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th generation tycoon YouTuber RAW novel - Chapter (251)
‘성매매’라는 말이 나오는 순간, 스튜디오 자체가 얼어붙은 게 느껴졌다.
“아뇨. 공중파라서. 힘드시겠다 싶어서요.”
희연이 최대한 말을 돌려서, 대답했다.
사실 그녀가 하고 싶은 말은 이거였다고 한다.
‘공중파라 제약도 많아 구질구질하고, 패널들은 아재 개그나 하고. 아주 죽겠구나.’
하지만 시청자들은 다 알아들었다.
– 유튜버가 나와서 ‘공중파 힘들겠다’ 위로했어! 시대가 변했다.
시청자들의 반응을 정리하면 이랬다.
요즘에는 공중파 프로그램도 ‘다시 보기’ 서비스를 하면서 댓글란을 제공하니까.
* * *
“하하하. 재밌었어요. 희연 씨 멘트가 진짜 화제인 거 아시죠?”
현민이 와인잔을 치켜들고 말했다.
“그러게요. 그게 그렇게 상징적인 멘트인 줄 몰랐네요.”
희연이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그런데, 괜찮지? 보안 프로그램에 대해 내가 말한 거?”
내가 현민에게 물었다.
“하하하! 괜찮을 거 알고 말했잖아. 시치미 떼기는.”
현민이 나를 보며 웃었다.
“오히려 시청률 끝내주게 나온 공중파 프로그램 나가서 우리 상품 간접 홍보해 준 건데 내가 기쁘지 안 기뻐?”
현민이 다시 웃었다.
L그룹은 지금 최전성기를 맞고 있다.
전기 자동차 시대의 개막, 반도체 부족으로 L전자와 L자동차가 엄청난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며 무섭게 성장하고 있다.
S그룹을 턱밑까지 쫓았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
게다가, 우리 유튜브 채널 덕에 싫든 좋든 ‘L그룹’이라는 이름 자체의 매체 노출이 많아졌다.
우리 채널에서 직설적으로 안 다뤄도 댓글란을 보면 항상 ‘L그룹’ 언급.
“그게 과연 긍정적일까 싶다가도, 빅데이터 돌려 보면 할 말이 없어진단 말이지.”
현민이 웃으면서 귀띔해 준 소리다.
결국, L그룹이 성장하고, ‘젊은 기업’ 이미지를 얻게 되는 데 있어서 우리 채널의 공은 그룹 내에서 부정할 수 없는 주요 변수인 것이다.
그리고 형과 사촌형의 승승장구 속에서, 현민은 자기 갈 길을 찾았다.
‘기술개발’과 ‘벤처정신’에 투자하지 않는다는 국내 기업의 이미지에 정면 도전하기 시작했으니까.
L전자, L자동차, L생명의 틈새에서 ‘LIT(L그룹 IT)’를 아예 독립시켜버렸다.
그리고 그 첫 번째 홍보 아이템이 바로 ‘해킹 대비 솔루션’.
다시 말하지만, 이건 우리 채널에서 벌어진 사건을 보고 현민이 뛰어들기로 결심한 사업이다.
우리 채널에서 방송된 홍보 효과를 현민이 주워 먹은 건 맞지만, 우리가 홍보를 해준 건 아니다.
그게 바로 현민의 능력이겠지.
아직 그룹 내에서 자본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현민의 LIT는 L그룹 전체의 이미지 메이커 역할을 톡톡히 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대기업 임원들부터 3세, 4세까지 줄줄이 엮여서 끄집어내질 줄이야.”
이번 사건이 커진 것은, 유튜버가 해커를 잡았다는 것보다, 그 배후의 스케일이 너무 거대한 게 더 중요한 이유였다.
사회에 알려지지 않은 범죄자들이 아니라, 정말 양지에서 활동하고 있는 유명인들이 다 걸려 나왔다.
그 덕에, 약 45일 정도 지나는 동안 우리 채널의 구독자가 1,000만이 늘어나서 3,000만을 돌파해버린 것이다.
걸려 나온 사람으로는 양재호도 예외는 아니었다.
채널은 공중분해 되어버렸다.
양재호도 우리 채널에 대한 ‘사이버공격’이 이루어지고 있음을 모르지 않았던 정황이 여러 번 나와서다.
대신, 박정구는 살아남았다.
굳건하게 살아남았다.
어차피 대기업 근본을 가진 사람들과 달라서 정말 민감한 정보는 그 인간한테 공유가 안 됐더라고?
그래도 ‘한패’ 이미지가 씌워지기는 했는데, 원래 ‘인성 바닥’ 이미지가 있다 보니 별로 타격을 안 입었다.
“나는 그렇게 생각해. 현준이처럼 못 살 거면, 박정구처럼이라도 살아야 한다고.”
박정구 이야기가 나오자, 현민이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하. 글쎄다. 난 잘 모르겠다.”
나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언제 비행기라고?”
“내일 밤. 오늘이 한국에서의 마지막 만찬이야.”
현민의 질문에 내가 대답했다.
“형들 안 만나도 되겠어?”
“어차피 여름 방학 이용해서 가는 거야. 갔다 와서 다시 보면 되지.”
현민이 내 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나도 유튜브 본격적으로 시작해야 하니까, 성 구입하면 바로 초대해라?”
“그래. 근데 너무 광고성으로 유튜브 만들면 합방 안 만들어줄 거야.”
“어휴. 좀 봐줘라. 나는 LIT 수장으로서 유튜브 운영하는 거니까 애초부터 좀 달라요.”
“일단 구체적인 내용 보고 판단하지.”
“어휴.”
현민이 고개를 저었다.
“어머님은 웹 드라마 출연하신다며?”
현민이 화제를 돌렸다.
“네. 시나리오 봤는데, 정말 좋아요.”
희연이 흥분한 얼굴로 끼어들었다.
“오. 희연 씨도 보셨어요?”
“네. 웹 드라마 끝나면, 유튜브 영화 출연하신대요.”
“오. 유튜브 영화라.”
“현준이 어머니 입장에서는 기존 영화계보다 훨씬 깔끔하대요.”
“하. 그렇겠네요.”
현민이 납득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희연 씨하고 범수 씨도 일단은 성 콘텐츠에 집중?”
“음. 전 성 사서 할 일이 있습니다.”
범수가 뿌듯하게 말했다.
“뭐죠?”
“성을 구입해서, 그 안을 초현대식으로 꾸며 볼 거예요. 그거 아주 재밌는 콘텐츠 같지 않아요?”
“오! 그럼 LIT가 도울 포인트가!”
현민이 상체를 쑥 내밀며 말했다.
“네. 그건 한번 긍정적으로 검토해 볼게요.”
범수가 대답했다.
“오. 현준이 승인받고 그래야 하나?”
“아니. 이제 그런 건 희연하고 범수한테 맡길 거야.”
내가 웃으면서 말했다.
“바람직하군. 바람직해.”
현민이 와인잔을 내밀고, 건배를 제안했다.
“자! 그럼 채널의 발전을!”
“너무 거창하게 생각할 거 없어. 성 사서 여름 난 다음에 바로 돌아와서 국내 콘텐츠 찾을 거니까.”
내가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그래. 잘 다녀 와. 너무 오래 있지는 말고.”
“알았어.”
아쉬운 표정을 숨기지 못하는 현민에게, 나는 활짝 웃어주었다.
“그럼. 건배.”
– 건배!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