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baseball genius through talent absorption! RAW novel - Chapter (172)
재능 흡수로 야구 천재-172화(172/210)
172화. 빠름의 미학 (5)
[뉴욕 메츠의 뉴 에이스 이태준, 마이애미 말린스 상대로 완봉승 + 18탈삼진!] [이번 시즌만 벌써 일곱 번째 완봉승!] [개인 11연승, 뉴욕 메츠의 부흥 이끄는 이태준!]여느 때와 마찬가지였던 이태준의 연승 소식, 그리고 완봉승의 달성을 알리는 소식.
[11경기에 등판하여 11승, 93이닝, 평균자책점 0.29, 137개의 탈삼진. 이태준 선수는 말 그대로 압도적인 성적으로 내셔널리그와 아메리칸리그를 통틀어 거의 모든 투수 지표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 메이저리그의 지배자라는 말이 전혀 어색하지 않은 행보이다.]이번 시즌, 태준은 ‘메이저리그의 지배자’라는 말이 썩 어울렸다.
상기 언급된 클래식 지표는 물론 세이버메트릭스 등을 통해 통찰할 수 있는 믿을 수 없는 세부 지표.
이태준이 메이저리그의 오랜 역사를 여러 번 되짚어도 선례를 찾기 어려울 정도의 성적을 내고 있다는 방증이었다.
[거기에 타격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어떻게 사람이 이럴 수 있는 건가 싶을 페이스를 4월에 이어서 5월에도 유지하고 있다. 타격에서도 많은 부문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문제는 거기서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약 50경기 정도가 치러진 시점. 타율 0.407에 OPS는 1.287, 그리고 17개의 홈런을 때려냈고, 도루는 벌써 31개다. 타율, 출루율, 장타율 등 비율 지표뿐만 아니라 홈런도 1위, 도루도 1위라는 것. 세상에 이런 페이스 유지가 가능한 선수가 또 있을까 싶을 정도이다.」
이태준은 명백한 투 웨이 플레이어다. 한 경기를 등판하면 최소 4일의 온전한 휴식을 보장받는 보편적인 선발 투수와는 달리 등판을 쉬는 날에도 지명 타자로 경기에 출장한다. 심지어 상위 타선인 1번 타자과 2번 타자를 오가면서 말이다.
메이저리그 첫 시즌임에도 불구하고 이태준은 전인미답의 페이스로 달려 나아가고 있었다.
지금과 같은 페이스를 시즌 말미까지 유지할 수 있다면, 정말 그럴 수만 있다면 타자만으로도 메이저리그의 내로라하는 전설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었을 터.
「단언컨대 우리는 지금 이태준의 시대를 살고 있다. 그가 마운드 위에서 던지는 공 하나하나가. 타석에서 만들어내는 타구 하나하나가. 주루로 만들어내는 기록 그 모든 것들이 역사가 될 것이고 전설이 될 것이다. 과연 이태준이 이번 시즌이 종료되는 시점 어떠한 기록을 세울 수 있을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메이저리그의 수많은 기자가 이태준의 행보에 조명을 비췄다.
하지만, 이태준의 소식은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그날의 경기는 이태준의 기록과 행보 이외에도 나눌 이야기가 더 있었으니까.
[신의 영역에 도달한 이태준, 시티 필드에서 105마일 속구 쾅!] [작년까지 80마일 던지던 그 투수가 맞나? 1년 만에 속구 구속 25마일 급증!] [9회에도 105마일 기록! 말린스 타자들을 절망에 밀어 넣다!]ㄴ와 이태준 105마일은 대체 뭐임? 이거 실화임?
ㄴAI로 정교하게 만든 조작 영상 아님? 어떻게 이럴 수가 있음?
ㄴ나는 생중계로 보고 있었는데 진짜 이게 맞나 싶더라 ㅋㅋ···;;
ㄴ난 진짜 한국 투수가 저런 공을 던질 거라곤 상상도 못 했다;
ㄴ오타니 쇼헤이, 후지나미 신타로, 사사키 로키, 키사라기 유타 이런 일본 투수들이 100마일 쾅쾅 꽂는 걸 보면서 마냥 부러워만 해야 했던 게 당장 엊그제 같은데···.
ㄴ그저 감개무량 ㅠㅠ
ㄴKBO에서만 유아독존인 줄 알았는데 메이저리그에서도 유아독존이었네;
당장 100마일을 던지는 투수조차 흔치 않은 대한민국에서 그것을 한참 뛰어넘는 구속인 105마일의 강속구를 던졌다. 그것도 선발 투수가. 1회도 아닌 9회에서. 당연히 대한민국의 야구계는 마치 해일이라도 덮친 것처럼 거세게 들썩였다.
ㄴ그러고 보니 메이저리그 최고 구속 기록이 어떻게 됨?
ㄴ좌완 투수 공식 최고 기록은 아롤디스 채프먼의 105.8마일이고 이태준은 105.1마일로 전체 2위
ㄴ와, 메이저리그가 별세계는 별세계구나; 저런 공을 던진 투수가 또 있었다고···?
ㄴ그리고 우완 최고 구속은 조금 더 높음. 밀워키 브루어스 저스틴 블랙이 작년에 106.3마일(약 171km/h) 꽂은 게 메이저리그 역대 최고 구속임.
ㄴ아직 넘어야 할 산이 남아 있구나···!
ㄴ지금 이태준 성장세라면 넘어서기 10가능···!
이태준을 응원하는 이들에겐 하루하루가 경이로움의 연속, 마치 축제의 나날과도 같았다.
딱 그 무렵이었다.
대한민국 야구계가 들썩이고 메츠의 팬들이 환호를 토해낼 무렵.
이태준은 자신들을 찾아온 기자들 앞에서 당차게 목소리를 높였다.
“저는 오늘 경기보다 더 빠른 공을 던질 수 있습니다.”
해일이 한바탕 덮치고 지나간 자리. 폭풍은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휘몰아쳤다.
***
그라운드를 내리쬐는 햇볕이 슬슬 따갑게 느껴지기 시작하는 무렵.
[이태준, 5월에도 이달의 투수 상, 이달의 선수 상 동시 석권!] [이태준 신드롬, 뉴욕 메츠 2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 9게임 차!] [창단 이래 역대 최고 페이스! 폭주하는 뉴욕 메츠!]이태준의 비호 아래 뉴욕 메츠는 그야말로 최고의 봄, 끝내주는 봄을 떠나보낼 수 있었다.
「내셔널리그 동부 지구는 지금 어메이징 메츠의 독주가 시작됐습니다. 애틀랜타 브레이브스도 열심히 추격 중이지만, 좀처럼 좁혀지지 않습니다. 그런 맹렬한 기세 덕분일까요? 뉴욕의 주민들, 메츠의 유니폼을 집에 묵혀둔 이들이 경기장으로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습니다.」
메츠의 팬들은 시티 필드로 모여들기 시작했다. 팬들에게 있어서 최고의 팬 서비스는 결국 ‘성적’이라는 말이 있듯. 2위와 거리를 상당히 벌린 1위를 달리는 현시점에서 시티 필드로 팬들이 집결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현상.
그 덕택에 뉴욕 메츠의 재정 상태 역시 이례적인 호황을 누리는 중이었다.
“작년 이맘때보다 매출이 거의 50%가 올랐어요. 관중 동원도 이렇게 잘 됐던 적은 처음이고요.”
마케팅팀의 보고에 메츠의 단장, 윌리엄 파커는 흐뭇하게 미소를 지었다.
구단의 매출 상승은 곧 더욱이 매끄러운 운영으로 이어질 테니, 구단의 운영을 총괄해야 하는 단장으로서 이보다 기쁜 소식은 더 없었을 것이다.
“유니폼 판매량은 어때요?”
“말도 마세요. 수주를 계속 늘리고 있는데도 턱도 없어요. 벤자민 마카키스도 그렇고 올리버 포스터도 그렇고 다 작년보다 판매량이 늘었습니다. 심지어 리암 쿠퍼의 유니폼 판매량도 늘었고요. 역시 뭐니 뭐니 해도 성적이 최고인가 봐요.”
유니폼 판매량도 마찬가지였다. 전체적인 성적이 오르면서 팀의 중심 선수들의 유니폼 판매량 또한 눈에 띄는 수치로 급증했다.
“뭐, 그렇지. 마카키스도 이번 시즌 거의 2선발 수준으로 성장했고, 올리버 포스터야 뭐. 원래도 잘했는데 거기에 우산까지 씌워지면서 성적이 더 좋아졌으니까. 리암은··· 전관예우도 있을 거고. 투수들이 하나같이 입 모아 칭찬을 해주니 팬들도 덩달아 반응을 해주는 거겠지.”
팀의 중심을 맡아주길 바랐던 선수들도 제 몫 이상을 해줬기 때문.
“마카키스도 슬슬 장기 계약 이야기를 꺼내도 될 것 같아. 기대했던 것 이상으로 잘해주고 있어.”
그중 벤자민 마카키스는 올해 괄목상대하여 두 달간 12경기에 나서 2.63의 평균자책점과 7승 2패를 기록. 거의 한 팀의 에이스 투수 레벨의 퍼포먼스를 선보이고 있었다. 아직 서비스 타임이 남아 있긴 하지만, 윌리엄 파커는 벤자민 마카키스를 메츠의 미래를 책임져 줄 기둥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그런데, 그것도 급하게 치를 수는 없는 노릇이지.”
다만 빛이 있다면, 그림자도 있는 법. 메이저리그에는 돈으로 찍어누르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페이롤 규정이 있다.
뉴욕 메츠는 현재 페이롤을 거의 꽉 채운 팀 중 하나로 신규 선수에게 금액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그만큼의 지출을 비워야만 했다.
“아마 내년에 정리해야 할 선수가 많아질 거야. 지켜야 할 선수는 지켜야 할 테니까.”
프런트의 계산기는 비단 스토브리그 때만 움직이는 것이 아니다. 시즌 동안에도 그들은 쉬지 않고 계산기를 두들긴다.
그 과정 안팎에서 수많은 선수가 저울 위에 올라갔다가 내려간다. 그것은 동부 지구에서 독보적인 1위를 달리는 중인 뉴욕 메츠도 마찬가지였다. 예컨대 뉴욕 메츠는 이번 시즌을 끝으로 선수단의 큰 변화를 감내해야 했을 것이다.
이유인즉슨···.
“최우선은 이태준을 지키는 것. 모든 계산은 이태준을 지키는 것으로부터 시작해야 할 거야.”
이태준을 뉴욕 메츠에 온존해야 했기 때문.
“그렇죠. 이태준 선수는 유니폼 판매량도 압도적입니다. 혼자서 팀의 거의 절반 정도의 지분을 차지하고 있어요. 메이저리그 전체를 통틀어도 판매량 1위고요.”
결국, 프로 야구의 본질은 엔터테인먼트. 그것은 메이저리그라고 해서 다를 건 없었다. 즉, 팀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슈퍼스타. 이태준은 지금 메이저리그 그 누구보다 밝게 빛나는 별이었다.
데뷔한 지 고작 2달밖에 되지 않았음에도 유니폼 판매량 메이저리그 전체 1위를 차지한 것은 그야말로 이례적인 상황.
“게다가 아시아 쪽 시장도 꽉 잡고 있어요. 한일 양측에서 이태준의 인기가 하늘을 찌릅니다.”
자국의 팬들이 보이는 충성심이 높은 것은 당연지사. 심지어 일본의 팬들까지 이태준에게 매료되어 있었다. 이태준은 일본의 야구 영웅, 오타니 쇼헤이가 인정한 사내였기에. 그들 또한 인정할 수밖에 없었으니까 말이다.
실력으로도 인기로도 압도적이었다. 그저 팀에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메츠의 인기는 더욱이 치솟을 수 있다.
“역시 이태준을 핵심으로 두시는 건가요?”
“그럴 수밖에 없지. 이미 메츠는 이태준이 입단하기 전으로 돌아갈 수 없는 상황이 됐으니까. 얼마가 들던. 6억 달러, 7억 달러가 넘어간다고 한들. 무조건 붙잡아야지.”
메이저리그 데뷔 1년 차.
이태준은 지금, 메츠의 중심이었다.
***
한국에는 이런 속담이 있다.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
배움이 넓고 깨달음을 얻어 높은 곳에 오른 사람일수록 교만하지 않고 겸손함을 표해야 한다는 의미의 속담이다.
대한민국은 오랜 시간에 걸쳐 겸손을 미덕으로 여겨온 나라. 그리고 태준은 메이저리거이기 이전에 대한민국에서 25년을 나고 자란 선수였다.
이태준이 겸손을 내던진 것은 상대하는 선수들에게 국한되어 있을 뿐, 자신을 응원하고 사랑해주는 팬들에게는 과거와 전혀 달라지지 않은 모습이었다.
지난 덴버 쿠어스 필드에서의 노히트 노런과 연속 타자 탈삼진 신기록을 세우면서 판매를 시작했던 한정 상품. 그 상품의 구매자 중 몇 명을 추첨해서 진행하는 특별한 팬 미팅 자리.
“이렇게 가까이서 보게 돼서 영광이에요!”
“늘 응원하고 있습니다!”
마치 아이돌 팬 미팅 자리를 방불케 하는 분위기. 하지만 오늘 팬 미팅 자리에 찾아온 사람 중에 이태준에게 구태여 사인을 요청하는 이는 없었다.
이유인즉슨···
“하하, 사인은 괜찮습니다. 이미 받았거든요!”
이미 다 받았으니까.
태준은 거의 시티 필드를 찾아오는 메츠의 팬 모두에게 지친 기색 없이 사인을 해줬고, 이태준이 이름이 새겨진 거의 모든 메츠의 유니폼에는 이태준이 사인이 새겨져 있었다.
“네, 응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더 열심히 하겠습니다.”
팬을 위한 야구. 태준은 한 번도 거기서 벗어났던 적이 없었다.
자신을 응원하는 팬들을 실망을 느낄 수 없도록. 그들에게 더 발전한 모습을 보여주기 위한 마음. 그 또한 이태준을 움직이게 하는 원동력 중 하나였다.
그렇게 경기 시작을 2시간 정도 앞두고 팬 미팅 자리도 종료되려는 시점.
“저, 저기···.”
오늘 팬 미팅을 찾아온 20대 초반 즈음 되어 보이는 여성 팬이 태준에게 다가왔다.
“한국에서 오셨나 보네요?”
고국의 언어. 한국말로.
“아, 네···! 지금은 여기 근처에서 지내고 있어요. 시간 되면 경기장도 자주 찾오고 이태준 선수 등판하는 경기는 전부 챙겨보고 있어요.”
“감사합니다. 기대주신 것 이상의 모습 보여드릴 수 있도록 앞으로도 더 열심히 해야겠네요.”
“네···. 저, 그 혹시···.”
한국에서 건너와 지금은 메츠의 시티 필드를 품은 도시, 뉴욕에서 살고 있다는 그 여성 팬은 잠시 수줍은 듯 고개를 팍 숙이더니 이내 가방을 열고 유니폼 하나를 꺼냈다.
“어? 이건···.”
메츠의 유니폼이 아니었다. 하지만 이태준이 절대 모를 수 없는 유니폼이었다.
“원더스 유니폼이네요?”
바로 직전 시즌까지 입었던 유니폼, 부산 원더스의 유니폼이었다. 그리고 한국의 유니폼답게 등 번호 위로 ‘이 태 준’ 세 글자의 이름이 선명하게 새겨져 있었다.
“혹시, 사인 부탁드려도 될까요?”
고국의 팬이 직접 건네주는 과거의 유니폼. 그 순간, 살짝 벅차오르는 듯한 감정이 밀려들었다. 주머니에서 펜을 꺼낸 태준의 손끝은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
“··· 물론이죠. 응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팬들의 믿음과 지지가 더욱이 선명하게 느껴지는 순간. 여러모로 야구를 시작하기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대하고 있어요. 이태준 선수가 더 빠른 공을 던지는 그 순간을.”
“감사합니다. 그 기대에 부응하는 모습. 꼭 보여드릴 테니. 앞으로도 지켜봐 주세요.”
“언제든지요.”
유니폼 위에 사인을 해주는 태준의 입가에는 어느새 은은한 미소가 그려져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