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th generation tycoon YouTuber RAW novel - Chapter (250)
– 아. 그렇지.
– 아마 계정 빼앗으려는 해킹 시도가 있을 듯.
– 페북이나 인스타 계정도 시도 때도 없이 빼앗기는데, 유튜브 계정 털려고 시도하는 경우도 많을 듯.
– 사실, 마음에 안 드는 유튜브 채널 폭파시키는 방법 중에 가장 확실한 건 악플 달고 신고하고 하는 것보다 계정 빼앗는 걸지도.
“네. 맞습니다. 사실 저희 채널이 100만 넘기 이전부터 계속, 해킹 시도는 있었어요. 그게 단순 스팸을 위한 해킹인지, 계정 폐쇄나 강탈을 위한 건지는 저희도 잘 모르겠지만.”
내가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었다.
“어쨌든, 저희는 최근 저희 채널을 둘러싼 일련의 움직임에 상당한 위협을 느껴 왔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저희 채널 경비에 상당한 비용을 투자했지요.”
나는 쓴웃음을 짓고 말을 이었다.
“다시 한 번 말씀드리지만, 저희가 한 일은 경비를 고용한 게 다입니다. 조사한 게 아니고, 수사한 게 아니라는 말은 이런 의미입니다.”
– 말장난 아닌가?
“아닙니다. 가령, 집을 예로 들어볼까요? 집을 지키기 위해 경비를 고용했는데 그 경비가 유능해서 담을 넘으려는 강도를 잡았어요. 그럼 그게 수사나 조사인가요? 아니잖아요.”
– 그러니까, 해킹하려고 계정에 침입한 해커를 잡았을 뿐이다.
“네. 그리고 저희에게 깔려 있는 해킹 방지 시스템은, 해커가 접속하고 있는 서버에게 역공격을 해서 제어권을 빼앗는 식으로 작동합니다.”
– 그 말은?
– 설마?
“맞습니다. 우리 시스템보다 기술적으로 우위에 있어서 뚫는 데 성공하면 모르지만, 그렇지 못한 해커가 우리를 뚫으려고 하면, 그쪽 컴과 서버의 정보가 털리는 겁니다.”
– 허. 그런데도 조사나 수사가 아냐?
– 조사나 수사받기 싫으면 해킹을 안 하면 되는 거 아니냐? 아닌 거 맞지.
– 아니, 좀 애매하긴 한데.
– 확실히 애매하긴 하다. IT로 넘어오니까 경계가 불분명해지네.
“그래서, 저희는 꽤 많은 정보를 알아냈습니다. 가령, 이번 해커가 저번의 악플 조직과 연관 관계가 있는지와 같은 정보들이요.”
내가 웃으며 말했다.
– 헉. 배후 잡은 거 맞구나.
– 배후가 맞다는 이야기 안 했잖아.
– 맞으니까 저렇게 이야기를 꺼내지?
“자, 모든 정보들은 저쪽에서 우리 계정에 접속해 있는 순간에 우리에게 넘어온 것들입니다. 결론적으로 말씀드리면, 이번 해커와 저번 악플러는 같은 사람의 의뢰로 행동한 게 맞습니다.”
– 오오!
– 대박.
시청자 수는 200만 명을 돌파하고 있었다.
시청률로 단순 계산하면, 4퍼센트를 넘어 5퍼센트로 가고 있는 중이라고 할 수 있으려나?
– 인가?
당연히 이런 댓글이 올라올 타이밍.
순식간에 댓글 창이 ‘글로빌민팅’으로 도배되었다.
“음. 댓글 다시는 분들. 의문문으로 언급하는 것 정도는 괜찮은데, ‘어디가 범인이다’라는 식으로 말씀하시면 위험할 수 있습니다. 피해 안 가도록 조심하세요.”
순간 댓글란이 멈춘 느낌이 들었다.
아마 수많은 시청자가 타이핑하고 있다가 도로 지운 순간이 아닐까.
“일단, 죄송하지만, 이렇게 말씀드릴게요. 우리나라에는 ‘사실적시 명예훼손죄’라는 법이 존재하거든요. 그래서 사람 이름이나 업체 이름을 직접 언급하지는 못하는 점 양해 바랍니다.”
– 엉? 장난하나?
– 이제 와서 말을 못한다고?
– 200만 명한테 한 대씩만 맞아볼래?
“아마 어떤 식으로든 공표될 수 있을 겁니다. 지금 저는 다른 방식으로 공표해야 할 거 같습니다. 저도 법적으로 선을 넘기는 좀 그래서요.”
– 에이. 실망이네.
하지만 김 샐 필요 없다. 내가 발표하려는 건 더 센 내용이니까.
“이번 배후에는 복수의 NFT 및 코인 업체들이 연루되어 있었음을 확인했습니다. 한 업체가 아니라, 복수의 업체들입니다.”
– 복수? 뭘 복수해.
– 바보야. 복수. 하나가 아니라 여럿이라고.
– 응? 이 아니라고? 이건 의문문이니까 고발 안 당하겠지?
“이번에 저희도 개인이나 개별 업체가 연루되어 있는 게 아니라는 사실에 놀랐습니다. 몇 개의 업체들이, 사실상 한 회사들이더라고요? 그리고, 한 회사가 아니라도 상당한 연결 관계가 발견되는 업체들도 많았습니다.”
– 허.
– 이야. 머리 쓰네. 지금 맥락에서 저렇게 말하면 ‘거기가 아니다’라는 얘기가 아니라 ‘거기뿐이 아니다’라고 하는 거잖아?
“일단 저희도 특정하면 안 되어서, 이렇게만 말씀드립니다. 특정 업체의 언급은, 저희가 신고한 내용을 바탕으로 수사기관이 조사한 결과가 공표되면서 이루어지겠지요.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저도 공표할 수 있는 내용이 추가되면, 계속 이런 식으로 중계하겠습니다.”
내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 크크크. 앞으로 진행할 콘텐츠 제대로 확보했네.
– 보안에 비싼 돈 들었다지만, 보안으로 잡은 정보만으로도 콘텐츠로 훨씬 더 많이 회수하겠는데?
“앞으로 기대해주세요.”
– 크크크. 웃고 있지만 악마 같다.
구독자 30033003명
– 유튜버로서 한계 같은 걸 느낄 때요? 있죠. 가령 내 얘기로는 콘텐츠가 안 되니까 결국 남의 얘기나 하게 된단 말이죠? 그러다가 정신 차려 보면 렉카 채널이나 하고 있단 말이죠.
– 구독자가 10만, 100만이 될 정도로 매력 있는 콘텐츠를 갖고 시작하기가 어렵죠. 그런 게 어딨어요? 있다 해도 그것만 하고 있으면 1년도 안 돼서 식상하다는 소리 들어와요.
– ‘먹방’이나 ‘ASMR’ 정도가 소자본으로 오래 인기 끌 수 있는 콘텐츠였는데, 그러면 뭐다? 다들 몰려와서 레드오션 된다. 이제는 경쟁이 너무 심해요.
– 연예인들이 유튜브 개설하면 초반에는 반짝하죠. 근데 그 사람들은 콘텐츠를 못 만들어내요. 그래서 한 반년 지나서 보면 구독자 수는 괜찮은데 조회수가 박살 나 있죠. 재미가 없어요.
– 금전적 자본도 중요하죠. 근데 재벌집 아들들 노는 거 보면 처음에는 재밌다가, 슬슬 약이 올라가는 게 있어요. 때가 안 묻어서 좋긴 한데, ‘사람이 저렇게 때가 안 묻어도 되는 거냐. 얼마나 팔자가 좋으면!’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으니까.
“자. 유튜버들과 유튜브 시청자들의 생각 몇 개를 모아서 소개드렸습니다.”
여성 진행자가 프로페셔널한 목소리로 말했다.
“하하. 유튜브 콘텐츠로 살아남기 위한 어려움을 정말 잘 지적해주신 것 같습니다. 확실히, 요즘은 시청자분들이 업계 상황 파악하는 능력이 엄청난 것 같아요.”
내가 웃으며 대답했다.
MBBS.
우리나라 3대 공중파 중 하나.
특별 편성된 시사 프로그램.
구독자 3,000만 명 돌파 기념으로 초대되었다.
단일 주제, 단일 게스트다.
‘채널 광고 아니냐’, ‘무슨 광고냐. 저 채널을 중심으로 굴직한 사건이 있었는데’라는 논란 속에서 공중파 채널이 결국 단일 프로그램 편성이라는 카드를 내밀었다.
말하자면 역사적인 순간이다.
물론 그냥 초대에 응한 건 아니고.
1) 동료들, 즉 희연, 범수와 함께 출연한다.
2) L그룹과의 사적 관계(예를 들어 내 출생의 비밀 이야기)를 묻지 않는다.
이런 조건을 걸고 출연했다.
“그런데 이렇게 인터뷰해주신 분들이 이구동성으로 하신 말씀이 있습니다.”
여성 진행자가 싱긋 웃으며 말했다.
“오. 뭔가요?”
범수와 희연도 흥미를 보였다.
“ 채널이 이런 어려움을 다 잘 돌파한 몇 안 되는 사례라고.”
“아.”
나와 동료들이 얼굴을 마주보았다.
사실 틀린 말은 아니다.
“유튜브를 하면서도, ‘자기 자신이 콘텐츠가 되는 사례가 많지 않다’는 얘기가 있죠. 그런데 세 분 채널은 본인이 콘텐츠여야 한다는 근본을 잘 지키신 거 같아요.”
이렇게 말하는 사람은 ‘전문가 패널’로 초대된 S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 전공 교수였다.
사실 우리 과 교수님들에게도 프로그램 차원에서 초대가 갔지만, ‘아직 우리 학과 학생들인데 같이 서기엔 남세스럽다’라며 거절했다고 한다.
우리로서도 다행한 일이다.
“네. 저희가 3명이라서, 그리고 단계적으로 모두 각자의 영상을 찍기로 한 게 도움이 된 것 같습니다.”
내가 대답했다.
“하하. 겸손하시군. 그런데 본인이 콘텐츠가 되려면 자본이 필요해요. 이게 경제적 자본일 수도 있고, 상징적 자본일 수도 있지만.”
교수의 말에 여성 진행자가 물었다.
“상징자본이요?”
“네. 돈이 아니라도, 자본처럼 기능하는 게 있습니다. 상징자본이 대표적인데요. 가령 제가 미디어커뮤니케이션 교수지만, 제가 제 전공 분야 책을 냈을 때보다 BTS가 미디어 책을 냈을 때 훨씬 더 잘 팔리겠죠?”
“하하. 그렇겠지요.”
“이건 돈이 아니지만, 사실상 돈처럼 기능하는 거예요.”
“일종의 유명세라고 보면 되겠네요?”
“맞습니다. 동업을 시작한다고 할 때, 내 파트너가 얼마나 돈이 많은 사람인지도 보지만, 또 그 업계에서 얼마나 유명세를 획득하고 있는 사람인지도 보겠지요? 그런 걸 상징자본이라고 하는 겁니다.”
“그렇군요.”
교수가 다시 목을 가다듬었다.
“그런데, 경제적 자본이든, 상징적 자본이든. 판에 들어오기 전에 미리 확보한 거면 좀 밉살맞거든요?”
“그런가요?”
“네. 재벌집 아들이라 돈이 많아서 유튜브에 쉽게 안착하는 걸 보면, 시청자들이 즐겨 보면서도 동시에 얄미워하는 마음이 쌓이지요.”
“음. 그렇겠네요. 조금 전 인터뷰에서도 그런 말이 있었어요.”
진행자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내가 열심히 유튜브에서 바닥부터 시작하고 있는데, 유명한 사람이 들어와서 구독자 수를 왕창 가져가는 거 보면 또 얄밉고요.”
교수가 말했다.
“네. 그렇겠지요.”
교수가 하려는 말이 뭔지 대충 예상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런데 이 채널은, 순수한 재벌집 채널이 아니라는 점에서 첫 번째 문제는 피해 갔고, 또 처음부터 구독자가 왕창 끌고 시작한 게 아니라서 두 번째 문제가 해당이 안 돼요. 바닥부터 시작했더라고요? 여러모로 참 대단한 사례라는 생각이 듭니다.”
교수가 말했다.
“하하. 명쾌한 설명이신 것 같습니다.”
진행자가 웃고, 우리를 보고 물었다.
“동의하시나요?”
“네. 확실히 그런 면이 있습니다. 사실 운이 상당히 작용해준 게 사실이기도 하고요.”
내가 동료들과 눈빛을 교환하고 대답했다.
“맞아요. 사실 우리가 유튜브를 진행하고 있는데, 사건/사고가 계속 우리를 찾아왔다고 해야 할까요. 그때 당시에는 좀 짜증이 났는데, 결국 채널이 크는 데에는 도움이 된 거 같아요.”
희연도 입을 열었다.
“그러게요. 이번 NFT 문제도 그렇죠.”
진행자가 능숙하게 그쪽으로 화제를 돌렸다.
“네. 앞의 모든 문제에 더해서, 이번에 뭔가 ‘정의의 사도’ 이미지까지 얻은 거 같아요. 그러니까 구독자가 순식간에 늘어났지요.”
교수가 맞장구쳤다.
“네. 뭔가 ‘구독해주기’ 운동이 이루어진 것 같아요.”
진행자가 다시 맞장구쳤다.
이렇게 보면 뭔가 둘이 말을 미리 맞춘 것 같기도 하고?
어쨌든 남세스러운 건 틀림 없는 상황이다.
우리 과 교수님들이 출연 고사한 게 정말 다행한 일이지.
“거기다가 한국 사람들이 기록 세우는 걸 좋아하거든요. ‘’이 개인 유튜브 구독자 기록 경신하는 중이다, 라는 말이 나오니까 또 구독자 늘려주기 운동이 일어났지요.”
교수가 또 덧붙였다.
“네. 게다가 유튜버가 악플러하고 해킹 조직 잡았다고 해외 토픽에 났지요. 해외 언론에서 대대적으로 소개가 되었으니 이제는 정말 세계의 채널들과 경쟁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진행자의 말이었다.
“어후. 그럼, 우리나라 ‘국가대표’ 타이틀 획득하는 거잖아요. 구독자 상승에 정말 안팎으로 호재인 것 같습니다! 축하해요!”
교수가 말했다.
“하하하. 이거, 저희가 표정 관리하고 있기가 너무 힘든데요. 민망합니다.”
범수가 머리를 긁으며 중얼거렸다.
“네. 이제는 세 분한테 질문 좀 드리겠습니다. 앞으로의 포부가 있나요? 대기업뿐 아니라 여러 군데서 협업 요청이 쇄도하고 있지요?”
“음. 아직 어디와 협업할 생각은 없습니다.”
“그래요? 사실 모 그룹과의 협력 가능성이 크다고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고 있는 것 같은데. 미래가 아니라 현재 이야기입니다.”
진행자가 눈을 가늘게 뜨고 물었다.
“음. 그 그룹을 말씀하시는 거라면, 그렇지 않습니다.”
“그래요? 놀라운데요. 이번에 해킹 조직 잡은 것도, 우리가 다 알고 있는 ‘그 기업’이 깊숙하게 관여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아니에요. 순서가 완전히 달라요.”
“순서가?”
“네. 지금 그쪽으로 진출해서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있긴 한데.”
내가 설명했다.
“네.”
“그 기업이 저희한테 이번 해킹 단체를 소개한 게 아니라요.”
“네.”
“저희가 의뢰한 업체가 이번에 실적을 크게 세우니까 그걸 순발력 있게 인수해서 사업을 시작한 거예요.”
“헉. 그거, 일반인이 예상하는 거랑 순서가 다른데요?”
“네. 맞아요. 기업이 물건을 만들면 유튜브가 홍보해주는 경우가 많지만, 이번은 그런 케이스가 아닙니다. 유튜브에서 시작된 일에서 기업이 투자 가치를 발견하고 사업을 시작한 거예요!”
“허. 그렇군요. 이건 좀 상징적인데?”
교수가 머리를 긁었다.
“교수님. 어떤 점에서요?”
“보통 유튜브에서 뭔가 나오면 기업 제품 홍보인 거라고 의심을 하잖아요. 도 그런 의심이 있었고.”
“네. 게다가 이 채널은 특정 기업과의 관련성에 대한 얘기가 끊임없이 되었고요.”
진행자가 말했다.
“그렇죠? 그런데 유튜브 채널이 먼저 한 거에서 아이디어를 받아서 기업이 따라 했다? 이건 새롭죠.”
교수가 연신 머리를 끄덕였다.
아무래도 이 얘기는 교수와 진행자가 미리 예상하지 못했던 거겠지.
정말 흥미를 느낀 모양이다.
“그런데, 이 얘기. 하셔도 되는 겁니까? 괜찮아요?”
“아. 네. 일어난 사실을 말하는 거니까요. 괜찮아야죠.”
내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앞으로의 행보는 뭘까요? 대기업에게 유튜버로서 아이템을 계속 소개한다? 아니면 전세계 구독자 랭크에 도전한다?”
진행자도 약간 상기된 표정으로 물었다.
“사실 비영어권 채널로 세계 탑랭크가 되기에는 상당한 허들이 있죠. 저도 궁금합니다.”
“아니요. 일단 저희는 말이죠.”
“네.”
“코로나도 거의 물러가고 있으니, 성을 살 계획입니다.”
“성을 산다고요?”
진행자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아, 네. 저희 채널에서 계속 예고한 콘텐츠가 있거든요. 유럽의 성을 사서, 성 생활 체험을 찍는 거.”
“아, 그 성. 캐슬. 전 깜짝 놀랐네요. 그… 다른 건 줄 알고.”
진행자의 경악했던 표정이 미소로 바뀌었다.
“으하하. 성 매매 콘텐츠인가요?”
“어머! 교수님!”
진행자가 다시 경악했다.
“어휴.”
희연이 자기도 모르게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하하. 왜요. 너무 썰렁한가요.”
교수가 눈치를 보며 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