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th generation tycoon YouTuber RAW novel - Chapter (23)
그의 머릿속도 지금 엄청 복잡하게 돌아가고 있는 게 틀림없다.
“그런데 갑자기 왜 주식으로 받으려고 하는 거야?”
“돈이 생길 거라고 생각하고 봤더니, 저도 재테크 좀 해야겠더라고요. L그룹 주식을 갖고 있을만큼 최대한 갖고 있으면 결국 그게 제일 이익이겠더라고요. 일부러 현금 안 들고 저축도 하고, 주식을 사기도 하는 거니까.”
“…”
내 말을 듣고 박성수와 고현욱이 눈빛을 교환했다.
아주 미세하지만, 박성수가 턱을 끄덕였다.
내가 제시하는 조건이 고 씨 형제들에게 손해가 될 거 없다는 얘기다.
‘휴우.’
나는 속으로 한숨을 쉬었다.
사실 이게 제일 걱정되었던 부분이다.
나는 애초부터 이 인간들과 경영권을 놓고 싸울 생각이 전혀 없다.
하지만 지분을 갖고 있으면 여러 가지로 좋은 일이 있다.
일단 P자동차 건도 걸려 있고.
그런데 제일 걱정되는 건, 내가 L그룹 주식을 계속 지키는 일 자체에 지레 겁을 먹고 괜히 내 요구를 들어주지 않는 거였었다.
“일단 상속이 끝난 다음에 주식을 사거나 팔려고 하면 수수료가 들지요. 하지만 상속 전 단계에서 두분이 거래하시면 그런 비용이 들지 않습니다.”
박성수가 나와 고현욱을 번갈아 보며 말했다.
일단 내 재산이 되어 버리면, 주고받는데 돈이 들지만, 어떻게 나눠가질지 결정하는 단계에서는 그런 게 없다는 소리다.
“어떤 주식이 갖고 싶은 건데?”
“아. 몇 개 뽑아 왔어요.”
나는 종이를 내밀었다. 거기에는 3개의 L그룹 계열사 이름이 적혀 있었다.
– L모터홀딩스
– P자동차 코리아
– L기획
– L엔터테인먼트
“응? P자동차 코리아는 L그룹 계열사 아닌데?”
고현욱이 말했다.
“L모터홀딩스가 P자동차의 지주회사인데, 회장님은 두 회사의 지분을 모두 보유하고 계셨습니다.”
“흥. 아버지는 차를 좋아했었잖아. 쓸데없는 사업도 많이 벌였다고. 야. 자동차 수입이 돈이 될 거 같지? 거기 완전 사양 산업이야. 요즘 규제 때문에 자동차 유통이 완전히 죽을려고 그래…”
고현석이 말했다.
“가만 있어!”
이번에는 훨씬 날카로운 목소리로 고현욱이 고현석 입을 막았다.
“엇…”
고현욱이 화를 내자, 고현석이 당황해서 입을 다물었다.
고현욱은 고현석의 입을 막을 때도 사람 좋은 태도를 유지하고 있었으니까. 그게 ‘굿 캅 배드 캅’의 골자다.
그런데 지금은 그 상황이 아닌 것이다.
“뭐, 주가라는 건 어떨지 모르지.”
고현욱이 나에게 안심하라는 듯이 말했다.
그렇다.
내가 L생명 지분을 돈으로 안 바꿔가고, 자동차 수입 관련 지분을 갖고 간다는 게 고현욱 입장에서는 ‘매우 땡큐’인 것이다.
거기에 초를 치는 고현석에게 이번에는 진심으로 화가 나는 거지.
“잠깐만. 오늘 또 얘기 마무리하려고 했는데 새로운 얘기가 나왔네. 잠깐 확인차 얘기 좀 우리끼리 해도 될까?”
“네.”
비서의 안내에 따라 대실에 온 나는, 유튜브에 영상을 업로드하기로 결심했다.
희연이 P101 주변을 돌며 차량 설명을 하는 바로 그 영상이다.
어제 전용호 부장이 나오는 영상을 올리고, 꼬박 하루가 지나가고 있다.
이제 드디어 본 동영상을 올릴 차례지.
어그로를 충분히 끌어놓은 상태라, 업로드가 되자 조회수가 순식간에 올라갔다.
이제 구독자는 7878명.
구독자 수 확인을 하자마자, 비서가 불렀다.
“들어오십시오.”
구독자 9119명
“어. 잠깐만요.”
나는 비서에게 잠깐 기다리는 손짓을 했다.
– 영상 내려주세요. 법적 조치 들어갑니다.
“헉. 크크크크.”
내가 현웃을 터뜨렸다.
댓글의 게시자의 아이디는 다음과 같다.
– P자동차 전용호 부장
“이 인간. 바보 아냐?”
내가 웃으면서 중얼거리는 것을 난감한 표정을 지으며 지켜보고 있었다.
“아. 죄송해요. 들어가시죠.”
내가 비서에게 웃으면서 말했다.
– 카톡!
문을 열고 들어가는데, 카톡이 울렸다.
– 카톡!
동시에 두 명에게서 카톡이 들어왔다.
– 어떡해. 전용호 부장이 영상 봤어.
이건 희연의 카톡.
– 야. 족됐다. 전용호란 색히 등판했다.
이건 범수의 카톡.
‘족’과 ‘색히’는 오타가 아니라 범수가 카카오톡할 때 쓰는 나름의 ‘언어순화’다.
아직 희연과 범수에게는 채널을 관리할 수 있는 권한을 주지 않았다.
그 댓글을 보고 빨리 조치하라고 나한테 카톡을 보낸 거다.
전용호가 댓글을 달자마자, 둘이 동시에 톡을 보낸다는 건?
둘 다 채널을 계속 모니터링하고 있었다는 얘기다.
하기야, 구독자가 초스피드로 1만 명을 향해 가고 있는데 자기들이라고 안 빠져들어 갈 수가 있겠는가.
자신들은 모르지만, 이미 희연과 범수는 우리 채널에 대한 애착이 엄청나게 올라간 상태다.
즉, 든든한 동료라는 말이지.
“아. 진짜 죄송해요. 잠깐만요.”
“아…”
비서가 약간 곤란한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나는 희연과 범수를 초대해서, 우리 셋이 들어가 있는 단톡방을 만들었다.
– 걱정하지 마. 전용호라는 인간. 생각보다 바보네. 댓글란 반응이나 보고 있어. 재미있게 돌아갈 거야.
“자, 진짜 들어가죠!”
나는 비서에게 말하고, 고현욱과 고현석 형제가 기다리는 방으로 들어갔다.
“뭐야. 나가서 짱구를 얼마나 굴리느라고 이렇게 늦게 들어오는 거야?”
고현석이 빈정거렸다.
“어. 짱구를 굴리긴요. 유튜브 보다가 왔는데요.”
내가 씨익 웃으며 말했다.
“뭐야?”
고현석이 눈썹을 치켜올렸지만, 더 말을 잇지는 않았다.
“하하. 자리에 앉아. 얘기 마무리하자.”
고현욱은 아까 내 말에 잠깐 표정이 흔들렸었다.
하지만 지금은 다시 그 살짝 웃는 포커페이스를 되찾은 상태였다.
“네.”
나는 순순히 자리에 앉았다.
“일단, 좀 상의를 해 봤어.”
“네.”
“사실 아버지도 지분을 49퍼센트 이상 소유한 적은 거의 없어. 지분을 반 이상 소유하면 사실상 주식회사가 주식회사인 게 아닌 거니까.”
고현욱이 친절하게 설명했다.
“그렇죠. 50퍼센트가 넘으면 주주총회에서 모든 안건을 통과시킬 수가 있으니까. 결국 자기 회사가 되죠.”
내 대답을 듣고, 고현욱이 또 인자하게 웃었다.
“응. 잘 아네. 그래서 주식을 너무 많이 갖는 것도 안 좋아. 그래서 핵심적인 계열사가 아니라도, 무조건 주식을 최대로 갖게 해줄 수는 없어. 알지?”
“아. 네.”
무슨 얘기를 하려고 말을 길게 하나.
하지만 지금 고현욱이 하는 얘기는 원칙적인 거라, 딱히 토를 달 것까지는 없다.
“그리고 49퍼센트도 사실상 이론적인 상한선이고, 20~30퍼센트만 넘어도 다른 주주들이 적대적으로 돌변하지. 그만큼 대사건이야.”
“네.”
“그래서, 내 주식을 너한테 양도하더라도, 상한선은 정해서 하려고 해.”
“얼마 정도인가요?”
“20퍼센트 정도. 특별한 경우면 25까지는 합의를 할 수 있어.”
“아…”
나는 일단 고개를 끄덕였다.
“예를 들어 L모터홀딩스의 아버지 지분은 35퍼센트였어. 그러면 그 3퍼센트를 상속받는 너의 지분은 1.05퍼센트야.”
“네.”
생각보다는 적군.
“현석이하고 나는 대략 25퍼센트 정도 상속받아.”
오. 이 말을 통해 고현욱이 상속받는 비율을 대략 알 수 있게 되었다.
그렇다면 고현석과 고현욱에게는 아버지 지분 중 70퍼센트 이상이 상속된다는 말이 된다.
그리고 셋째 아들인 현민이 20퍼센트 정도 받았을 듯.
세 아들의 지분을 합하면 90퍼센트 정도가 아닐까.
아버지는 지독한 남아선호자였으니.
그리고 나머지 10퍼센트로 자잘한 사람들 나눠 줬겠지.
그 파이 안에 내 상속분 3퍼센트도 들어가는 거고.
“그래서 우리 지분하고 네 지분 합하면 26퍼센트가 넘잖아? 그래서 그런 경우에는 우리 지분을 다 넘겨주기는 곤란해. 아무리 민감한 계열사라도.”
“아. 그건 상관없어요. 그럼, 저한테 L모터홀딩스의 지분을 25퍼센트 정도까지는 갖게 해주신다는 거죠?”
“응,”
내가 선선하게 답하자 고현욱의 표정이 밝아졌다.
어차피 내가 L그룹 홀딩스의 소유권을 어떻게 해 볼 생각이 아니니까.
솔직히 25퍼센트도 많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좋아요. 그럼 이 목록에 있는 계열사들은 25퍼센트. 최대치로 받을게요.”
“어… 그래.”
“잠깐 근데 회장님이 P자동차 코리아에 대해 갖고 있는 지분은 얼마였죠? 아. 31퍼센트네.”
이렇게 말하면서 서류를 봤다.
P자동차뿐이 아니네. M자동차 코리아지분도 갖고 있잖아. 그리고 B자동차 코리아까지.
모두 독일 럭셔리 자동차 메이커의 수입사들이다. 정말 아버지는 차를 좋아했구나.
게다가 P자동차 코리아는 지주회사 지분도 30퍼센트나 소유하고 있고, 이 회사의 지분도 소유했으니 사실상 아버지 개인의 회사였다.
이 인간 이래도 되는 거야?
‘웃기지도 않는군. 국산 자동차 제조사를 갖고 있으면서 자동차 수입사 주주기도 하다니. 양다리도 이런 양다리가 없네.’
나는 속으로 픽 웃었다.
“이 독일 자동차 수입사들… 이건 L그룹 계열사 아니니까 꼭 그 수치 적용할 필요 없지 않나요?”
내가 이렇게 물었다.
“25퍼센트 이상으로 가져가려고?”
“네. 이건 필요 없으시면 최대치로 넘겨 주세요.”
“하.”
고현석이 코웃음을 치고 자기 형에게 말했다.
“형. 다 줘버려요. 어차피 자동차 회사 주식들 쓸 데도 없는 거… 나는 아주 지겨워. 걔네들.”
“음. 그래…”
고현욱도 고개를 끄덕이는 걸 보면, 확실히 이 가문에게 수입 자동차 산업은 별로 돈을 벌어주지 못한 모양이다.
“그런데 너 이건 알아둬라? 갑자기 20퍼센트 대의 주주가 탄생하는 건 대사건이거든? 바로 임시 주주총회 열릴걸? 너 거기 참석해야 한다?”
고현석이 나에게 겁을 주려는지, 이렇게 말했다.
“오! 진짜 주주총회 열려요?”
내가 고현욱을 보며 말했다.
“응? 왜 저렇게 반가워 해.”
고현석이 중얼거렸다.
“음. 열릴 거야.”
“너 대주주 됐다고 우리도 주주총회 불려 나가는 거 귀찮아서라도 주식 웬만큼 다 넘겨야겠다.”
고현석의 말이 많아졌다.
“좋아. 자동차 회사들 지분은 네 말대로 해줄게.”
고현욱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이제 서류를 작성할까요? 지분을 넘겨 받는 종목들 빼놓고는 주요 계열사 지분을 처분하는 대가는 현금으로 계산해서 지급 받도록 하겠습니다.”
박성수가 나섰다.
“네. 그 정도면 얘기 다 한 거 같아요.”
“좋습니다! 그럼 빨리 마무리하기 위해 공증 절차 들어가겠습니다.”
“응. 부탁해요.”
고현욱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나에게 다가와 악수를 청했다.
“그래. 이 정도면 서로 입장 배려하며 협의 잘 마친 거 같다. 고맙다.”
“네. 저도 감사해요.”
나도 웃으며 악수를 받았다.
“응. 이제 다시 볼 일 없겠네. 잘 살아.”
“네…”
고현욱의 미소는 여전히 멋졌지만, 그의 말은 그 무엇보다도 차가웠다.
“흥. 진짜 다시 보지 말자고.”
고현석은 쇼파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고현욱처럼 나에게 악수를 청하는 대신, 악담을 한 마디 던졌다.
“너 주식 건드리려는 꼬라지 보니 어째 1년 안에 받은 돈 다 까먹을 거 같긴 하지만. 어쨌든 그렇게 되도 우리 찾지 마.”
이렇게 말하고 고현욱과 함께 방을 나가버렸다.
“…”
나는 그들의 뒷모습을 보며 서 있었다.
“저… 괜찮으십니까?”
박성수가 뒤에서 조심스럽게 물었다.
고현석의 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