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baseball genius through talent absorption! RAW novel - Chapter (173)
재능 흡수로 야구 천재-173화(173/210)
173화. 무엇이든 뚫는 창 vs 절대 뚫리지 않는 방패 (1)
이태준은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 중 한 사람이다. 이제 그 사실을 부정하는 이는 없을 것이다.
지난 마이애미 말린스와의 경기에서 이룩한 완봉승 경기.
그 경기에서 태준은 9이닝까지 총 97개의 투구 수를 기록했고, 그중 35구가 오버핸드 투구 폼의 포심패스트볼이었다.
그리고 최고 구속은 105.1마일(약 169km/h), 평균 구속은 102.5마일(약 165km/h)이었다.
최고 구속만 따진다면 이태준 위에 아직 두 명의 이름이 남아 있었겠지만, 평균적인 구속으로는 그 둘마저 웃돌았다.
“저는 분명 더 빠른 공을 던질 수 있습니다. 오늘은 그 사실을 알리는 서막일 뿐입니다.”
그런 상황 속, 이태준은 공식적인 인터뷰 자리에서 자신은 지금보다 더 빠른 공을 던질 수 있다고 천명했다.
“스스로 성장의 가능성을 재단하고 싶지 않습니다.”
그것은 태준이 또 한 번 한계를 넘어섰다는 것을 의미했다. 언제나 한계를 돌파했다는 것은 의미 있는 일. 태준은 본인의 한계를 스스로 정하지 않았다.
“반드시 보여드리겠습니다. 오늘의 경기보다 더 빠른 공을 던질 수 있는 순간을.”
한계가 없다는 것은 지금보다 더 높은 곳으로 갈 수 있다는 말과 같았으니.
“기대하셔도 좋을 겁니다.”
시티 필드를 충격으로 물들인 강속구. 그 이후의 등판에도 본인의 말이 허언이 아님을 보여주리라 선언했다.
당연한 말이겠지만, 그 선언에 관심을 보이지 않을 메이저리그의 팬은 없다.
ㄴ정말로 105마일 이상의 속구를 던질 수 있다고?
ㄴ메이저리그 최고 구속을 정말 깰 수 있을까?
다만 혹자는 말한다.
ㄴ아직 한 경기일 뿐이야. 그게 긁히는 날이었을지 누가 알아?
ㄴ이태준은 그런 공을 던질 수 있다는 것을 꾸준히 증명할 필요가 있어.
한 경기 만에 평균 구속이 약 4마일(약 6.4km/h)가량 상승한 것은 너무 이례적인 현상이기에. 지금보다 더 꾸준한 증명이 필요하다고.
정론이었다.
물론 빠른 구속은 운으로 만들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분명 이태준의 재능과 노력, 그것으로 빚어진 실력에 기인한 것이다.
그 사실까지 부정하는 이는 없다.
다만 꾸준하게 구속을 유지할 수 있는 능력은 본인의 한계 구속을 돌파하는 것 그 이상으로 중요하다.
ㄴ두고 보자고. 이태준이 계속 그 구속을 유지할 수 있을지.
점점 더 많은 사람이 이태준의 등판 경기를 보기 위해 모여드는 이유였다.
또한, 이태준의 빠른 구속은 상대해야 하는 선수들 또한 크게 의식할 수밖에 없었다.
“너도 어제 이태준 인터뷰 봤지?”
“당연히 봤지.”
“후, 괴물 같은 녀석···. 그런 말도 안 되는 커맨드에 105마일을 던졌으면서 그보다 더 빠른 공을 던질 수 있다니···.”
특히 같은 내셔널리그 동부 지구의 선수들.
2위인 애틀랜타 브레이브스를 비롯하여 필라델피아 필리스, 마이애미 말린스, 워싱턴 내셔널스의 타자들은 이태준의 말을 단순한 허언 즈음으로 받아들일 수 없었다.
그가 던지는 믿을 수 없는 공에 당했던 기억. 그 쓰라린 아픔이 아직 심장 깊숙이 배어 있었으니까.
“다른 구질 상대하는 것도 벅찬데 앞으로는 강속구도 신경 써야 한다니.”
“타격 타이밍을 늦추는 순간 당할 수밖에 없겠어.”
“타이밍을 앞당기면 체인지업이랑 커브는 어쩌고?”
“······.”
메이저리그 최고의 괴물이 되어버린 그 사내에게 그럴싸한 계획은 존재할 수 없다는 것을 아픈 경험으로 배운 그들은 이태준을 상대로 함부로 계획 같은 것을 수립하지 않았다.
“그 구속이 운이길 바랄 수밖에···.”
“젠장, 메이저리거가 되어선 이런 요행이나 바라야 한다니······.”
그저 이태준의 그 구속이 운이길. 자신들과 경기할 때 컨디션 난조가 찾아오길 바라는 요행. 바랄 수 있는 것은 그뿐이었다. 치욕스럽기 그지없는 일이었다.
“··· 그래도 일단 최선을 다 해봐야지. 아무리 높은 성벽도 계속 두들기다 보면 함락되는 순간이 올 테니까···.”
무패의 최강 챔피언에게 도전해야 하는 챌린저의 입장.
루키 이태준과 메이저리거들의 관계는 그렇게 형성되어 있었다.
***
파죽지세.
대나무를 쪼개버리는 듯한 기세. 즉, 아무것도 막을 수 없을 정도의 강한 기세를 일컫는 말.
지금 태준의 행보가 그러했다.
슈우우우웅-!!!
퍼어어엉-!!!
“스윙! 스트라이크 배터 아웃!!!”
「삼진! 삼진입니다! 이태준 선수가 이 게임 마지막 타자를 삼진으로 돌려세우면서 연승 기록을 이어나갑니다! 시즌 여덟 번째 완봉승! 말린스에 이어서 내셔널스도 이태준을 막지 못했습니다.」
「대체 이 선수가 어디까지 보여줄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오늘도 속구의 평균 구속은 102마일! 지난 말린스와의 경기에서 보여준 구속이 그저 운과 우연이 아니었음을 이 경기를 통해 증명해냅니다!」
마이애미 말린스와의 경기에 이어서 워싱턴 내셔널스와의 경기. 상대 선수들의 바람과는 달리 이태준의 구속은 줄어들지 않았다.
ㄴ그냥 구속이 상수였네! 이태준 폼 미쳤다!
ㄴ오늘도 최고 104.7마일 꽂은 이태준 폼 미쳤다!
ㄴ오버핸드 포심 구속이 100마일 밑으로 떨어지질 않아···!
ㄴ미친 구속에 내구성까지 고루 갖춘 진정한 괴물 투수···!
실투를 거의 던지지 않는 투수가 약점까지 존재하지 않는다. 심지어 구사하는 무기 하나하나가 치명적이다. 이태준을 상대해야 하는 입장에서는 답이 없음을 뼈저리게 느꼈다.
따악-!!!
“아웃!!!”
「타구 높이 솟아오릅니다! 하지만 멀리 뻗지 못합니다! 유격수 바스티안 로메로. 낙구 지점을 포착. 어렵지 않게 공을 잡아냅니다! 아웃! 이것으로 경기 종료! 이태준의 완봉승이 또 하나 적립되는 순간입니다! 오늘도 필라델피아 필리스의 시티즌스 뱅크 파크에는 적막함이 감돌고 있습니다.」
「허허, 대체 몇 번째 9이닝 투구인가요? 이제 세는 것이 의미가 있는 건가 싶을 지경입니다.」
약점이 없다면 지치는 기색이라도 보여야 할 텐데 그런 것도 없었다. 거의 매 경기를 완투에 가까운 이닝을 소화하며 시즌을 치러나갔다.
「오늘 경기 구질의 구속 차이를 확인하시면, 가장 느린 구속이 기록된 슬로 커브의 구속은 78마일이었고, 가장 빠른 구속이 기록된 포심패스트볼의 구속은 105마일이었습니다. 무려 27마일의 구속 편차가 있었습니다. 이렇게 되면 타자는 대체 타이밍을 어디에 두고 쳐야 하나 혼란을 겪을 수밖에 없죠. 빠른 공에 대처하기 위해 타이밍을 앞당기자니 커브에 타이밍이 전혀 맞지 않고, 그렇다고 느린 구질에 대처하기 위해 타이밍을 늦추자니 속구는 칠 수가 없습니다. 여기서 중간 지점을 찾는다는 거는요 솔직히 불가능하다고 봅니다. 누가 와도 안 됩니다. 오타니 쇼헤이? 마이크 트라웃? 하물며 배리 본즈, 테드 윌리엄스, 베이브 루스 누가 와도 안 될 겁니다. 그래서 사실상 지옥의 양자택일을 강요받을 수밖에 없을 겁니다. 속구에 타이밍을 맞출 건지, 오프 스피드에 타이밍을 맞출 건지.」
27마일.
무려 40km/h 이상 벌어지는 구속의 편차. 심지어 변화구가 그리는 궤적까지 고려한다면 미트에 닿는 데까지 걸리는 시간은 더욱이 커진다.
그런 타이밍의 차이를 인간의 육안으로 구별할 수 있다는 건 말이 안 되는 일이다.
그 중간에 타이밍을 맞추자니 그마저도 편차가 크기에 이도 저도 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그렇기에 타자는 선택할 수밖에 없다.
속구에 타이밍을 둘 것인가 오프 스피드에 타이밍을 둘 것인가를.
그런 상황이라면 백에 아흔아홉은 울며 겨자 먹기로 속구에 타이밍을 놓을 수밖에 없다.
백번 양보해서 속구 타이밍에서 출발하다가 갑자기 브레이크가 걸리는 체인지업에는 타격 기술로 대처할 수 있겠다만, 오프 스피드 타이밍에서 속구에 대처하는 건 불가능하니까.
하지만 그 방식마저 능사가 될 수 없었다.
오히려 타자가 속구에 대처하기 위해 타이밍을 앞으로 놓게 되면 커브와 체인지업을 비롯한 오프 스피드 계열의 구질의 위력이 향상될 수밖에 없다.
이는 태준의 입장에서 최적의 볼 배합을 조율하는 것이 훨씬 쉬워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1회부터 9회까지 100마일을 훌쩍 넘어가는 공을 상대해야 하는 것부터 불합리한 일일 터인데, 강속구 뒤에 감춰진 저속(低速)의 구질들은 그 불합리함을 배가시켰다.
퍼어어엉-!!!
“스윙! 스트라이크 배터 아웃!!!”
「이번에도 삼진! 이태준이 9회 말, 브레이브스의 공격을 KKK로 잠재워 버립니다! 오늘도 9이닝 완투 게임! 그리고 15경기 연속 승리에 성공합니다!」
「내셔널리그 동부 지구 2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마저 이태준을 막아설 수 없었습니다. 이로써 뉴욕 메츠와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의 게임 차는 15게임 차까지 벌어집니다!」
ㄴ진짜 누가 이태준 여기다 풀어 놓고 갔냐? 정신 나가버릴 것 같아···.
ㄴ휘두르면 헛스윙, 어쩌다 맞혀도 범타. 이게 말이 되는 일이야?
ㄴ불합리해··· 너무 불합리해··· 왜 우리만 이태준을 감당해야 하는 거지···?
ㄴ이태준은 지금 혼자서 다른 게임을 하고 있어!
내셔널리그 동부 지구의 모든 팀이 이태준에게 좌절을 느꼈고, 그런 이태준을 품은 뉴욕 메츠에 불합리함을 호소했다.
하지만 방도 따위는 없었다. 뉴욕 메츠는 반칙을 일으킨 적 없었고, 마찬가지로 이태준도 그저 본인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는 것뿐이었으니까.
딱 그쯤이었다.
ㄴ누가 저 폭군의 정신 나간 폭정을 막아봐!
메이저리그의 팬들이 특히 메츠와 같은 지구의 팬들이 이태준을 ‘폭군’이라 부르기 시작한 시점은.
선발 투수로 15경기에 나와 128이닝을 던져 0.28의 평균자책점, 15승과 180개의 탈삼진을 기록한 선수에게 너무나도 어울리는 별명이었다.
***
전반기의 끝이 슬슬 가시권에 잡히기 시작하는 시점. 메이저리그의 팬들이 궁금해하는 대결이 하나 있었다.
ㄴ네이선 피터스라면··· 이태준을 꺾어줄 수 있을까···?
바로 지난 3년 연속 아메리칸리그 MVP를 수상한 타자, 보스턴 레드삭스의 네이선 피터스라면 이태준을 상대로 어떠한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을지에 관한 논쟁.
네이선 피터스.
올해로 29살이 된 그 타자를 설명하는 말은 이 한 마디로 종결할 수 있었다.
“어디 봅시다··· 그에겐 2039시즌이 데뷔 시즌 이후 가장 부진한 시즌이었군요. 그런데 리그 MVP, 그것도 만장일치 MVP를 수상했습니다. 답이 됐나요?”
2036시즌에 본격적으로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이후 그는 데뷔 시즌을 제외한 모든 시즌이 MVP 컨텐더였다.
당장 지난 시즌인 2040시즌엔 0.349의 타율과 0.504의 출루율, 0.744의 장타율, 홈런 팩터가 낮은 레드삭스의 홈 경기장, 펜웨이 파크마저 극복하며 무려 48개의 홈런을 때려냈다. 그것으로 아메리칸리그 만장일치 MVP, 자신의 커리어 세 번째 MVP를 손에 거머쥘 수 있었다.
그리고 이번 시즌도 아직 시즌의 절반도 채 치러지지 않은 시점에 0.357의 고타율과 함께 벌써 22개의 홈런을 때려내며 4년 연속 아메리칸리그 MVP를 정조준한 상태였다.
그런 타자였던 만큼 메이저리그의 팬들은 혹여나 하는 기대를 품었다.
아메리칸리그뿐만 아니라 메이저리그 전체를 통틀어서 반박 불가의 최강 타자, 네이선 피터스라면 이태준의 폭정을 멈춰 세울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그런 상황 속, 전반기의 종료를 앞둔 시점.
뉴욕 메츠와 보스턴 레드삭스의 시리즈가 예고되어 있었던 상황.
한 기자가 그 시리즈를 앞두고 네이선 피터스에게 질문을 던졌다.
“혹시 뉴욕 메츠의 이태준 선수를 어떻게 보고 계신가요?”
자신이 아메리칸리그 MVP를 굳히고 있던 선수라면,
이태준은 내셔널리그 MVP를 확실시시키는 선수였다.
모두가 성사되길 바라는 대결이었고, 네이선 피터스 또한 그것을 바랐다.
“조만간 메츠와의 시리즈 경기가 예정되어 있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 한번 맞붙을 기회가 왔으면 싶은 생각입니다. 저는 승부를 사랑합니다. 그것이 제가 NFL과 NBA 대신 MLB를 택한 이유입니다. 이태준 선수와의 대결. 부디 성사되었으면 합니다. 예컨대 이태준 선수도 같은 입장이지 않을까요?”
모두가 최강이라 일컫는 이태준과 타자와 투수로서 한번 맞붙어보고 싶다.
“상대가 상대이니만큼 이길 수 있다는 이야기는 하지 않겠습니다. 하지만, 그 또한 제가 부담스러운 상대일 겁니다. 아마 맞붙게 된다면, 분명 좋은 승부가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또한, 아무리 이태준이라도 자신, 네이선 피터스는 만만하게 볼 수 없을 것이다.
네이선 피터스는 넘치는 승부욕과 자신감을 과감하게 내비쳤다.
ㄴ크! 역시 네이선 피터스! 물러서지 않는구나!
ㄴ피터스! 아시아의 루키에게 메이저리그의 저력을 보여주자!
ㄴ레드삭스의 영웅! 아메리칸리그의 영웅! 네이선 피터스!!!
레드삭스의 팬을 비롯한 적지 않은 수의 메이저리그 팬들은 네이선 피터스를 응원했다. 폭군의 폭정을 막아설 수 있는 것은 그밖에 없을 터이기에.
그런 상황 속, 이태준의 등판 일정이 결정되었다.
[이태준, 레드삭스와 시리즈 마지막 경기 등판한다!] [이태준 VS 네이선 피터스 성사됐다!] [내셔널리그 최강 투수 VS 아메리칸리그 최강 타자 맞대결!]이태준은 로테이션을 미루지 않았다. 등판 일정대로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시리즈 경기에 선발 투수 등판이 예정되었다.
조금 이른 시기. 그 대결이 공식적으로 결정되자 당연히 기자들은 이태준에게도 몰려갔다.
당연히 질문은 ‘네이선 피터스와의 대결을 어떻게 생각하는가’.
“에이스 투수는 모든 상황에서 최상의 모습을 보여줘야만 하는 숙명을 타고난 존재입니다. 상대가 에미리칸 리그 최강의 타자라고 해도 특별한 준비는 하지 않습니다. 저는 그저 최선을 다할 뿐.”
가장 먼저 돌아오는 대답은 아주 틀에 박힌, 너무도 정형화된 대답. 하지만 기자들은 안다. 지금의 이태준은 그런 정형화된 답변으로 그치지 않을 것을.
“그리고 제 입장은 한 번도 바뀐 적이 없습니다.”
이태준이 팬들로부터 ‘폭군’이라는 칭호를 얻어낸 또 하나의 이유.
“누구와 붙어도 제가 이깁니다. 이상입니다.”
메이저리그 최강의 타자.
WAR 두 자릿수를 기록하는 최강의 타자를 상대로도, 아니 누구를 상대하게 되던 이태준의 기세는 꺾이지 않는다. 어디 꺾을 수 있으면 꺾어 봐라.
이태준, 그가 만인이 보는 앞에서 그 사실을 다시 한번 천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