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baseball genius through talent absorption! RAW novel - Chapter (185)
재능 흡수로 야구 천재-185화(185/210)
185화. 가장 찬란하게 빛나는 (5)
185화. 가장 찬란하게 빛나는 (5)
메이저리그의 올스타전. 별 중에서도 가장 찬란하게 빛나는 별들이 수놓는 무대.
참가한 선수 하나하나가 누군가에게는 동경이자 워너비. 당연하게도 실력은 메이저리거 중에서도 단연 최상위 실력. 보통의 선수들은 아득히 초월한다.
지금 마운드에 서 있는 투수도 그러했다.
제임스 도노반.
2041시즌 포심패스트볼의 평균 구속이 선발 투수임에도 무려 99마일에 달하는 초인적인 투수.
과거 제이콥 디그롬을 연상케 만드는 고속 체인지업을 비롯하여 컷패스트볼, 슬라이더까지. 수준급으로 구사하는 완성형 투수.
그런 그의 등장에 개런티드 레이트 필드의 관중들은 다소 상반되는 표정을 지었다.
“다른 투수면 몰라도 제임스 도노반이 던져줄 때만큼은 안심이지!”
“적으로 만날 땐 한없이 답답했는데 아군이니 이렇게 듬직할 수가!”
3루 측, 아메리칸리그 올스타팀을 응원하는 팬들은 흐뭇한 표정으로 경기장을 바라보고 있었으며.
“시작부터 제임스 도노반···.”
“적어도 도노반이 지키는 가운데서 점수를 뽑아내는 건 녹록지 않겠어.”
1루 측, 내셔널리그 올스타팀을 응원하는 팬들은 마음을 내려놓은 듯한 표정으로 경기장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런 상황 속, 선수들의 반응은 내셔널리그와 아메리칸리그를 막론하고 유사했다.
“역시 첫 번째 투수는 도노반이네.”
“저 녀석의 속구는 정말이지··· 알아도 치기 힘들어. 마치 오른손으로 던지는 제이든 킹 같다고 해야 할까?”
“오른손으로 던지는 제이든 킹! 그 말이 딱 맞는 말이지.”
지금 마운드 위에 서 있는 투수, 제임스 도노반은 엄청난 실력을 보유한 선수라고.
2m가 넘어가는 장신에서 뿜어져 나오는 100마일을 넘나드는 속구.
그것은 LA 다저스의 절대적 에이스, 제이든 킹. 타자들에게 있어서 끔찍하기 이를 데 없는 형상을 떠올리도록 만들었다.
“그런데, 제이든 킹과는 스타일이 조금 다르지. 제이든 킹은 슬라이더가 주무기였다면, 도노반의 주무기는 저 고속 체인지업이니까.”
2m가 넘어가는 장신에서 100마일이 넘는 속구를 던진다는 파이어볼러라는 유사성이 있는 두 투수는 볼 배합을 조금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차이가 분명 존재한다.
제이든 킹은 빠른 구속에 괴랄한 횡 무브먼트를 지닌 슬라이더로 온갖 좌타자들을 지옥의 구렁텅이로 밀어 넣었다면,
제임스 도노반은 평균 92~3마일에서 최고 95마일까지 기록되는 고속 체인지업으로 타자들의 방망이를 헛돌리곤 한다.
체인지업의 본질은 오프 스피드. 타자의 타이밍을 빼앗는 데 그 의의가 있기 마련. 그러한 점에 있어서 제임스 도노반의 체인지업은 이게 오프 스피드가 맞는 건가? 싶을 정도로 빠르다.
국내 리그를 한정으로 속구보다 빠른 체인지업을 던지는 셈이니까.
그런데 그 공을 던지는 투수가 제임스 도노반이라는 사실은 그런 빠른 체인지업의 위력을 증폭시킬 수 있었다.
“정말 말도 안 되는 구질이었어. 구속은 빠를 대로 빠르면서 체인지업 특유의 감속이 걸리는 듯한 느낌과 낙폭은 그대로니까.”
“거기에 디셉션도 정교해서 타격 지점에 공이 도달하기까지 속구와 구별도 거의 되지 않고.”
“그게 핵심이지.”
제임스 도노반이 마운드 위에서 흩뿌리는 속구와 체인지업의 구별은 불가능하다. 그러면서 빠르기는 보통 빠른 것이 아니다.
제임스 도노반의 이닝 당 삼진율이 15가 넘어가는 데엔 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다.
“게다가 지금은 길어 봐야 2이닝 정도밖에 던지지 않는다는 것이 문제지.”
마지막으로 오늘의 경기는 올스타 경기. 정규 시즌 때처럼 긴 이닝을 소화할 필요가 없었다.
즉, 완급을 조절할 필요가 없다는 뜻. 처음부터 끝까지 전력을 다한 투구로 승부에 임할 수 있다는 뜻이었다.
그렇게 시작된 1회 초, 내셔널리그의 첫 공격. 선두 타자는 이태준이었다.
그런 이태준에게 제임스 도노반은 초구부터 과감하게 몸쪽 포심패스트볼을 선사했다.
퍼어어엉-!!!
“스트라이크!!!”
마치 폭발이라도 일어난 듯한 굉음과 함께 포수의 미트 속으로 그대로 빨려 들어가는 제임스 도노반의 강속구.
[102.1mile/h]전광판을 통해 기록된 구속은 무려 ‘102마일’. 그것은 제임스 도노반이 던질 수 있는 가장 빠른 구속이리라.
「제임스 도노반이 초구부터 몸쪽 꽉 찬 코스에 무려 102마일의 강속구를 꽂아 버리며 스트라이크 카운트를 빼앗아 내는 데 성공합니다!」
「저런 몸쪽 공이 저런 구속으로 꽂히면 타자로서는 방망이를 꺼낼 생각을 하기가 어렵죠. 기선 제압을 확실하게 다지고 들어갔네요. 좋은 투구였습니다.」
분명 그럴 것이라 생각했다. 그래야만 했을 터였다.
하지만 그런 상황 속, 제임스 도노반은 점차 구속을 늘려가기 시작했다.
퍼어어엉-!!!
[102.4mile/h]퍼어어엉-!!!
[102.6mile/h]굉음과 함께 펑펑 꽂혀 드는 강속구. 2m 3cm의 장신에서 뿜어져 나오는 파괴적인 그 강속구는 이태준이 쉽게 방망이를 휘두를 수 없게 만들었다.
이윽고 제4구.
따악-!!!
스트라이크 존 낮은 코스에 꽂히는 포심패스트볼. 멈춰있던 이태준의 방망이가 반응을 보였지만, 타구는 앞이 아닌 뒤로 빠지는 파울 타구가 만들어지는 데 그쳤다.
그리고 전광판에 기록된 구속은 보고도 믿기 어려운 수치.
[103.0mile/h]103마일.
무려 166km/h.
그 구속은 제임스 도노반 개인에게도 최고 구속이었다.
「103마일의 강속구를 보더라인에 로케이션한 제임스 도노반도, 그런 공을 커트하는 이태준도. 올스타전의 첫 승부부터 보고도 믿기 힘겨워질 정도로 치열한 승부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제임스 도노반의 머릿속엔 체력의 안배 따위 들어서 있지 않았다. 오로지 눈앞의 타자를 삼진으로 잡아내기 위한 전력 투구뿐.
그런 모습은 태준의 눈에도 아주 선명하게 띄었다.
‘기억이 조금 가물가물하긴 해도 확실하다. WBC 때의 제임스 도노반의 공보다 지금의 제임스 도노반의 공이 더 강력하다.’
아직 시즌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이전인 WBC 당시보다 컨디션이 더욱 물이 올라있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자신을 잡아내기 위해 전력으로 공을 던지는 제임스 도노반은 가히 드높은 성벽과도 같았다.
그의 성적은 결단코 운으로 만들어진 성적이 아님은 가타부타 설명 따위가 필요 없었다.
오늘 제임스 도노반이 공을 던지는 모습을 보며 경악을 금치 못하는 이들의 수는 적지 않았다.
그러나 그 경악은 오롯이 제임스 도노반을 향해 있지 않았다.
「이태준이 다시 한번 공을 걷어냅니다! 제임스 도노반과의 승부가 어느덧 7구째까지 이어집니다.」
「대단하네요. 2스트라이크 이후 공을 완벽하게 커트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100마일 밑으로 떨어지는 공이 없었는데도 말이죠. 그리고 6구째 승부는 그 악명높은 고속 체인지업마저 걷어내는 파울 타구였고요.」
그런 무지막지한 공을 던지는 제임스 도노반을 상대로도 조금의 물러섬도 없이 공을 받아내는 이태준의 경악도 함께 하고 있었다.
“역시 리! 내셔널리그 이달의 선수 상을 세 번이나 휩쓴 타자는 뭐가 달라도 달라!”
“좋았어! 리! 그렇게 계속 집요하게 늘고 물어지는 거야!”
전반기가 종료되던 시점, 이태준의 타율은 0.370, 출루율은 0.507. 두 번 중 한 번은 출루하는 타자인 이태준의 정교함과 선구안. 그리고 집중력은 분명 남다른 경지로 비상해 있었다.
‘물론, 쉽지만은 않아.’
다만 그런 타자라고 한들 언제 어디서나 안타와 홈런을 때려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아무리 집중력을 최대치로 끌어 올리더라도 질 수 있는 것이 야구.
그럼에도 야구는 결국 더욱 끈질기게 버티고 버틸 수 있는 쪽이 더 유리한 스포츠다.
타석에서 계속 버티고 버티면 어느 순간에는 투수는 자신의 의도보다 살짝 틀어지는, 소위 실투를 던질 수밖에 없을 테니.
「사인을 맞춘 제임스 도노반이 제8구를 던집니다.」
바로 지금처럼.
‘하지만, 때는 온다···!’
아무리 제임스 도노반이라 할지라도 그 또한 기계가 아닌 인간. 최선의 공을 던지려다가 어느 순간 스트라이크 존에 살짝 몰리는 공을 던지는 경우는 생긴다.
부우우웅-!!!
그리고 타자는 그 순간을 반드시 붙잡을 수 있어야 했다.
그것이 A급과 S급을 나누는 극명한 기준.
따아아아악-!!!
이태준은 보는 이들로 호쾌함이 느껴지는 풀스윙으로 제임스 도노반의 공을 제대로 잡아당겼다. 이윽고 직감했다. 그 타구는 어제 홈런 더비에서 수차례 날렸던 타구들과 비슷한 타구라는 것을.
「제임스 도노반의 102마일의 포심패스트볼을 그대로 걷어 올린 이태준의 리드 오프 홈런! 그것으로 내셔널리그 올스타팀이 선취 득점에 성공합니다!!!」
「이어지는 호쾌한 배트 플립! 여기는 개런티드 레이트 필드! 올스타전이 치러지는 현장입니다!」
동시에 방망이를 아주 멋들어지게 날리는 것으로써 승리를 자축했다.
[ 내셔널리그 올스타팀 1 : 0 아메리칸리그 올스타팀]ㄴ캬-! 이태준~~!!! 믿고 있었다고!!!
ㄴ이태준 그는 신인가? 이태준 그는 신인가? 이태준 그는 신인가? 이태준 그는 신인가?
ㄴWBC에서의 복수를 올스타전에서! 이것이 야구고 이것이 낭만이다!
ㄴ방금 제임스 도노반 표정 봄? 완전 넋이 나갔던데? ㅋㅋㅋㅋ
ㄴ제임스 도노반도 좋은 공을 던졌지만, 애석하게도 상대가 최악이었을 뿐 ㅋㅋ···.
ㄴR.I.P···.
***
제임스 도노반은 게임의 리드 오프인 이태준에게 벼락 같은 홈런을 허용하긴 했지만, 그 이상으로 무너지지 않았다.
퍼어엉-!!!
“스윙! 스트라이크 배터 아웃!!!”
「스윙, 삼진! 제임스 도노반이 세 타자를 연속해서 삼진으로 잡아내며 이닝을 마무리 짓습니다.」
상대는 내셔널리그의 올스타 타자들. 다들 자신들의 팀에서 한 가닥 하는 타자들, 주로 상위 타선에 배치되는 타자들뿐이었다.
하지만, 그러거나 말거나. 제임스 도노반은 그런 타자들을 전부 삼진으로 잡아냈다.
모두가 혀를 내둘렀다. 그러고는 한 선수에게 시선을 옮겼다.
“젠장, 대체 저런 제임스 도노반에게 첫 승부부터 홈런을 때려낸 저 녀석은 뭐 하는 녀석인 거야···?”
이태준.
제임스 도노반을 상대로 홈런을 때려낸 그 타자가 얼마나 대단한 타자인지를 새삼 느껴볼 수 있는 순간.
“그나저나, 이태준이 정말로 그렇게 할까?”
“그러게. 아무리 이태준이라도 그건 조금 무리가 아닐까 싶은데.”
이윽고 그들의 짙은 관심은 타자 이태준이 아닌 투수 이태준으로 넘어가기 시작했다.
그도 그럴 것이. 올스타전 본 경기가 본격적으로 시작을 알리기 이전, 이태준은 인터뷰 자리를 통해 파격적인 이야기를 전한 바 있었다.
당시 인터뷰의 전문은 이러했다.
「이태준 선수! 이번 올스타전 경기에서 특별하게 보이고 싶은 퍼포먼스가 있다고 들었습니다! 그것이 무엇인지 알 수 있을까요?」
「네, 물론이죠. 저는 그날 다른 변화구는 던지지 않을 계획입니다.」
「··· 네?」
「체인지업, 커브, 너클볼. 이런 공들을 일절 던지지 않을 계획입니다. 오로지 속구만 던져 타자들을 잡아내겠습니다.」
그것은 바로 ‘NO 변화구’ 볼 배합.
올스타전이기에 보일 수 있는 퍼포먼스였다.
「혹시, 왜 그런 퍼포먼스를 보이고 싶은 건지 알 수 있을까요?」
이태준은 기교파 투수이기에. 로건 라이트처럼 던질 수 있기에 그 강점이 살아나는 투수이다.
그런데 그런 투수가 변화구를 던지지 않겠다고 말한 건 마치 오른손잡이 복서가 시합에서 오른손을 묶어둔 채 싸우겠다고 말한 것과 같은 뉘앙스.
당돌하기 그지없는 계획이었다.
「다른 이유 없이 그렇게 해도 패배할 자신이 없기 때문입니다.」
이어지는 발언은 그 계획보다 더욱이 당돌함이 느껴졌다.
[이태준, 올스타전에서 속구만 던지겠다!] [이태준, 변화구 안 던져도 이길 수 있다!] [폭군의 넘치는 자신감! 이태준, 스스로 무기를 손에서 내려놓다!]당연히 그 발언 이후 이태준의 계획을 알리는 기사들이 온라인 세상으로 퍼져 나가기 시작했고. SNS를 비롯한 야구 관련 커뮤니티는 이와 관련된 이야기로 활활 불타올랐었다.
또한, 그것은 아메리칸리그의 선수들의 귀에 닿지 않을 리가 만무했으며,
‘저 건방진 녀석이 감히 우릴 얕봐?’
‘아무리 그래도 우리는 올스타 타자인데?’
‘건방진 애송이. 이참에 제대로 혼쭐을 내줘야겠어.’
그리고 호승심과 투지로 똘똘 뭉친 올스타 타자들이 그런 발언을 가볍게 여길 리도 만무했다.
홈런을 때려낸 이태준이 포효하며 베이스를 돌기 시작했을 때 아메리칸리그 선수들의 표정이 더욱 싸하게 굳은 이유 역시 이 때문이었다.
그런 상황 속, 이태준은 마운드에 올라섰다.
그런 태준이 가장 먼저 한 것은 모자를 벗어 아메리칸리그의 더그아웃을 향해 공손히 고개를 숙이는 일이었다.
그리고는 시선을 타석에 있는 타자로 옮겨 또 한 번 고개를 숙였다.
이윽고 타자의 눈앞에 선보였다. 포심패스트볼의 그립을 쥔 손을.
경기 시작 전, 예고했던 대로 이태준은 오늘 경기에서 속구만 던질 것을 천명한 셈이었다.
「아, 허풍이 아니었습니다! 이태준은 정말로 오늘 경기에서 속구만 던질 계획인 듯합니다!」
타자는 태준의 인사를 받는 제스처를 취하지 않았다. 그저 눈동자 속 이글거리는 불꽃의 크기를 더욱이 키워낼 뿐.
그 모습을 보며 태준은 살며시 입꼬리를 끌어 올렸다.
‘이 능력이 어디까지 먹힐 수 있을지 궁금했는데. 올스타전이야말로 실험하기 딱 좋은 자리.’
정규 시즌에 아무런 영향도 가하지 않는 이벤트 매치.
기본적으로 실력이 메이저리그 내에서 수준급에 달하는 올스타 타자들.
그런 올스타 타자들이 자신을 향해 내뿜어주는 강한 호승심.
그 모든 것들이 자신의 새로운 능력을 테스트해 보기 위한 최적의 장치였으니.
【<팬텀 볼>】
지금 태준이 서 있는 그 마운드는 새로이 얻어낸 S랭크 스킬. 그것의 진가를 제대로 확인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