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baseball genius through talent absorption! RAW novel - Chapter (132)
재능 흡수로 야구 천재-132화(132/210)
132화. 나만이 할 수 있는 야구 (1)
야구의 본질은 타이밍 싸움이다.
100년이 훌쩍 넘어가는 역사 속에 수많은 가치관의 변화가 있었지만, 그것만큼은 여전히 불변의 진리.
투수는 타이밍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타자는 타이밍을 빼앗아내기 위해.
투수는 피칭 디자인을 더욱이 까다롭게 설계하고 타자는 감각을 가다듬는다.
그러한 점에서 타자에게 ‘선구안’은 배트 컨트롤 능력과 파워 만큼이나 중요한 능력치.
선구안이 좋은 타자는 기본적으로 상대하는 투수에게 있어서 가장 까다로우면서 동시에 짜증 나는 상대.
기본적으로 유인구에 쉽게 속지 않는 그들은 타율과 출루율이 높게 기록되고, 출루율의 중요성이 점점 더 강요되는 현대의 야구에서 선구안은 더욱이 그 가치를 인정받는 능력치였다.
【<호크 아이 [Passive]> : 타석에서의 선구안이 상승합니다.】
[타자에게 선구안은 필수불가결로 따라와야 하는 능력치지. 아무리 배트 스피드가 빠르고 공을 스윗 스팟에 잘 갖다 댈 능력이 있어도 눈으로 공을 제대로 쫓을 수 없다면 무용지물일 테니까.]그런 상황 속, 방금 시스템을 통해 새로이 획득한 스킬 <호크 아이>는 그것을 채워줄 수 있는 스킬이었으니, 선구안이 좋아질수록 태준의 강점인 노림수는 더욱이 살아날 수 있을 터.
[그나저나 네 선구안은 이미 꽤 완성된 축에 속하는데, 과연 얼마나 더 발전할 수 있을는지 보는 재미가 있겠어.]하물며 태준의 선구안은 이미 타고난 동체 시력 덕택에 현역 메이저리거들이 던지는 공을 상대로도 전혀 밀리는 기색 없는 수준.
그런 상황에서 시스템을 통해 선구안을 추가로 보정 받는 셈이었으니.
“부디 많은 도움이 됐으면 좋겠네요.”
[경기에서 직접 느껴봐야 알 테지만, 선구안이 여기서 더 좋아질 수 있다면, 분명 큰 도움이 될 거야.]오늘의 정산도 흡족할 만한 상황 속에 마무리될 수 있었다.
***
이태준의 충격적인 데뷔 경기. 그 신드롬은 다음 경기에도 계속해서 이어졌다.
[이태준, KBO에서도 114이닝 미스터 제로!] [천재 투수가 이제는 타격까지! 메츠의 선택은 옳았다!] [한국의 괴물 ‘이태준’ 메이저리그마저 정복하나?]미국의 언론들은 앞다투어 이태준을 향해 찬사를 아끼지 않는 기사를 쏟아냈고,
메이저리그가 개막되기 전부터 이태준을 향해 높은 평가를 했던 오타니 쇼헤이에게도 사람들의 관심이 집중되었으니,
그날의 밤, 오타니 쇼헤이는 SNS의 라이브 방송을 통해 뉴욕 메츠와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의 개막전 경기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
먼저 언급된 선수는 1.2이닝 7실점. 평균자책점이 37.80까지 치솟아버린 키사라기 유타였다. 원체 많은 기대를 받던 선수인지라 일본의 야구 팬, 그리고 브레이브스의 팬들이 받은 충격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네, 키사라기 유타 선수. 너무 상심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이제 겨우 한 게임 한 것뿐이거든요. 분명 좋은 투수가 될 자질이 충분한 선수고 마음만 꺾이지 않았다면, 언제든 다시 일어설 저력이 있는 선수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니 앞으로도 믿음 잃지 마시고 응원해주세요.”
다만 오타니는 키사라기 유타의 충격적인 데뷔 경기를 크게 개의치 않았다. 워낙에 가진 재능이 출중한 선수이기에 그런 경기로 무너질 선수가 아니라는 확신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런 상황이었음에도 상대 선수와 비교가 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노릇.
“그리고 이태준 선수···.”
오타니는 또 한 명의 데뷔 경기를 치른 선수의 이름, 이태준의 이름을 입에 올리고선 잠시 말문이 막힌 듯 주저하더니 이윽고 헛웃음을 터뜨렸다. 그리고 이렇게 말했다.
“단언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여태 본 투수 중 제일 잘합니다. 그것도 압도적으로.”
데뷔 경기부터 보인, 가히 충격적이었던 퍼포먼스.
“1회에 그가 사이드암으로 공을 던질 때 저는 처음엔 신기루라도 본 줄 알았죠. 하지만, 그건 진짜였어요. 사이드암으로 던지고 언더핸드로 던지고 오버핸드로도 공을 던지면서 밸런스와 커맨드가 조금의 흔들림도 없는 투수는 들은 적도 본 적도 없습니다. 불의의 부상만 없다면, 이태준 선수는 아마 메이저리그 역사에 남을 한 해를 장식할 수 있으리라고 확신합니다.”
오타니는 그런 이태준의 퍼포먼스를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ㄴ나도 그의 투구를 보고 깜짝 놀랐다! 그는 믿을 수 없는 투구를 펼쳤어!
ㄴ나는 믿어! 그가 메츠를 우승시켜줄 거라고! 어메이징 메츠를 보여줄 거라고!
ㄴ그는 오타니가 인정한 사내야!
다른 선수도 아니고 투타 겸업으로 메이저리그를 평정했던 오타니의 찬사였으니. 그런 오타니의 찬사 앞에 메츠의 팬들 또한 환호했다.
그러던 중 누군가 오타니에게 질문을 하나 던졌다.
ㄴ오타니! 그러면 타자로서의 이태준은 어떻던가요? 선배 투 웨이 플레이어로서 이태준의 타격에 대한 평가를 듣고 싶다!
그것은 이태준의 타격은 어느 정도로 평가하는지에 관한 이야기. 그 질문을 확인한 오타니는 자신의 턱을 슥슥 쓰다듬으며 말했다.
“투 웨이 플레이어로서 메이저리그의 한 시즌을 제대로 소화하는 건 정말 쉽지 않은 일입니다. 그렇기에 많은 선수가 도전했지만 끝내 포기했고, 저 역시 투 웨이 플레이어로 제대로 서기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렸고, 그건 체력적으로 정말 쉽지 않은 일이었죠. 아마 이태준 선수에게도 올해는 호락호락하진 않을 겁니다.”
투수 이태준은 더할 나위 없을 정도로 완벽했다. 하지만 타자로서는 아직 검증이 더 필요했다. 재능이 있는 것은 이미 증명이 되었지만, 메이저리그에서 지속적인 활약이 가능한지에 대한 여부는 아직 물음표였으니까.
“하지만, WBC에서 보인 모습, 그리고 개막전에서 보인 모습만 보더라도 알 수 있을 겁니다. 이태준 선수는 분명 타자로도 재능이 출중한 선수라는 사실을요. 노림수도 좋고, 나쁜 공에 쉽게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스윙을 확실하게 가져갈 줄 알죠. 만약 이태준 선수가 자신의 실력을 믿고 계속 밀고 나갈 수 있다면···.”
하지만 오타니에겐 그것은 물음표가 아니었다.
“올리버 포스터. 긴장해야 할지도 모르겠어요. 어쩌면, 메츠 최고의 타자라는 타이틀을 그 선수에게 빼앗길지도 모르니까요.”
확실한 느낌표.
오타니는 이태준으로부터 투수로서도 타자로서도 최고의 자질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ㄴ올리버 포스터? 이태준에게 정말 그 정도의 타격 재능이 있다고?
ㄴ이번 WBC에서 보인 모습은 우연이 아닐 거야! 그건 진짜 재능이었다고!
ㄴ올리버 포스터와 이태준은 이번 시즌 최고의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거야!
***
뉴욕 메츠와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의 2차전 경기. 그 경기도 43000석에 달하는 관중석이 거의 꽉 들어찬 상황 속에서 진행됐고,
시티 필드를 찾아온 수많은 관중이 자아내는 장엄한 분위기 속 시작된 경기.
뉴욕 메츠의 2선발 애런 화이트가 1회 초 브레이브스의 공격을 실점 없이 막아냈고, 그렇게 시작된 1회 말.
메츠의 공격이 시작되는 그 순간, 테드 윌리엄스는 말했다.
[지금 메츠는 꽤 강팀이야. 특히 타자 쪽에서 눈여겨볼 녀석들이 제법 있어.]현재의 메츠는 강팀이며, 실력이 뛰어난 타자들이 제법 포진되어 있다고.
[일단 저 1번 타자. 이름이 카스티요라고 했던가? 저 녀석이 꽤 물건이야.]그중 테드 윌리엄스의 눈에 가장 먼저 포착된 이는 바로 뉴욕 메츠의 1번 타자 하비에르 카스티요였다.
지난 시즌 이미 0.340의 높은 타율을 기록하며 자신의 가치를 증명했던 하비에르 카스티요는 2041시즌, 더 단단해진 모습으로 돌아왔다.
[저 녀석의 타격이 재밌는 점은. 시대를 완전히 역행하고 있다는 거야. 저렇게 갖다 맞추는 타격은 요즘 같은 시대엔 지양되는 타격 방식이니까.]그런 하비에르 카스티요의 타격 방식은 어떻게 하면 더 강하게 타구를 날릴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더 멀리 타구를 보낼 수 있을까? 라는 화두에 답을 하는, 오로지 홈런만을 갈구하는 시대에 완벽히 역행하는 방식.
그의 체구는 올리버 포스터와 이태준과 달리 다소 왜소한 편이었다.
신장은 179cm에 체중은 81kg. 현 메이저리거의 평균 신장이 188cm에 체중은 94kg이라는 걸 생각하면 그의 체격은 초라하기 그지없었고, 부족한 체격 탓에 파워 역시 평균을 밑도는 수준. 그러한 이유로 카스티요는 수많은 스카우트와 전문가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없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을 향한 모든 선입견을 깨부쉈다. 시대가 요구하는 방식과는 다른 방식으로.
[그런데 야구라는 게 그렇게 단순한 스포츠가 아니거든. 파워가 부족해도 살아남을 수 있는 수많은 방식이 있고, 하비에르 카스티요. 저 녀석의 생존 방식은 극한의 컨택 능력이고. 아마 기록을 직접 보진 못했지만, 아마 저 녀석의 컨택률은 몸쪽, 바깥쪽, 높은 쪽, 낮은 쪽 모든 타격 존에서 기괴할 정도로 높을 거야. 그런 야구를 하고 있으니까.]부족한 파워를 메꿔낸 그의 타격 기술. 그것은 그를 메이저리그 최고의 교타자로 만들어줬다.
[지금도 보면, 저 녀석은 굳이 공을 당겨치려 하고 있지 않아. 예컨대 시프트를 계속 확인하면서 수비수가 비어있는 쪽을 향해 공을 밀어칠 생각이겠지. 그게 저 녀석이 세워놓은 매뉴얼일 테니까.]본인만의 확고한 매뉴얼을 만들고 그것을 지킨다. 시대의 흐름은 아무래도 상관없다.
따아악-!
언제나 가장 중요한 건 결과였을 테니까.
테드 윌리엄스의 말마따나 하비에르 카스티요는 상대 투수의 아웃 로우 코스로 빠지는 90마일의 고속 슬라이더를 밀어 보냈고.
“안타! 안타다!”
“그렇지! 카스티요!”
타구는 유격수의 수비 범위를 아슬아슬하게 벗어난 안타. 오늘도 깔끔한 안타로 메츠의 공세의 포문을 열어젖힌 하비에르 카스티요는 메츠의 더그아웃을 향해 오른쪽 가슴을 툭툭 치며 세레머니했다.
“호우! 역시 카스티요! 오늘도 아주 멋지게 옹졸한 안타였다고! 하하!”
이에 더그아웃의 선수들도 웃으며 화답했다.
테드 윌리엄스는 그런 메츠 선수들의 모습을 유심히 지켜보고는 하던 말을 이어갔다.
야구엔 정답이 존재할 수 없다. 그렇기에 현재의 위치에 안주하지 않고 계속해서 발전을 추구해야 한다.
[다행히도 네 곁엔 좋은 동료들이 있어. 그 녀석들이 이 야구라는 스포츠에 어떻게 접근하는지를 살펴보고 탐구하는 것도 네겐 정말 좋은 자양분이 될 거야.]그러한 점에 있어서 뉴욕 메츠의 타자들은 보고 배울 수 있는 것들이 많았다.
“같은 생각입니다.”
그런 상황 속, 이미 태준의 시선은 메츠의 선수들에게 향해 있었다.
그리고 태준의 시선 속 가장 중심에 선 타자, 올리버 포스터.
따아악-!!!
그 타자가 안타를 만들어냈을 땐 감탄이 절로 나왔다.
“허, 역시 올리버 포스터···. 저 아웃 존으로 빠지는 공을 힘으로 당겨서 센터 방면으로 날려 보냈다.”
가타부타 말을 붙일 것도 없었다. 의도적으로 승부를 피하는 투수의 공을 무지막지한 파워와 타격 기술로 일궈낸 안타.
저런 안타가 나와버리면 투수는 본능적으로 위축될 수밖에 없다.
【<다이너마이트 [Active]>가 발동됩니다!】
【전 타석에 출루가 나왔습니다! 파워가 소폭 상승합니다!】
그런 타자의 다음 타석에서 대기할 수 있는 것 역시 태준이 조금 더 자유롭게 자신의 야구를 펼칠 좋은 기회.
1회 말, 원 아웃 주자 1, 3루.
태준은 오늘 투수가 아닌 지명 타자.
그렇게 방망이를 들고서 타석에 올라섰다.
그리고 생각했다.
‘나만의 방식이라···.’
앞으로 이어가야 할 자신의 야구에 대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