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baseball genius through talent absorption! RAW novel - Chapter (159)
재능 흡수로 야구 천재-160화(159/210)
160화. 캐치 미 이프 유 캔 (3)
양키스와 메츠의 맞대결 시리즈. 둘은 서로 같은 지구의 팀은 아니지만, 매년 빠짐없이 인터 리그를 통해 맞대결을 치른다.
이는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의도한 일정이기도 했다.
기본적으로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메이저리그 모든 팀이 이동하는 동선을 최대한 줄일 수 있도록 노력한다.
미국의 영토는 워낙에 넓기에 메이저리그 사무국의 배려가 뒤따르지 않는다면, 단언컨대 선수들 대부분이 시즌 중반에 체력이 고갈되어 퍼질 테니까.
가령 그런 것이다. 약 42.195km의 마라톤 코스를 지정할 때 대책 없이 오르막길만 잔뜩 있는 코스보단 되도록 완만한 경사가 주를 이루는 코스를 선호하는 것과 같은 이치.
웬만하면 근처의 팀들과 경기를 더 많이 치르도록 하고 만약 먼 원정을 소화해야 한다면 그 주변에 있는 모든 팀과 경기를 치르게 한 다음 홈으로 돌아오게 한다.
그러한 의미에서 양키스의 홈 구장 양키 스타디움은 메츠의 홈 구장 시티 필드로부터 직선 거리 10km 안팎에 있는 비교적 가까운 야구장.
같은 뉴욕의 범주에 자리를 잡은 팀들인 만큼 교류전을 치르기에 그 부담감이 덜하다.
물론 그런 이유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근래 들어 양키스와 메츠의 교류전은 그 수가 점점 더 늘어나는 중이었다.
이유인즉슨, 그 두 팀 사이에 새겨진 라이벌리의 규모가 해를 거듭할수록 점점 더 커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사실 불과 20년 전 정도만 하더라도 양키스는 메츠를 라이벌로 생각하지 않았다. 같은 연고지를 사용하고 있지만, 구단 역사와 그간의 성적, 그리고 인지도 면에서 양키스는 메츠를 크게 앞서고 있었기에 메츠 혼자서 일방적으로 양키스를 라이벌로 여기는 듯한 느낌이 들곤 했었다.
하지만 2021년. 뉴욕 메츠의 새로운 구단주로 스티브 코헨이 들어온 뒤 대대적인 투자를 시작하며 만년 중위권 수준의 팀으로 분류됐던 뉴욕 메츠는 메이저리그 최대의 빅 마켓 팀 중 하나로 급부상했고, 급기야 내셔널리그 동부 지구의 강자 자리를 꿰차며 매년 포스트 시즌에 얼굴을 들이미는 팀이 되었다.
물론, 여전히 양키스의 팬들은 메츠를 쉬이 인정하려 하지 않았다.
“돈으로 역사와 근본은 살 수 없어.”
“메츠가 아무리 발버둥 쳐도 뉴욕의 주인이 양키스라는 사실엔 변함이 없어.”
뉴욕 메츠를 그저 같은 연고지를 공유한다는 이유만으로 자신들의 라이벌로 인정하기엔 쌓아 올린 역사의 높이가 극심한 차이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에 메츠의 팬들도 할 말이 있었다.
“양키스는 지는 해고 메츠는 떠오르는 해야!”
“2041시즌은 메츠의 해가 될 테니까!”
객관적인 성적 지표만 놓고 봐도 올해의 메츠는 양키스를 앞서는 팀이었다.
뉴욕 메츠는 현재 내셔널리그 동부 지구 1위 팀인 데다가 메이저리그를 통틀어서 승률이 가장 높은 팀.
반면에 양키스는 아메리칸 리그 동부 지구의 3위 팀이었다. 물론 아메리칸 리그 동부 지구는 소속된 다섯 개의 팀이 모두 5할 이상의 승률을 기록한 적 있을 정도로 메이저리그 내에서 경쟁력이 가장 강한 지구였다지만 양키스의 명성을 생각하면 3위는 너무도 아쉬운 순위였고 지금의 메츠에겐 분명 언더독에 불과했다.
그런 복합적인 상황들이 얽히고설킨 만큼 서로를 향한 적개심은 최고조로 달아올라 있는 상태.
양키 스타디움에서 1루와 3루, 그리고 외야까지 전부 들어찬 관중들이 자아내는 열기는 이로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뜨거웠다.
양키스와 메츠, 각팀의 선수단 모두 그 사실을 온몸으로 느끼고 있었으며.
그들 역시 서로를 향해 강한 전의를 불태우고 있었다.
그런 상황 속, 양키스와의 시리즈 첫 경기의 선발 투수로 발탁된 벤자민 마카키스는 유독 강한 전의를 불태우던 선수였다.
벤자민 마카키스.
금발의 장발이 목 뒤를 완전히 뒤덮은 그는 현재 뉴욕 메츠의 3선발.
앞서 8경기에 나와 47.2이닝 2.83의 평균자책점의 성적을 기록 중인 선발 투수로 그는 불과 2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메츠가 아닌 양키스 소속의 투수였다.
사실 그에게 있어서 양키스에서 뛰던 시절은 그다지 유쾌한 기억으로 남아 있지 않았다.
양키스 특유의 강압적인 용모 단정 규정 때문에 장발의 머리를 깎아야만 했다는 그런 단순한 이유가 아니었다.
그것은 한 선수와의 마찰이 시발점이었다.
조세프 매키니.
자신보다 1살 위의 선배이자 근 십 년간 양키스가 가장 애지중지해서 키워낸 우타 빅뱃 포수 자원.
데뷔 시기도 비슷했던 두 선수는 당연히 마이너리그에서 함께했던 시기가 겹쳤고,
성격이 영 맞지 않았던 데다가 아직 나이가 어려 혈기가 넘치다 못해 범람하던 두 명의 선수는 자주 마찰을 빚곤 했다.
“마카키스. 자존심을 버려. 네 하찮은 구질에 당해줄 타자는 마이너리그에서도 없을 거라고.”
“허, 대체 네가 뭘 안다고 날 통제하려 들지? 기껏해야 넌 나와 비슷한 나이의 애송이 포수일 뿐이야.”
“시끄럽고. 그냥 내 말대로 따라. 지금 네 공으로는 여기서는 승부가 안 되니까.”
“싫다면 어떻게 할 건데?”
“하아, 여하튼 투수라는 녀석들은 재간도 없는 주제에 자존심만 강하지.”
“뭐 이 새끼야?”
자존심도 강하고 독불장군의 성격이었던 조세프 매키니는 자신과 비슷한 나이의 투수들에게는 고압적인 태도로 일관했다.
벤자민 마카키스와 같은 자존심과 승부욕이 강한 투수와는 성격상 궁합이 영 맞아 떨어지지 않았다.
심지어는 경기 중 마운드 위에서 서로 멱살을 잡았던 적이 있었던 만큼 두 선수 사이는 최악이었으며,
이는 메이저리그 진출 이후로도 같았다.
“웬만하면 조세프 매키니와는 호흡을 맞추고 싶지 않습니다. 그 건방진 녀석과 호흡을 맞추다 보면 도저히 제 공을 던질 수가 없거든요.”
점점 더 골이 깊어지는 두 선수 사이의 갈등은 양키스에겐 골칫거리였다. 그렇기에 어떻게든 둘을 중재해보려 했지만.
“포수 말을 안 들으면 뭐 어쩌겠다는 건데? 평생 일류는 되지 못할, 계속 그 자리에 머무를 수밖에 없는 삼류 투수로 남고 싶다는 거야?”
“하아, 네 헛소리에 장단을 맞춰주는 게 일류라면 차라리 달리는 기차 앞에 몸을 내던지고 말지. 미안하지만, 난 네 방식에 동의할 수 없어. 투수의 한계는 투수가 정하는 거지 포수가 재단할 수 있는 게 아니거든.”
답이 없었다. 나서서 중재를 해보기엔 둘 사이는 이미 파국으로 치달아 있었다. 결국, 양키스는 선택을 내렸다.
[벤자민 마카키스, 전격 뉴욕 메츠행! 1 대 2 트레이드 성사!]벤자민 마카키스도 분명 좋은 자원이었지만, 당시 드래프트에서 숱한 투수들을 제쳐두고 전체 1라운드 1순위로 지명했던 조세프 매키니만큼은 아니었다.
게다가 당시의 벤자민 마카키스는 냉정히 평가하길, 그렇게 고평가를 받을 만한 투수는 되지 못했다. 기껏해야 5선발 내지 롱 릴리프가 최선이었던 투수.
당장 양키스에서의 마지막 시즌이었던 2039시즌엔 불펜 투수와 선발 투수를 오가며 5.31이라는 다소 높은 평균자책점을 기록했으니까.
하지만 그는 메츠로 이적 후 보란 듯이 실력을 만개시켰다. 불과 직전 시즌까지만 하더라도 평범한 유망주 투수에 불과했던 벤자민 마카키스는 지난 시즌 3.20의 평균자책점과 10승을 기록하며 메츠의 핵심 투수로 우뚝 섰고, 이번 시즌도 마찬가지. 지난 시즌보다 오히려 더 발전한 모습을 선보이는 중이었다.
‘날 버린 양키스. 반드시 후회하게 될 거야.’
강한 복수심은 곧 성장의 밑거름이 된다.
자신과 조세프 매키니를 저울에 올려두고서 끝내 매키니를 선택한 양키스. 그것이 합리적인 선택이 되었든 뭐였든 간에 당사자인 벤자민 마카키스가 이해해줄 필요는 없었을 테니.
자신을 버린 양키스로부터 그 선택이 틀렸다는 말이 나오게 하고 싶은 그 마음은 이를 더 꽉 물도록 만들었다.
그리고 지금, 메츠의 3선발이 되어 돌아온 양키 스타디움.
“벤자민.”
오늘 경기 호흡을 맞추게 될 포수, 리암 쿠퍼는 경기가 시작되기 전 그에게 한마디 말을 건네줬다.
“방금 불펜 투구에서 느낀 건데, 오늘따라 네 슬라이더 평소보다 더 잘 꺾이는 느낌이거든? 위닝샷으로 던져도 충분히 먹힐 거야. 그러니까 나만 믿고 던져주면 내 반드시 최선의 결과를 만들어줄게.”
말의 힘이라는 것은 참 묘하다.
목적만 보면 조세프 매키니가 늘 했던 말과 궤가 비슷하다.
하지만 분명한 어감의 차이는 같은 목적이라도 다르게 느껴지도록 만든다.
‘내 말대로 던져라’가 아닌 ‘나를 믿고 던져라’.
그 차이는 벤자민 마카키스의 마음을 움직인다.
“오늘도 좋은 리드 부탁드릴게요.”
그 차이는 곧 경기력에도 영향을 끼쳤다. 물론 긍정적인 방향으로.
벤자민 마카키스의 뒤엔 동료들이 있었으니까.
믿을 수 있는 동료들이.
***
조세프 매키니.
198cm의 신장과 108kg의 체중. 신체 조건부터 범상치 않은 포수.
올해로 26살이 되는 젊은 포수.
나이는 많지 않지만, 지난 몇 년간 기대에 부응하는 실력과 함께 그는 뉴욕 양키스의 주전 포수 자리를 꿰찰 수 있었다.
당장 데뷔 시즌인 2038시즌은 신인왕을 수상했고,
지난 시즌엔 0.307의 타율과 0.405의 출루율. 38개의 홈런을 때려내며 현 메이저리그 최고의 포수 중 한 사람으로 부상했다.
그런 그의 오만한 성격은 빼어난 성적과 퍼포먼스에서 기인하고 있다고 봐도 무방했고,
여전히 투수들에게 고압적인 태도를 보였다.
“메츠 녀석들은 내가 확실히 분석했으니까. 웬만하면 내 뜻대로 따라와. 거스를 생각 말고.”
게다가 조세프 매키니의 어깨 위엔 드높은 권위가 얹어졌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뉴욕 양키스는 조세프 매키니에게 무려 11년 3억 2천만 달러라는 어마어마한 규모의 계약을 안겨줬다.
자본주의의 논리로 움직이는 메이저리그의 특성상 팀에서 많은 돈을 받는 선수는 그만한 권위가 생긴다. 감독과 코치는 물론 동료 선수들도 함부로 대할 수 없을 정도의 권위.
“후, 알았어. 아, 참. 나 체인지업이 좀 손에 감기는 느낌이 있거든? 그것 좀 유의해줘.”
“내가 판단할 문제야. 알아서 할게.”
“··· 그래. 알겠다.”
양키스 투수들의 대부분은 조세프 매키니의 말에 군말 없이 따르곤 했다. 괜히 반발해봐야 자신에게 득이 될 것이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런 상황 속에 시작된 경기, 뉴욕 양키스의 선발 투수는 팀의 4선발 헨리 로이어. 최고 95~96마일 정도의 구속과 강한 수직 무브먼트가 형성되는 포심패스트볼. 슬라이더, 체인지업와 커터를 구사하는 오버핸드 우완 투수.
192cm의 신장과 오버핸드 투구 폼 특유의 높은 릴리스 포인트의 힘을 입은 하이패스트볼이 주 무기인 투수.
기본적으로 조세프 매키니는 전력 분석 자료를 통해 확인되는 최고의 구질을 위주로 볼 배합을 형성하는 포수였다.
딱-!!!
“아웃!!!”
「선두 타자 하비에르 카스티요의 높이 솟은 타구! 유격수 뒤로 물러나면서 가볍게 잡아냅니다! 원 아웃!」
기본적으로 가장 좋은 구질을 구사하는 것이 타자를 잡아낼 확률이 가장 높은 방법이라 생각했기 때문.
전력 분석 자료로 확인할 수 있는 헨리 로이어의 최고의 구질은 당연히 포심패스트볼. 높은 코스의 포심패스트볼. 그것으로 까다로운 타자 하비에르 카스티요를 잡아냈다.
그리고 2번 타자.
그 타자가 들어서자 그라운드 위로 감도는 전운의 무게가 한층 더 무겁게 가라앉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이 녀석이 이태준.’
성적으로도 또 전력 분석 자료에서도 이태준은 상당히 까다로운 타자. 현 메츠의 중심임을 알 수 있었다.
“이봐. 애송이. 어깨에 힘 좀 빼. 메이저리그는 고작 한두 달 잘한 것 정도로 위세 떨 수 있는 곳이 아니니까.”
조세프 매키니도 그런 이태준을 1등 경계 대상으로 손꼽았다. 그리고 이태준이 타석에 섰을 때 그를 슬쩍 올려다 보며 시비 거리를 던졌다.
그러자 태준도 살며시 고개를 돌리더니 눈매를 가늘게 좁히고서 조세프 매키니를 잠시간 응시했다.
“뭘 그렇게 뚫어지라 쳐다보냐?”
“아니, 그냥···.”
그러고는 다시 고개를 돌려 자세를 다잡았다. 이윽고 조세프 매키니가 들을 수 있을 정도의 목소리로 읊조렸다.
“생각하는 게 너무 훤히 들여다보여서.”
“허, 건방진 새끼.”
뒤로 조세프 매키니의 볼멘소리가 들려왔지만, 태준은 무반응으로 일관했다. 굳이 반응해줄 필요가 없었으니까.
따아악-!!!
타석과 홈플레이트, 그리고 마운드에서는 오로지 결과만이 가장 확실한 반응이 되어줄 테니까.
「초구부터 강한 타구! 2루수와 유격수 사이를 빠르게 꿰뚫어내는 깨끗한 중전 안타! 이태준은 오늘도 출루에 성공합니다!」
「몸쪽 높은 코스에 절묘하게 제구된 속구를 감각적으로 잡아당겼습니다. 이태준의 정교한 배트 컨트롤을 확인할 수 있는 그러한 안타였습니다.」
양키스 배터리··· 아니 조세프 매키니가 요구한 초구는 인 하이 코스의 포심패스트볼. 그 공은 조세프 매키니가 미트를 가져다 댄 곳으로 정확히 날아갔지만, 이태준의 방망이는 그것으로 제대로 가로막아버렸다.
퉷-!
조세프 매키니는 언짢은 표정과 함께 침을 탁 뱉고는 다시 자리에 앉았다. 아주 잠깐 드러낸 모습이었지만, 그 모습은 이태준의 시야에도 선명하게 포착됐다.
‘불편해? 불편하면···.’
그러고는 리드를 길게 잡기 시작했으니.
【<슈퍼소닉 [Passive]>】
【※ 루상에 출루 시 주력이 10% 향상됩니다.】
【※ 모든 주루 플레이에 대한 부상 위험도 90% 감소합니다.】
‘자세를 고쳐 잡던가. 더 불편해지기 싫으면.’
이태준. 그가 타석에서 이어서 루상에서까지 조세프 매키니의 시선을 끌기 시작했다.
그것이 2번 타자인 자신의 역할이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