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baseball genius through talent absorption! RAW novel - Chapter (128)
재능 흡수로 야구 천재-128화(128/210)
128화. 드디어 메이저리그! (1)
2041 WBC 우승, 그리고 MVP. 투 웨이 플레이어로서 성공. 이태준은 이번 WBC에서 이룰 수 있는 모든 것을 이뤘다.
자신을 향해 쏟아지는 찬사. 그것으로 치솟는 인지도와 기대. 아직 메이저리그에서 공식 경기는 단 한 경기도 뛰지 않았지만, 이제 전 세계 야구 팬 모두가 ‘이태준’의 이름을 알게 됐다.
그렇게 대한민국 국가대표팀 인원들과 마지막 인사를 나누고서 다시 본격적으로 뉴욕 메츠의 선수단에 합류했다.
물론, 플로리다의 트레디션 필드가 아닌 홈 구장 시티 필드로.
이제 메이저리그의 개막까지 일주일도 채 남지 않은 상황. 이태준이 WBC 일정을 치르는 동안 스프링 트레이닝과 시범 경기의 모든 일정도 끝이 났기에.
뉴욕 메츠의 홈 구장, 시티 필드에서 치러지는 개막전을 위해 태준은 그곳을 방문했고,
곧 마지막 담금질에 들어간 상황.
그리고 스타 플레이어로 거듭난 만큼 개막전을 앞둔 스타 필드엔 꽤 많은 기자가 찾아왔었고, 그들의 시선 또한 태준에게 닿아 있었다.
그런 상황 속, 태준에게 들어온 한 기자의 질문.
“이태준 선수. 다음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의 개막전 시리즈의 첫 선발 투수로 낙점되셨습니다. 혹시, 그 경기에 대해 한 말씀 해주시겠습니까?”
바로 이태준의 데뷔 경기이자 뉴욕 메츠의 2041시즌 개막전 경기. 그 경기는 온라인 세상 속은 물론 숱한 야구인들에게 제법 회자 되는 중이었다.
물론, WBC의 슈퍼스타로 도약한 이태준의 데뷔 경기인 것이 가장 큰 이유였을 테지만, 최근 그의 라이벌 투수로 자주 언급되온 키사라기 유타의 인터뷰가 있었기 때문이었으니.
이태준과 마찬가지로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의 개막전 선발 투수로 내정된 키사라기 유타는 그 경기를 앞두고 이런 인터뷰를 한 적이 있었다.
‘제 개막전 상대 선발 투수가 이태준이라는 걸 들었습니다. 애석하게도 앞선 WBC에서 맞대결은 패배했지만, 메이저리그에서의 경기는 다를 겁니다. 전 브레이브스의 동료들을 믿고 저 자신을 믿습니다. 이번만큼은 반드시 이길 겁니다.’
앞선 연습 경기에서의 패배.
이어지는 WBC에서의 완패.
줄곧 자신보다 한 수 아래라고 여겨왔던 이태준에게 연달아 패배한 것은 그에겐 제법 큰 상처였다. 게다가 그토록 동경해온 ‘오타니 쇼헤이의 인정’이라는 소금이 그 상처 위에 솔솔 뿌려졌다.
그러한 까닭으로 키사라기 유타는 이태준에게 강한 투심(鬪心)을 내비쳤던 것.
그렇기에 사람들은 궁금해했다. 과연 이태준이 그런 키사라기 유타의 도발에 어떤 식으로 반응할지를.
다만, 태준은 그의 도발에 직접적으로 응하지 않았다.
“브레이브스는 근 몇 년간 우리 메츠가 속한 동부지구에서 상위권 경쟁을 치러온 팀입니다. 또한, 지난 시즌과 비교해도 전력의 누수는 없고 오히려 과감한 투자로 강해진 팀이죠. 그렇기에 2041시즌. 메츠가 반드시 넘어서야만 할 적입니다.”
대신 그가 소속된 팀, 애틀랜타 브레이브스를 향한 경계심을 드러냈다.
그런 그의 대답에 기자들은 웅성거렸고, 몇몇 기자들은 흥미롭다는 시선과 함께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 기자들 앞에서 태준은 분명하게 달라진 눈빛, 그리고 어조로 말을 이어갔다.
“그래서 저는 브레이브스와의 경기는 질 생각이 없습니다. 무조건 이길 생각이고, 철저하게 무너뜨릴 생각입니다.”
무언가 싸늘함이 감도는 듯한 눈빛. 그 눈빛은 맹수의 눈빛이 아니었다. 바로 베테랑 사냥꾼의 눈빛. 태준이 그라운드 위에서 자주 보이는 그러한 눈빛이었으니.
“개막전의 저는 WBC에서의 저 자신보다 훨씬 강해져 있을 겁니다. 기대하셔도 좋을 겁니다.”
인터뷰의 마무리엔 의미심장한 각오를 덧붙였다.
한국에서 이태준의 경기를 지켜봐 온 사람이라면 아마 이태준의 그 각오가 얼마나 무게감이 넘치는 각오인지를 알 수 있을 터.
ㄴ그렇지! 이게 이태준이지! 매 경기 미친 듯 발전하는 미친 선수!
ㄴWBC보다 훨씬 더 강해져 있을 거라고? 이번엔 또 뭐지? 너클볼 말고 새로운 무기라도 생겼나?
ㄴ하, 궁금해 미칠 것 같아! 개막전 언제냐! 빨리 나 급해!
사람들은 그런 이태준의 진화에 강한 호기심을 자아내기 시작했다.
늘 그러했듯이.
***
WBC의 우승. 태준은 그것으로 무엇과도 바꿀 수 없을 영예와 환희에 찬 순간을 손에 거머쥘 수 있었다.
그것만으로도 이번 WBC의 참전은 의미가 남달랐을 터.
하지만 시스템은 그것만으로는 영 부족하게 느꼈나 보다.
【각성 조건 이 충족되었습니다!】
【각성 조건 가 충족되었습니다!】
【특정 시스템이 개편됩니다!】
그것은 KBO의 우승 직후에 받아들었던 메시지와 비슷한 유형의 메시지였다.
시스템은 우승이라는 것의 가치를 상당히 높이 샀고, 그 우승을 거머쥔 대가는 더없이 찬란했을 터.
【투구 메커니즘이 강화됩니다!】
【투구 밸런스가 강화됩니다!】
다만 이번에 개편된 시스템은 어딘가 내용이 추상적이고 또 너무도 단순했다.
“메커니즘과 밸런스가 강화된다고···?”
하지만 추상적이고 단순하다는 그 특징이 그 새로운 능력의 핵심이었고.
[이야, 이건 뭐···. 밸런스 생각 안 하고 퍼주네. 퍼줘.] [흐, 지금도 좋은데. 더 좋아진다고···?]야구라는 범주 내에서는 가히 초절정 고수와도 다를 것 없는 두 유령이 침음을 삼키는 데엔 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을 터.
태준은 처음엔 그 능력이 정확히 어떤 능력인지 가늠이 잡히지 않았지만, 언제나 그래왔듯 야구공을 손에 쥐자 깃드는 기묘한 감각.
“어···. 설마?”
그 감각은 새로운 구종을 익힐 때의 그것보다 더욱 큰 변화가 찾아온 듯한 감각. 태준은 야구공을 손에 쥔 채로 팔을 이리저리 휘둘러보며 그 심오한 이치를 채득(採得)했고.
이윽고 무언가 깨달음이 뇌리를 스치고 지난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두 유령에게 말했다. 새로이 얻게 된 능력의 진위가 무엇인지를.
그 말을 들은 두 유령 모두 놀란 기색을 감추지 못했고, 그중 한 명, 로건 라이트는 이렇게 답했다.
[이젠 나도 모르겠다. 네 재능의 한계가 어디까지인지를.]***
투구의 메커니즘은 말 그대로 유기적인 구조를 뜻하며 밸런스는 몸의 균형을 뜻한다.
그렇기에 투수의 메커니즘과 밸런스는 자칫 어딘가 삐걱거리는 순간, 구속, 구위, 커맨드를 비롯한 투구의 모든 것에 영향을 끼친다.
그렇기에 투수들은 메커니즘과 밸런스가 무너지지 않도록 자신만의 투구 폼을 설계할 수 있어야 하고, 그 투구 폼을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만 긴 페넌트 레이스를 메커니즘과 밸런스의 붕괴 없이 버텨낼 수 있을 테니까.
다만, 간혹. 정말 간혹 투수로서의 감각이 너무 타고난 덕택에 투구 폼이 조금 흔들리는 것 정도로는 메커니즘과 밸런스에 영향을 거의 받지 않는 투수들이 나타나곤 한다.
사람들에게 가장 잘 알려진 케이스는 바로 자니 쿠에토. 독특하고 변칙적인 투구 폼을 구사하는 것으로 널리 알려진 그는 크게 네 가지 투구 동작을 활용하여 공을 던졌었다.
전통적인 투구 동작,
타자에게 등이 보일 정도로 크게 몸을 틀고서 던지는 투구 동작,
몸을 튼 동작에서 어깨를 흔든 뒤 던지는 투구 동작,
키킹 동작을 생략한 빠른 투구 동작.
그런 네 가지 범주의 투구 동작 안에서도 자니 쿠에토는 수많은 변주를 가미할 수 있는 투수였으니,
물론 그저 특이하게 던진다고 해서 자니 쿠에토가 유명세를 얻었던 것은 아니었다.
그렇게 변칙적으로 공을 던질 수 있었음에도 자니 쿠에토의 메커니즘과 밸런스는 조금도 흐트러지는 기색이 없었고,
그런 자신만의 독보적인 투구 방식으로 그는 사이 영 레이스 2위까지 오르는 기염을 토해냈었다.
이후로 그와 비슷한 투수로는 뉴욕 양키스에서 활약하던 코르테스 주니어가 있었고,
지금, 또 한 명의 투수가 자니 쿠에토가 마운드 위에서 펼쳤던 경이로운 묘기가 가능해졌다. 아니, 자니 쿠에토가 보였던 그것보다 훨씬 더 경이로운 수준의 퍼포먼스를! 그 극치를!
테드 윌리엄스가 혀를 내두르고,
로건 라이트를 놀라게 했으며,
수많은 투수의 공을 받아본 리암 쿠퍼마저.
“뭐···? 허, 참. 그런 게 가능할 리가.”
헛웃음을 터뜨리도록 만들었으니, 더욱이 강화된 메커니즘과 밸런스.
그것은 태준도 여태 그 어떤 투수도 도달하지 못한 경지로 끌어 올렸다.
“그러니까···. 네 말은···. 오버핸드, 쓰리 쿼터, 사이드암, 심지어 언더핸드까지. 그 네 가지 투구 폼으로 공을 던질 수 있다는 거지?”
단순히 디셉션의 변주를 가미하는 것 이상의 변주.
태준은 이제 투수로서 구사할 수 있는 모든 팔 각도의 투구가 가능해졌다.
심지어 그렇게 던지면서 메커니즘과 밸런스가 온전한 것은 물론, 너클볼을 비롯한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특정 구질을 제외한 모든 구질의 소화까지 가능해졌다는 건데···.
“얘가 요즘 여기저기서 띄어주니까. 정신이 헤까닥하기라도 한 건가?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대체.”
처음에는 믿지 않았다. 너무도 허무맹랑한 소리였으니까. 하지만 개막을 앞두고 치러진 마지막 불펜 투구에서 태준의 공을 직접 받아보고선.
다양한 팔 각도에서 뿜어져 나오는 다채로운 구질을 두 눈으로 확인하고선.
“······.”
리암 쿠퍼는 더 이상 이어갈 말을 찾을 수 없었다.
태준의 허무맹랑한 말이 사실이었기에.
이윽고 태준의 불펜 투구가 종료될 즈음, 리암 쿠퍼는 생각했다.
‘허, 이거. 볼 배합 구상을 처음부터 다시 짜야겠는데···?’
불과 며칠 전보다 훨씬 더 심오해지고 다채로워진 구질.
이 정도면 그냥 처음부터 판을 새로 짜야 할 정도라고.
부쩍 늘어난 할 일.
다만 싫지 않았다. 좋은 투수와 호흡을 맞추는 것은 포수로서 누릴 수 있는 가장 큰 행복 중 하나.
‘허, 정말이지 말년에 어마어마한 놈을 만나버렸어.’
어느새 그의 입꼬리는 큼지막하게 말아 올라가 있었다.
***
[2041시즌 메이저리그의 개막!]2041년 4월 1일. 길고 길었던 휴식기를 끝으로 메이저리그의 개막전이 시작됐다.
[이번 시즌의 우승은 누구?] [악의 제국 양키스, 올해는 월드 시리즈 제패할까?] [레인저스, 창단 이래 최초의 월드 시리즈 2연패 도전?] [메츠, 올해는 정말로 우승할 수 있을까?]시즌의 개막을 앞두고 미국 야구계의 언론은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열기를 한껏 끌어올려줄 기사들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그런 상황 속, 개막전의 여러 흥미로운 대결 구도 또한, 언급되기 시작했다.
[개막부터 뜨겁다! 양키스 vs 레드삭스 격돌!] [사이 영 1, 2위 맞대결. 제임스 도노반 VS 매튜 설리번] [FA 총액 6억 달러 투자한 LAA, 레인저스의 대항마 될까?]범람하는 기사의 파도. 그런 파도 속에서도 사람들의 이목을 확 끌어당기는 기사가 있었으니,
[아시아 슈퍼루키 맞대결! 이태준 VS 키사라기 유타] [리의 메츠냐 키사라기의 브레이브스냐!]바로 WBC의 슈퍼스타 이번 시즌 가장 뜨거운 슈퍼루키 이태준.
그런 이태준에게 몇 차례 무릎을 꿇긴 했어도 기세마저 꺾인 것은 아니었던 키사라기 유타.
그 두 투수의 맞대결.
그 대결 역시 흥미로운 구도였다.
그 덕택이었을까? 무려 42000석에 달하는 관중석 전 좌석이 매진되었고, 심지어 그 모든 관중석이 매진되기까지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그런 시티 필드가 가득 찬 광경은 가히 절경이라 일컬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웅장했으니.
[크, 이 분위기. 정말 그리운 분위기야.]그런 시티 필드에서 몇 번이고 공을 던졌던 로건 라이트는 가득 메워진 관중석을 바라보며 감탄을 금하지 못했다.
[태준. 소감이 어때? 데뷔 경기부터 관중이 꽉 들어찬 이 시티 필드에 오르게 된 소감이.]메이저리그의 야구장이 주는 장엄함은 한국 무대의 야구장과는 비교도 되지 않는 수준. 이제 그런 야구장이 주 무대가 되었다. 당연히 마음가짐도 달라질 수밖에 없었다.
“좋죠. 야구 선수라면 이런 분위기를 싫어할 수가 없죠.”
관중으로 가득 찬 경기장은 그라운드에서 뛰는 선수들에게 고양감(高揚感)을 들끓게 하는 가장 확실한 원동력.
“제가 나오는 모든 경기를 이렇게 가득 채워 넣고 싶어질 정도로요.”
그런 팬들을 야구장으로 집결시키는 가장 확실한 요인은 역시 슈퍼스타의 존재.
태준의 2041시즌은 대한민국 야구계의 슈퍼스타를 넘어서 전 세계 야구계의 슈퍼스타로 도약하고자 하는 길.
오늘의 경기는 그 길 위에 첫발을 내디디는 순간.
“최고의 경기력을 선사하겠습니다. 그것으로 팬들을 집결시킬 겁니다. 이 시티 필드에.”
새로이 다진 그 각오와 함께 태준은 뉴욕 메츠의 유니폼을 입고서 2041시즌 메이저리거로서의 첫 마운드를 향해 힘찬 발걸음을 내딛기 시작했다.
“오-! 리! 태준! 오-! 리! 태준-!”
우레와 같은 함성과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