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baseball genius through talent absorption! RAW novel - Chapter (181)
재능 흡수로 야구 천재-181화(181/210)
181화. 가장 찬란하게 빛나는 (1)
181화. 가장 찬란하게 빛나는 (1)
사람에게는 누구나 자신의 삶에서 가장 바쁜 시기가 있다. 평소에도 눈코 뜰 새 없이 바쁘게 보이는 사람들도 그런 순간이 찾아오곤 한다.
“또 품절이라고? 수주 새로 넣은 지 얼마 되지도 않았잖아? 하물며 이번엔 물량도 제법 됐을 텐데···? 허, 이것 참. 일을 해도 해도 오히려 더 늘어만 가는 기분인데?”
그러한 의미에서 메츠의 마케팅팀은 지금 유례없는 호황을 맞이했다. 이렇게까지 일이 많이 들어올 수 있나? 라는 말이 절로 나올 정도로 바쁜 나날을 보내던 중 시작된 올스타전 일정. 안 그래도 쏟아지던 일거리는 그 시점으로 배가되어 범람했다.
“시즌 전부터 파장이 어마어마했는데, 그건 진짜 입가심용 전채 요리에 불과했었네요.”
“내 말이 딱 그 말이야.”
이태준이 메츠의 유니폼의 유니폼을 입은 시점부터 어느 정도 예견이 됐던 바였지만 솔직히 이 정도 일줄은 몰랐다.
스프링 트레이닝에서 좋은 모습을 보인 데에 이어 WBC에서도 단신으로 자타가 공인하는 야구 강호, 일본과 미국을 완파해버렸고,
화려한 데뷔 경기, 이후 믿을 수 없는 행보는 이태준이라는 선수의 가치와 인지도를 증폭시켰다.
“방법 없잖아. 수주 늘려야지. 니케 측에 수주 추가 제안서 더 올려놓자고. 아마 그쪽에서도 반응 나쁠 건 없을 테니까.”
“네, 알겠습니다.”
이름만 들어도 모두가 알 수 있을 법한 브랜드에서 먼저 연락이 올 정도로 이태준의 인기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아가는 중.
“후, 양키스전 퍼펙트게임에 이어서 레드삭스전 9이닝 21탈삼진이라. 정말이지 제대로 큰일을 벌였어.”
특히 이태준의 행보 속에 세워졌던 금자탑, 그 위대한 발자취는 이태준을 독보적인 슈퍼스타로 만들어줬다.
“다른 팀도 아니고 양키스랑 레드삭스를 상대로 기록을 세운 건. 메이저리그에서는 상징하는 바가 어마어마할 테니까.”
단순하게 기록만 놓고 따져도 퍼펙트게임과 9이닝 21탈삼진 기록은 충분히 위대한 업적이었다. 그런데 그 상대가 양키스와 레드삭스라는 점은 그 기록을 더욱이 풍요롭게 만들었다.
마치 장식이 끝난 크리스마스트리 꼭대기에 찬란한 빛을 뿜는 별을 꽂아 넣은 느낌.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강팀이자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명문 구단. 양키스와 레드삭스는 지역 팬 문화가 강한 야구 문화의 특성마저 극복한 그 두 팀은 범세계적 인기를 호사하는 팀이었으니까.
축구로 치면 변방 리그 팀의 선수가 레알 마드리드나 FC 바르셀로나와 같은 팀을 챔피언스 리그에서 만나 한 경기 5골 이상을 때려 박아버린 것과 같은··· 아니, 그 이상의 파장.
말 그대로 이태준의 ‘개인 팬’들이 늘어난 것. 이태준은 이미 ‘뉴욕 메츠’라는 팀에 묶여 있는 선수가 아니었다.
마치 과거 LA 에인절스의 오타니 쇼헤이가 그랬던 것처럼.
“아무튼, 이번 올스타 경기가 끝나면 이 인기가 대체 어디까지 솟구칠 수 있을지··· 이젠 가늠조차 되지 않을 지경이야.”
이태준. 그는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선수로 발돋움해 나아 가는 중이었다.
***
올스타전. 말 그대로 리그 최고의 스타들이 모여 치르는 이벤트 시리즈.
하지만 메이저리그에서 올스타전은 단순한 이벤트 시리즈 이상의 의미를 지니곤 한다. 메이저리그를 빗대는 표현 중 ‘별들의 전쟁’이라는 표현이 생겨난 건 다른 이유가 아니었으니까.
다시 처음으로 돌아와서, 메이저리거들에게 올스타전은 의미가 남다른 시리즈이며 그들은 모두 올스타전에 참가하기를 꿈꾼다.
하지만 올스타전에 참가하는 것은 월드 시리즈 무대에 올라서는 것만큼이나 녹록지 않은 일이다.
일단, 메이저리그의 구단은 총 30개. 그 30개 팀에 소속된 선수의 수는 부지기수인 것과 달리 올스타전에 허락된 자리는 한정되어 있다.
게다가 실력상으로는 더 앞설지 몰라도 그간 쌓아놓은 인지도가 부족하다면 참여할 수 없는 구조로 되어 있었다.
그런 구조이다 보니 메이저리거의 커리어에 올스타전에 몇 번 참여했었는지도 무시할 수 없는 지표로서 받아들여지고 있었다.
극단적인 경우로는 선수들의 명예의 전당 입성 자격에 관한 투표권을 지닌 기자 중 그 선수가 올스타전에 얼마나 참여했고, 또 거기서 어떠한 퍼포먼스를 선보였는지 신경 쓰는 이들도 있을 정도였으니까 말이다.
[이태준, 올스타전 최다 득표로 진출!] [지명 타자, 투수 부문 모두 최다 득표!]메이저리그에서의 올스타전은 그러한 것.
그리고 그런 올스타전에 이태준이 입성하게 됐다. 게다가 그냥 입성하게 된 것도 아닌 두 개의 부문에서 최고 득표율을 기록하면서 입성했던 것.
ㄴ메이저리그에서 투수 + 지명 타자 올스타 선정! 그것도 최고 득표율까지! 캬! 국뽕 치사량 끓어오른다~
ㄴ이 ‘THE BASEBALL’ 태준 선생님··· 대체 어디까지 올라가시려는 겁니까?
ㄴ솔직히 이태준이 안 되면 누가 자격이 있겠냐? 이태준 올스타는 처음부터 그냥 존나 당연했던 거임 ㅋㅋ
ㄴ그건 맞지 ㅋㅋㅋ 아니 이태준 안 줄 거면 대체 누구 줄 거냐고 ㅋㅋㅋ
ㄴ이태준 기록은 정확히 반으로 접어도 어나더 레벨인데 ㅋㅋㅋ 아마 이태준이랑 포지션 겹치는 다른 선수들도 진작에 포기했었을걸?
ㄴ그간 메이저리그 선수들이 쌓아온 인지도를 몇 달 만에 깨부숴버리는 이태준 당신은 도대체가···?
사실 지난 4년간 이태준이 깨부숴버린 내셔널리그 투수 부문 올스타 선수는 주인공이 정해져 있다시피 했었다.
심지어 2위와 2배 가까이 차이가 났던 적도 있었고, 올 시즌도 앞선 4년간의 성적과 큰 차이가 없는 빼어난 활약상을 펼치는 중이었다.
예컨대 이변이 없다면 올해도 내셔널리그 투수 부문 올스타 자리는 그 투수의 것이었을 테다.
바로 LA 다저스의 제이든 킹.
전반기에 이태준과의 맞대결에서 패배한 적 있는 그 투수였다.
그리고 지금 그의 영예는 이태준에 의해 철저하게 저지되었다.
하지만, 그것에 관해 일말의 이견을 다는 이 역시 없었다.
“아쉽지 않다고 한다면 거짓말이겠지만, 이태준 선수는 모두의 존중과 칭송을 받아도 전혀 아깝지 않은 선수입니다. 그리고 저보다 올스타에 훨씬 더 걸맞은 선수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저는 이태준 선수의 메이저리그 첫 올스타 선정을 축복하고 싶습니다.”
심지어 제이든 킹 본인마저 아쉬움을 삼키기보다 이태준을 치켜세워줬을 정도였다.
이는 당연한 반응이었다. 이태준은 이제 시즌을 절반가량 치렀을 뿐인데 시즌 아웃을 당해도 페넌트 레이스 MVP와 사이 영 상 동시 수상, 오타니 쇼헤이조차 평생에 도달하지 못한 경지에 도달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 선수. 그러한 선수에게 올스타 선정은 그저 지극히도 당연한 수속일 테니까 말이다.
“이야, 태준아! 소식 들었다! 축하한다! 진짜 이젠 너무 멀어져서 보이지도 않는다 야.”
딱 그즈음. 태준에게 꽤 반가운 인물들의 연락이 찾아왔다.
“고맙다. 그러고 보니 정근이 너도 이번에 올스타 투표 1위던데.”
송정근. 지난 시즌 부산 원더스에서 함께 호흡을 맞춰온 동갑내기 포수였다.
그런 그는 2041시즌을 앞두고 스텝 업을 확실하게 이루며 부산 원더스의 주전 포수 자리를 꿰찼다. 덕분에 그 전까지 주전 포수를 지켜온 원해솔은 이제 포수는 백업으로 내려오고 주로 지명 타자로 출전하는 중이었다.
“에이, 다 원더스 팬들 덕분이지. 난 아직 멀었지.”
“원더스 팬분들도 못하면 얄짤 없으시잖아.”
“흐흐, 그런가? 뭐 아무튼. 이야, 진짜 난 아직도 실감이 안 난다. 나랑 같은 팀에서 뛰던 선수가 이젠 메이저리그의 슈퍼스타가 되어 있다는 게.”
“다 원더스 시절을 거친 덕이지 뭐.”
2040시즌.
지금의 이태준이 약동을 시작한 시즌.
이태준에게 있어서도 평생에 잊을 수 없을 값진 한 해였다.
그 전까지 자신은 아무것도 이룬 것 없는 대한민국 야구 명가의 둔재 장남.
끝내주게 야구를 잘했던 아버지와 국내 최고의 스타인 동생을 두고서 잊혀 가는 선수였을 뿐이었다.
하지만, 그 해를 기점으로 이태준은 리그 최강의 팔색조 투수로 거듭났고, 영원히 기억될 업적을 세워냈다.
그리고 그 한 해가 있었기에 2041시즌의 이태준이 존재할 수 있었다.
태준은 단 한 번도 원더스에서의 시절을, 본인의 성공 신화는 오롯이 원더스로부터 시작한 것을 잊은 적 없었다.
그것이 원더스에서 함께 뛰던 동료 선수들과 종종 연락을 취했던 이유.
“그러고 보니 요즘 원더스 분위기는 어때? 성적은 나쁘지 않은 것 같던데.”
“좋지. 솔직히 올해는 그리 크게 기대 안 했거든. 너도 메이저리그로 가고 준이 형도 은퇴하고. 솔직히 그렇잖냐? 작년의 우승은 너 혼자서 만들어준 우승이었는데.”
“에이, 무슨 내가 혼자서 우승을 만들어다 줘. 다 잘해서 얻은 결과였지.”
“그거 진짜 너 혼자만 그렇게 생각하는 거라니까? 나도 그렇고 다른 선배들도 그렇고. 작년은 다 이태준이 만든 우승이다! 라고 생각해.”
“··· 그렇게 생각해주는 건 너무 고마운데. 조금 부끄럽네.”
“흐흐, 그리고 선배님들이 자주 이야기하는 건데. 태준이 네가 거치고 나서 원더스가 이기는 방법을 깨우친 것 같다고 하더라고.”
“··· 부끄럽네. 많이.”
그리고 이번 시즌의 부산 원더스. 류남선 감독의 말을 빌려 ‘준이도 없고 태준이도 없고’.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전반기의 끝자락에 도달한 시점, 부산 원더스의 순위는 3위.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두고 있었다.
“그러고 보니. 해솔이 형도 올해 끝으로 은퇴하신다면서?”
“응, 감독님이랑 자주 이야기하시는 것 같던데. 마음 정하신 것 같더라. 그런데 분위기 보니까 아마 은퇴하시면 바로 코치 연수 가실 것 같더라.”
“하하, 그 형은 그러실 것 같았어.”
그리고 또 하나의 소식. 바로 원해솔의 은퇴였다. 어느 정도 예상된 행보였다. 지난 시즌 우승을 통해 모든 것을 일궈낸 선수.
거기에 원해솔은 이제 더 이상 예전 같은 활약을 보이기 어려운 자신이 계속 버티고 있는 것보다 후배들을 위해 길을 터주는 것이 맞다고 여길 선수였으니까.
그런 원해솔의 은퇴 결정은 선수단 내에서 ‘원해솔 선배 떠나가는 길, 최선의 시즌으로 배웅해드리자!’라는 마음으로 뭉쳐 더욱이 열의를 불태우는 계기가 되었다고 하니, 그것만으로도 원더스라는 팀의 분위기가 좋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잘 되는 것 같아서 나도 괜스레 기분이 좋아지네.”
“우리도 마찬가지야. 너 이야기 자주 해. 메이저리그 가서도 계속 잘 풀려서 정말 다행이라고. 이제 우리도 메이저리그 슈퍼스타를 친구로 두게 된 거냐면서.”
“하하하, 그래? 이거 더 잘해야 할 이유가 늘었네.”
이제는 같은 팀의 일원은 아니었지만, 과거 좋은 기억으로 이어진 인연으로 서로의 길을 응원하며 인연을 이어 나간다.
그것이 이태준과 부산 원더스와의 인연.
“아무튼, 너 올스타전 나오는 거 전부 챙겨볼게. 꼭 잘 해라!”
“흐흐, 그래. 잘하고 올게. 너도 이번 시즌 끝까지 좋은 성적 내길 바랄게.”
찬란함을 가득 머금은 발자취.
그리고 더더욱 찬란하게 빛날 미래.
‘올스타전이라··· 작년까지는 그냥 구경만 해야 했었는데···.’
그러한 태준의 찬란한 미래를 상징하는 경기.
올스타전.
‘어쩌면 올해는 내가 그 주인공이 될 수도 있는 무대.’
메이저리그의 팬들 뿐만 아니라 전 세계 야구 팬 모두의 시선이 모이는 무대. 태준은 그 무대의 주인공이 되고자 했으니.
‘리암과 이야기를 좀 나눠봐야겠는데?’
당연한 말이지만, 이벤트 경기라고 해서 가벼운 마음으로 임할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때문에, 이번 올스타전.
비록, 기록도 뭣도 남지 않는 이벤트 성 시리즈 경기에 불과한 그 경기에 이태준은 진심으로 임하고자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