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baseball genius through talent absorption! RAW novel - Chapter (184)
재능 흡수로 야구 천재-184화(184/210)
184화. 가장 찬란하게 빛나는 (4)
184화. 가장 찬란하게 빛나는 (4)
사람들은 흔히 말한다.
‘이태준을 향한 걱정은 하등 쓸모없는 걱정이다!’
정말로 그랬다. 작년 여름이 시작되려던 즈음. 이태준이 1군 무대에 처음 올랐었던 때.
그때의 이태준을 향한 걱정, 그리고 의심, 선입견은 적잖이 함께해 왔다.
“프로 데뷔 이후 타자로만 해오던 선수가 투수한다고 뭐 바뀌겠어?”
“나쁘진 않은 것 같은데 속구 구속이 130···? 이러면 롱런은 아무래도 조금 어렵지 않나?”
“시즌 중에 선발 투수 전환이라고? 쉬워 보이지 않는데?”
“잘하긴 하는데··· 이명준 상대로는 어려울 것 같은데?”
“뭐? 이제 와서 투타 겸업? 너무 무리하는 거 아냐?”
물론 그러한 걱정들은 모두 근거가 존재하는 걱정들.
그간 국내 야구계에서는 이태준과는 비슷했던 전례조차 없었기에.
오히려 실패한 사례가 훨씬 더 많았었기에.
그런 보편적인 시각 안팎에서 이태준은 성공할 가능성보다 성공하지 못할 가능성이 훨씬 더 큰 선수였다.
그리고 이태준은 자신을 둘러싼 의심들을 전부 인지하고 있었으며, 그러한 의심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였다. 거기엔 아무런 말도 덧붙이지 않았다.
‘논란과 의심은 최상의 퍼포먼스, 승리의 환호로 지워내는 것이 선수가 할 수 있는 최선책이니까. 말뿐인 무언가로는 아무것도 해결할 수 없다.’
애초에 말이라고 하는 것은 흔들리는 규격에 불과한 것이며, 야구는 상황에 의한 변화무쌍한 흐름. 즉, 말로 모든 것을 설명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야구의 본질은 예체능이니까. 말이 아닌 결과로 증명할 수 있어야만 했다.
그리고 태준은 그것을 해냈다.
오로지 결과와 성적을 통해 증명했고, 자신을 향해 있던 수많은 물음표를 느낌표로 만들어내며 걱정과 의심을 지워냈다.
고작 시속 130km의 속구로도 국내 리그 타자들 대부분을 제압해냈으며,
선발 투수 전환에도 성공했고,
국내 리그에서 만나볼 수 있는 최강의 난적 이명준을 비롯하여 메이저리그의 내로라하는 타자들. WBC에서 만난 올리버 포스터를 시작으로 조세프 매키니, 심지어 네이선 피터스마저 무릎을 꿇도록 만들었다.
그리고 모두가 그것만큼은 어려울 것이라 말했던 투 웨이 플레이어로서의 성공까지도.
이미 과거 메이저리그 불세출의 전설, 오타니 쇼헤이를 넘어섰다는 것이 현시점의 정론이었으며,
넘어서 투수로 단일 시즌에 보인 퍼포먼스는 역사상 그 어떤 투수도 범접할 수 없을 경지에 올라 서 있었다.
윌터 존슨, 사이 영, 샌디 쿠팩스, 로저 클레멘스, 그렉 매덕스, 로건 라이트 등 메이저리그의 위대한 이름들을 나열해 놓더라도 말이다.
‘이태준은 언제나 결과로 증명했다. 언제나 그런 이야기를 듣고 싶었다.’
그렇게 현재에 이르러. 이태준을 향해 있던 의심은 거의 종식되다시피 했고, 그 빈 자리는 오롯이 믿음으로 채워졌다.
이에 사람들은 답한다.
‘이태준은 믿음을 배신하지 않는 선수!’
‘이태준은 믿음 그 이상을 보여주는 선수!’
그 모든 반응은 이태준이 끄집어낸 반응이라.
2041시즌. 이태준의 생애 첫 올스타전, 그리고 생애 첫 홈런 더비. 결승 3라운드. 직전의 샌디 로즈는 무려 42개의 홈런을 때려냈다.
그것은 역대로 순위를 매기더라도 세 손가락 안팎으로 들어가는 성적. 거의 우승을 확정 짓다시피 봐도 무방한 성적이었다.
하지만 사람들은 그런 상황이었음에도 이태준을 향한 믿음을 잠재우지 않았다.
“리! 할 수 있다! 너라면 반드시 42개를 넘길 수 있을 거야!”
“우리는 널 믿어! 리!”
오히려 더욱이 강한 응원을 관중석 너머 그라운드 위로 토해냈고,
따아아아악-!!!
태준은 차근차근 그 믿음에 보답해 나아갔다.
언제나 그러했듯 말이 아닌 결과로써.
「이태준의 홈런 페이스가 예사롭지 않습니다! 1라운드! 아니 2라운드 때보다도 확연하게 빠른 페이스! 아직 30초가량 남은 시점! 이태준이 40개째 홈런을 때려냅니다!!!」
종전, 자신이 보여온 것들보다 확실하게 빨라지는 페이스. 이태준과 올리버 포스터. 두 메츠의 선수가 세워둔 전략은 아주 성공적으로 먹혀들었다.
따아아아악-!!!
그리고 마침내 넘어섰다.
「그리고 마침내! 이태준의 43번째 홈런이 개런티드 레이트 필드의 우측 담장을 아득하게 넘어갑니다! 오! 세상에 맙소사! 이태준이 샌디 로즈의 42개를 넘어서 43개째 홈런을 때려내며 2041시즌 홈런 더비의 우승자로 등극하는 순간입니다!!!」
이번만큼은 정말 이기기 어려워만 보였던 샌디 로즈마저 넘어서는 순간.
무려 42개의 홈런을 때려낸 뒤 본인의 우승을 낙관하던 샌디 로즈의 얼굴 표정엔 어느새 아쉬움이 적적히 묻어나오기 시작했다.
이내 헛웃음을 흘린 채 고개를 가로저었다.
“젠장··· 이게 말이나 되는 일인지.”
이윽고 이태준이 44개, 45개째 홈런을 연달아 때려냈을 땐 고개를 주억거리며 손뼉을 두들겼다. 이건 인정할 수밖에 없었으니까.
따아아아악-!!!
이어서 46개.
따아아아악-!!!
47개.
따아아아악-!!!
48개.
제한 시간이 종료되는 그 순간까지 이태준이 때려낸 홈런은 무려 48개.
[대충 기록 메시지]비단 우승인 것을 넘어 홈런 더비 역대 최고 기록을 전부 갈아치운 뒤 그 자리에 본인의 이름을 아로새기는 순간.
「이태준 선수가 결승 라운드에서 무려 48개의 홈런을 때려냈습니다. 정말 상상을 초월하는 개수라고 말할 수 있겠는데요?」
「동의합니다. 사실 직전 차례에 샌디 로즈가 42개의 홈런을 때려냈을 때 ‘아, 게임 오버네’라고 생각했었는데, 이거 참. 허허··· 그 예상이 완벽하게 빗나가버리고 말았습니다. 역시 이태준은 이태준입니다. 48개! 공을 던져주던 올리버 포스터의 종전 기록 46개까지 넘겨버릴 거라고 그 누가 상상이나 할 수 있었겠습니까? 그저 놀라울 따름입니다.」
「언제나 그랬듯 말이죠?」
「하하하, 그렇습니다.」
해설 위원은 물론이거니와.
ㄴ진짜 샌디 로즈도 어이가 없을 것 같네 ㅋㅋㅋ 42개면 웬만한 년도였으면 우승일 텐데 응, 상대가 이태준이야~
ㄴ어, 맞아 맞아. 놀랍지만 그건 사실이야. 이태준은 48개를 때리며 단일 라운드 최다 홈런을 경신한 것으로도 모자라 129개나 때려냈어.
ㄴ무슨 홈런 더비 첫 출전에 129개 ㅋㅋㅋ···. 정규 시즌에 패왕으로 군림하는 것도 모자라서 이제 이벤트 경기마저도 독식하려고 하네 ㅋㅋㅋㅋ
ㄴ별명이 괜히 폭군이 아니지 ㅋㅋㅋ 무슨 욕심이 끝이 없어 ㅋㅋㅋ
그리고 이태준은 자신의 차례가 끝난 그 시점, 공을 던져주던 올리버 포스터와 주먹을 맞부딪혔다.
“고생 많았어. 오늘 공을 꽤 많이 던졌을 텐데. 처음부터 끝까지 볼 컨트롤이 너무 좋던데?”
“네가 잘 때려주니 나도 덩달아 집중이 잘 되더라고. 예컨대 나는 하루에 가장 많은 홈런을 맞아본 투수로 기네스에 오를 수도 있을 것 같아.”
이태준이 오늘 때려낸 홈런은 무려 129개. 과거 올리버 포스터가 세웠던 기록인 120개마저 훌쩍 뛰어넘는 수치였다.
당연히 이를 위해서 올리버 포스터도 수많은 공을 던져줘야만 했다. 아무리 힘을 거의 빼고서 던졌다지만, 오늘 던진 공의 개수만 하더라도 200개를 넘어갔으니까.
“이 정도면 10만 달러 값어치는 제대로 했다고 봐야지?”
“묻고 더블로 칠 수도 있어. 그만큼 훌륭한 배팅 볼이었어.”
“하하, 네가 만족했다면 난 돈은 됐어. 오히려 이런 자리에 함께할 수 있어서 다행이라는 생각뿐이야.”
하지만 올리버 포스터는 전혀 힘든 내색을 보이지 않고 호탕하게 웃었다.
“기록 달성은 언제나 영광스러운 순간이지. 축하해! 리 주니어!”
이윽고 축하의 메시지를 건넸다.
“후, 이제 홈런 더비도 끝났고. 남은 건 본 게임이네.”
그리고 올스타전의 본 경기. 내일 치러지는 아메리칸리그 올스타와 내셔널리그 올스타 선수들이 치르는 맞대결.
“제기랄, 작년엔 너무 아쉬웠어. 끝내주는 3점 홈런을 때려냈는데 9회 말에 역전당할 건 대체 또 뭐야?”
작년 2040시즌, 에인절 스타디움 오브 애너하임에서 펼쳐진 올스타 매치.
내셔널리그 올스타팀은 아메리칸리그 올스타팀에게 9회 말 끝내기를 헌납하며 쓰라린 패배를 경험했던 바 있었다.
“아무튼, 이번만큼은 반드시 이기고 싶은 마음뿐이야. 패배는 한 번이면 족하다고.”
아무리 이벤트 매치라고 하지만 패배는 패배다.
한 사람의 메이저리거로서 절대로 받아들이고 싶지 않은 경험.
“그러니, 만약 네가 정 그렇게 보답을 해주고 싶다면, 돈이 아닌 아주 멋들어진 홈런으로 보답해줘. 무슨 말인지 알지?”
올해는 이기고 싶었다. 그런 올리버 포스터의 옆에는 가장 믿을 수 있는 동료가 있었다.
“물론이지, 난 언제나 승리가 최우선의 목표였다고.”
홈런 더비의 종료.
그다음 날 펼쳐지는 올스타전의 본 경기.
각 리그 최고의 스타 플레이어들이 모여 자웅을 겨루는 진정한 ‘별들의 전쟁’.
그 경기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
개런티드 레이트 필드.
시카고 화이트삭스의 홈 경기장.
1991년에 개장된 이래로 꾸준하게 리모델링이 이뤄진 터라 메이저리그 내에서도 화장실, 관중석, 불펜, 더그아웃, 음향 시설 등등 구장 내 환경과 시설이 압도적으로 좋다는 평가를 받는 구장이다.
올스타 경기는 그런 야구장에서 치러졌다.
승리한 리그의 우승 팀에게 월드 시리즈 홈 경기 개최 권한을 주는 특별 혜택이 있었던 과거 올스타 경기와 달리 요즘의 올스타 경기는 그러한 혜택은 없이 오로지 상금만을 받아갈 수 있는 구조.
말 그대로 순수하게 즐기기 위해 마련된 무대, 승리에 매몰될 필요 없는 무대가 되어 있었다.
하지만 그런 축제의 장에서도 메이저리거들은 기꺼이 호승심을 불태웠다.
애초에 아무런 혜택이 없다는 이유로 승리에 집착을 놓을 선수였다면 메이저리거의 올스타로 참전하게 되는 일도 없었을 테니.
개중 몇몇은 더욱이 강한 호승심을 내비쳤다.
아메리칸리그 올스타팀의 첫 투수로 낙점된 제임스 도노반이 그런 인물 중 한 사람이었다.
제임스 도노반.
2040시즌, 221이닝을 던지는 동안 2.24의 평균자책점과 280개의 탈삼진, 그리고 21승을 거두며 아메리칸리그 사이 영을 수상한 선수.
그리고 2041시즌도 16경기에 나서 110.2이닝과 2.28의 평균자책점, 137개의 탈삼진, 그리고 전반기에만 12승을 거두며 2년 연속 아메리칸 사이 영 위너를 향해 정조준해 가던 사내였다.
그런 그가 이벤트 경기에 불과한 올스타전에 남다른 호승심을 불태우는 이유는 다른 이유가 아니었다.
‘다른 선수는 몰라도 이태준··· 너만큼은 반드시···!’
바로 이태준을 향한 호승심.
어디서부터 기인했는지를 파악하기 위해선 지난 WBC 결승전에서의 맞대결로 거슬러 올라가야 했다.
제임스 도노반은 7.2이닝 무실점 15탈삼진이라는 경이로운 성적표를 거둔 채 마운드를 내려갔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사람들은 제임스 도노반을 ‘승자’로 기억하지 않았다.
‘그날 미국은 졌다. 패배해선 아니 될 녀석들에게 졌다.’
바로 상대였던 투수, 이태준이 9이닝 무실점 완봉승을 거둬들였기 때문.
그 경기가 치러지기 이전, 모두가 미국의 우승을 낙관했고, 그것은 제임스 도노반 또한 마찬가지였다.
그리고 자신은 자국인 미국의 우승을 위해 최선을 다했고, 최선의 결과까지 도출했다.
하지만 결과는 패배였다.
제임스 도노반은 꽤 오랜 기간 그것을 납득할 수 없었다.
‘다른 녀석들은 몰라도 결코 네 녀석에겐 지지 않겠다.’
그런 납득하기 어려운 패배의 중심에 서 있던 선수가 바로 이태준.
그것이 제임스 도노반이 호승심을 맹렬히 불태우는 이유였다.
하지만 그런 호승심은 제임스 도노반만의 것이 아니었다.
상대방을 반드시 꺾고자 하는 마음을 키우는 것은 이태준 또한 마찬가지였다.
‘지난 WBC 결승에서 만난 적이 있었지. 제임스 도노반.’
대한민국은 2041 WBC의 패권을 차지했고.
이태준은 모두가 인정하는 승자였다.
그 사실은 변함이 없다.
하지만, 제임스 도노반을 확실하게 이겼냐는 질문엔 그렇지 못했다는 대답을 돌려줄 수밖에 없었다.
‘3타수 무안타. 그리고 삼진 하나. 제임스 도노반을 상대로는 끝까지 이기지 못했다.’
투수 VS 투수로서는 자신이 앞섰다고 말할 수 있겠지만,
투수 VS 타자에서는 이겼다는 말을 도저히 할 수 없었다.
아니, 냉정히 말하길, 그 승부는 진 것이 맞다.
그날 타자 이태준은 제임스 도노반에게 졌다.
‘올리버 포스터의 말마따나. 패배는 한 번이면 족하다. 같은 상대에게 두 번을 질 수는 없는 법.’
올스타전.
정규 시즌 성적에 아무런 영향도 주지 않을 이벤트 경기.
하지만 두 선수는 서로에게 진심을 내비쳤다.
「2041시즌, 메이저리그의 올스타 경기! 아마 모두가 이 경기를 기다리고 있었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올스타 경기의 첫 맞대결은 뉴욕 메츠의 이태준! 그리고 휴스턴 애스트로스의 제임스 도노반! 두 선수의 맞대결이 되겠습니다!」
올스타 경기의 시작은 그런 두 선수의 맞대결로서 포문을 열어젖혔으니.
우아아아아-!!!
관중석에서 터져 나오는 우레와 같은 함성과 함께 그 승부가 시작되려는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