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baseball genius through talent absorption! RAW novel - Chapter (157)
재능 흡수로 야구 천재-157화(157/210)
157화. 등정 (5)
노히트 노런.
한 명의 선발 투수가 1회부터 9회까지 안타와 실점을 단 한 번도 허용하지 않고 경기를 끝내버린 기록.
안 그래도 보기 드문 그 기록은 완투형 투수가 거의 실종되다시피 한 요즘의 메이저리그에서는 더욱이 드문 기록이 되어있었으며,
투수들의 지옥, 쿠어스 필드에서는 반세기 동안 유례가 단 한 번밖에 없는 기록이었다.
“이야 이걸 진짜로 해낸다고?”
“쿠어스에서 필드에서 노히트 노런이라니!”
“살아생전 내가 이걸 보게 될 줄이야!”
예컨대 그 자리에 있던 관중들 사이에 노모 히데오의 노히트 노런을 직접 본 사람의 수는 한없이 적을 터였다.
그도 그럴 것이 노모 히데오의 노히트 노런은 지금으로부터 대략 50년 전쯤인 1996년에 세워진 기록이었으니까.
거슬러 올라가기에 너무도 요원한 전설이었고,
꾸준한 타격 기술의 발전, 관리 야구가 정도로 받아들여지는 현대 야구의 흐름을 고려할 때 쿠어스 필드에서의 노히트 노런은 이제 다시는 볼 수 없을 기록이라 여겨지고 있었다.
그렇기에 경기가 끝나고서 태준을 향해 쏟아지는 스포트라이트.
이태준의 인터뷰 자리가 마치 기자회견장이라도 열린 듯 기자들이 집결한 모습은 지극히도 당연한 흐름이었다.
그리고 메이저리그의 수많은 팬의 시선 또한 화면 너머 이태준에게로 집중되었다.
개중에서는 한국에서 이태준을 응원하는 팬의 수 역시 절대로 적지 않았다.
ㄴ주모~~~~~!!!!! 이게 정녕 실화란 말입니까~~~~~!!!!!
ㄴ다른 야구장도 아니고 쿠어스 필드에서 노히트 노런! 이태준 폼 미쳤다!!!
ㄴ누군가 한국 야구의 미래를 묻거든 고개를 들어 이태준을 보게 하라!
ㄴ내가 뜬금없이 나타난 아시아 투수에게 노히트 노런 헌납하고 당황한 쿠어스 필드면 추천 ㅋㅋㅋ
ㄴ일단 나부터 ㅋㅋㅋ
ㄴ대한민국에 이런 선수가 나타난 건 진짜 기적 중의 기적이다!!!
전설을 넘어서 이제는 신화가 되어가는 사내를 향한 찬미.
ㄴ갓태준! 아니 갓갓갓! 이태준은 야구의 신이다!
대한민국의 야구를 사랑하는 이들의 눈에 비친 이태준은 그야말로 ‘야구의 신’ 되어있었다.
그런 분위기 속, 시작되는 인터뷰.
“뉴욕에서 여기까지 꽤 먼 거리였을 텐데. 오늘도 찾아주셨네요.”
“하하, 뭔가 특종의 냄새가 났거든요. 그런데 그게 이야···. 노히트 노런이 될 거라곤 상상도 못 했습니다.”
이제는 인터뷰 자리가 제법 익숙해졌던 태준은 기자들과 가벼운 사담도 나눌 수 있었다. 그리고 카메라 앵글이 자신을 잡는 순간마저 이제는 그에게 긴장되는 순간이 아니었다.
“또 좋은 모습으로 팬들에게 인사드릴 수 있어 너무도 기쁜 마음입니다. 앞으로도 쭉 이런 날이 계속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자신을 지켜보고 또 응원해주는 팬들 앞에 자랑스럽게 설 기회. 매 순간순간이 새롭게 짜릿했다.
그런 흐름 속 한 명의 기자가 질문을 던졌다. 아마도 모두의 관심을 받는 이태준이라는 선수로부터 자극적인 기사를 작성하고자 하는 그런 목표가 다분한 질문을.
“이번 2041시즌 굉장히 독보적인 시즌을 이어나가고 계신데요! 혹시 경쟁자라고 생각하는 선수가 있는지! 또 어떤 선수와 맞붙고 싶은지 대답 들어봐도 괜찮겠습니까?”
2041시즌. 첫 4월의 이태준은 그 어떤 선수와도 비견될 수 없을 정도로 강렬한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내셔널리그 이달의 투수상과 이달의 선수상을 휩쓴 것이 그 증거였으며, 예컨대 범주를 아메리칸 리그까지 넓히더라도 수상자의 이름은 바뀌지 않을 공산이 컸을 것이다.
당장 직전의 등판에서 세 번의 사이 영 상을 거머쥔 이력이 있는 LA 다저스의 전설, 제이든 킹마저 꺾어낸 선수이자 투수로도 타자로도 초일류.
4월의 이태준은 그런 선수였다.
그런 선수가 되었기에 이태준은 메이저리그 모든 팀의 1순위 경계 대상이 되었고, 자연스레 메이저리그 최정상급의 선수들과 이름이 함께 불리기 시작했다.
그러한 상황 속, 이태준은 자신의 입지를 어떻게 인지하고 있는지. 또 어떠한 선수를 의식하고 있는지는 메이저리그 팬이라면 궁금해하지 아니할 수 없는 소재였다.
이태준은 그 질문을 받아든 뒤 잠시 고개를 주억인 뒤 답변을 이어갔다.
“저는 투수이기도 하고 동시에 타자이기도 합니다. 그렇기에 모든 투수와 타자가 경쟁 대상이고 반드시 이겨야 하는 상대입니다.”
다만 돌아온 대답은 이태준이 아니더라도 누구나 대답할 수 있는, 다소 고리타분한 답변. 그 순간 질문을 던진 기자의 눈빛엔 실망감이 아른거렸다.
아마 그 기자뿐만 아니라 ‘에이, 반응 되게 재미없네’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여럿 있을 것이다. 애석하게도, 이태준이라는 선수는 늘 그런 선수였다.
겸손을 미덕이라 여기는 선수.
오만은 반드시 덜어내야 할 것으로 여기는 선수.
“그럼에도 반드시 넘어서고 싶은 상대를 고르라고 한다면···.”
즉, 지금 태준의 대답은 오만함이 그 원인이 아니었다.
“오로지 오늘의 저뿐입니다. 그 이외에는 없습니다. 아마 이후로도 없을 겁니다.”
범람하는 자신감. 그 자신감엔 실력과 성적이라는 그 무엇보다 확실한 근거가 있었다.
그 순간, 질문을 던진 기자의 눈빛이 번뜩였다. 그 기자뿐만 아니라 그 자리에 있던 모든 기자가 눈을 빛내기 시작했다.
“그 말의 뜻은···.”
그토록 원하는 대답을 눈앞의 건장한 사내로부터 들을 수 있을 것만 같은 희망이 부풀어 올랐기에.
“네, 제가 최고라고 생각합니다. 상대가 누구든 질 거란 생각 따윈 안 합니다.”
태준은 그들이 원하는 대답을 내놓았다. 이윽고 기자들의 몸짓이 바빠지기 시작했다.
***
쿠어스 필드에서의 노히트 노런은 메이저리그 전체를 통틀어서 몇 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하는 대서특필 감이다.
그것만으로도 족했을 터인데, 그날의 인터뷰는 이미 불이 활활 타오르는 집에 기름을 붓는 것과 다름이 없었다.
[쿠어스 필드 노히트 노런! 이태준, ‘내가 최고다. 라이벌은 없어.’] [이태준, ‘메이저리그의 누구든 전부 다 이길 수 있는 상대!’] [이태준의 근거 넘치는 자신감! 야구계를 뒤엎다!]MLB 닷컴은 물론 야구와 관련 모든 포털 사이트와 커뮤니티 사이트는 이태준을 다루는 기사로 꽉꽉 들어차기 시작했고.
ㄴ신사의 스포츠는 무슨! 나는 이태준 적극 지지한다!
ㄴ이태준 정도 보여줬으면 불문율이니 매너니 따지는 게 따분하고 진부한 거지! 자고로 스타라면 넘치는 자신감은 기본적인 덕목!
ㄴ앞으로 메이저리그가 더 재밌어지겠는걸?
언제나 새로운 영웅의 등장을 바라고 바랐던 메이저리그의 팬들은 그런 이태준의 과감한 인터뷰에 격한 환영을 보냈다.
물론 메이저리그를 사랑하는 이들의 수는 셀 수 없을 정도로 많다. 당연히 이태준의 과감함을 하늘 무서운 줄 모르는 루키의 시건방짐으로 치부하는 이들도 있었다.
ㄴ아직 덜 맞아봐서 그래. 4월의 이태준을 무시할 생각은 없지만, 시즌은 길고 메이저리그는 수많은 강자가 있다고.
ㄴ만약 네이선 피터스(2040 시즌 아메리칸 리그 MVP)를 만났을 때도 같은 이야기를 꺼낼 수 있을까?
ㄴ메이저리그엔 제이든 킹 말고도 수많은 강자가 도사리고 있어. 이태준이 넘어야 할 산은 아직도 많다고!
다만, 어느 유명 가수는 언젠가 이런 말은 남긴 적이 있었다.
‘슈퍼스타는 팬과 안티 팬을 둘 다 미치게 만든다.’
질투하고 시샘하는 사람들이 존재해야 팬들이 더욱 미친 듯이 응원하게 된다. 슈퍼스타란 그런 것이다.
그리고 안티 팬의 질투와 시샘 또한 큰 범주로 보면 그것마저 관심. 슈퍼스타를 더욱 빛내기 위한 초석일지니.
이태준은 그렇게 슈퍼스타가 되어가고 있었다.
***
[뉴욕 메츠, 8 대 4 승리! 쿠어스 필드 시리즈 3연승!] [돌풍의 뉴욕 메츠! 서부 지구 원정 8승 1패!] [지구 2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 어느덧 6게임 차! 메츠를 막을 자 누구인가?]LA 다저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콜로라도 로키스까지. 뉴욕 메츠의 2041시즌 첫 서부 지구 원정 시리즈는 결코 만만한 여정이 아니었다.
5할 승률만 유지할 수 있어도 만족할 수 있었을 그러한 여정. 하지만 메츠는 9게임 중 무려 8게임을 이기며 0.889라는 높은 승률을 거두며 시티 필드로 귀환했다.
올해의 메츠는 정말로 다르다!
뉴욕 메츠 팬들의 외침이었고. 그들은 단지 그렇게 외치는 데에서 그치지 않았다.
[시티 필드에서 치러지는 메츠 VS 내셔널스 시리즈 3경기 전부 매진!] [앞다투어 시티 필드로 집결하는 메츠 팬들!] [포스트 시즌도 아닌데···. 메츠의 야구 인기는 벌써 뜨겁다!]시티 필드의 관중석은 무려 43000석. 게다가 야구장은 애초에 입장료 자체가 싼 편도 아니었다.
그런데도 팬은 기꺼이 관중석을 가득 채워주었다.
포스트 시즌이나 순위 경쟁이 치열한 경기가 아니었음에도.
심지어 평일 경기였음에도.
찬란했던 역사에 비해 조금씩 인기가 빛바래 가고 있던 메이저리그의 흐름 속에 이는 꽤 이례적인 일이었다.
더 놀라운 사실은 그게 끝이 아니라는 점이었다.
“허, 이렇게까지 유니폼이 많이 팔렸던 적이 있었나요?”
“없었어. 로건 라이트가 살아 있을 때도 이 정도는 아니었어.”
“이야, 그래요? 이태준 파급력. 진짜 장난 없네요.”
뉴욕 메츠의 유니폼 판매량은 근 몇십 년을 비교해도 이보다 빠르고 많이 팔린 전례가 없었다. 뉴욕 메츠의 유니폼 판매 사이트는 수시로 마비되었고, 물량을 몇 배로 늘렸음에도 곧잘 매진되곤 했다.
“그렇지 뭐, 성적도 엄청 좋은 데다가 퍼포먼스도 장난 아니지. 로건 라이트처럼 던졌다가 언더핸드, 사이드암으로도 던졌다가 또 속구 구속은 100마일까지 기록되는 투수가 세상에 어딨어? 심지어 타자까지 한다고? 이건 말도 안 되는 거거든. 거기에 성적까지 완벽하게 받혀주니 사람들이 좋아할 수밖에.”
“게다가 키도 크고 얼굴도 잘생겼고. 또 은근 이찬열 감독님하고의 스토리도 있고.”
“끝내주는 슈퍼스타지. 게다가 얼마 전에 인터뷰한 것도 꽤 효과가 있던 모양이야. 그날 이후로 이태준 관련 상품들 판매량이 더 급증했어.”
그러다 보니 뉴욕 메츠의 마케팅 부서 팀원들의 대화에는 늘 이태준이 단골손님이었다.
단기간에 하비에르 카스티요, 리암 쿠퍼, 애런 화이트, 올리버 포스터마저 넘어선 뉴욕 메츠 최고의 스타로 도약한 25살의 사내.
친한 기자들에게 이태준과 관련된 긍정적인 기사를 더욱 많이 써달라고 청탁하는 등 온갖 방법을 총동원하여 자신들의 슈퍼스타를 향한 조명을 더욱 강하게 비추고, 이태준이 지닌 가치를 활용하는 것이 마케팅 부서의 몫.
이른바 선수와 프런트 사이의 상부상조.
그것으로 선수는 더 많은 인기를 얻고.
팀은 더 많은 돈을 번다.
그렇게 벌어들인 수익의 일부분은 다시 선수에게로 향한다.
“그러고 보니, 이태준 선수는 어떻게 생각하신다니? 괜찮으시데?”
그리고 지금 메츠의 마케팅 부서는 자신들의 일을 하고 있었다.
“네, 긍정적인 반응이던데요? 오히려 더 앞장서서 하고 싶은 듯한 눈치였습니다.”
“크, 역시. 슈퍼스타가 될 사람은 마음가짐부터 달라.”
얼마 전 다저 스타디움에서 거둔 12연속 타자 탈삼진.
쿠어스 필드에서 거둔 노히트 노런.
한정 상품 수주는 이미 계획되어 있는 상태였고, 더욱이 많은 판매를 위해 메츠의 마케팅 부서는 이태준에게 직접 부탁했고. 이태준은 아주 흔쾌히 수락했다.
“이태준과의 특별 팬 미팅이 상품으로 걸려 있으니···. 하, 이거 얼마나 팔릴지 정말 기대되는데?”
그것은 이태준과 팬들 사이의 특별한 만남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