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baseball genius through talent absorption! RAW novel - Chapter (143)
재능 흡수로 야구 천재-143화(143/210)
143화. 끝내주는 봄 (3)
다저 스타디움.
1962년에 개장된 LA 다저스의 홈 그라운드. 그곳은 긴 역사 속 LA 다저스의 오랜 영광이 담긴 곳이었으며, 수많은 팀이 그곳에서 다저스 앞에 무릎을 꿇어야 했다.
뉴욕 메츠 또한 그런 수많은 팀 중의 한 팀.
그간 뉴욕 메츠와 LA 다저스 간의 상대 전적은 유의미한 수치로 열세.
특히 이곳, 다저 스타디움에서의 맞대결 성적은 처참하기 그지없었으며,
2040시즌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에서 당한 수모, 그 상처는 아직 아물지 못한 상태였다.
그런 LA 다저스의 중심에는 메이저리그의 새로운 전설이 되어가는 투수.
샌디 쿠팩스, 클레이튼 커쇼에 이어 LA 다저스에서 절대적인 위상을 가진 투수.
제이든 킹이 있었다.
“제이든 킹. 이름 그대로 투수의 왕 같은 녀석이지. LA 다저스가 지금과 같은 아성을 뿜어낼 수 있는 건 그 녀석의 지분이 정말 크다고 할 수 있어.”
사람들은 말한다. 만약 샌디 쿠팩스와 클레이튼 커쇼의 전성기 시절을 보지 못한 사람들이라면 제이든 킹의 경기를 보면 된다고.
그만큼 입지가 단단한 선수였고, 메츠는 아직 제이든 킹을 상대로 단 한 번도 이겨본 적이 없었다.
“후. 특히 작년 챔피언십에서 만난 제이든 킹은 정말 어처구니가 없는 공을 던졌어. 지는 게 너무도 당연하게 느껴질 정도로.”
그런 제이든 킹의 공을 코치의 입장으로 바라봤던 이찬열이 그날 느꼈던 심정은 원통함.
뉴욕 메츠가 내셔널리그 챔피언십까지 오르기 위해 싸워온 모든 것들 부정당하는 것만 같은 심정을 느껴야 했다.
그리고 2041년. 다시 만나게 된 제이든 킹.
이제 코치가 아닌 감독이 된 이찬열은 메츠가 같은 아픔을 느끼는 상황과 직면하게 둘 수 없었다.
그것이 이태준과 따로 면담의 자리를 가졌던 이유.
“태준아. 지금의 넌 모두가 인정하는 메츠의 에이스다. 나 또한 그렇게 생각하고 있고. 메츠의 모두가 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 아마 선수들도 네가 나오는 날은 더 집중하고, 더한 최선으로 경기에 임할 거야. 이기기 위해서.”
그런 제이든 킹을 상대로 놓은 맞불.
이태준.
그 세 글자 이름은 작년까지만 하더라도 도저히 이길 엄두가 나지 않았던 제이든 킹을 상대로도 이길 수 있으리라는 희망. 그것을 품어볼 수 있게 했다.
“네, 감독님. 이겨야죠. 반드시 이겨야죠.”
다저스는 여전히 강팀이고.
올해로 32살이 된 제이든 킹의 실력은 여전히 녹슬지 않았다.
그 사실만큼은 변함이 없었다.
하지만, 이태준의 등장은 분명 변하지 않을 것만 같은 판도를 뒤집을 수 있는 카드였고.
태준 본인도 오늘 경기의 중요성을 명확히 꿰뚫었다,
LA 다저스, 그리고 제이든 킹 모두 메츠의 우승을 위해서 이겨야만 하는 상대.
“이기고 돌아오겠습니다. 반드시.”
평소의 경기보다 더욱이 무거운 책임감의 무게.
태준은 기꺼이 그것을 짊어졌다.
에이스 투수였기에.
***
지난 내셔널 리그 챔피언십에서 맞붙었던 강호들간의 맞대결.
그 위로 에이스 투수간의 맞대결이라는 타이틀이 덧붙여진 순간, 경기를 향한 사람의 관심은 더욱이 치솟았고.
[킹 VS 이태준 맞대결, 만원 관중!] [미리보는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의 피날레! 과연 승자는?] [슈퍼 루키 VS 슈퍼 스타 맞대결! 이목이 집중되는 다저 스타디움!]메이저리그를 다루는 기자가 그 경기를 언급하지 않는 것은 직무 유기. 경기가 치러지기 며칠 전부터 이태준과 제이든 킹의 맞대결을 다루는 기사들은 쏟아지고 있었으며,
메이저리그의 부흥을 위해 밤낮으로 고심하는 사무국이 그런 경기를 가만히 방관할리는 만무했다.
공식 홈페이지나 SNS, 언론을 통해 대대적인 홍보를 하는 것은 물론이요 더 많은 사람들이 경기에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특별 해설 위원을 초빙하기도 했다.
「안녕하십니까! 메이저리그를 사랑하시는 야구 팬 여러분! 이곳 다저 스타디움에서 펼쳐지는 교류전 시리즈의 그 세 번째 경기! 모두가 기다리던 그 경기! 제이든 킹과 이태준! 이태준과 제이든 킹의 맞대결이 성사되는 순간입니다! 그리고 제 옆에는 이 경기의 특별 해설 위원으로 초빙된 클레이튼 커쇼 코치님이 함께하겠습니다!」
「반갑습니다. 클레이튼 커쇼입니다. 이렇게 가슴이 뛰는 순간, 제 모든 것을 바쳤던 다저 스타디움에서 팬분들과 함께할 수 있어 너무 영광입니다. 오늘 하루 잘 부탁드립니다.」
바로 21세기 최고의 투수이자 LA 다저스의 전설, 클레이튼 커쇼였다.
「자 드디어 시리즈 마지막 경기, 올해 내셔널리그에서 가장 강한 전력을 갖췄다고 평가되던 두 팀이 에이스 투수를 꺼내 들었는데요. 커쇼 코치님은 오늘 경기 어느 쪽이 우위를 점하리라 생각하시나요?」
「하하, 조금 민감할 수도 있는 질문이네요. 아무래도 제가 다저스에서 워낙 오래 뛰어왔던지라 다저스 방향으로 마음이 조금 기우는 건 사실이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제 개인적인 감상이고. 예상은 다릅니다.」
그런 클레이튼 커쇼는 방송 등에 출연해서도 다저스에 대해 응원은 하지만 편파적인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그것이 다저스와 메츠의 경기였음에도 초빙을 받을 수 있던 이유였고.
커쇼는 언제나 그랬듯 자신의 생각을 가감없이 언급했다.
「제 개인적으로는 메츠 쪽이 가능성이 조금 더 크다고 생각합니다. 최근 메츠의 기세는 분명 남다르거든요. 특히, 1번부터 3번까지 이어지는 타선의 무게는 현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강하다고 생각되거든요. 아무리 제이든 킹이라 할지라도 그 타선을 공략하기 위해선 자신의 최선을 선보여야만 할 겁니다.」
거기에 빈말은 섞지 않는다.
「그리고 메츠의 선발 투수인 이태준 선수의 투구를 보면, 감히 말하건대 제이든 킹 선수보다 확실하게 앞서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니, 소싯적의 저를 포함해서 페드로 마르티네스, 그렉 매덕스, 로건 라이트. 21세기 모든 투수를 통틀어도 이태준 앞에 놓을 수 있는 투수는 없을 겁니다.」
즉, 클레이튼 커쇼의 이태준을 향한 평가는 단순히 그를 추앙하기 위해서가 아닌 정말로 솔직한 평가.
「허, 그 정도입니까?」
「메이저리그 모든 투수와 이태준 선수의 차별을 둬도 된다는 건 그의 투구를 보면 다 알게 되지 않을까요? 솔직히 다 알잖아요.」
너무도 담백하고 파격적인 평가 앞에 오히려 놀란 쪽은 캐스터였다.
***
“제이든 킹의 공은 그의 키만큼이나 정말 파괴적이야.”
본격적인 경기의 시작을 앞두고서 하비에르 카스티요가 태준에게 건넨 말이었다.
제이든 킹.
“저 2m가 넘어가는 신장에서 꽂아 넣는 강속구는 아주 가차가 없어요. 아마 103마일까지 기록된 적 있었을 거야.”
“그뿐이랴. 그 키에. 로우 쓰리 쿼터 투구 폼으로 던지는 슬라이더가 90마일을 너무 쉽게 넘겨. 무슨 말인지 알아? 내 뒤통수 뒤에서 날아오는 것 같은 슬라이더가 그냥 존 안에 박힌다니까?”
압도적인 피지컬.
그 피지컬에서 뿜어져나오는 압도적인 구속과 구위.
그야말로 ‘킹’이라는 호칭이 너무도 잘 어울리는 사내.
그것은 통산 타율이 무려 0.331에 달하는 정상급의 교타자 하비에르 카스티요도 피해갈 수 없었다.
그의 제이든 킹 상대 타율은 통산 타율보다 2할 이상이 낮았으며 다른 투수에겐 잘 당해주지 않는 삼진도 몇 번 당했었다.
“그 키에서 그런 공을 던진다? 이건 진짜 Fuck이야 Fuck! 나 같은 난쟁이들은 대체 뭐 먹고 살라고.”
“아, 하하···.”
그런 카스티요도 속수무책인 상대였는데 다른 타자들은 어떻겠는가.
어느덧 통산 2000이닝을 눈앞에 둔 투수가 여전히 통산 평균자책점이 2.29에 그치는 건 다른 이유가 있는 것이 아니었다.
“그러고 보니, 올리버는 킹 상대로 전적이 나쁘진 않았었죠?”
“뭐···. 그랬지?”
다만 그런 제이든 킹도 버거워하는 상대는 있었다. 그것은 바로 메츠 최고의 타자 올리버 포스터. 그만큼은 제이든 킹 상대로 3할이 넘는 상대 타율을 기록했고, 장타도 곧잘 때려냈다.
“혹시 비법 같은 게 있나요?”
현 메츠의 선수 중 제이든 킹의 공을 가장 잘 때려내는 타자. 그런 타자라면 방법을 알려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
다만, 그 기대는 올리버 포스터가 아닌 하비에르 카스티요로부터 차단됐다.
“아서. 올리버는 그냥 천재 중의 천재라 남한테 노하우 같은 거 절대로 전수 못 해줘. 그냥 방망이를 휘두르면 공이 알아서 맞아 나가는 녀석인데.”
올리버 포스터는 고교 시절부터 5할과 6할을 오가는 타율과 적은 경기 수에서도 두 자릿 수 홈런을 어렵지 않게 때려내던 모태 천재 타자.
심지어 메이저리그에 19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입성하여 3할에 육박하는 타율과 23개의 홈런을 때려냈으며,
이후 전성기에 접어든 지금까지 단 한 번의 부침도 겪어본 적 없는 천재 중의 천재.
“에이, 그 정도는 아니야. 나도 나름의 노하우 정도는 있다고.”
“오, 정말요?”
그런 타자가 알려줄 수 있는 노하우는 아무나 배울 수 없는 노하우였다.
“킹이 던지는 속구와 슬라이더는 으음···. 한 반 박자 정도의 일정한 차이가 있어. 그 차이를 느낄 수 있으면 충분히 공략할 수 있을 거야.”
추상적이면서 심지어 무용하게 느껴지기까지 하는 그의 노하우. 하비에르 카스티요는 한숨과 함께 고개를 절레절레 휘젓는 것으로 답변을 대신했다.
“이것 봐, 태준. 올리버는 항상 이런 식이야. 반 박자니 뭐니 이딴 노하우를 대체 어떻게 써먹냐고. 안 그래?”
그리고 고개를 돌려 태준에게 투정 아닌 투정을 부렸고,
올리버 포스터는 그저 어깨를 으쓱할 뿐이었다.
그런 상황 속, 그들의 대화를 뒤편에서 지켜보던 테드 윌리엄스는 이렇게 생각했다.
[야구라는 게 참 묘해. 저런 추상적이기 이를 데 없어 뵈는 말도 누군가는 비법처럼 쓸 수 있는 게 야구거든.]물론 테드 윌리엄스도 올리버 포스터보다 더하면 더했지 재능의 영역에서 결단코 뒤지지 않는 천재였겠지만, 이전에 그는 시대를 초월한 타격 방식을 연구하고 정립했던 혁명가.
심도 깊은 관찰과 경험, 그리고 수많은 실수를 통해 그의 야구를 대하는 자세는 남다른 경지로 비상해 있었다.
[혹시 모르지. 태준이라면 저런 안 하느니 못한 머저리 같은 조언도 활용할 수 있을지 말이야.]그렇기에 올리버 포스터의 터무니 없게만 느껴질 그 조언을 남들과는 조금 다르게 해석할 수 있었다.
***
하비에르 카스티요의 말은 허언이 아니었다. 경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1회 초, 메츠의 첫 공격. 마운드에 서 있는 제이든 킹은 정말 거인이 우뚝 서 있는 것처럼 여겨졌다.
그런 거인이 던지는 공은 그가 자아내는 아우라보다 더욱이 파괴적이었다.
슈우우우웅-!!!
퍼어어엉-!!!
바람을 꿰뚫어낸다는 표현이 아주 적확히 들어맞을 것만 같은 공은 선두 타자 하비에르 카스티요를 압도해냈다.
부우웅-!!!
“스윙! 스트라이크! 배터 아웃!!!”
아웃존 컨택률 93%, 인존 컨택률 96%, 고작 5%밖에 되지 않는 삼진율을 기록하는 교타자 하비에르 카스티요를 상대로 고작 4구만에 헛스윙 삼진.
천적 관계가 무엇인지를 일깨워주는 투구를 단 첫 승부만에 드러냈다.
[93.3mile/h]또한, 그 승부에서 위닝샷으로 꽂아 넣은 슬라이더의 구속은 무려 93.3마일. 무려 150km/h에 달하는 어마어마한 수치였다.
그렇게 헛스윙 삼진을 당한 뒤 더그아웃으로 돌아오는 하비에르 카스티요는 허탈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하아, 저 멀대같이 높은 키에 저런 공을 꽂아 넣는 건 반칙이야. 반칙.”
그리고 그 모습을 가까운 곳에서 지켜보고 있던 태준이 다음 타석으로 들어섰다. 최근 메츠를 넘어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뜨거운 화력을 자랑하는 타자.
이제는 메이저리그 모든 팀의 경계 대상이 된 그 타자를 상대로도 제이든 킹은 자신 있는 승부를 이어갔다.
슈우우우웅-!!!
퍼어어엉-!!!
“스트라이크!!!”
그래도 됐으니까. 메이저리그에서 스터프만 놓고 보면 선발 투수 중에선 가히 최정상 레벨,
마무리 투수들과 견주어도 여전히 최정상급이었으니까.
따악-!!!
이태준은 그런 제이든 킹의 공을 조금씩 건드리기 시작했다. 스트라이크 존 안으로 욱여지는 포심패스트볼과 슬라이더를 커트하며 투구 수를 늘여갔다.
따악-!!!
5구 파울
따악-!!!
6구 파울
따악-!!!
7구까지 파울.
4구 만에 헛스윙 삼진을 당했던 하비에르 카스티요와 달리 태준은 그의 슬라이더를 적절히 쫒았다.
따악-!!!
그리고 8구까지 가는 승부. 제이든 킹이 던진 시속 92마일의 슬라이더를 이번에도 타격하며 인 플레이 타구를 만들었다.
타구는 좌익수 방면.
“아웃!”
다만, 아쉽게도 타구는 좌익수의 정면으로 향하며 아웃.
하지만 제이든 킹과의 첫 번째 승부부터 8구까지 간 뒤 타구를 외야로 날려 보내는 것은 절대로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오! 주니어! 대체 어떻게 한 거야?”
가장 놀란 것은 방금 제이든 킹에게 삼진을 당하고 돌아온 하비에르 카스티요. 그는 더그아웃으로 돌아온 태준에게 그 비법이 무엇인지를 물었고.
태준은 타석에서 느꼈던 바를 아주 솔직하고 담백하게 답했다.
“포스터 말대로던데요? 속구랑 슬라이더가 한 반 박자 정도 일정한 차이가 있더라고요.”
그 말에 하비에르 카스티요는 헛웃음을 흘렸다.
그리고 나지막이 이렇게 읊조렸다.
“Fuck···. 리 주니어. 너마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