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th generation tycoon YouTuber RAW novel - Chapter (248)
“하하. 저희도 조사 안 해보긴 했어요. 그래도 느낌상.”
내가 웃으면서 말했다.
“으하하하하! 역시 퍼플마스크 님은 유머가 있으셔.”
양재호가 과장되게 웃었다.
뭐가?
별로 웃기지도 않은데 혼자서 웃는다.
– 웃겼나?
– 오버하지 마라.
– 150만 유튜버는 1,800만 유튜버를 만나면 자연스럽게 똥구멍 핥아주는 모드가 되는 거냐? 씁쓸하군.
– 돈은 양재호가 더 많을 텐데.
그 증거로, 댓글도 이런 게 올라오기 시작했다.
오늘 방송은 양재호의 채널에서 한다.
그래서인지 댓글 다는 사람들의 분위기도 다르다.
왠지 ‘돈’, ‘재산’ 언급이 더 많은 편이라고나 할까?
“자, 좋습니다! 그럼 단번에 본론으로 들어가지요!”
웃음을 뚝 그친 양재호가 선언했다.
“응? 벌써요? 그러지요.”
약간 놀라긴 했지만, 태연하게 대답했다.
양재호답지 않아서 놀란 거지, 특별히 당황하거나 한 것도 아니다.
대충 무슨 이야기를 할지 예상이 되기도 하고.
‘아무래도 과장되게 웃은 것은 갑자기 화제를 꺼내서 대화 주도권을 쥐려고 하는 작전인 모양이네.’
나는 속으로 중얼거리며 양재호의 말을 기다렸다.
“저기, NFT고, 코인이고 말이죠.”
양재호가 말을 시작했다.
하지만, 벌써부터 말투가 좀 그렇다.
“네.”
“그거 좋은 거잖습니까?”
“네? 갑자기요?”
내가 눈을 크게 뜨며 물었다.
“네. 요즘 우리나라 경제가 말이 아니지 않습니까?”
양재호가 내 말에는 아랑곳 않고 계속 말을 이었다.
“어떤 점에서요?”
“음. 그렇지 않아요?”
“그러니까, 어떤 점에서요.”
양재호의 눈이 흔들렸다.
하지만, 곧바로 말을 이었다.
마치 ‘일단 버벅거리지 말고 뭐라도 말하고 봐라. 버벅거리는 느낌을 주면 지는 거다’라는 말을 배우기라도 한 사람처럼.
“그러니까 뭐냐. 집값은 오르고요. 월급은 안 오르고요. 정상적으로 돈 모아서 가장 기본적인 집조차도 살 수 있는 시대가 아니지요?”
“아. 그건 그렇지요.”
“결국 투자로 돈 벌어야 하는 시대가 됐어요.”
“음. 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다시 양재호가 질문을 던졌다.
“음. 그거 어려운 문제지요.”
아마 계속 뭔가 나에게 대안을 제시하라고 요구를 했으면, 나도 골치 아팠을지 모른다.
쉬운 대안은 없으니까.
“뾰족한 수가 없지요? 그런 상황에서 퍼플마스크나 저 같은 사람들은 투자할 곳이 많지요? 돈이 많으니까. 그런데 일반인들은요?”
“일반인들도 투자를 할 수는 있지요.”
내가 쓴웃음을 지으며 대답했다.
“글쎄요. 규모의 경제 아닙니까? 소액 투자가 성공률이 떨어지는 건 다 아는 사실이잖아요.”
“투기성이 강한 투자시장에서는 소위 ‘개미’들이 불리하죠.”
“그렇죠? 그러니까 그 사람들을 위한 맞춤형 투자 상품이 필요하다 이거예요. 그게 바로 NFT다 아닙니까?”
이렇게 말한 후, 양재호는 나에게 발언권을 넘기지 않고 계속 말을 이었다.
“그림 투자를 누구나 하고 싶지만 그림은 너무 비싸잖아요? 근데 그림에 대한 NFT는 가격이 그거보단 훨씬 낫죠. 그럼 그걸로 투자를 하는 건데! 그걸 못 하게 막으면 어떡합니까.”
“누가 못 하게 막아요?”
“지금 퍼플마스크 님 행보를 보면, 사실상 못 하게 막는 거나 마찬가지지요.”
양재호가 내 눈을 똑바로 쳐다보며 말했다.
“호오. 그래요?”
“네. 안 한다고 선언하고. 거기다가 NFT 만든 사람들에게 공격당하고 있다고 ‘언플’하시고.”
“허.”
“우리 같은 사람들은 그러면 욕먹어요. 우리야 투자 안 해도 된다지만, 서민들 투자길 막고 계시잖아요.”
“…”
내가 잠깐 쓴웃음을 지으며 댓글을 보았다.
– 맞아. 돈 좀 벌어보겠다는데!
– 지는 갑자기 돈벼락 맞았으니까 그런 게 보일 리가 있나.
– 자기만 아는 색히.
– 그래. 개색히. 나도 악플러라고 잡을 거냐? 지는 나쁜 짓을 하면서.
이쪽 채널의 여론은 이런 식이군.
그래도 이게 양재호 채널 구독자들만의 생각은 아닐 것이다.
양재호 채널에서는 볼 수 없었던 동시 접속 수치가 나왔으니까.
그리고, 슈퍼채팅이 올라왔다.
– 맞습니다. 좋은 게 있으면 오히려 도와주셔야죠.
처음에는 박정구인가 했는데, 말투가 다르다.
“오. 김양복님이네.”
내가 채팅을 올린 사람을 확인하고 말했다.
다시 슈퍼채팅.
– 은 이번 악플 사건과는 관계가 없습니다. 자꾸 그게 아니라고 확실히 선언 안 하시는 이유가 뭡니까? 질문을 받으셨는데 답을 안 하시니까, 저희라고 오해하는 분이 늘어나서 손해가 있는데요.
김양복은 이 두 개의 채팅으로 20만 원을 썼다.
– 그래! 괜히 이것 때문에 내 코인값 빠졌다고!
– 책임져라!
동조하는 댓글들도 올라왔다.
“후우.”
나는 한숨을 쉰 다음, 양재호를 돌아보고 물었다.
“제가 이제 발언권 좀 써도 될까요?”
“네? 아, 네.”
양재호가 고개를 끄덕였다.
“일단, 조금 전에 김양복 님 질문. 제가 아니라고 답한 건, 아직 배후가 누구인지 정보가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배후가 누구라고 선언할 수도 없고, 배후가 누구 아니라고 선언할 수도 없습니다. 상당히 간단한 문제입니다.”
“…”
양재호가 눈이 커져서 내 말을 듣고 있었다.
“그리고, 저는 처음에 배후가 누구인 것 같다고 얘기를 한 적이 없어요. 그냥 에 대한 질문이 왔고, 저는 제가 알고 있는 정보로 답변을 했을 뿐입니다.”
– 그래도 적극적으로 아니라고 해 주셔야.
다시 10만 원짜리 슈퍼채팅.
“그걸 어떻게 적극적으로 해요? 제가 누가 아니라고 답을 하는 순간, 그게 거짓말이 돼요. 그럼 진범을 알고 있다는 소리가 되잖아요? 모르는데 어떻게 안다고 해요?”
김양복은 조금 전과는 달리 곧바로 답을 하지 못했다.
“그리고, 사다리 걷어찬다는 말이 자꾸 나오는데, 투자라는 게 소위 총알 많이 갖고 들어온 사람이 따기 쉽고, 적게 들어온 사람이 따기 어려운 건 맞아요. 투자도 그렇고, 투기도 그렇고, 도박도 그래요.”
이번에는 양재호를 보며 말했다.
“아닌가요?”
양재호가 대답을 못 하길래, 나는 눈을 가늘게 뜨고 한 번 더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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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이건 다르지 않나요?”
양재호가 이윽고 입을 열었다.
“뭐가 그렇게 다른데요?”
“…”
양재호가 댓글 창에 시선을 주었다.
하지만 곧바로 댓글이 올라오지 않는 것을 보고, 그의 눈빛이 흔들렸다.
“결국 정말 운이 좋은 사람 극소수를 제외하고는, 자본력이나 정보력을 확보한 사람이 돈을 따 가는 구조예요. 아닌가요.”
내가 다시 확인하듯 물었다.
– 사실 맞는 말이지. 주식도 그렇잖아.
– 부동산도 그렇고.
댓글창에도 동조하는 의견들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 같기는 뭐가 같아. 주식이나 부동산에 비해 자본력이 차지하는 비중이 작아지는데.
– 맞아. NFT는 주식만큼 안 비싸잖아.
“흠. 그건 아니에요. 일단 주식도 그렇게 계산하면 싸죠. 한 주에 1,000원짜리 주식도 많답니다. 그런데, 돈 벌어보겠다고 주식판에 뛰어든 사람은 그걸 한두 장만 사는 게 아닌 게 문제죠.”
양재호는 잠깐 말문이 막혔으므로, 나는 댓글 몇 개에 반응하면서 기다리기로 했다.
“그리고 이제는 유튜브 NFT가 S전자나 L그룹 주식보다도 비싸요. 하나에 보통 30만 원 이상으로 올리는데, 그건 처음 코인 시세로 계산했을 때 그런 거고, 이제 코인이 2~3배 올랐잖아요?”
– 그것도 그렇네.
– 그래. 진짜 순수한 마음으로 유튜버 후원해주고 싶어서 NFT 사는 사람이 어딨냐? 다 투기하려고 사는 거지.
동조하는 댓글들.
“어, 음.”
양재호가 뭐라고 입을 열려고 하다가, 댓글을 보고 다시 말문이 막혔다.
양재호 입장에서는 안 좋은 상황이다.
일단 말문이 안 막히는 게 이미지 관리에 제일 중요한데, 처음의 호기와는 달리 3분도 안 지나서 버벅거리기 시작했으니까.
그때, 슈퍼챗이 올라왔다.
– NFT는 초반에 자본 없이 시작하는 유튜버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NFT를 매물로 내놓아서 초기 비용을 확보할 수 있어요.
1만 원짜리 슈퍼채팅.
재빠르게 살펴보니 처음 보는 아이디다.
“글쎄요. 그러면 후원이라는 아주 좋은 제도가 있습니다.”
다시 슈퍼채팅. 같은 아이디다.
– 아니죠. 순수한 후원을 할 사람은 많지 않아요. 그게 투자 가치가 있어야 후원을 하는 거지. 시청자 입장에서는 후원도 되고, 동시에 투자도 되고. 훨씬 낫지 않습니까?
“음. 그 말씀은 맞을 수도 있겠네요. 주식에도 그런 원리가 있죠. 로또에도 있고요.”
내가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제가 말하는 논점은 그게 아니라는 걸 확실히 해야겠네요.”
“그게 뭔데요?”
내가 인정하는 듯한 말을 하자, 순간 얼굴이 펴진 양재호가 다그치듯이 물었다.
– 꿀 먹은 듯이 있다가 갑자기 신 내는 거 보소.
이런 댓글이 달리는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NFT 자체가 나쁘다, 주식, 복권이 나쁘다. 이걸 제가 주장하는 게 아니에요. 저한테 온 질문이 애초에 뭐였죠?”
“뭐였죠?”
양재호가 눈을 크게 뜨며 말했다.
“풋. NFT로 서민들 돈 벌겠다는데 왜 사다리 걷어차냐는 거였잖아요.”
내가 웃으며 짚어주었다.
“아.”
“NFT 자체가 어딘가에는 도움이 될 수도 있겠죠. 그런데, 서민들 돈 벌게 너도 빨리 좋다고 해라. 투자하라고 해라. 이런 거에 대해서는 찬성 못 한다고요.”
내가 또박또박 말했다.
“완전히 다른 문제잖아요? 유튜버들이 초반 자금 마련할 수는 있는데, 그거하고 서민들이 그걸로 돈 벌 수 있는 거하고 같은 얘기예요?”
– 크크크. 양재호 말문 막힘.
“그리고 그런 의미라면, 저나 양재호 님은 초기 자본 충분했으니까 NFT 안 걸고 소자본 유튜버들한테 양보해야겠네? 양재호 님은 NFT 안 걸었어요?”
– 크크크. 안 걸긴 뭐. 양재호 영상 NFT 100개 이상 올라와 있음.
“100개면 뭐, 채널에 올라온 영상 거의 다 걸었네. 지금까지 얘기 나온 거하고 뭐 맞는 게 없어, 맞는 게.”
내가 다소 강하게 밀어붙였다.
“아니. 저는 NFT로 돈 벌어서 기부하고 후원하려고.”
“꼭 할 말 없으면 기부한다고 하더라. 기부가 무슨 만병통치약입니까? 그럼 애초부터 기부 얘기부터 하지 우리가 왜 입 아프게 이런 얘기를 길게 하고 있어요?”
내가 다시 따졌다.
“어흑. 좀 살살.”
“응?”
양재호가 기어들어가는 소리로 말했다.
내 귀에만 들리기를 기대했었나?
근데 마이크 앞에서 하면 그게 소용이 없지요. 이 사람아.
– 크크크. 살살하래.
– 뼈 맞았단 소리지.
– 크크크크. 양재호가 퍼플마스크 불러다 놓고 입씨름한다고 했을 때 이 그림 예상 못 한 사람 손 좀?
– 그래서 재미있을 거 예상 못 한 사람도 손?
댓글창에서는 이제 이 상황을 즐기는 시청자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었다.
“NFT가 좋다고 생각되는 사람은 하세요. 제가 뭐 그쪽 전문가도 아닌데 어떻게 제 생각을 남한테 강요하겠습니까.”
어깨가 움츠러든 양재호에게 ‘어깨 펴요. 카메라 앞에서 다 티 나’라고 얘기해주고 싶은 생각도 있었다.
하지만 나는 그냥 말을 이었다.
“저희는 그냥 아닌 거 같아서 안 했어요. 그리고 악플 피해받아서 신고했어요. 그게 어떻게 NFT 하지 말라고 하는 게 되는 거고, 사다리 걷어찬 게 되는 걸까요? 논리가 어떻게 그렇게 마음대로 널을 뛰지?”
거의 내 마무리 발언이었다.
– 그래서, NFT가 나쁘다고 생각하는 거 아닙니까. 말을 확실하게 해 주시죠.
다시 슈퍼채팅이 올라왔다. 하지만 이것도 힘 없는 마지막 몸부림처럼 여겨졌다.
“좋은 건지 아닌지 모른다니까요? 그냥 제가 안 한다고요.”
– 그게 나쁘다는 얘기 아닙니까?
“아니. 좋은 건지 아닌지 모르면 하는 게 정상이에요, 안 하는 게 정상이에요? 몰라서 안 한다는데 왜 자꾸 답을 강요하실까요.”
내가 단숨에 말하고 쓴웃음을 지었다.
– 크크크. 그러게. 좋은 건지 몰라서 안 한다는데 왜 자꾸 나쁘냐고 물어 봐.
– 그러게. 자기들은 안 좋은 거라는 확신 없으면 물건 다 사고 보나 봐.
– 확실히 퍼플프린스가 말빨이 좋네. 순발력도 좋고.
– 그에 비하면 양재호는.
– 그냥 요트나 타지, 쟤는 왜 NFT에 목숨을 건 거야?
이제, 실시간 방송의 분위기와 여론은 완전히 넘어가고 있었다.
물론 여전히 나에 대한 원망을 퍼붓는 댓글들도 존재했다.
하지만 그런 댓글들은 수적으로 밀리거나, 반박 댓글에 진압되고 있었다.
‘이 정도면 된 건가. 싱겁군. 양재호는 생각보다도 싱거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