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baseball genius through talent absorption! RAW novel - Chapter (106)
재능 흡수로 야구 천재-106화(106/210)
106화. 이젠 안녕 (4)
메이저리그가 일본과 한국 시장에 눈독을 들이게 된 것도 이제는 꽤 오랜 이야기.
물론 그 중심은 여전히 한국보다는 일본에 놓여 있었다.
[메이저리그에서 NPB는 인재들이 양성되는 아카데미 같은 느낌이지. 기본적인 수준도 AAA 정도는 가뿐히 넘을 정도로 제법 높은 데다가 육성 기조도 제대로 잡혀 있거든.]NPB에서 뛰어난 활약을 선보인 선수가 포스팅 시스템, 혹은 FA 제도로 메이저리그로 건너가 좋은 성적을 거둔 경우.
타자로는 스즈키 이치로, 마쓰이 히데키.
투수로는 노모 히데오, 구로다 히로키, 다르빗슈 유.
최초의 투타 겸업 성공 사례인 오타니 쇼헤이까지.
그 성공 사례는 제법 많았고, 그렇기에 NPB에서 뛰어난 성적을 거둔 선수는 실상 메이저리그에서도 보증 수표나 다름이 없었으니까.
[게다가 일본은 포스팅 요건을 충족하는 데까지 제한도 걸려있지 않아서 선수만 원한다면 2년 차부터 바로 포스팅으로 해외로 진출할 수 있지. 그러니 메이저리그의 팀들이 일본 야구에도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는 거고.]게다가 그들은 해외 진출을 위한 시스템도 유하게 구성되어 있었다. 물론 한국도 포스팅 시스템을 취득하기까지의 조건을 어느 정도 느슨하게 풀어주기야 했겠지만, 그럼에도 2년 차 시즌부터 팀에서 허락만 받으면 해외 진출이 가능한 NPB와는 분명 차이가 있었다.
그렇기에 일본 야구는 메이저리그의 숱한 관심을 받을 수 있었고,
그것이 고작 21살의 나이에 최고 164Km/h의 강속구를 던져 전 세계 야구계 놀라게 했던 천재 투수이자
2040시즌 270개의 탈삼진과 1.27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투수, 지바 롯데의 키사라기 유타가
메이저리그의 모든 팀에게 관심을 받는 이유.
이번 시즌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에 입성을 앞두고 있던 그를 모든 메이저리그의 팀들이 영입하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는 것은 지극히도 당연한 반응이었다.
[하지만, 한국 야구는 조금 다르지. 아쉽지만, KBO 선수들의 대다수는 그들의 시선 안팎에 들어와 있지 않아.]그런 상황 속, 냉정히 바라보건대. 메이저리그에게 KBO는 NPB라는 그늘에 가려진 리그였다.
리그의 수준 차이도 있을 테고, 과거보다는 개선되었다지만 여전히 포스팅을 통해 해외로 진출하기까지 요원한 리그였으니까.
세 시즌을 연달아 투구 골든 글러브를 수상했던 정준과 같은, 이따금 튀어나오는 이레귤러들에게만 관심을 비추는 것이 최선.
그것이 NPB의 선수들은 어느 정도만 성과를 이루면 메이저리그로 진출하곤 하지만, KBO의 선수들은 소수의 선택받은 선수들만이 진출하는 이유였다.
그리고 이태준은 그런 소수의 선택받은 선수.
아니, 소수를 넘어서 유일했으며,
전무후무했다.
[그래서, 태준이 네 업적이 보통 업적이 아니라는 거지. 그 불모지에 가까운 곳에서 피어났으면서 메이저리그를 뒤흔들고 있는 셈이니까.]지금 이태준은 일본 야구계에서 10년에 한 명 나올까 싶은 괴물 투수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것을 넘어서 더 높은 평가도 심심찮게 받는 선수였다.
심지어는 메이저리그의 한 단장을 중요한 일정마저 불참하고 먼 타향까지 움직이게 할 정도로!
“이태준 선수. 윌리엄 파커 단장. 지금 막 도착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 단장이 지금 막 한국에 도착했다. 단 한 명의 선수를 위해서.
***
메이저리그는 단장 야구 시스템이 완전히 자리를 잡은 곳.
단장은 구단의 운영과 영입, 선수 육성뿐만 아니라 출전 로스터에 어떤 선수를 기용할 것인지까지 그 영향력을 행사하곤 한다.
이것은 단순하게 생각할 수 없는 것.
메이저리그의 팀은, 특히 빅 마켓이라 불리는 팀들은 경기장 운영비나 프런트 월급 같은 지출을 제외하고도 1년에 선수들의 연봉으로만 무려 3억 달러를 지출하기도 한다.
즉, 메이저리그의 단장들은 보통의 사람들은 상상조차 하기 어려운 금액을 오로지 팀이 야구를 더 잘하기 위함. 그 이유로 관리하는 이들.
윌리엄 파커, 뉴욕 메츠의 단장은 그런 단장들 사이에서도 유능한 축에 속하는 인물이었다.
그 명망 높은 하버드의 학부 출신인 것은 차치하더라도 당장 뉴욕 메츠라는 팀을 10년째 우승 가능한 수준으로 끌어올렸으며, 앞선 세 시즌 연속 내셔널 리그 동부 지구 1위의 자리에 올린 단장이었으니까.
그런 대단한 사람이 이태준과의 계약을 위해 한국으로 건너왔던 것.
“만나서 반갑습니다. 윌리엄 파커입니다.”
심지어 조금 어눌한 한국말로 먼저 인사를 건네왔다.
“반갑습니다. 이태준입니다.”
그의 인사에 태준은 제법 유창한 영어로 답변했다.
“오, 영어 실력이 꽤 유창하시네요.”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훌륭하군요.”
윌리엄 파커도 살짝 놀란 듯한 반응을 보일 정도로.
【영어 회화가 가능합니다.】
그런 태준의 영어 실력은 시스템이 내려준 또 하나의 축복. 덕분에 영어권의 인물들과도 자연스러운 대화를 나눌 수 있게 됐다.
“지난 연락 때 말씀드렸던 것처럼. 저희 측에서 원하는 건 월드 시리즈 제패가 가능한 전력, 투타 겸업의 완전한 보장, 그리고 단년 계약입니다.”
“다행히도 메츠는 지난 세 시즌 연속 내셔널 리그 동부 지구 1위를 기록한 팀입니다. 비록 월드 시리즈까지 도달하진 못했지만, 언제든지 패권을 차지할 준비가 되어있는 팀입니다. 그리고 전 이태준 선수야말로 메츠가 패권을 차지하기 위한 마지막 퍼즐이 될 수 있을 거라 확신합니다. 그리고 투타 겸업의 완전한 보장, 단년 계약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을 사안이겠고요.”
뉴욕 메츠.
스티브 코헨이 구단주 자리에 오른 2021시즌을 기점으로 메이저리그 최고의 빅 마켓 팀 중 하나로 거듭난 팀.
이후 저스틴 벌렌더, 에드윈 디아즈 등 수많은 S급 플레이어가 뉴욕 메츠의 유니폼을 입게 됐고, 개중에선 로건 라이트도 포함되어 있었다.
그리고 현재의 뉴욕 메츠는 오랜 기간 강팀으로 군림하고 있었으며 LA 다저스, 보스턴 레드삭스, 같은 지구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 함께 우승에 가장 가까운 팀으로 평가되는 팀이기도 했다.
그런 점에서 뉴욕 메츠는 태준이 원하는 첫 번째 조건은 충족시킨 셈.
하지만, 그것만으로 계약을 섣불리 진행할 생각은 없었다. FA 신분인 만큼 태준 측에서도 그 신분을 십분 활용할 수 있어야 했기에.
“네, 좋습니다. 그 이외에도 저희 측에서 요구하는 것들이 있습니다.”
에이전트 백승수는 그다음 조건들은 언급하고자 했고,
“아, 그 이야기를 듣기 전에 저희 나름대로 이태준 선수를 위해 해줄 수 있는 것들 먼저 이야기해봐도 괜찮겠습니까?”
바로 그 순간, 윌리엄 파커 단장의 눈이 번뜩였고,
백승수는 태준의 눈치를 스윽 살폈다. 그리고 태준이 고개를 가볍게 끄덕였다.
“네, 알겠습니다. 말씀 주시죠.”
“감사합니다.”
과연 뉴욕 메츠가 이태준을 위해 어디까지 정성을 보일 수 있는가. 윌리엄 파커는 자신들이 계획한 것들은 언급하기 시작했다.
그런 그의 이야기가 거듭되는 동안 이태준과 그의 에이전트 백승수는 몇 차례 고개를 끄덕였고, 그것은 문명 긍정의 신호였을 터.
그 모습을 뒤편에서 바라보고 있던 로건 라이트도 나지막이 읊조렸다.
[흐, 역시 윌리엄 파커야. 선수가 어디에 미치고 무엇을 원하는지 정확히 꿰뚫어내는 녀석이라니까.]***
과거, 로건 라이트가 아직 뉴욕 메츠에서 한창 전성기가 끝나고 가파른 하락세에 접어들고 있던 시점.
윌리엄 파커는 그때 뉴욕 메츠의 단장 자리에 올라섰다.
그런 윌리엄 파커와 로건 라이트의 첫 만남.
사실 로건 라이트는 과거만큼 좋은 공을 던질 수 없었다는 것을, 팀에 더 이상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스스로 잘 알고 있었기에 그 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생각하고 있었다.
“로건, 우리에겐 아직 당신이 필요해요. 그리고 전 이다음 시즌 당신이 아직 끝나지 않았음을 증명하고 싶습니다.”
윌리엄 파커가 만류 의지를 강하게 보이기 전까지는.
어깨와 허리의 상태가 좋지 못했기에 로건 라이트는 더 이상 오래 공을 던질 수 없었기에 그가 메츠와 맺은 계약은 1년.
그리고 그 1년, 로건 라이트는 다시금 비상했다. 그리고 본인의 생애 마지막 사이 영 상까지 손에 거머쥘 수 있었다.
[안타깝게도 그 시즌을 끝으로 어깨가 완전히 망가져 버려서 이후로 더 공을 던질 수는 없었지만, 끝난 줄만 알았던 내가 세 번째 사이 영 상을 거머쥘 수 있었던 건 윌리엄 파커 단장의 판단이 틀리지 않았다는 뜻이겠지.]비록 그 부활은 단 한 시즌의 회광반조였겠지만, 그 순간 피어오른 빛은 아주 강렬했다.
그리고 그 빛이 피어오를 수 있던 것은 윌리엄 파커가 영입해온 한 명의 포수의 덕이 컸었다.
[내 평생 공을 던지면서 그렇게 뛰어난 포수는 본 적이 없었어. 만약 내가 그 녀석을 조금 더 일찍 만났더라면, 난 아마 그 누구와도 비교되지 않을 최고의 전성기를 보낼 수 있었겠지.]자신의 투구에 대한 자부심이 강한 로건 라이트마저 인정해 마지않던 포수.
당시 22살 유망주에 불과했던 그 포수는 로건 라이트와 보냈던 그 시즌을 시작으로 메이저리그의 커리어를 시작했고, 그로부터 십수 년이 흐른 지금.
통산 WAR이 무려 65에 달하는 전설적인 포수, 지금 당장에 은퇴해도 명예의 전당에 입성할 수 있을 커리어를 남긴 포수가 되어있었으니,
그 포수의 이름은 ‘리암 쿠퍼’.
[리암 쿠퍼. 그 녀석은 정말 최고의 포수였어. 볼 배합이면 볼 배합, 수비력이면 수비력, 멘탈이면 멘탈. 그 모든 것들이 최고였지. 그간 네 공을 받아줬던 송정근, 그리고 원해솔. 두 녀석도 꽤 훌륭한 포수였겠지만, 솔직히 말해서 비교하는 게 실례야. 내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최선의 선택지를 꺼내줄 수 있던 포수는 리암 쿠퍼. 그 녀석뿐이었으니까.]그 로건 라이트가 극찬을 아끼지 않는 그 포수는 여전히 뉴욕 메츠의 주전 포수였다.
그것만으로도 뉴욕 메츠는 이미 태준에게도 최선의 선택지라고도 할 수 있었다.
그런 상황 속, 윌리엄 파커는 이태준의 영입을 위해 그것보다 더 나아간 최선을 보였다.
그 첫 번째는 백업 포수의 영입.
“이미 메츠는 최고의 포수가 뛰고 있습니다. 아마 이태준 선수도 그와 호흡을 맞춰보면 바로 느껴지실 겁니다. 리암 쿠퍼가 얼마나 뛰어난 포수인지를요. 하지만, 불의의 일로 인해 리암 쿠퍼가 홈 플레이트를 지키지 못하는 순간이 올 수도 있겠죠. 만약 이태준 선수가 원한다면, 리암 쿠퍼가 없을 때도 못지않은 최고의 투구를 보일 수 있도록, 얼마가 들던 곧바로 좋은 수비력을 갖춘 포수를 영입해오겠습니다.”
이미 최고의 포수를 지닌 팀이 단 한 명의 투수를 위해 백업 포수를 영입해주겠다는 것. 그것은 분명한 특혜. 뉴욕 메츠가 이태준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를 알 수 있을 대목이었다.
“또, 지난 시즌까지 메츠의 지휘봉은 알렉산더 모건 감독이 붙잡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올해를 끝으로 그와의 계약이 끝났죠.”
그리고 또 하나의 태준이 솔깃하게 느낄만한 이야기를 꺼냈으니.
“저희는 꽤 많은 감독 후보군이 있었고, 개인의 능력, 매니징 스타일, 비전 등등. 정말 오랜 상의를 나눴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최종 결정 단계만이 남아 있습니다.”
바로 뉴욕 메츠의 새로운 사령탑 자리에 누구를 앉히느냐.
그 인물은 태준으로서 전혀 예상치도 못한 인물이었으니.
“우리는 어제 이찬열 타격 코치에게 정식으로 감독 승격을 제안했습니다.”
“네···?”
지난 시즌까지 뉴욕 메츠의 1군 타격 코치였고,
과거 KBO 광주 위너스의 전설적인 선수였으면서,
그리고 이태준의 아버지.
“아버지를요···?”
이찬열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