”
“응?”
“우동에다가 짜장 소스 부은 거야.”
희연의 눈이 갈수록 커졌다.
“나도 들어봤어. 우동에다가 짜장 얹은 거. 뭔가 특이한 맛이래.”
범수가 고개를 끄덕였다.
“어머. 그게 맛있을까?”
“일단 그것도 2그릇 포장해서 오자. 어차피 우짜 파는 골목하고 충무김밥 골목은 붙어 있으니까.”
“응. 셋이 나눠서 사오면 금방 사겠네. 어차피 충무김밥은 조리하는 게 아니라 해놓은 거 담아주는 거니까.”
“잠깐, 잠깐.”
나와 범수가 태연하게 작전에 들어가자, 희연이 다급하게 막았다.
“응? 왜.”
“네 군데서 충무김밥을 두 개씩 사면 8인분이잖아. 거기다가 우짜를 몇 그릇 사?”
“글쎄. 두 그릇?”
내가 대답했다.
“그럼 10인분이잖아. 우리가 그걸 다 먹는다고?”
“풉.”
희연이 걱정하는 얼굴을 하는 걸 보고, 나와 범수가 웃음을 터뜨렸다.
“왜, 왜 웃어?”
“충무김밥 안 먹어봤냐? 나하고 현준이하고 앉은 자리에서 각 5인분씩은 먹어야 배가 부를까 말까 할걸.”
“아. 맞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