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baseball genius through talent absorption! RAW novel - Chapter (182)
재능 흡수로 야구 천재-182화(182/210)
182화. 가장 찬란하게 빛나는 (2)
182화. 가장 찬란하게 빛나는 (2)
“어으, 역시 힘 하나는 장난 없다니까?”
찬란한 별들의 전쟁.
올스타전을 하루 앞서 치러지는 이벤트성 게임인 ‘홈런 더비’.
그 대회에는 각 팀을 대표하는 홈런 타자 8명의 참가가 예정되어 있었고,
전반기에만 무려 28개의 홈런을 때려낸 내셔널리그의 홈런왕 이태준도 그 8명에 포함되어 있었다.
“그나저나··· 괜찮을까? 홈런 더비에 호기롭게 나서고선 메커니즘이 망가져서 헤매는 녀석을 여간 많이 본 게 아니라서 말이지.”
그런 홈런 더비는 평소의 타격과는 다르다.
평소에는 투수가 어떠한 구질을 던질지 그 심계를 간파하려는 것부터 시작해서 밀어서 타격할 것인가 당겨서 타격할 것인가, 혹은 공을 침착하게 승부해야 것인가 적극적으로 승부해야 것인가 등등. 고려할 것이 부지기수로 많은 데 비해 홈런 더비는 오로지 홈런만을 위한 풀스윙의 메커니즘으로 임해야 하는 이벤트.
아무리 좌중간이며 우중간이며 적절한 코스를 잡아 타구를 잘 날려버릴 수 있다고 한들 기본적으로 잠장을 넘기지 못한다면 아무런 의미를 가질 수 없다.
그러한 이유로 홈런 더비에 참가한 이들 모두 머릿속에는 오로지 ‘홈런’만을 그려 넣은 채 있는 힘껏 풀스윙을 잡아 돌린다.
쉽게 말해 기술적인 타격, 선구안, 수 싸움 등등은 완전하게 배제된, 순수한 ‘파워’만을 측정하는 무대.
그래서 홈런 더비에 참가하는 타자들은 평소의 메커니즘과 다른 접근 방식으로 임하는 경우가 많았고, 그것이 홈런 더비에 참가한 타자 중 적지 않은 이들이 타격 밸런스가 흔들리곤 하는 이유. 그것이 페이스가 한창 좋은 타자들이 홈런 더비에 참가하는 것 자체를 염려하는 시선이 적지 않은 이유였다.
“별 탈 없으면 좋겠다만.”
리암 쿠퍼도 그런 사람 중 하나. 물론, 이태준이 어떤 타자인지 모르고 있던 것은 아니었다. 리암이 아는 이태준이라면 홈런 더비와 같은 자잘한 이벤트 정도로 흔들리지 않을 선수임은 너무도 자명하다.
하지만 변수라는 것은 언제 어디서 터질지 모르는, 마치 바이러스와도 같은 것.
타자의 메커니즘이라는 것은 마치 정교하게 설계된 기계와도 같아서 아주 조그마한 변화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을 테니.
리암 쿠퍼도 포수이기 이전에 한 명의 타자이기에 타격의 어려움을 이해하는 사람이었다.
“오, 그건 내가 확실하게 말해줄 수 있을 것 같아.”
다만 올리버 포스터만큼은 조금 다른 시각으로 이를 통찰했다.
“리암도 잘 알다시피 리 주니어는 밸런스가 아주 훌륭하게 잡힌 타자야. 빠른 공이든 느린 공이든, 상하좌우 코스 어디든 밸런스가 흐트러지지 않지.”
“그거야 뭐. 이젠 모르는 사람은 없지.”
이태준은 어느 상황이든 완벽하게 밸런스를 잡고서 타격하는 타자라는 사실은 비단 메츠의 사람들뿐 아니라 메이저리그에 정통한 사람이라면 모두가 안다.
언젠가 한 스카우트가 언론을 통해 밝힌 의견으로 이를 형용해보자면, ‘약점이 없는 타자’.
“게다가 리 주니어는 여건만 갖춰진다면 언제든지 홈런만을 위한 타격으로 전환하기도 하죠. 리암이라면 그런 모습도 몇 번 볼 수 있었을 듯싶은데.”
“흠, 그거야 뭐. 그렇긴 하지.”
또한, 언제든지 홈런만을 위한 타격을 매뉴얼로 잡고 타석에 들어서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 가령, 상대 투수의 변화구가 다소 밋밋하게 꺾이는 것이 보여 대뜸 풀스윙을 휘갈기더라도 충분히 맞힐 자신이 있는 경우.
그리고 그런 타격을 하다가도 일단 출루를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게 여겨지는 순간이 찾아오면 언제 내가 홈런을 노리고 있었냐는 듯 침착성을 빠르게 되찾아 오곤 했다.
“흐흐, 하긴. 리 주니어가 메커니즘이 무너져 흔들리는 건 상상이 안 되긴 해.”
“딱 그거죠.”
그것이 올리버 포스터가 이태준의 홈런 더비 참여에 조금도 걱정하지 않는 이유였다.
“그래, 이왕 나간 거. 모쪼록 좋은 결과 만들고 오라고.”
남은 건 응원뿐이었다. 리암 쿠퍼는 올리버 포스터의 등을 툭툭 치며 응원의 메시지를 남겼다.
이윽고 피칭 머신의 공이 다 떨어지자 방망이를 내려놓고 숨을 고르는 태준에게도 손짓한 뒤 이렇게 말했다.
“포스터가 던져주고 리 주니어가 타격하는 홈런 더비. 무조건 우승하고 와야지. 안 그래?”
***
메이저리그의 홈런 더비는 KBO와는 다른 방식으로 진행된다.
특히 2015년에 룰이 개정된 이후로는 많은 변화를 주고 있지 않았다.
제한된 스윙의 횟수 안팎에서 최대한 많은 홈런을 때려내야 했던 기존의 규정과 달리 현재 메이저리그의 홈런 더비는 제한 시간 4분 이내로 얼마나 많이 담장을 넘기는 타구를 만들어낼 수 있는가로 규칙이 개정되었다.
또한, 비거리 440피트(약 134m) 이상의 초대형 홈런을 2개 이상 때려낸다면 제한 시간이 30초씩 늘어나는 규칙까지 추가되면서, 예전처럼 홈런을 때려내기 최적화된 코스로 공이 들어올 때까지 하염없이 기다리려는 편법도 막혔고 홈런도 시원시원하게 펑펑 터져 나오게 되면서 수많은 메이저리그 팬들에게 더욱이 화끈하고 재밌어졌다는 호평까지 이끌 수 있었다.
그러다 보니 공을 던져주는 배팅 볼 투수의 역할도 덩달아 중요해졌다.
아무리 타자가 홈런을 때려낼 만반의 준비를 끝마친 상태일지라도 던져주는 쪽에서 타격이 어려운 코스로 공을 집어 넣어준다면 말짱 도루묵일 테니까.
그러한 점에서 리암 쿠퍼는 배팅 볼 투수로서 나쁘지 않은 인물이었다. 당장 지난 2년간 올리버 포스터와 홈런 더비에서 호흡을 맞췄었고, 심지어는 작년에는 홈런 더비 역대 최다 홈런 기록까지 경신하며 우승했다.
지금은 예전만 못하지만, 한때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뛰어난 도루 저지 능력을 지닌 포수였던 만큼 구속 조절과 제구력이 나쁘지 않았다.
그렇기에 올스타전의 홈런 더비 참가자로 선정된 이후 태준이 가장 먼저 찾아간 선수는 리암 쿠퍼였다.
“미안하지만, 이번에 나는 못 해줄 것 같아.”
하지만 리암 쿠퍼로부터 돌아온 대답은 거절이었다.
“워낙에 배팅 볼 투수에 강한 의지를 보이는 녀석이 있어서 말이지. 그리고 너도 그 녀석이 던져주는 게 나쁘진 않을걸?”
이유는 자신을 대신할 사람이 있었기 때문.
그 사람은 꽤 의외의 인물이었으며,
“리암이 말한 게 너일 줄은 정말 상상도 못 했는데?”
동시에 리암 쿠퍼의 말마따나 이태준 측에서도 거절할 이유가 전혀 없는, 오히려 매력적이기까지 한 인물이기도 했다.
“올리버. 정말 괜찮겠어?”
그 인물은 바로 올리버 포스터.
메이저리그 홈런 더비 역사상 단일 더비 최다 홈런(101개)과 단일 라운드 최다 홈런 기록(46개)을 동시에 보유한 선수이자.
당장 작년인 2040시즌 올스타전 홈런 더비의 우승자였다.
그런 선수가 이태준의 배팅 볼 투수를 자처했던 것.
“재밌을 것 같지 않아? 전년도 우승자와 합작하는 우승.”
프로 스포츠라 한다면 낭만을 추구할 수 있어야 했다. 전년도 우승자가 던져주는 배팅 볼을 타격하여 만들어내는 우승.
“이거 참···.”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전율이 돋는 것만 같았다.
“거절할 이유가 없겠는데?”
협상 체결. 그렇게 태준은 이번 2041시즌 홈런 더비에 올리버 포스터와 함께 호흡을 맞추게 되었다.
그것만으로도 꽤 흥미가 돋궈지는 일이었을 텐데.
“오, 구속 적당하고! 제구 좋고! 올리버. 배팅 볼 투수에 재능이 있는 것 같은데? 당장 배팅 볼 투수로 전업해도 충분히 먹고살 수 있겠는걸?”
올리버 포스터는 함께 호흡을 맞춰보는 자리에서 의외의 재능(?)을 선보였다.
짬에서 나오는 바이브라는 게 있다고. 타자로서 홈런 더비를 제패했던 짬이 어딜 도망가지 않은 듯했다.
정말이지 배팅 볼 투수의 정석과도 같이 딱 타격하기 좋게 바람을 타고 흘러들어왔다.
“내가 괜히 우승했겠어? 나 이런 거 은근히 잘해. 그러니 믿고 맡겨 달라고.”
2041시즌.
시카고 화이트삭스의 홈 경기장, 개런티드 레이트 필드에서 펼쳐지는 이태준의 생애 첫 올스타전은 그렇게 성황리에 준비될 수 있었다.
***
다가온 올스타전.
시카고 화이트삭스의 홈 경기장인 개런티드 레이트 필드는 형형색색으로 물들어 있었다.
개런티드 레이트 필드는 메이저리그 중부 지구 팀의 경기장인 만큼 서부 지구 정도를 제외한 각지의 여러 팬이 모여들기에 수월한 구조.
“역시 올스타전은 이런 맛에 보는 거지. 아주 진풍경이 따로 없군.”
“이렇게 30개 구단의 유니폼이 한곳에 모이는 경기는 올스타전이 유일한 경기니까. 정규 시즌 중에는 절대로 볼 수 없는 광경이지.”
2041시즌의 올스타전을 보기 위해 메이저리그 30개 구단의 모든 팬은 한 곳에 모여들었고 당장 관중석만 보더라도 붉은색 푸른색, 그 사이 노란색, 오렌지 색 등 여러 색채가 모여 장관을 이뤘고,
기자들 또한 그 장관을 놓치지 않기 위해 카메라의 셔터를 번쩍이며 눈앞의 풍경을 담아 넣었다.
그런 상황 속, 가장 많은 주목을 받는 이들은 누구인가?
그것은 구태여 따질 것도 없었다.
“이야, 이렇게까지 여러 팀에서 환영받는 선수가 또 있을까?”
“그야 이태준은 그럴 자격이 충분한 선수니까. 자고로 자기 팀에 슈퍼스타가 오길 바라는 건 만인 공통이거든.”
이태준.
193cm의 신장 덕택에 눈에도 퍽 잘 띄는 그 선수는 미국 각지 가장 빛나는 별들이 모인 가운데서도 존재감을 잃지 않았다.
관중석에서는 비단 메츠의 팬뿐 아니라 모든 팬이 이태준의 이름을 부르짖었다.
“리! 내년에 화이트삭스에서 볼 날을 기대하고 있어!”
“무슨 소리야! 리는 다저스의 전설이 될 선수라고!”
“하하! 다들 꿈을 꾸고 있군! 리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유니폼은 핀스트라이프 유니폼이야!”
“저, 저기··· 리는 메츠 선수인데···?”
팬들이 보이는 적극적인 구애. ‘Come to Chicago’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목놓아 부르짖는 화이트삭스의 팬들도 보였고,
아직 입은 적도 없는 다저스의 유니폼에 이태준의 이름을 새겨놓고서 이태준이 지나가는 앞에 흔들어대는 다저스의 팬들도 보였다.
온갖 진귀한 광경이 이태준이 서 있는 곳 근처에서 펼쳐지고 있었다.
그런 흐름 속에 시작됐던 홈런 더비.
참가자는 아메리칸리그에서 4명, 내셔널리그에서 4명. 총 8명의 선수가 나와 토너먼트를 시작한다.
이태준의 첫 맞상대는 필라델피아 필리스를 대표하는 강타자 빅터 로사리오.
지난 시즌 37개의 홈런, 이번 시즌도 전반기가 종료되던 시점까지 18개의 홈런을 때려낸 강타자였다.
또한, 지난 2040시즌도 올스타전 홈런 더비에 참여하여 4강에서 올리버 포스터에게 33 대 28.
5개 차이로 아쉽게 패했던 타자였다.
따아악-!!!
무려 198cm의 장신이었던 빅터 로사리오는 2041시즌 홈런 더비에서도 가공할만한 파워를 선보였다.
「큽니다! 이번에도 엄청난 비거리! 로사리오가 토너먼트 첫 대결부터 30개의 타구를 담장 밖으로 날려 보냅니다!」
「빅터 로사리오. 거대한 체구 값을 아주 톡톡히 해내는 모습입니다.」
첫 맞대결부터 무려 30개의 타구를 담장 밖으로 날려 보냈던 것. 빅터 로사리오에게 허락된 시간이 종료됐을 무렵. 그는 전광판의 카운팅 된 ‘30’이라는 숫자를 보며 씨익 미소를 지었다.
“로사리오! 로사리오! 로사리오!”
30개. 홈런 더비 단일 라운드에서의 홈런 개수가 평균적으로 20개 초반대로 형성된다는 것을 생각한다면, 결단코 적지 않은 숫자.
빅터 로사리오는 여유만만한 표정으로 배팅 볼 투수와 손뼉을 마주쳤다.
이후로도 각팀의 내로라하는 홈런 타자들이 방망이를 크게 휘둘렀다.
「역시 아메리칸리그의 홈런왕다운 모습! 네이선 피터스가 39개의 홈런을 때려내며 1라운드 1위에 등극합니다!」
그러는 사이 빅터 로사리오는 어느새 탈락 마지노선인 4위까지 밀려버렸다. 얼굴 표정에 그려진 여유로운 미소는 어느새 지워져 있었다.
웬만한 상황이라면 1라운드의 마지막 타자가 자신의 30개를 넘기지 못할 가능성이 컸겠지만.
「이제 2041시즌 홈런 더비 1라운드 마지막 순서! 이태준이 타석에 들어서겠습니다!」
「그리고 배팅 볼 투수는 전년도 홈런 더비의 우승자! 올리버 포스터입니다! 하하, 이것도 정말 흥미로운 구도인데요?」
1라운드의 마지막을 장식하기 위해 타석에 들어선 그 타자는 웬만한 타자가 아니었다는 것.
따아아악-!!!
이태준은 본인의 차례가 시작되자마자 첫 타구부터 개런티드 레이트 필드의 우측 담장을 아주 넉넉하게 넘겨버렸다.
그리고 빠른 템포로 홈런을 쌓아 가기 시작했다.
「이태준의 홈런 페이스가 예사롭지 않습니다! 아직 30초가량 남은 시점에 벌써 30개째 홈런을 채워냅니다! 이제 한 개만 더 때려내면 이태준 선수는 다음 라운드에 진출하게 됩니다!」
자신의 차례가 끝나기까지 30초가 남은 시점에 4위인 빅터 로사리오와 동률을 이루었고.
따아아아악-!!!
「이 타구가! 그대로 담장을 넘어갑니다! 31번째 홈런 타구! 이렇게 이태준이 2라운드 진출을 확정 짓습니다!」
「그리고 방금의 타구 비거리가 440피트를 넘어서면서! 이태준의 제한 시간에 30초가 추가됩니다! 과연 몇 개까지 때려낼 수 있을까요? 과연 네이선 피터스의 39개를 넘어설 수 있을까요?」
곧바로 홈런 타구를 날려 보내며 2라운드 진출을 확정시켰다. 이제 남은 것은 1위인 네이선 피터스의 39개를 넘어설 수 있느냐 마느냐뿐.
따아아아악-!!!
그것은 관중석의 팬들이 보내주는 뜨거운 환호와 함께 달성될 수 있었으니.
「이태준이 종료 5초를 남겨두고 40개째 홈런을 때려냅니다! 1위 등극! 이태준이 홈런 더비 1라운드 1위에 등극하는 순간입니다!」
1라운드부터 1위에 등극.
이태준과 올리버 포스터가 합작해낸 그 흐름은 분명 범상치 않았다.
ㄴ세상에! 홈런 더비 첫 참여부터 40개로 1위라니! 이태준은 대체 못 하는 게 뭐야?
ㄴ게다가 배팅 볼 투수는 전년도 우승자··· 이 대체 무슨 낭만인가!
ㄴ이태준은 팬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정확하게 아는 선수야! 이태준 덕택에 이번 올스타전이 더욱 풍성해진 듯한 느낌이야!
ㄴ좋아! LEE! 이대로 우승까지 가보는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