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baseball genius through talent absorption! RAW novel - Chapter (160)
재능 흡수로 야구 천재-161화(160/210)
161화. 캐치 미 이프 유 캔 (4)
머니볼.
1998년 오클랜드 애슬레틱스라는 팀에 샌디 앨더슨의 후계자로 GM(단장)에 오른 사내, 빌리 빈은 메이저리그를 넘어서 야구계에 한바탕 혁신을 이끌었다.
아직 세이버메트릭스가 낯설기만 한 미신 정도로 여겨지던 시절.
그는 세이버메트릭스를 운영 방식에 적극적으로 도입하여 메이저리그 30개 팀 중 20위권 밖의 페이롤(총 연봉)을 가지고 무려 8년간 0.537의 승률을 기록했고 다섯 번의 플레이오프 진출에 성공했으며 2001년과 2002년은 무려 각각 102승, 103승을 기록했다.
그런 그의 방식은 타율 3할 3푼을 기록하는 타자를 포기하고 타율도 어정쩡하고 이래저래 애매하게만 보이는 선수들을 데려오는 당시 사람들이 보기엔 생소한 운영 방식이었다.
하지만 빌리 빈의 선수 가치를 판단하는 데 있어서 확고하게 정립된 기준은 분명 스몰 마켓의 대명사 오클랜드 애슬레틱스를 리그를 대표하는 강팀으로 만들었다.
그러한 빌리 빈의 이른바 ‘머니볼’ 이론은 크게 성공했고 이후 메이저리그의 모든 팀은 세이버메트릭스를 운영과 선수의 가치 판단에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타율보다는 출루율과 장타율이 우선.
타점과 득점, 승리와 같은 운에 적용받는 기록은 선수의 가치 판단에 철저히 배격하는 방식 등등.
세이버메트릭스로 비롯된 수많은 운영 방식이 도입됐고, 2041년에 이르러 지금도 세이버메트릭스는 하나의 진리로서 여겨졌다.
그런 세이버메트릭스의 시대를 이끈 빌리 빈은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도루는 하는 게 손해다.”
물론 이는 통계학적인 접근에서 틀린 말이 아니다. 실제로 세이버메트릭스의 연구가 거듭될수록 도루의 가치는 점점 내려가고 있는 것이 현실이었으니까.
하물며 도루의 성공률의 손익 분기점은 무려 75%가량. 10번 시도해서 7~8번 이상 성공하지 못한다면 안 하느니만 못한 게 되어버린다.
게다가 부상 위험도까지 높으니 더더욱 할 이유는 없어진다.
그렇게 점점 선수들의 도루는 감소했고, 한 시즌에 60~70개를 넘어 100개가 넘어가는 도루를 기록하는 선수도 있었던 과거와 달리 40도루 정도만 기록해도 도루 1위 타이틀을 거머쥘 수 있는 시대가 만들어졌다.
도루를 시도할 바엔 차라리 강한 타구를 멀찍이 날려 장타를 만들어내는 게 낫다는 것이 현대 야구의 경향이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현장에서는 도루의 가치를 무시하지 않았다.
‘아무리 야구가 기록의 스포츠라지만 엄연히 스포츠. 숫자놀음만으로 기록의 가치를 재단할 수는 없다.’
세이버메트릭스를 통해 도출한 데이터는 도루의 기록적인 가치를 산출할 수 있지만, 도루가 가능한 주자가 루상에 있을 때 상대 팀 배터리가 받는 압박, 도루가 가능한 타자의 출루를 억제하기 위해 배터리가 어떤 자세로 볼 배합을 구상해야 하는지와 같은 추상적이며 감각적인 범주에 속한 개념은 산출할 수 없다.
그렇기에 현장은 언제든지 도루가 가능한 주자를 선호한다.
게다가 2023년을 기점으로 도입된 견제구 제한 룰은 추락한 도루의 가치를 다시금 드높였다.
그것이 루상에 올라선 주자 이태준이 타자 이태준 못지않게 높은 평가를 받는 이유.
무려 17번의 도루를 성공했고, 그 17번의 시도 중 실패는 단 한 번도 없었다.
“세이프!”
심지어 견제구도 적당히 끌어낼 줄 알았다. 워낙에 리드를 길게 잡는 주자였기에 배터리가 신경 쓰지 않을 수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아! 이것으로 양키스의 배터리는 두 번의 견제구를 모두 소모합니다! 여기서 견제구를 한 번 더 던지면 보크 선언을 받게 됩니다.」
「이거 양키스 배터리가 느끼는 불편함이 더 커지겠는데요? 이러면 이태준 선수는 리드를 늘리는 데 리스크가 더 줄어들게 되거든요!」
이윽고 두 번의 견제구를 받은 태준은 앞선 리드 때보다 보폭을 한 걸음 더 늘렸다. 그리고 어깨를 살며시 2루 방향으로 열며 언제든지 뛸 수 있다는 뉘앙스를 풀풀 풍겼다.
‘쳇, 사방이 완전히 막혀버렸어.’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피치 아웃을 하기에도 여건이 좋지 않았다. 볼 카운트는 1스트라이크 2볼인 데다가 타석에 선 타자는 올리버 포스터. 피치 아웃을 통해 3볼 상황을 만드는 상황은 최대한 피해야만 했을 터.
양키스의 배터리에게 지금과 같은 상황은 말 그대로 사방이 틀어막힌 사면초가였다.
그럼에도 결정의 시간은 길지 않았다. 피치 클락을 통해 허락된 시간은 20초. 그 안에 반드시 투구가 이뤄져야 했을 테니까.
퍼어엉-!!!
이윽고 투수가 던진 공은 조세프 매키니의 미트에 안착했고, 그 즉시 공을 미트에서 빼낸 뒤 2루로 송구했다.
촤아아악-!!!
하지만 이태준의 발이 확연하게 더 빨랐다. 굳이 비디오 판독을 요청할 필요를 느끼지 못했을 정도로.
“세이프!!!”
막을 수 없었다.
이미 길게 잡고 있었던 리드, 과감한 결단력, 완벽하게 빼앗아 낸 투수의 타이밍, 빠른 발까지. 이태준의 도루는 더할 나위 없이 완벽했다.
이것으로 1사 1루는 1사 2루가 되었다. 안타 하나만 나와도 곧바로 득점으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
그나마 양키스의 배터리가 천만다행으로 여길 수 있는 것은 방금의 투구가 스트라이크 존 보더 라인에 아슬아슬하게 걸치며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아낼 수 있었다는 것.
즉, 배터리는 부담스러운 상대 올리버 포스터를 상대로 유인구를 한 번 더 던져도 될 기회를 얻었다는 것.
슈우우우웅-!!!
일부러 올리버 포스터의 눈에 딱 치기 좋은 코스처럼 보이는 몸쪽 높은 코스의 하이 패스트볼. 스트라이크 존을 살짝 벗어나가는 유인구성의 하이 패스트볼이었다.
퍼어엉-!!!
하지만 방망이가 돌아가는 소리는 들려오지 않았고,
‘······!’
공을 받은 조세프 매키니는 재빨리 일어나 공을 3루로 송구했다. 방금의 구질은 몸쪽 높은 코스의 속구. 이번에는 반드시 잡아낼 수 있어야 했다.
촤아아악-!!!
하지만 태준의 발은 그대로 미끄러지듯 3루 베이스에 안착했고,
“윽!”
살짝 높이 송구 된 공을 잡은 3루수가 태준을 태그하기엔 간발의 차로 늦어버렸다.
“세이프!!!”
또 한 번의 도루 성공. 2루로 내달리고서 태준은 숨 고를 틈새 없이 곧바로 3루로 내달렸고 그대로 베이스를 훔쳐냈다.
1사 3루.
눈 뜨고 코 베인 느낌이 이런 느낌일까? 조세프 매키니의 넓은 이마에 십자 마크가 빠-직하고 새겨졌고, 투수 헨리 로이어는 잠시 홈 플레이트 반대 방향으로 뒤돌아선 뒤 옅게 한숨을 내쉬었다.
3루에 자리를 잡은 발 빠른 주자는 아웃 카운트 2개를 잡은 상태가 아닌 이상에야 홈 플레이트를 밟을 가능성이 아주 큰 주자였으니까.
3루의 주자가 홈으로 쇄도하는 것을 막아내기 위해선 전진 수비한 내야수가 잡아낼 수 있도록 타구가 향해주거나 혹은 삼진을 잡아내거나.
따아악-!!!
애석하게도 올리버 포스터는 삼진을 잡아내는 것이 상당히 까다로운 타자였다. 밀어친 타구는 전진 수비하던 우익수를 뒤로 물러서게 했고.
“아웃!!!”
공을 잡아내긴 했지만, 무리해서 홈으로 공을 송구하지 않았다. 이태준이 갑자기 넘어져 주는 것이 아닌 한 잡아내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세이프!!!”
그렇게 여유롭게 홈을 밟은 태준은 올리버 포스터와 손뼉을 맞부딪힌 뒤 더그아웃으로 돌아갔다.
그런 그 둘의 모습을 조세프 매키니는 도끼눈을 치켜뜬 채 노려봤고.
‘······.’
헨리 로이어의 시선은 포수, 조세프 매키니를 향해 있었으니.
그것도 아주 지긋이 쳐다보고 있었다. 이로 아랫입술을 짓씹으면서 말이다.
***
지금의 뉴욕 양키스에게 가장 필요한 유형의 선수는 무엇인가. 이에 양키스의 팬들은 답한다.
‘기민하게 움직이는 선수가 필요해!’
현재의 양키스의 타선은 언제든 홈런을 때려낼 수 있는 타자들 위주로 배치되어 있다. 이는 홈런이 나올 확률이 높은 타자 친화형 구장 양키 스타디움의 강점을 살리기 위한 프런트의 계획이었다.
실제로 양키스는 적지 않은 수의 홈런을 때려내는 팀이었다. 근 3년간 양키스가 때려낸 홈런의 개수는 메이저리그 팀 전체를 통틀어서 다섯 손가락 안팎으로 들어갈 정도였으니까.
하지만 빛이 있다면 언제나 그 뒤로는 그림자가 드리워 있다. 양키스는 분명 홈런을 많이 생산하는 팀이다.
하지만, 팀 득점은 홈런의 개수에 비해 초라한 수준. 홈런 개수는 분명 상위권이지만 총 득점만 따진다면 양키스는 중위권에서 조금 더 높은 수준에 불과했다.
‘기본적으로 너무 둔해. 양키스는 루상에서 위협이 되는 선수가 단 한 명도 없어.’
그 이유로 손꼽히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양키스는 ‘뛰는 야구’가 되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양키스의 라인업에는 현재 두 자릿수 도루를 기록한 선수가 거의 없었다. 도루는커녕 과감한 주루를 감행하는 선수조차 흔치 않다. 홈런이 많은 팀임에도 불구하고 잔루가 많은 건 분명 문제점이 되었다.
그렇기에 양키스의 팬들은 기민하게 움직이고 과감하게 주루하는 선수를 원했다. 그것도 꽤 오래도록. 그리고 지금 그들이 그토록 바라고 바랐던 유형의 선수가 양키 스타디움을 뒤흔들고 있었다.
“이런 젠장! 저걸 또 못 잡았어? 이 얼빠진 녀석아! 정신이 있는 거야 없는 거야!”
뛰고.
뛰고.
또 뛰었다.
그것으로 양키스 배터리를 혼미하게 만들었다.
「세이프! 세이프! 이번에도 세이프입니다! 이태준이 벌써 오늘 경기만 네 번째 도루! 이태준의 탁월한 주루 센스와 빠른 발이 양키스의 균열을 만들어냅니다!」
조세프 매키니는 타격이 빼어난 타자지만 도루를 저지하는 능력은 평범하다. 게다가 선발 투수 헨리 로이어도 그렇게 견제에 뛰어난 투수가 아니었다.
이태준은 그 빈틈을 최대한 활용하고자 했다. 물론 이는 평소보다 훨씬 더 과감한 움직임이기도 했다.
양키스의 중심이 누구인지를 알고 있었기에. 이태준은 평소의 상황이었더라면 굳이 뛰지 않았을 상황에서까지 도루를 감행했다.
그리고 그것은 아주 제대로 먹혀들고 있었다.
그것은 마치 양키스의 배터리에게 이렇게 말하는 듯했다.
‘뭘 할 건데? 도루를 내어주는 것 말고 네가 뭘 할 수 있는데?’ ···라고.
그렇게 이태준에게 네 번째 도루를 허용한 뒤, 헨리 로이어는 기어코 불편한 기색을 가감 없이 드러냈고, 그 모습을 확인한 조세프 매키니는 잠시 타임을 요청한 뒤 마운드로 올라섰었다.
“매키니. 이런 말 하고 싶지 않았는데. 그래도 지금은 해야 할 것 같아. 볼 배합을 바꿀 필요가 있을 것 같아.”
“진정해 로이어. 변수였을 뿐이야. 우리의 선택은 틀리지 않았고. 운이 나빴을 뿐이야.”
“오, 매키니. 우리라고? 미안하지만 우리가 아니라 네 선택 아니었어?”
결국, 폭발해버린 불만. 조세프 매키니와 헨리 로이어의 대화는 생각보다 길어졌다. 심판이 그만하고 내려오라는 신호를 보내기 전까지 둘 사이에 벌어진 균열은 메워지지 않았다.
그런 상황 속, 메츠의 더그아웃에서도 리암 쿠퍼와 벤자민 마카키스도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아무래도 타자들이 슬슬 볼 배합을 읽어내는 것 같아. 지금 슬라이더가 확실히 긁히긴 하지만, 그것을 노리는 타자들을 뚫어내는 건 쉽지 않을 거야. 그러니 지금부터는 슬라이더는 위닝샷으로 활용하는 것보다 카운트를 잡는 용도로 쓰는 게 더 좋을 것 같아. 양키스의 타자들은 한 방이 꽤 매섭거든. 벤자민, 네 생각은 어때?”
“후우, 리암이 그렇게 말해주는 걸 보니 역시 기분 탓이 아니었나 보네요.”
“하지만, 아직 네 구위는 좋아. 굳이 정면 승부를 피하면서까지 볼 배합을 짤 이유는 없어. 오늘 벤자민, 네 구위를 보면 적어도 90구 정도까지는 충분히 힘싸움으로 밀어붙일 수 있을 것 같아.”
“흐흐, 좋네요.”
균열은 불신의 씨앗이 발아한 것이 그 원인이다. 즉, 씨앗을 심지 않았다면 균열이 생길 일은 없다. 리암 쿠퍼는 그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아는 포수였다.
투수의 심리를 안정시키고 포수인 본인에게 믿음을 끌어내는 일은 그가 가장 잘하는 일 중 하나였다.
그 차이는 게임을 바꿔낸다.
「아, 결국 헨리 로이어는 여기까지입니다···. 4.2이닝 5실점. 5회를 채우지 못하고 마운드를 내려갑니다.」
이태준에 의해 휘둘리던 헨리 로이어. 조세프 매키니는 그것을 제대로 잡아주지 못한 대가를 치러야 했다.
「스트라이크 아웃! 이닝 종료! 벤자민 마카키스가 7회까지 마운드를 지켜냅니다! 7이닝 1실점 9탈삼진! 양키스에게서 뛰어난 경기력을 보여줍니다!」
반면에 벤자민 마카키스는 끝내주는 복수에 성공했으니.
출신은 다른 동갑내기 이태준과 벤자민 마카키스의 활약은 메츠에게 양키 스타디움 원정 1차전의 승리를 안겨줬다.
[뉴욕 더비 첫 경기 승자는 메츠! 7 대 2 쾌승!] [3출루 4도루! 양키스 배터리를 뒤흔든 이태준의 ‘발야구’] [메츠에 기세를 안긴 벤자민 마카키스의 7이닝 1실점 9K 쾌투!] [뛰는 이태준 막는 마카키스! 양키스를 무너뜨린 메츠의 미래!]ㄴ양키스가 버린 투수 + 양키스가 놓친 선수가 만든 승리!
ㄴ하하 오만한 양키스 녀석들 지금쯤 피눈물을 쏟아내고 있겠는걸? B-)
ㄴ그나저나 이태준은 대체 못하는 게 뭐지? 공도 잘 던지고 타격도 잘하고 심지어 주루 실력도 압도적이야···
ㄴ호외요 호외! 이태준 오늘로써 내셔널리그 도루 1위 등극!
ㄴ정말 미쳤다는 이야기밖엔 떠오르지 않아!
ㄴ자, 양키스. 타자 이태준 맛은 잘 봤지? 곧 투수 이태준도 들어갈 예정이야~ 기대해도 좋을 거야! X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