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baseball genius through talent absorption! RAW novel - Chapter (167)
재능 흡수로 야구 천재-167화(167/210)
167화. 나는 놈 위에 더 높게 나는 놈 (5)
퍼펙트게임.
단어의 뜻 그대로 투수로서 거둘 수 있는 가장 ‘완벽한’ 기록.
사람들에 의해 ‘신이 내린 기록’이라고도 불리는 그 기록은 100년이 훌쩍 넘는 메이저리그의 역사 속에서도 고작 스물여섯 번밖에 이뤄지지 않은 대기록이다.
그런 기록이었기에, 9회 말. 양키 스타디움에 있던 모든 이들이 긴장감을 크게 느끼고 있었다.
단 한 번의 실책조차 용납될 수 없는 상황. 수비수들은 평소보다 긴장감을 느끼고 집중력을 높인다.
메츠의 관중들도 마찬가지다. 퍼펙트게임이 이뤄지는 순간을 현장에서 목격할 수 있다는 것은 평생에 한 번 올까 말까 할 천재일우의 기회.
그들은 혹여 자신들의 숨소리조차 투수에게 방해가 될까 염려하여 숨을 죽인 채로 경기에 집중한다.
퍼펙트게임이란 그런 기록.
「이제 9회 말이 시작됩니다. 메츠의 마운드를 지켜주기 위해 올라온 투수는 여전히 이태준입니다. 오늘 경기 성적 8이닝 무실점 15탈삼진. 투구 수는 81구. 많은 삼진을 잡아냈지만, 투구 수 관리를 탁월하게 이뤄준 덕택에 이태준은 무리 없이 9회에도 마운드 오를 수 있었습니다.」
「7회에 최고 구속 101마일, 8회에는 100마일을 기록하며 건재함을 과시하던 이태준 선수. 그간의 이태준 선수가 보여온 모습, 그리고 투구 수를 생각한다면 예컨대 9회에서도 분명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동의합니다.」
해설 위원들도 애써 언급을 피했지만, 기대감만큼은 거두지 않았다. 지난 아홉 번의 등판에서 이태준이 보여준 모습을 생각한다면 8회까지 퍼펙트가 이어진 지금. 그 기록을 기대할 수밖에 없을 테니까.
그런 상황 속, 양키스의 선수들은 그러한 흐름이 썩 달갑지 않은 것을 넘어 낯설기까지 했다.
‘허, 빌어먹을···.’
말 그대로였다.
‘정말로 우리가 퍼펙트게임을 허용하는 거야?’
‘이럴 땐 대체 어떻게 해야···.’
자신들의 앞에 놓인 참담한 현실 앞에 양키스의 타자들은 고개를 숙인 채 깊은 탄식을 내뱉었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뉴욕 양키스라는 팀은 총 네 번의 퍼펙트게임을 수립하는 동안 단 한 번의 퍼펙트게임을 허락하지 않은 팀.
즉, 만약 오늘 경기에서 이태준이 퍼펙트게임을 수립하게 된다면 그것은 뉴욕 양키스라는 팀이 내어주는 최초의 퍼펙트게임이 될 터였다.
그렇기에 양키스의 타자들은 지금 그 대기록의 희생양이 되리라는 현실 앞에 참담함을 감출 수 없었다.
하물며 9회 말의 마지막 세 타자는 하위 타선의 타자들. 조세프 매키니를 비롯한 상위 타선의 타자들조차 속수무책으로 무너졌던 만큼 9회 말, 대기 중인 타자들이 느끼는 압박감과 불안감은 이로 말할 수 없이 묵직했다.
“대타!”
그렇기에 양키스의 벤치는 발악하기 시작했다. 지금 이 순간만큼은 수비 포지션이 엉키는 것 따위 신경 쓰지 않는다. 대기 타선의 타자가 조금이나마 더 기대할 수 있는 타자라면 일말의 고민 없이 교체 카드를 꺼내 든다.
그러한 움직임이 이태준의 눈에도 아주 선명히 내비친다.
‘역시 대타 카드를 꺼내 들었네.’
다만, 그 움직임은 너무도 당연한 반응이었기에 당황을 느낄 이유는 없다.
애초에 이태준은 1회부터 8회까지 모든 타자에게서 출루를 허용하지 않은 투수다. 벤치에 있던 타자가 타석에 들어선다고 한들 판도가 크게 바뀔 건 없었다.
지금의 양키 스타디움은 이태준에게 있어서 사냥터.
그리고 이태준은 고성능의 저격 총을 쥔 베테랑 사냥꾼. 그의 총구는 언제든 사냥감을 향해 움직일 준비가 끝마쳐진 상태였고, 사냥감을 바라보는 태준의 눈빛 또한 섬뜩함이 느껴질 정도로 번뜩이고 있었다.
‘상황이 상황이니만큼 지금 양키스의 선수들이 신경 쓰고 있는 것은 오로지 퍼펙트게임을 깨는 것뿐. 게임의 승리는 이미 뒷전인 상태.’
이윽고 태준은 상황을 다시금 확인했고, 양키스 선수들의 심리를 간파한다. 사실 간파라고 거창하게 말할 것도 없다. 너무 뻔했으니까.
‘아마 눈에 보이는 공은 어떻게든 타격하려 할 거야. 그렇다면···.’
그런 상황이라면 어떤 공을 던지는 것이 최선인가. 어떤 공을 던질 때 양키스의 타자들이 가장 크게 당황을 느낄 수 있을까. 사실 그것은 9회 말 마운드에 오르기 전 리암 쿠퍼와의 대화를 통해 어느 정도 결정이 되어 있었다.
그렇기에 리암 쿠퍼의 사인을 확인했을 때, 이태준은 말없이 미소를 지은 채 고개를 끄덕였다. 이윽고 자세를 다잡았고,
타아앗-!!!
스트라이드를 쭉 뻗는 그 순간에 태준은 팔의 각도를 자신이 내릴 수 있는 최대한 낮게 깔았다.
***
과거 대한민국에는 이런 선수가 있었다.
“삼진 잡는 능력만큼은 나보다 훨씬 더 뛰어나다.”
대 스테로이드 시대를 지배한 거인, 랜디 존슨으로부터 찬사를 끌어냈었고,
“저런 X같은 공을 던지는 투수는 당장 메이저리그에서 퇴출해야 마땅합니다!”
그 시절 최고의 배드 볼 히터 중 한 사람이었던 블라디미르 게레로부터 찬사(?)를 끌어낸 선수.
비록 부상으로 인해 길지 않았지만, 메이저리그에서 붙은 별명이 ‘Born to K(삼진을 잡기 위해 태어난 사람)’였을 정도로 화려한 전성기를 보낸 선수.
바로 김병훈에 관한 이야기였다.
짧은 전성기. 하지만 대 스테로이드 시절, 약 3년 동안 그는 리그 정상급의 클로저로 군림했고, 그가 뛰었던 애리조나 다이이몬드백스의 팬들은 그의 이름과 그의 투구를 기억하고 있었으며, 여전히 그리워했다.
하지만 이후로 메이저리그에는 김병훈과 비슷한 유형의 선수는 나타나지 않았다.
이유인즉슨, 너클볼 투수가 드문 것과 같았다. 메이저리그에서는 언더핸드 스로를 수준급으로 구사하는 투수가 많지 않았고, 점점 가르쳐줄 수 있는 코치의 수도 줄어가면서 자연스레 사장되었던 것.
즉, 지금의 메이저리그에서 언더핸드 스로는 생소하다. 특히 김병훈과 같은 수준급의 언더핸드 스로 투수는 더욱이 그러했다.
여타의 투구 폼과 달리 ‘떠오른다’라는 완전히 상반된 개념의 메커니즘. 소위 ‘라이징 패스트볼’이라 일컬어지는 구질마저 실제로 떠오르는 궤적이 아닌 덜 가라앉는 궤적으로 타자에게 착시를 일으키는 것에 불과하다. 하지만 언더핸드 스로는 확실하게 떠오르는 구질이었으며, 만약 그런 투구 폼을 구사할 때 구속과 구위, 커맨드만 온전히 받쳐준다면 그것에 익숙지 않을 타자들에겐 마구와도 다름이 없었다.
바로 지금처럼.
부우웅-!!!
퍼어엉-!!!
“스윙! 스트라이크 배터 아웃!!!”
9회 말. 퍼펙트게임의 수립까지 세 개의 아웃 카운트가 남은 상황. 이태준은 그 투구 폼을 다시금 끄집어냈고, 그 투구는 과거의 전설을 향한 향수를 이끌었다.
ㄴ캬···. 만약 김병훈이 현역이었다면 저런 공을 던졌을까? 투구 진짜 보는 맛 장난 없네;
ㄴ영상 속에서만 봤었던 김병훈의 투구가 거의 40년의 세월을 거슬러 다시 한번 대한민국의 투수에게 계승되는 낭만···. 이게 야구지!
ㄴ김병훈 선생님··· 보고 계세요? 저희는 오늘 시간을 거슬러 당신의 재림을 보고 있습니다!
마치 1회부터 8회까지 이태준이 던지다가 9회에 김병훈이 재림하여 공을 던지는 것과 같은 순간. 대한민국 야구의 팬들은 그 순간에서 짙은 감동을 느꼈다.
슈우우우웅-!!!
퍼어어엉-!!!
“스트라이크!!!”
[94.4mile/h]언더핸드 특유의 뱀처럼 휘어지는 속구의 구속은 무려 90마일 중반대에 육박했고, 심지어 그것은 제구마저 정교했다.
마치 김병훈의 믿을 수 없는 구위에 로건 라이트의 제구가 더해진 것만 같은 느낌.
앞서 오버핸드의 위에서 밑으로 떨어지는 구질에 익숙해진 양키스의 타자들에게 밑에서 위로 치솟는 언더핸드 투구는 말 그대로 재앙과도 같았다.
부우우웅-!!!
퍼어어엉-!!!
“스윙! 스트라이크 배터 아우웃!!!”
개중에서도 상승 무브먼트가 더욱이 뚜렷한 업슛 커브는 반드시 안타를 때려내야 했던 타자의 방망이를 너무도 쉽게 빗겨 나갔다.
연속 삼진. 심지어 두 개의 삼진 모두가 3구 삼진이었다.
8.2이닝 무실점 17탈삼진.
무피안타 무사사구.
이제 퍼펙트게임의 수립까지 남은 아웃 카운트는 단 하나.
마침내 그러한 순간이 도래했음에도 이태준의 투구는 여전히 정교하고 첨예했다.
「두 번 연속 언더핸드 스로 업슛 커브! 마이크 로위의 방망이는 맥없이 돌아갈 뿐입니다! 순식간에 투 스트라이크! 이태준은 타자를 거침없이 몰아붙입니다!」
지면으로부터 약 5cm 정도밖에 떨어지지 않은 낮은 릴리스 포인트에서 솟구치며 스트라이크 존의 상단보다 공 한 개 정도 높은 지점에 꽂히는 업슛 커브.
타자의 눈에는 마치 한복판으로 들어오는 것처럼 보이기에 방망이를 돌릴 수밖에 없었지만, 애석하게도 그 공은 스트라이크 존을 벗어나는 공들이었다.
그리고 오늘 경기를 마무리 지을 위닝샷. 리암 쿠퍼는 사인을 보냈고, 이태준은 그 즉시 고개를 끄덕였고, 자세를 다잡았다. 이윽고 타자에게 조금도 고민할 시간을 허락하지 않는 짧은 인터벌. 공은 순식간에 이태준의 손끝을 떠났으며,
‘······!’
그 공은 타자의 허를 완벽하게 찔러버렸다.
퍼어어엉-!!!
스트라이크 존을 명백하게 꿰뚫어버린 공.
[101.2mile/h]스트라이크 존 몸쪽 낮은 코스에 제대로 제구된 오버핸드 스로 투구 폼의 포심패스트볼.
“스트라이크!!! 배터 아우웃!!!”
양키스의 마지막 타자, 마이크 로위는 움찔할 뿐 그 공에 반응할 수 없었다.
3구 삼진.
【무결점 이닝을 기록하셨습니다!】
【무결점 이닝 보너스가 적용됩니다!】
【퍼펙트게임을 기록합니다!】
【메이저리그 첫 퍼펙트게임 보너스가 적용됩니다!】
【추가 경험치 +300000】
【
을 획득합니다!】
【<로건 라이트의 후계자> Lv.68로 올랐습니다!】
메이저리그 공식 스물일곱 번째 퍼펙트게임.
뉴욕 양키스가 창단 이래 약 140년 만에 헌납한 최초의 퍼펙트게임.
이태준의 메이저리그 데뷔 첫 퍼펙트게임.
그 위대한 업적이 수립되는 순간이었다.
“난 믿고 있었지! 언젠간 이런 순간이 찾아오리라고!”
“역시 넌 최고의 에이스야!”
그 순간 그라운드와 벤치에 있던 모든 메츠의 선수들이 일제히 마운드로 뛰어들었고,
“하하! 정말 최후의 최후까지 최고의 투구였어! 이 영광스러운 자리에 날 초대해준 신에 감사를! 위대한 리 주니어에게 감사를!”
태준은 가장 먼저 다가온 리암 쿠퍼와 뜨거운 포옹을 나눴다.
“너무 낯뜨겁습니다. 리암.”
“그러라고 한 말이지! 아무튼, 첫 퍼펙트게임 축하한다!”
정말이지 최고의 순간이었다. 평생 잊고 싶지 않을 정도로.
***
양키 스타디움에서 바라보는 저녁의 하늘은 마치 섞이다 만 물감과도 같았다.
태양은 어느새 그 자취를 감쳤고, 사라진 자리엔 붉은 기운이 찾아드는 어둠과 섞여 푸르스름한 기운을 내뿜는다. 서서히 별도 흐릿하게 보이기 시작한다.
밤이 찾아오고 있음을 알리는 교차점. 이는 한창 치러지던 경기가 막 끝났을 때 바라보는 하늘이었다.
그리고 그 하늘 밑, 양키 스타디움은 여전히 열기가 가시지 않았고, 그 중심에는 이태준이 서 있었다.
저녁의 하늘을 메우기 시작하는 별보다 더 반짝이는 것만 같은 선수.
지금 그 선수를 중심으로 메이저리그의 수많은 기자가 몰려온 상황이었다.
오늘 하루 너무 많은 일이 있었다. 당연히 질문하고 싶은 것들도 많았다. 선수들이 뿌려댄 물로 흠뻑 젖어 있는 이태준을 바라보는 기자들은 눈빛을 빛내고 있었다.
그런 기자들 앞에 선 이태준.
‘뭐야? 눈빛이 왜 이렇게 비장해?’
‘뭐 하고 싶은 말이라도 있는 건가?’
그런 이태준 또한 무언가 번뜩이고 있었다. 그것은 독기였다. 해가 지며 싸늘한 날씨를 더욱이 싸늘하게 만드는 섬뜩함이 느껴지는 독기.
평소와 확연하게 다른 분위기. 그 순간 기자들의 직감은 반응을 보였다.
‘··· 오늘의 이태준은 평소의 이태준과 다르다.’
그들의 생각대로였다. 오늘의 이태준은 달랐다. 평소보다 훨씬 더 비장했고, 무언가 목적이 있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한 분위기 속, 이태준은 입을 열었다.
‘오늘은 따로 질문을 받지 않겠습니다. 그냥, 제가 하고 싶은 말만 하고 떠나겠습니다.’
여기저기서 터지기 시작하는 카메라의 라이트.
“과거 제가 했던 말을 조금 바꾸겠습니다.”
이태준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 기자들의 움직임 또한 분주해진다.
“반드시 넘어서고 싶은 상대를 고르라는 말에, 오늘의 저를 제외하면 없을 거고. 아마도 없을 거라고 했었는데···.”
자신들이 원하는 말. 그 말을 이태준에게서 드디어 들을 수 있을 것만 같았기에.
“메츠에게 대적하는 선수, 그리고 저에게 대적하는 선수. 누구든 좋습니다. 전부 다 이기겠습니다.”
그 말은 살짝 돌려서 해석한다면··· 이런 의미였다.
‘다 덤벼라. 누구든 이겨주겠다.’
조금 더 노골적으로 해석한다면···.
‘그러니까 함부로 대들지 마라.’
이태준. 그가 오랜 기간 미덕으로써 지켜온 ‘겸손’을 떨쳐내는 순간이었다.
ㄴ이태준 ‘내 앞에서 까불지 말지어다’ 선언 ㄷㄷ;;;
ㄴ벤치 클리어링에서 빠져 있어서 그렇게 화난 티는 안 냈었는데 어지간히 화나 있었나 보네;
ㄴ무조건 화나지 ㅋㅋㅋ 투수한테 머리로 향하는 위협구를 던진 건데 화 안 나는 게 이상하다 리얼 ㅋㅋ
ㄴ아무리 불문율 지키는 게 예전보다는 덜하다고는 하지만 아닌 건 아닌 거고 틀린 건 틀린 거지. 오늘의 양키스는 최악 중의 최악이었어!
ㄴ이태준 판사님 정의 구현 폼 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