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baseball genius through talent absorption! RAW novel - Chapter (190)
재능 흡수로 야구 천재-190화(190/210)
190화. AMAZING LEE (2)
190화. AMAZING LEE (2)
구사가 가능한 모든 구종의 레벨은 이제 궤도 위로 무사히 안착한 상태.
【습득 구종: <슬라이더 Lv.17> <체인지업 Lv.16> <커브 Lv.16> <너클 커브 Lv.11> <컷패스트볼> Lv.17> <스플릿 핑거 패스트볼> Lv.15> <투심패스트볼 Lv.15> <커브(정준) 숙련도 100%> <너클볼(필 니크로) 숙련도 100%> <업슛 커브(김병훈 숙련도 100%>】
마운드 위에서 구사가 가능한 다채로운 구종들 모두 언제든 위닝샷으로 활용해도 부족함이 없는 구종들이었다.
따라서 태준은 지금 깊은 고심에 빠져 있었다.
【구종 마스터】
【※ 선택한 구종의 랭크가 한계치까지 향상됩니다.】
여러 갈래로 나뉜 선택의 길 앞에서. 심지어 어디로 가든 목적지로 도달 가능한 왕도와도 같은 길들 뿐이었다.
태준은 그런 상황 속에서 고심에 빠져 있던 것.
[이딴 게··· 고민?]옆에서 지켜보자니 헛웃음이 흘러나오는 것만 같은 그러한 고민.
[태준이 네가 많이 크긴 컸구나? 이런 하등 쓸데없어 보이는 고민에 빠지기도 하고. 안 그러냐? 로건?]테드 윌리엄스는 어이가 없다는 듯 헛웃음을 지었다.
[··· 그래도. 궁금하지 않아?]다만 로건 라이트는 어깨를 으쓱일 뿐이었다. 예컨대 자신도 태준과 같은 상황이었더라면 고민이 됐을 듯하니.
다른 누구도 아닌 로건 라이트. 본인이 구사했던 구질의 한계치를 바라볼 수 있다는 것.
구종의 레벨이 15~20 사이 부근이 자신이 가장 야구를 잘했던 때 구사했던 구종들과 위력이 비슷한 수준인데 그것을 넘어선 구종을 얼마나 강력한지를.
[난 줄곧 궁금했거든. 대체 태준의 한계치가 얼마나 높게 솟아올라 있을지가.]자신은 결국 도달하지 못한 경지에 자신의 후계자가 올라서는 그 순간을 도저히 가볍게 여길 수 없었다. 적어도 로건 라이트 자신 만큼은.
[흠, 그런 거였나. 그런 이유라면 뭐··· 어느 정도 납득.]테드 윌리엄스는 로건 라이트의 말에 별다른 반박은 하지 않았다. 그 또한 그저 고개를 주억일 뿐.
[저건 정말 끝내줄 정도로 대단한 보상이니까.]그 보상이 상당한 가치를 머금고 있다는 것에는 그 또한 부정할 수 없었으니까.
물론 구종 자체가 한계치까지 끌어 올린다고 해서 마법과도 같은 불가해한 현상이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
무슨 일본 만화에서나 나올 법한 날아가는 도중에 갑자기 눈앞에서 사라지는 공이라던가 갑자기 공이 여러 개로 복사되는 분신술을 쓴다거나 코브라가 기어가는 것처럼 지그재그로 휘어진다거나 하는 그런 공은 던질 수 없을 터였다.
기껏해야 구속이 조금 더 빨라지고 회전수나 무브먼트가 조금 더 늘어나는 데 그친다. 하지만 찰나의 순간에 승부가 당락 되는 야구라는 스포츠의 특성상 그 미세한 변화조차 지대한 영향을 끼치곤 한다.
태준도 그것을 알기에 섣불리 판단을 내릴 수 없었던 것뿐.
그리고 지금, 고민의 시간의 끝자락에 도달했다.
‘현대 야구의 경향, 보유한 능력들, 내가 구사할 수 있는 볼 배합, 맡아야 하는 책임. 그 모든 것을 고려할 때. 역시 최선은 이 구종이겠지.’
이윽고 손을 뻗었고, 마침내 닿았다. 선택 가능한 일곱 가지 구종 중 하나의 구종 위에.
【<구종 마스터>를 <컷패스트볼>에 적용하시겠습니까?】
현대 야구에 이르러 수많은 투수가 가장 먼저 익히기 바라는 구종이자. 얼마 전 <팬텀 볼>의 가호를 받아 올스타전에서 맹활약을 펼쳤던 그 구종.
컷패스트볼.
【<구종 마스터>가 소모됩니다!】
【<컷패스트볼>의 레벨이 한계치까지 상승합니다!】
최고 101.3마일까지 기록된 적 있는 이태준의 컷패스트볼. 그것의 레벨은 한계치에 도달했다.
【<컷패스트볼 LV.30 (MAX)>】
무려 30레벨! 그 숫자를 확인 로건 라이트의 동공은 이렇게 커져도 되나 싶을 정도로 확대되었으니.
[30···? 이런 미친··· 한계치가 이렇게까지 높았다고···?]시스템의 메시지로부터 확인되는 그 수치는 로건 라이트가 예상했던 수치를 아득하게 뛰어넘는 수치였다.
***
론디포 파크.
마이애미 말린스의 홈 경기장.
준공비만 무려 한화로 1조를 훌쩍 넘어가는 초호화 개폐식 돔 경기장으로 태준에게 있어서 꽤 좋은 기억이 담긴 야구장이었다.
‘여기서 치른 경기가 대한민국의 WBC 우승을 위한 첫걸음이었지.’
바로 이곳 론디포 파크는 이번 WBC의 경기가 치러진 경기장이었다는 점. 그 상대는 대한민국에게 있어서 영원한 숙적과도 같은 팀, 일본. 상대는 NPB의 떠오르는 혜성, 키사라기 유타였다.
그 전까지 키사라기 유타는 대한민국 야구계에게 있어서 그저 부러움만이 느껴지는 천재 투수였다.
또한, 대한민국은 키사라기 유타를 이기기 어렵다는 것이 객관적인 평가였다.
하지만 일본은 그날 이태준에게 높디높은 벽을 체감하며 무너져 내렸다.
고작 70구만으로 8이닝을 실점 없이 막아내며 대한민국의 야구 팬들이 그토록 바라고 바랐던 한일전 대승을 선사했다.
그 짜릿했던 기억은 이따금 떠올려도 아주 생생하게 재생되는 듯했다.
‘오랜만에 오는 론디포 파크인데. 부디 그날처럼 좋은 기억을 남긴 채 떠나고 싶어지네.’
비록 많은 경기를 뛰었던 것은 아니지만, 태준에게 있어서는 좋은 추억을 간직한 경기장. 그런 곳이니만큼 오늘도 그날처럼 좋은 기억을 새겨 넣길 바랐다.
다만 말린스 팬들의 생각은 그것과 상반됐다.
약 37000명 정도 수용이 가능한 론디포 파크. 사실 그 야구장은 관중이 가득 메워지는 일이 흔치 않았다.
지리적으로도 미국령 남동쪽 끝자락에 자리를 잡은 데다가 마이애미 말린스의 성적은 내셔널리그 동부 지구 최하위. 영 좋지 못했기 때문에 관중들은 론디포 파크를 찾아오지 않았던 것.
“이야, 론디포 파크에 관중이 가득 찬 게 대체 얼마 만이냐?”
하물며 메이저리그 내에서도 마이애미 말린스는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와 탬파베이 레이스와 더불어 비인기 팀으로 분류되는 팀.
메이저리그의 한 경기 평균 관중 수인 약 25000명의 절반 정도 메꿔지면 다행인 것이 마이애미 말린스의 현실인데
37000석에 달하는 광활한 관중석이 찾아온 관중들로 가득 메워지는 일은 보기 드문 광경이었다.
“역시 이태준은 이태준이네. 원정 경기고 나발이고 심지어 말린스 경기까지 만원 관중을 만들어버릴 줄이야.”
즉, 지금의 론디포 파크가 가득 메워진 것은 이태준의 티켓 파워였다.
51이닝 연속 무실점을 기록 중인 현 시점 메이저리그 최고의 슈퍼스타.
그런 선수가 선발 투수로 나서는 경기이니만큼 상당수 야구의 팬들이 론디포 파크를 기꺼이 찾아왔던 것.
“최악이군.”
말린스 팬으로서 자존심이 퍽 상하는 일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1루의 관중석에서는 메츠를 응원하러 온 듯한, 조금 더 정확히 말하자면 이태준을 응원하기 위해 경기장을 찾아온 사람들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메츠의 유니폼을 입은 채 남색과 주황색의 물결을 일으키는 3루 측의 관중석과는 확연히 상반되는 분위기였다.
관중석만 보면 여기가 론디포 파크인지 시티 필드인지 헷갈릴 지경이었다.
새삼 사람들이 보길 바라는 것이 말린스의 승리가 아닌 이태준의 완봉승, 그것으로 60이닝 연속 무실점을 달성하는 순간임을 알 수 있었으니.
“제길, 지더라도 이태준에게 기록을 내어주는 일만큼은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어.”
“부디 그럴 일이 없기를 바라야지··· 후우.”
론디포 파크를 찾아온 말린스 팬들의 얼굴에 드리운 근심은 쉬이 덜어지질 않았다.
왜인지 모르게 경기장 바깥의 날씨도 흐린 것이 영 예감이 좋지 않았다.
***
슬슬 해가 기울어지기 시작하고 경기장의 바깥으로 비가 추적추적 내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만원 관중이 자아내는 론디포 파크의 열기는 자칫 늘어질 수도 있을 분위기를 한층 뜨겁게 달궈주고 있었다.
그런 상황 속, 말린스 선수들의 눈동자에는 차가운 독기가 깊게 서려 있었다.
「말린스의 선발 투수 크리스 맥라렌 선수가 1회를 삼자 범퇴로 깔끔하게 막아냅니다!」
그리고 그 독기는 경기력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던바.
이태준을 상대로 등판한 말린스의 선발 투수 크리스 맥라렌은 스트라이크 존 보더 라인에 본인의 주력 무기인 써클 체인지업을 절륜하게 로케이션시키며 메츠의 상위 타선을 제압하는 데 성공했다.
그럼에도 말린스 선수들의 눈에 서린 독기는 조금도 흐릿해지지 않았다.
‘만만히 보는 데도 정도가 있지.’
어쩌면 그것은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아무리 마이애미 말린스가 동부 지구 최하위 팀일지라도 그들 또한 메이저리거.
루키 리그부터 시작해서 싱글 에이, 더블 에이, 트리플 에이 등등 마이너리그의 여러 리그를 거쳐 올라온 승자들이었다.
그런 선수들의 자존심이 최하위 성적에 누그러져 있을 리는 만무했다.
‘우리도 메이저리거다. 쉽게 물러서 줄 생각은 추호도 없다.’
관중들은 이태준이 마이애미 말린스를 상대로 이겨내는 것은 물론이고 완봉승을 거두리라는 확고한 믿음을 안은 채로 경기를 지켜보고 있었다.
‘이태준의 기록은 여기서 멈춘다.’
WBC 한일전에서 만원 관중이 들어찬 이후 2041시즌에 만원 관중을 채워본 적 없는 론디포 파크가 관중들로 가득 들어찬 것은 말린스 팬들뿐만 아닌 선수들에게도 썩 달가운 일은 아니었다.
그들 또한 느낄 수 있었으니까. 지금 론디포 파크를 찾아온 관중들은 마이애미 말린스의 승리를 응원하기 위해 찾아온 이들보다 이태준이 마이애미 말린스를 상대로 어떤 퍼포먼스를 보여줄 수 있을지, 또 메이저리그의 전무후무한 대기록을 세워낼 수 있을지 보기 위해 방문한 이들이 훨씬 더 많았으니까.
그것은 마치 고대 로마에서 유행했던 검투 대결. 검 하나를 손에 쥔 검투사와 사나운 맹수가 콜로세움에서 잔혹한 사투를 벌이려는 현장을 즐기기 위해 찾아온 것과 같았다.
그리고 말린스의 선수들은 검투사의 입장.
타석에 들어서는 말린스 타자의 눈빛에는 독기를 넘어선 살기가 서려 있는 듯한 느낌까지 감돌았다.
「말린스의 선봉장은 케이든 갓윈. 이번 시즌 0.311의 타율과 0.390의 출루율, 27개의 도루를 기록 중인 호타준족형의 타자입니다.」
그런 말린스의 1번 타자는 케이든 갓윈. 현시점 말린스에 소속된 타자 중 단연 타격감이 가장 빼어난 타자. 말린스가 아닌 어느 팀을 가더라도 상위 타선을 차지할 수 있는 타자였다.
그런 타자였던 만큼 넘실거리는 독기 안팎으로 침착함을 유지할 수 있었다.
‘이태준은 사사구를 거의 내어주지 않고 한 타자에게 많은 공을 던지지 않는 투수다. 이닝 당 볼넷 비율이 0.07밖에 되지 않고. 한 타자에게 평균적으로 던지는 투구 수는 3.5구.’
숱한 강자가 도사리는 메이저리그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투수를 분석할 줄 알아야 한다.
어느덧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지 5년 차가 되어가는 케이든 갓윈은 이태준이라는 투수를 철저하게 분석한 후에 타석에 들어섰다.
‘타이밍은 속구에 맞춘다. 저 디셉션에 105마일이 넘어가는 속구는 타이밍을 미리 맞춰두고 있는 게 아닌 이상 공략이 거의 불가능에 가까울 테니. 그 이상으로 복잡하게 생각하면 안 된다. 이태준을 상대로 심리전의 영역으로 들어서는 건 사자를 상대로 맨몸 격투를 하겠다는 것과 다를 게 없는 행동이니까.’
물론, 생각을 길게 이어가지 않는다. 이태준과 리암 쿠퍼 배터리가 심리전이 탁월한 배터리라는 사실은 이제 메이저리그의 모든 이들이 공공연하게 알고 있는 사실.
케이든 갓윈, 자신보다 우위에 서 있는 타자들, 조세프 매키니나 네이선 피터스와 같은 타자들도 이태준과의 심리전에서 말려드는 모습을 숱하게 봐왔기에 경거망동은 하지 않는다.
그저 빠른 공에 타이밍을 맞추고서 공이 본인의 타격 존에 들어오면 뒤도 돌아보지 않고 휘두른다. 더도 말고 딱 그 정도의 매뉴얼만을 세워둔 채 타격에 임한다.
“플레이 볼!”
그 매뉴얼은 이태준이 주심의 선언과 함께 곧바로 초구를 던지는 순간 발동됐다.
슈우우웅-!!!
‘빠른 공···!’
이태준의 초구는 빠른 공. 코스는 바깥쪽 높은 코스. 예컨대 스트라이크 존 안팎. 그 모든 것을 찰나의 순간에 파악을 마친 케이든 갓윈의 방망이는 간결하고 빠르게 돌아갔다.
부우웅-!!!
다소 엉거주춤하게 보이는 타격 폼, 하지만 그 자세는 이미 장전이 완료된 자세. 덕분에 스윙은 테이크 백 동작이 거의 없이 짧고 간결하게 나온다. 거기에 더해지는 경이로운 배트 스피드와 동체 시력.
케이든 갓윈이라는 타자가 메이저리그에서 10%도 채 되지 않는 낮은 삼진율과 3할을 넘는 타율을 기록한 비결이었다.
따악-!!!
그런 케이든 갓윈의 방망이는 이태준의 공이 리암 쿠퍼의 미트 속으로 박혀 드는 것을 불허했다.
그 순간 수비수와 주자, 공. 그라운드 위에 있는 모든 것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퍼엉-!!!
“아웃!!!”
아웃.
유격수 바스티안 로메로는 빠르게 흘러가는 타구를 적절히 낚아챈 뒤 1루로 정확하게 송구하여 타자를 잡아냈다.
그렇게 선두 타자이자 말린스에서 가장 까다로운 케이든 갓윈은 공 하나로 잡아낼 수 있었으니.
“FUCK!!!”
1루를 제대로 밟아보지도 못한 채 외마디 욕지거리와 함께 말린스의 더그아웃으로 돌아가는 케이든 갓윈.
이태준은 그 모습을 마운드 위에서 바라보고 있었다.
‘기록은 아무리 신경을 쓰지 않으려 해도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겠지. 덕분에 예상했던 대로 움직여주고.’
입가에 미소를 그려 넣은 채로.
‘그걸 최대한 이용해야 하는 것이 지금부터 내가 할 일이지.’
그것도 아주 사악한 미소를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