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th generation tycoon YouTuber RAW novel - Chapter (72)
“응? 그래? 의외네. 한 10대 정도 있을 줄 알았더니.”
내가 머리를 긁으며 말했다.
“좋아. 그럼 내가 페라리를 살 테니까, 너하고 바꿔 타면서 시승 영상을 찍어 봐야겠다.”
“우와…”
내 말에 현민이 감탄사를 뱉었다.
“너는 진짜 한결같이 유튜브 생각이네. 지금 같은 순간에.”
“지금이 왜?”
“아니. 오늘 주주총회 이야기부터 물어볼 줄 알았거든.”
“야. 아까 어떻게 된 거냐고 물어봤거든? 근데 기자들 때문에 쫓겨서 오는 바람에 말 끊긴 거잖아.
“아. 그랬나?”
“나도 주주총회부터 물어볼 생각이었어. 근데 람보르기니를 태우네? P자동차도 아니고. 그럼 나도 못 참지.”
“크크. 알았다.”
내가 능청스럽게 답하자, 현민이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웃었다.
“그만큼 어려운 거냐?”
“응?”
내가 목소리를 바꿔서 진지하게 물어보자, 현민이 놀랐다.
“투표 전에 먼저 사퇴한 거 말야. 나한테 재신임 찬성표까지 부탁했으면서. 삼촌네가 그만큼 자기 편으로 주주들 많이 끌어간 거 아냐? 질 거 같으니까 먼저 사퇴한 거 같은데.”
“음… 꼭 그래서는 아냐.”
현민이 살짝 얼굴을 찡그렸다.
“오. 그래?”
“응.”
“지금 예상치로 얼마나 나오는데? 득표율 말야.”
주식회사니까, 당연히 주식의 수만큼의 득표가 가능하다.
고현욱을 지지하는 주주들의 주식과, 고장혁을 지지하는 주주들의 주식 중 어느 쪽이 더 많은가로 승패가 갈라지는 것이다.
“만약에 오늘 재신임 투표를 했으면, 5:4:1 정도?”
현민이 말했다.
“1은 뭐야. 기권?”
“그렇지. 중립인 사람도 있으니까.”
“허. 그럼 지금 기존 이사진 편 들어준 주주는 기껏해야 반밖에 안 되는 거네.”
“응. 맞아.”
현민의 표정이 약간 어두워졌다.
“그렇군. 만에 하나 지는 일이 생길까봐 자진사퇴한 게 아니군. 이겨도 상처뿐인 승리니까 그랬군.”
“…”
람보르기니 안에 잠깐 침묵이 흘렀다.
“일단 이동할까?”
현민이 람보르기니의 시동을 걸면서 물었다.
“어디로?”
“스튜디오로 데려다줄게.”
“오. 좋지.”
– 꽈과과광~!
“히익.”
엄청난 굉음과 함께 람보르기니가 움직였다.
“이게 슈퍼카 엔진음이군. 실내라서 더 시끄러운걸.”
“응. 이 차 사지 마. 진짜 불편해.”
현민이 충고하듯이 말했다.
“어디 가서 그런 소리 하지 마라. 사고 싶어도 엄두 못 내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
내가 얼굴을 찡그리며 말했다.
“응. 하하.”
* * *
“사실 하나 더 있어.”
“응?”
말없이 운전하고 있던 현민이 갑자기 입을 열었다.
“네 말대로, 재신임 투표에서 이긴다고 해도 좋을 게 없긴 해. 아마 계속 도전이 생기겠지.”
“그렇지. 그럴 바에는 차라리 이사진으로 여러 후보 내놓고 투표로 선택받는 게 낫겠지? 국회위원 선거처럼? 후보가 여러 명이면 결국 득표율이 반반이라도 실제로 선출되는 사람들은 기존 이사들이 많을 테니까.”
“오.”
현민이 감탄사를 뱉었다.
“너는 진짜 사내 정치해도 잘할 거 같다. 그런 것도 읽어낸 거야?”
현민의 말이었다.
“그냥 좀 생각해 보면 아는 거 아냐? 삼촌 쪽에서 아무리 사람을 모아서 공격을 했다고 해 봐야, 기존 주주들한테 얼굴 알려서 당선될 만한 이사 후보는 너네 쪽에 훨씬 많겠지.”
“그래. 그렇긴 한데… 그래도 그걸 누가 가르쳐주지도 않았는데 안 거면 대단한 거지.”
현민이 이렇게 말하고, 다시 말을 이었다.
“어쨌든. 그거 말고, 아예 더 큰 그림이 있어.”
“뭔데?”
나도 그 말에는 호기심이 생겨서 물었다.
“요즘에 대기업에 대해 우리나라 국민들 인식이 완전히 바뀐 거 알지?”
“음.”
나는 간단하게 맞장구쳐 주고, 현민이 말을 잇기를 기다렸다.
“최근에 N유업 불매운동으로 날아갔지. 그게 상징적이고.”
현민이 계속 말을 이었다.
“그리고 상속이나 갑질 문제로 말썽부리면 실제로 보이콧 움직임 벌어지잖아. 이게 지금 우리나라 기업하는 사람들한테 아주 중요한 문제로 부각되고 있어.”
“음. 그렇지. 그러니까 현욱 형도 상속 문제에서 눈치를 봤겠지.”
나도 그 말에는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 이제 대기업을 경영하는 사람들도 좋은 시절 다 갔다고들 해. 사장들이 함부로 직원 못 굴리는 시대가 온 것처럼, 대기업 가문도 눈치를 안 볼 수 없는 시대가 된 거야.”
현민의 말이었다.
“그래서 현욱 형이 그런 시대의 흐름을 경영에 십분 적용하기로 했다? 그래서 오늘 주주총회에서도 그걸 강조한 거다?”
“응.”
내 정리에 현민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서, 진정한 의미에서의 주식회사가 되겠다는 게 진심이다?”
“응.”
“풋.”
코웃음이 나왔다.
“왜?”
“그런 거에 비하면 현욱 형은 상속세 아끼느라고 주가를 너무 떨어뜨렸어.”
“엇.”
현민이 얼굴을 찌푸렸다.
“그치? 솔직히 장혁 삼촌이 저렇게 인베이전을 결심하게 된 것도, 그거 때문 아냐?”
내가 현민의 얼굴을 똑바로 보고 물었다.
“…”
“주가를 일부러 떨어뜨린 거라고 다른 사람이 증명하긴 어려우니까. 국민들 눈치를 보면서도 그 방법은 쓴 거지. ‘너네가 증명 못 할 거잖아’, 이렇게. 그래서 상속세는 줄였는데, 엉뚱한 데서 폭탄이 터진 거고.”
현민은 운전을 하느라고 앞으로 보느라 내 눈을 마주칠 수는 없었다.
하지만 쓴웃음이 나오는 걸 참지는 못했다.
“솔직히 아니라고는 못 하겠다.”
“그거 봐.”
내가 빙긋 웃었다.
“어쨌든!”
현민이 민망한지 웃으면서 소리를 높였다.
“형으로서는 이걸 전화위복의 기회로 만들 수밖에 없어.”
“그래?”
“응. 이렇게 된 거, 스스로든 떠밀려서든 선진적인 경영으로 갈 수밖에 없는 거지. 그리고 그걸 기업 이미지 재고에 활용한다는 전략이야.”
“오. 다른 대기업들과 비교해서 선진 기업이라고 광고한다?”
“응. 그렇지. 그리고 사실 나도 그게 맞는 방향이라고 생각해.”
현민이 눈을 반짝였다.
그래. 고현욱이 이런 말을 하면 안 믿겠지만, 현민은 좀 다르다.
유학파라서 한국의 대기업 문화가 이상하다는 건 잘 알 테니까.
실제로 자기 형들과는 좀 다른 태도를 보이기도 했고.
“흔히 말하길 재벌 1세가 설립했고, 재벌 2세가 글로벌 기업으로 키웠다고 하지.”
현민이 계속 말했다.
“그렇지. 우리나라 발전 과정이 그랬으니까. 1세는 대략 7~80년대. 2세는 90년대와 2000년대 초반. 그 이후는 3세.”
“그런데 3세는 아주 이미지 안 좋잖아. 그냥 클 대로 큰 기업들 물려받아서 갑질만 한 이미지잖아.”
“그것도 그렇네.”
“4세는 3세하고 달라야지. 4세 때부터는 기업 문화를 선진화시켜야 한다고 생각해.”
“호오. 아주 포부가 크네. 네가 그렇게 하겠다는 거지?”
“나도 하겠지만, 현욱 형이 주도해 줘야지. 어쨌든 현욱 형도 이제 그럴 마음이 생긴 거 같아서 다행이야.”
이렇게 대화를 나누는 새에, 우리는 스튜디오에 도착했다.
“우왓! 람보르기니.”
희연과 범수가 람보르기니에서 내리는 우리를 발견하고 놀라서 다가왔다.
희연이 마침 나 대신 P자동차를 운전해 스튜디오에 막 주차하던 참이었다.
“후우… 이 차 승차감 진짜 별로다.”
나는 차에서 내려서, 범수에게 휴대폰을 내밀었다.
“벌써 이 차로 뭐 찍었어?”
범수가 내 휴대폰을 건네 받으며 말했다.
“람보르기니 아벤타도르 1인칭 영상.”
“1인칭 영상?”
“응.”
“1인칭 영상이면 차가 안 보이잖아? 그게 의미가 있나?”
희연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차가 뭔지 몰라도 재미있는 포인트가 있어서 찍었어.”
“뭔데?”
“주변의 차들이 정말 양쪽으로 갈라지더라고. 나는 뒤에 따라오는 차들만 멀리 갈 줄 알았는데, 앞이나 옆에 있는 차들도 차선 바꿔 도망가던데? 그거 찍었지.”
“오오!”
범수가 눈을 크게 떴다.
“P자동차하고 또 다르다, 야.”
내가 웃으면서 말하는데, 현민이 쓴웃음을 지었다.
“그건 또 언제 찍었냐…”
“휴대폰에 버튼 띵, 누르면 되니까. 너 전방주시할 때 녹화 시작했지.”
내가 씨익 웃으며 말했다.
“진짜 너는 이제 뼛속까지 유튜버구나…”
현민의 말을 듣고, 내가 말했다.
“삼촌하고 너네가 싸워주는 바람에 오늘 구독자 수 폭발하게 생겼다. 그럼 당연히 다음 콘텐츠 확보해야지.”
“아, 그런데 현준아.”
희연이 걱정스러운 얼굴로 나를 불렀다.
“무슨 일 있어?”
“정구지전 기억 나지?”
“그 주작 감별사?”
“응. 정국전 짝퉁, 정구지전.”
“아, 드디어 우리 짝퉁 감별 영상 올렸나?”
“응. 올렸어.”
그때 정명선이 격투기 선수들 앞에서 참교육 받던 영상이 주작인지 아닌지 감별하여 올리겠다고 공표했던 정구지전이다.
“되게 오래 걸렸네. 결과는?”
“주작이라고 올렸어…”
“뭐라?”
구독자 474982명
정구지전의 채널 가서 보니, 정말 영상이 하나 올라와 있었다.
– 채널 주작 감별 영상
깔끔한 제목.
조회수는 삽시간에 10만을 넘어가고 있었다.
“제목에다가는 주작이라는 결론 안 써 놨네.”
범수가 머리를 긁으며 중얼거렸다.
“바보냐. 그게 궁금해서 영상 클리하도록 만들어야 하는데 제목에 스포를 하겠어?”
희연이 말했다.
우리 중에 아직 이 영상의 내용을 실제로 본 사람은 희연밖에 없었다.
“아. 그렇군.”
“조회수 올라가는 거 봐라.”
새로고침 해 봤더니, 순식간에 100건 이상의 조회수가 더 집계되었다.
“왜 지금에야 올렸지? 2주도 지났잖아.”
현민이 물었다.
“그거야… 요 며칠동안 우리 채널이 좀 뜸했잖아. 구독자 수도 별로 안 늘었고.”
내가 대답했다.
“아.”
“영상 만드는 데 3~4일 이상 걸렸을 거고. 만들고 나니까 우리 채널이 좀 잠잠했고. 올릴 타이밍 보느라고 ‘존버’하고 있었겠지. 유튜브는 타이밍이니까.”
“아하. 그렇구나!”
현민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역시 유튜브의 세계도 오묘해.”
“그렇지… 그런데!”
내가 꽥 소리 질렀다.
“으잉?”
“너는 왜 자연스럽게 동료인 척 질문을 던져대고 있냐!”
“헉. 대답 다 해 주고 이제 와서?”
“그건… 네가 안 했으면 어차피 범수가 했을 질문이니까.”
“헉.”
범수가 한 방 맞았다는 듯이 머리를 긁었다.
“아, 지금 그게 문제야? 일단 영상이나 좀 봐.”
희연이 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