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baseball genius through talent absorption! RAW novel - Chapter (101)
재능 흡수로 야구 천재-101화(101/210)
101화. 원더스의 원더 원 (4)
첫 타석 홈런.
그것은 태준에게 있어선 프로 데뷔 이후 첫 홈런이기도 했다.
그 순간 태준은 온몸에서 아드레날린이 샘솟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그것은 마치 야구를 처음 접했을 때로 돌아간 것 같은 설렘과도 같았다.
타앗-!
그렇게 홈 플레이트까지 제대로 밟고서 돌아온 원더스의 더그아웃. 동료 선수들은 일부러 난간에 몸을 기댄 채 멀뚱멀뚱 딴청을 피웠다.
데뷔 첫 홈런을 때려낸 타자를 일부러 무시함으로써 환영을 대신하는 일명 더그아웃 사일런트 세레머니였다.
태준도 자신을 모른 체하는 선수들을 뒤로 한 채 성큼성큼 걸어가 자신의 자리에 앉았고. 그제야 선수들은 일제히 태준에게 달려들어 축하를 건넸다.
“와! 태준아! 베넷 상대로 홈런? 너 대체 뭐야? 뭐 하는 놈이야?”
“투수도 잘해! 타자도 잘해! 진짜 미쳤네?”
“크, 이 형님은 믿고 있었다! 우리 태준이가 큰 거 한 방 날려줄 거라고!”
“네? 방금까지 하, 우리 태준이 삼진만 안 당했으면 좋겠네- 하고 계시지 않으셨어요?”
“시끄러 이 시끼야.”
이윽고 모두가 태준의 그 홈런에 놀라는 반응을 보였다.
[오, 살짝 높이 제구된 그 속구를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풀스윙으로 잡아당겨 넘긴다고? 허, 태준이 이 녀석. 오랫동안 타석에 서지 않은 녀석이 맞아?]또한, 그 끝내주는 홈런에 로건 라이트 또한 적잖은 감탄을 보였으며,
[영점이 제대로 안 맞춰진 고성능 스나이퍼의 영점이 제대로 돌아온 거지. 그 총이 지금 감이 날카롭게 선 베테랑 저격수의 손에 쥐어진 거고.]테드 윌리엄스도 터질 것이 터졌다는 듯, 흡족한 미소와 함께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 어제까지만 하더라도 조금 긴가민가했는데. 이번 홈런 보니 딱 느껴지네.]방금의 홈런으로서 더욱이 선명해질 수 있었기에.
[이 홈런은 시작일 뿐이야. 내 장담하지. 저 녀석은 분명 바꿔낼 거야.]투수로서는 로건 라이트를.
그리고 타자로서는 테드 윌리엄스를 넘어설 최고의 야구 선수가 될 미래가.
[세계 야구의 역사를.]2040시즌의 끝은 새로운 역사의 시작.
이태준은 찬란한 미래를 그려나가기 시작했다.
[ 광주 위너스 VS 부산 원더스]ㄴ???? 홈런 뭐임???? 이태준 타자는 못 하는 거 아니었음???
ㄴ베넷 정도면 크보에서는 나름 최상위권 투수인데 그런 투수한테 대뜸 초구 홈런 ㄷㄷ;;;
ㄴ이찬열 핏줄은 어디 안 간다는 건가;
ㄴ여기서 드는 의문 하나. 저런 이태준을 4년간 헤매게 만든 드래곤스 2군 육성 파트는 대체…?
ㄴ리얼 ㅋㅋㅋㅋ 저런 유망주도 4년 동안 못 키워서 ㅋㅋㅋㅋ
ㄴ최선을 다했으면 무능이고 최선을 다하지 않았으면 직무유기다.
ㄴ어쨌든, 이태준은 드래곤스 나가고서 날개 제대로 폈으니 그거면 된 거다!
***
이태준이 메이저리그의 스카우트들에게 장안의 화젯거리가 된 것은 꽤 오랜 이야기.
그들에게 있어서 이태준은 언제든 팀에 확연한 보탬이 되어줄 즉시 전력 자원. 넘어서 비 북미권에서 뛰는 선수 중 가장 가치가 뛰어난 투수, 165Km/h의 강속구를 꽂으며 NPB를 평정한 키사라기 유타마저 뛰어넘을 수 있을 투수로서 받아들이고 있었다.
그리고 지금, 그런 선수의 평가가 또 한 번 급등하게 될 분기점에 도달해 있었으니.
‘오, 이런. 이젠 타격까지···?’
이태준의 투-웨이 플레이어(투타 겸업)로서의 가능성. 그것이 새로이 공표되었기 때문이었다.
‘방금 스윙의 완성도. 저건 고작 몇 달 스윙하는 것만으로 만들어질 수 있는 게 아니야.’
이태준의 타격 방식은 히팅 포인트를 앞쪽에 두고 타고난 유연성과 코어의 힘을 바탕으로 일으킨 폭발적인 회전력을 담아낸 로테이셔널 어퍼 스윙.
조금 더 정확히 표현한다면, 어퍼 스윙으로 출발하지만, 궤도가 마치 레벨 스윙처럼 이어지는 타격 방식.
이는 베이브 루스, 윌리 메이스, 그리고 현대 야구에 이르러서도 벨린저, 트라웃 등 메이저리그 역사 속 수많은 강타자가 채택한 방식이었다.
‘기본적으로 어퍼 스윙을 가져가는 이유는 그저 타구에 힘을 싣고 공을 띄우는 것만이 목적이 아니다. 가장 중요한 건 공을 맞힐 수 있는 면적을 넓히기 위함. 그리고 지금 이태준의 스윙은 현 트렌드에 가장 적합한 스윙.’
과거엔 히팅 포인트를 뒤에 두고 공을 오래 보며 정확성이 떨어지는 어퍼 스윙이 아닌 레벨, 혹은 다운 스윙으로 타격하는 것을 조금 더 옳은 방식으로 여겨왔겠지만,
현대 야구에 이르러 로테이셔널과 리니어 타격, 플라이 볼 혁명, 발사각 이론 등등 수많은 타격 이론이 정립되면서 그러한 방식은 이젠 구시대의 유물 즈음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었다.
그리고 지금 태준의 타격 방식은 아주 현대 야구에서 배럴 타구*를 가장 효율적으로 생산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방식.
타고난 신체의 유연성과 파워를 통해 팔의 수축과 상 하체의 분리, 이동까지 아주 완벽한 타격 방식이라 할 수 있었다.
배럴 타구* : 타율 0.500, 장타율 1.500 이상 기록할 수 있는 타구의 유형으로 메이저리그의 기준은 발사각 26~30도에서 타구 속도가 최소 98마일(약 158Km/h)가량 형성된 타구.
그러한 이유로 스카우트들은 방금의 홈런을 단순한 행운 정도로 치부하지 않았다.
물론 더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선 이태준의 스윙을 첨단 트래킹 시스템을 통해 지금보다 철저하고 심도 있게 분석해야 할 테지만, 스카우트로서의 감은 말하고 있었다.
이태준의 타격. 그것은 만개할 가능성이 상당히 큰 재능이라고.
‘오늘 남은 타격도 좀 더 유심히 볼 필요가 있겠어.’
태준을 향한 그들의 관심은 더 이상 밑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아득히 치솟기 시작했다.
***
방금 타석에서 홈런을 때려낸 타자가 방망이 대신 글러브를 오른손에 끼우고,
헬멧 대신 통상의 볼캡을 쓴 뒤 마운드 위로 올랐다.
그 순간 방금의 짜릿한 감각은 뇌리에서 말끔히 지워낸다.
이윽고 온 집중을 다 쏟아내 단단한 투수를 이어갔다.
퍼어엉-!!!
“스트라이크!!!”
타격한 뒤에 곧바로 마운드에서 투구를 이어가면 밸런스가 흐트러지지 않을까 하는 염려, 그것은 단 한 구만에 종식될 수 있었다.
우타자의 몸쪽 스트라이크 존 보더 라인에 아주 정확하게 걸친 133Km/h의 너클 커브.
부우웅-!!!
퍼어엉-!!!
“스윙! 스트라이크!”
이어서 똑같은 몸쪽 코스, 높은 곳으로 찔러 드는 152Km/h의 포심패스트볼. 그것을 연달아 들어오는 것을 지켜만 봐야 했던 타자는 쓰게 웃었다.
‘흐, 연달아 이런 공을 꽂아 넣는 건 반칙이라고. 반칙···!’
이태준은 빈틈이 없는 투수라는 사실은 뼈가 저리도록 느끼고 있던바. 혹여나 방금의 타석에서 생애 첫 홈런을 때려내고 왔기에 그 환희에 젖어 아주 살짝 빈틈이 보이지 않을까 하는 기대. 이태준이 아무리 괴물과도 같은 위용을 뿜어내고야 있었지만, 그는 엄연히 경력이 부족한 신인 선수였으니까.
하지만 방금 그 두 개의 공은 그 일말의 기대조차 헛되고 헛된 기대였음을 여실히 깨닫게 해줬다.
슈우우우웅-!!!
생각할 틈조차 주지 않을 정도로 빠른 투구 인터벌과 동작.
그것으로부터 뿜어져 나오는 공은 바람을 매섭게 가르는 소리와 함께 자신의 몸쪽을 향해 파고 들었으며,
부우웅-!!!
노 볼 투 스트라이크. 볼 카운트가 몰린 상황에서 타자는 스트라이크 존 비슷하게 들어오는 그 공에 즉각 대응을 보일 수밖에 없다.
빠각-!
그리고 그것은 투수가 노골적으로 바라던바.
스트라이크 존 안으로 들어오다가 갑작스레 타자의 몸쪽 깊은 곳으로 예리하게 꺾이는 무브먼트.
컷패스트볼.
그것은 타자가 방망이의 얇은 부분을 정확히 직격시켰다.
“아웃!”
그렇게 태준은 아웃 카운트를 조각 케이크를 먹듯 너무도 쉽게 쌓아 올리고 있었다.
「오늘 이태준 선수의 커터. 정말 날카롭습니다. 타자들이 정타를 맞춰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그리고 오늘 경기 이태준 선수, 저 커터를 던지는 빈도를 늘였거든요? 투수는요 그날그날 긁히는 공이 있으면 그 공의 활용도를 높이길 원합니다. 예상하건대 지금 이태준 선수. 공을 던지면서도 커터가 제대로 들어가고 있다는 걸 스스로 느끼고 있을 겁니다.」
해설이 언급한 것처럼 오늘 태준의 주력 구종은 컷패스트볼. 쌓아 올린 아웃 카운트는 어느덧 14개. 그중 절반 조금 넘는 8개의 아웃 카운트를 컷패스트볼로 잡아냈다.
또한, 그 컷패스트볼은 오늘 좌우 타자를 막론하고 구사 중.
“하 씨. 오늘 커터 진짜 장난 없다. 포심이랑 구별도 안 되고. 움직임도 괴상하고.”
“그러니까. 구속이라도 느리면 몰라. 저 커터가 150이 곧잘 나오니···. 돌겠다. 돌겠어.”
우타자를 상대로는 몸쪽으로 좌타자를 상대로는 바깥쪽으로 절묘하게 방망이를 빗겨 가는 그 커터에 위너스의 타자들은 몸서리를 치고 있었다.
“어째 오늘 커터가 지난번 때보다도 훨씬 날카로워진 것 같냐?”
그리고 그 커터는 체감상 지난 경기 때보다도 훨씬 더 까다로웠으니.
“그냥 기분 탓인가···?”
그것은 단순한 기분 탓이 아니었다.
【※웨폰 마스터가 적용됩니다. <컷패스트볼>의 레벨이 3 상승합니다.】
【<컷패스트볼 Lv.8>】
실제로 지금 태준이 구사하는 컷패스트볼은 더욱 위력적인 상태.
【※ 당일 누적 투구 수가 50구에 도달했습니다!】
【<웨폰 마스터>의 추가 효과가 발동됩니다!】
【특정 구종의 레벨을 3단계 향상시킬 수 있습니다!】
【<투심패스트볼>의 레벨이 3 향상됩니다!】
【<투심패스트볼 Lv.8>】
그리고 지금, 정확히 50구가 채워지면서 또 하나의 구종의 랭크를 끌어올릴 수 있었다.
[이봐. 로건. 지금 태준이가 던지는 구종들. 다 네가 구사했던 구종들과 본질이 같은 구종들이잖아?]이윽고 시스템을 스윽 살피던 테드 윌리엄스가 물었다.
[그렇지.] [그러면, 레벨을 어느 정도까지 끌어올려야 네가 던졌던 수준 정도가 될 수 있다고 보냐?]태준이 현재 구사하는 구종들은 타점만 조금 다를 뿐 전부 로건 라이트가 구사했던 것과 같은 메커니즘을 지닌 구종.
그렇다면 레벨을 어느 정도 올릴 수 있다면 메이저리그를 평정했던 기교파 투수와 같은 수준으로 공을 던질 수 있는 것인가.
[흠, 이게 던지는 사람이 누구냐에 따라 조금 다르긴 할 텐데. 태준이가 구사하는 수준을 고려해본다면···.]자신이 던진 구종이었기에 로건 라이트는 그것을 꽤 정확하게 통찰할 수 있었다.
[10레벨 정도만 되더라도 내가 던지는 수준까지 도달할 수 있을 거야.]10레벨.
태준이 구사하는 구종은 전성기 시절의 로건 라이트가 던졌던 수준만큼 위력을 뿜어내기까지 필요한 최소 조건.
만약 그것을 넘어설 수 있다면.
[태준이라면 돼. 무조건 될 거야.]로건 라이트. 그마저 넘어선다.
따악-!
“아웃”
그 경지 역시 얼마 남지 않은 경지였다.
***
이태준은 이태준. 오늘 경기에서도 긴 이닝을 단 한 점의 실점 없이 막아내고 있었다.
따아악-!!!
“세이프!”
반면에 원더스의 타자들은 3회 말에 터진 태준의 벼락같은 솔로 홈런을 신호탄으로 조금씩 그 활로를 찾아가고 있었으니.
TEAM 1 2 3 4 5 6 7 8 9 R
위너스 0 0 0 0 0 0 0 0 – 0
원더스 0 0 1 1 2 0 1 – – 5
의지가 꺾일 대로 꺾인 위너스 선수들의 눈빛엔 더 이상 독기가 서려 있지 않았다.
이태준을 상대해야 하는 타자들도,
그리고 원더스의 타자를 잡아내야 하는 투수들도.
그들의 머릿 속엔 이미 ‘패배’라는 두 글자가 아주 선명히 새겨 넣어지고 있었다.
그런 상황 속, 어느덧 경기는 8회 말.
오늘 경기 9번 타선에 출전한 이태준이 네 번째 타석에 들어섰다.
8회까지 실점 없이 마운드를 지켜낸 그 선수의 타격 성적은 3타수 3안타 1홈런 2타점.
그야말로 투타에서 완벽 그 자체.
이태준-! 이태준-!!! 이태준-!!!!! 이태준-!!!!!
원더스의 팬들은 그 선수가 타석에 들어서자 그 어느 때보다 큰 함성으로 맞이했다.
“히야, 우리 팬들 야구 참 좋아해. 그치?”
그 모습을 더그아웃에서 지켜보고 있던 정준은 얕은 탄성과 함께 입을 열었다.
“야 해솔아. 지금 저런 거 보면 그런 생각 들지 않냐?”
“어떤 생각?”
“너도 그렇고 나도 그렇고. 야구 참 오랫동안 잘 했잖아? 그러다 보니 팬분들도 늘 우리만 찾았고.”
정준, 그리고 원해솔. 두 선수 모두 20년 가까이 선수 생활을 이어온 베테랑 중의 베테랑.
동시에 자타가 공인할 수밖에 없는 굴지의 커리어를 남긴 선수.
그런 선수들이었기에 원더스의 팬들은 환희의 순간이든, 위기의 순간이든. 그 두 선수를 가장 먼저 떠올렸고 또 그 둘에게 의지를 해왔다.
그런데 지금, 그 두 선수 모두 벤치에 있었다. 지난 경기에 등판했던 정준은 휴식 차원에서, 원해솔은 부상 때문에.
“그런데. 지금은 아무도 여길 보고 있지 않아. 다들 그라운드만을 보고 있고 후배들을 위해 환호를 아끼지 않고 있어.”
그런 상황 속에서도 팬들은 자신들이 아닌 다른 선수들만을 바라보고 그들을 의지하고 기꺼이 환호했다.
그것으로 느낄 수 있었다.
“아무래도 지금이 딱 그만둘 적기였나 봐.”
끝이 왔음을.
또한, 그 끝은 정준이 그간 그려온 가장 이상적인 마무리.
따아악-!!!
「쳤습니다! 좌중간! 좌중간을 완벽하게 갈라냅니다! 이태준 선수가 네 번째 타석에까지 안타를 뽑아냅니다! 오늘 경기 4안타! 3루 주자 홈으로 2루 주자도 흠으로! 1루 주자까지 홈으로~! 들어옵니다! 싹쓸이 3타점! 이태준 선수의 3타점 적시 2루타! 이 경기의 쐐기를 박는 깔끔한 2루타! 이것으로 원더스의 21세기 첫 우승이 코앞까지 다가왔습니다!」
와아아아악-!!! 이태준-!!! 이태준-!!! 이태준-!!!!! 이태준-!!!!!
팀의 우승.
그 우승에서 보이는 희망 가득한 미래.
누군가에겐 새로운 시작일 오늘은.
누군가에겐 더할 나위 없는 마지막이었다.
“난 먼저 간다.”
“그래···. 멀리 안 간다.”
지금의 정준에겐 그 어떤 아쉬움도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