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baseball genius through talent absorption! RAW novel - Chapter (107)
재능 흡수로 야구 천재-107화(107/210)
107화. 아시아의 로건 라이트 (1)
광주 위너스의 전설적인 선수이자 현재 뉴욕 메츠의 1군 타격 코치 이찬열은 비단 뉴욕 메츠뿐만 아니라 미국 야구계에서도 꽤 유능한 타격 코치로 인정받는 인물이었다.
그것이 동양인 신분임에도 빠르게 미국 야구계에 녹아들어 메이저리그의 한 팀의 타격 코치가 될 수 있었던 이유.
지금도 뉴욕 메츠의 꽤 많은 주축 타자들은 이찬열 코치를 믿고 의지하고 있었다.
선수로서 이룬 업적도 나름 빼어났으며,
본인만의 확실한 야구관이 존재하고, 코치로서의 실적, 그간 보인 카리스마와 리더십은 이찬열이 감독으로서도 꽤 유능한 인물이 될 수 있음을 알 수 있을 방증.
실제로 기존의 알렉산더 모건 감독과의 계약 종료가 발표되고 새로운 감독 후보군에 이찬열의 이름이 올라 있다는 기사는 태준도 접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정말로 이찬열이 감독이 뉴욕 메츠의 사령탑이 되리라는 기대를 하는 것은 조금 어려웠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스즈키 이치로, 오타니 쇼헤이, 박철호, 추성우, 정준 등 수많은 선수가 메이저리그에서 성공하면서, 미국 야구계에서 동양인이 갖는 위상은 분명 과거보다 높아졌음은 부정할 수 없겠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한계는 뚜렷했을 테니.
1995년 ‘토네이도’ 노모 히데오가 내셔널리그 신인왕을 수상한 뒤로 약 45년이라는 짧지 않은 시간 동안 수많은 아시아의 선수들이 메이저리그를 거쳐 가 그 입지를 다지는 와중에도 동양인이 사령탑의 자리에 오른 경우는 단 한 번도 없었던 것이 그 증거.
그렇기에 이찬열이 감독 후보군이 올랐다는 의견이 적잖이 나오고 있었지만, 그가 실제로 감독이 되리라는 추측을 하는 이는 거의 없었다.
태준도 그중 한 사람이었다.
하지만 메츠는 태준이 생각했던 것보다 과감했고, 그 과감함은 분명 울림이 있었다.
“만약 아버지가 감독이 되고 자식이 선수라면, 기용 관련해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올 수도 있겠네요.”
다만 늘 그렇듯 그 과감함에는 분명 반향이 뒤따른다.
“그럴 수 있겠죠. 하지만 이태준 선수도 잘 아시다시피 그들의 비판엔 언제나 전제 조건이 깔립니다.”
그런 반향이 생기는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너무도 명료했다.
“야구를 못할 때, 또 성적을 내지 못할 때.”
결국은 성적. 성적이 좋으면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라면 웬만한 일은 거의 용인되고 성적이 좋지 못하면 작은 일도 크게 부풀어지며 대역죄인이 되는 것이 이 판의 특성.
“1990년, 켄 그리피 시니어와 그의 아들 켄 그리피 주니어, 두 선수는 한때 같은 팀에서 뛰었고, 부자 백투백 홈런을 때려내면서 모두의 감탄을 끌어냈던 적도 있었습니다. 그런 그들이 감탄을 끌 수 있었던 이유는 야구를 잘했기 때문이겠죠. 그들도 만약 야구를 잘하지 못했더라면, 부자가 함께 팀을 망치고 있다는 비판으로부터 자유롭진 못했을 겁니다.”
즉, 그런 잡음은 승리의 환호성으로 충분히 덮을 수 있었고, 그것이 최선.
“단언컨대. 저는 이태준 선수의 성공을 그리고 이찬열 감독의 성공을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그 둘은 메츠에게 새로운 역사를 선사할 것이며 영웅이 될 것입니다. 함께 일으키지 않겠습니까? 메츠의 기적을.”
예상을 뛰어넘은 윌리엄 파커 단장의 제안. 태준은 잠시 백승수와 눈빛을 교환했다.
“잠시 상의할 시간을 필요할 것 같군요.”
“물론이죠. 언제든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그것으로 그 협상은 잠시 보류되었다.
그렇게 윌리엄 파커 단장이 잠시 자리를 비워준 사이. 태준과 백승수는 협상을 두고서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
타자 입스에 걸린 이후 태준은 삶이 쉽게 풀린다는 생각을 하기가 조금 어려웠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인플레이 타구를 만들어도 기이할 정도로 불운하게 전부 수비수의 글러브에 막혔던 것처럼.
“사실 이태준 선수의 이야기를 처음 들었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른 팀은 뉴욕 메츠였습니다. 월드시리즈를 충분히 노려볼 수 있는 팀이기도 하고. 또 이태준 선수가 원하는 포수가 홈 플레이트를 지키고 있는 팀이니까요. 거기에 이찬열 코치님도 계시니. 이태준 선수에게 가장 좋은 환경을 마련해줄 수 있을 팀이라 생각했습니다.”
“네, 저도 같은 생각입니다.”
하지만 지금은 달랐다. 운이 꽤 따랐다고 할 수 있었다.
뉴욕 메츠.
사실 태준이 자신이 원하는 조건들을 생각하고 있었을 때 가장 최우선으로 고려하고 있던 뉴욕 메츠였다.
백승수의 말마따나 뉴욕 메츠는 기본적인 전력도 강하고 구단주의 투자 의지도 강하며 현 메이저리그 최고의 포수 중 한 사람, 리암 쿠퍼가 버티는 팀.
그런 팀이 자신에게 이토록 큰 관심을 보이는 것은 태준에겐 꽤 행운이었다.
게다가 금액적인 부분에서도 뉴욕 메츠가 배팅한 금액은 양키스와 같은 3500만 달러. 샐러리 캡 관리가 그리 쉽지 않은 상황이었음에도 그런 금액을 배팅한 것은 메츠가 얼마나 자신에게 진심인지 알 수 있을 대목.
“한국에서 있을 때부터 줄곧 생각해왔던 일입니다. 아버지와 같은 팀에서 뛰는 순간을.”
아버지 코치로 있는 팀에서 선수로 뛸 수 있다면 어떤 기분일까. 그것도 메이저리그에서. 그 생각은 태준에겐 오랜 즐거운 상상.
“그리고 로건 라이트 선수가 올랐던 마운드에 오르는 순간을.”
그리고 뉴욕 메츠 시티 필드의 마운드. 한때 로건 라이트가 지배했던 그 마운드 위에 오르는 상상.
“그러고 보니. 이태준 선수 미국에서 별명이 아시아의 로건 라이트였는데. 아시나요?”
“그렇게 불러준다는 이야기는 간혹 들었습니다.”
“예컨대. 로건 라이트 선수의 향수가 남아 있는 메츠 팬들이라면 이태준 선수의 입단을 두 팔 벌려 환영하겠죠.”
“흐흐. 그거 상상만으로도 행복한 일이겠네요.”
비록 길진 않았지만, 그 짧은 시간 동안 로건 라이트가 남긴 강렬한 인상. 그것은 메츠의 팬들에겐 여전히 그리움 한가득 담긴 향수였다.
태준은 백승수의 그 말에 뒤편에서 자신을 바라보고 있던 그 향수의 장본인, 로건 라이트와 시선을 맞췄다.
이후 어깨를 으쓱한 뒤 이렇게 말했다.
[예전부터 말했지만. 난 네가 어떤 선택을 내리든 관여할 생각 없어.]FA는 그 선수가 누려야 할 특권과도 같은 것. 로건 라이트는 그 결정에 의견을 낼 생각이 추호도 없었다.
즉, 지금의 결정은 태준이 내린 결정.
“한 번 제대로 되어 보죠. 아시아의 로건 라이트.”
고민은 그렇게 끝이 났다.
***
결심 이후의 계약은 일사천리였다.
한국에서 치러진 윌리엄 파커와의 회동에서 구두 계약을 마친 뒤 이후 피지컬 테스트까지 통과.
이태준은 공식적인 메츠의 선수가 되었다.
[[오피셜] 이태준, 뉴욕 메츠와 계약 완료!] [1년 3500만 달러! 아시아 선수 단일 시즌 역대 최고 연봉 경신!] [아시아의 로건 라이트. 메츠의 숙원 풀어주나?]이윽고 온라인 세상은 이태준과 메츠의 계약 기사로 점철되기 시작했고,
덕분에 그 어느 때보다 뜨겁게 타오르는 스토브 리그가 만들어질 수 있었다.
ㄴ와 1년 3500만 달러? 계약 규모 미쳤네?
ㄴ들리는 소문으로는 양키스에서도 3500만 달러 배팅했다더라
ㄴ심지어 메츠 단장은 한국까지 직접 와서 러브콜 보냈다던데?
ㄴ진짜?
ㄴ지난 시즌까지 최저 연봉 받던 선수가 3500만 달러;; 인생 역전 미쳤고…
ㄴ실력 인정 제대로 받았네!
그리고 태준을 향한 반응들은 이제 국내로 한정되어 있지 않았으니.
미국, 메이저리그의 팬들도 이태준의 계약에 뜨거운 반응을 보이기 시작했다.
ㄴ이태준? 그 아시아의 로건 라이트? 그 녀석이 메츠로 간다고? 오… 이런…
ㄴKBO…? 그 정준이 뛰던 리그? 거기서 뛰는 선수가 3500만 달러나 받을 가치가 있어?
ㄴ너 이태준 몰라? 한국에서 114이닝 평균자책점 0.00
ㄴ??? 그런 기록이 가능하다고?
ㄴ거기에 삼진도 기가 막히게 잘 잡음. 14타자 연속 탈삼진에 9이닝 20K도 한 적 있음
ㄴ그냥 레벨이 다른 선수네…?
ㄴ그러니까… 우리 팀 왔어야 했는데… 아쉬워… 🙁
그런 미국, 메이저리그 팬들의 관심은 이태준의 입단 기자회견 자리에서 더욱이 불거질 수 있었으니.
이태준이 처음으로 부산 원더스의 유니폼이 아닌 뉴욕 메츠의 유니폼을 입고서 공식 선상에 선 자리.
한 기자가 이런 질문을 던졌다.
“최근 뉴욕 메츠가 이찬열 타격 코치와 감독 계약을 맺었었습니다. 혹시 그 계약이 이태준 선수가 뉴욕 메츠를 입단을 결정하게 된 이유에 얼마나 큰 영향을 끼쳤습니까?”
그것은 아버지 이찬열과 뉴욕 메츠 사이에 맺어진 감독 계약.
새로 입단하게 된 팀의 감독이 그의 아버지였던 만큼 그 기자의 질문은 은근히 많은 이들이 궁금해하던 사안.
태준은 그 질문에 곧바로 자신의 답변을 내놨다.
“네, 아버지가 감독이 된 것도 제가 입단하게 된 이유에 분명 영향이 있었습니다.”
“무슨 의미인지 조금 더 정확히 말씀 주실 수 있을까요?”
“물론이죠. 제가 메이저리그에 입단하기 전 원했던 게 있습니다. 사이 영 상, MVP. 그리고 월드 시리즈 우승. 뉴욕 메츠는 제가 그 모든 것을 이룰 수 있는 팀이라 생각했고. 제가 봐온 아버지라면 어떤 리그든 최고의 감독이 되어 팀을 우승으로 이끌어줄 수 있을 거라 믿어 의심치 않았습니다.”
미국 무대에 이제 막 처음 발을 들인 신인 선수가 보이는 당찬 포부.
그 순간 그 기자회견을 찾아온 이들은 웅성거림이 불거졌었다.
질문을 꺼낸 기자도 살짝 당황한 듯한 어조로 그다음 질문을 던졌다.
“이태준 선수는 아직 메이저리그 경험이 없는 선수고, 이찬열 감독은 이제 첫 시즌을 맞이하는 초보 감독일 뿐입니다. 어떻게 그렇게 자신할 수 있는 겁니까?”
그리고 그 질문에도 태준은 아주 조금의 거침 없이 답변을 내놓았다.
“저는 제가 제일 잘하는 게 뭔지 압니다. 그게 그 질문의 가장 확실한 답변이 되어 주겠네요.”
수위가 낮지 않은 답변.
[이태준, 내 목표는 사이 영 위너, MVP, 그리고 우승뿐.] [KBO의 미스터 제로. 기자회견에서 당찬 포부 밝혀!] [3500만 달러의 루키. 그 자신감도 남다르다!]ㄴ와우-! 저 아시아 투수, 자신감 장난 없는데?
ㄴ한국에서 던지는 것 보면 자신감 넘칠만 하던데 과연 메이저리그에서는 어떨는지?
ㄴ오, 저 녀석의 투구가 어느 정도인지 정말 궁금해지는걸?
그 답변은 또 한 번 야구계를 흔들어낼 수 있었으니, KBO 때와는 비교도 될 수 없을 정도로 수많은 의견이 온라인 세상 속을 헤집기 시작했고.
그 무렵 태준은 뉴욕 메츠의 홈 그라운드. 시티 필드에 도착했다.
2009년, 무려 9억 달러에 달하는 준공비로 세워진 웅장하면서도 아름다운 야구장.
“이곳이···. 앞으로 내가 야구를 하게 될 곳···.”
태준은 그 야구장이 자아내는 황홀경에 잠시 젖어 들어 있었다.
관중석만 하더라도 무려 42000석에 달하는 시티 필드. 그 야구장이 자아내는 그 웅장함은 애석한 말이지만, 사직 야구장과는 비교가 되지 않았다.
[아주 아름다운 야구장이지. 특히 관중석이 가득 메워진 시티 필드는 절경이 따로 없을 정도지.]그렇게 경기장에 들어선 태준이 그라운드를 잠시 둘러보던 중, 관계자가 찾아왔다.
“이태준 선수. 이제 감독 미팅 들어가시면 될 것 같습니다.”
감독 미팅. 먼 타향, 이국의 사람에게 그 말을 들은 태준은 입가에 미소를 그려 넣었다.
“네, 알겠습니다.”
이제는 메이저리그, 뉴욕 메츠의 일원으로서 태준은 감독과의 첫 만남을 준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