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baseball genius through talent absorption! RAW novel - Chapter (194)
재능 흡수로 야구 천재-194화(194/210)
194화. AMAZING LEE (6)
194화. AMAZING LEE (6)
클로저, 마무리 투수의 역할은 무엇인가.
경기의 종료가 얼마 남지 않은 8~9회 즈음, 3점 차 이내로 점수 차가 크게 나지 않는 상황 속, 그 경기를 확실하게 끝내기 위해 마지막 이닝을 막아주는 투수.
주로 팀에서 가장 실력이 뛰어난 불펜 투수가 맡게 되는 역할이다.
이따금 사람들은 그런 마무리 투수를 소방수라고 칭하기도 한다. 소방수가 불을 진화하는 것처럼 마무리 투수도 팀의 위기를 진압한다는 의미에서 붙은 칭호이다.
그런 마무리 투수를 두고서 사람들은 흔히 말하곤 한다.
‘메츠 역사상 최고의 클로저는 9회에도 올라오는 이태준이야!’
다시 돌아와서 마무리 투수가 추구해야 할 궁극적인 목표란 무엇인가.
그것은 다른 투수들과 똑같다. 결국, 게임의 승리를 지키는 것이다. 책임감의 무게가 다를 뿐, 그 본질만큼은 다르지 않다.
즉, 사람들은 9회에 올라오는 투수는 어떤 투수건 팀 내에서 가장 믿을 수 있는 투수이길 바란다.
그런 의미에서 뉴욕 메츠에서 가장 믿을 수 있는 투수는 드웨인 브래디도 라이언 켈리도 아닌 이태준이었다.
그것이 사람들이 이태준을 뉴욕 메츠 역사상 최고의 클로저라 일컫는 이유였다.
「역시 오늘도 뉴욕 메츠의 마지막 이닝을 지켜주는 투수는 이태준입니다. 불펜은 텅 비어 있고. 이태준은 비장한 표정과 함께 마운드를 향해 걸어 올라옵니다.」
「이태준이 9회에도 마운드를 방문하는 건 이번 시즌만 벌써 열 번은 족히 넘었지 않습니까? 아마 지금 이 순간은 모두가 예상할 수 있던 순간일 겁니다.」
1회부터 9회까지 공을 던지는 건 이제 이태준에게 있어서 특별한 경기가 아니었다. 해설 위원과 관중들은 그 사실을 진작부터 알고 있었기에 놀라는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그저 이태준이 오늘은 9회에 어떤 투구를 보여줄 수 있을까.
이태준이 과연 메이저리그 역사에 길이 남을 대기록을 수립할 수 있을까.
오롯이 그것만을 신경 쓴 채 경기를 바라보고 있을 뿐.
이태준이 마운드에 도달했을 즈음. 론디포 파크에는 다시금 적막이 내려앉았다. 하지만 그것은 터지기 전에 한껏 부풀어 오른 침묵이었다. 예컨대··· 이태준이 9회를 성공적으로 막아서는 그 순간 경기장을 뒤흔들 함성이 터져 나올 그런 침묵.
툭-!
그런 상황 속, 짧은 심호흡을 끝마친 이태준의 손에서 로진팩이 툭 하고 떨어졌다.
그 순간만큼은 말린스 타자들의 눈에 서린 독기 그 이상의 것이 날카롭게 번뜩였다. 마치 먹잇감을 목전에 둔 독사의 그것처럼.
9회 말. 두 개의 대기록이 걸린 마지막 이닝. 어설프게 보낼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슈우우우웅-!!!
퍼어어엉-!!!
시속 106마일의 몸쪽 높은 코스에 꽉 들어찬, 완벽하게 로케이션 된 포심패스트볼은 첨예하게 벼려진 집중의 증거이면서 동시에 의지의 표현이었다.
“스트라이크!!!”
1회에서 8회까지의 모습보다 더 전심전력으로 말린스를 완파하겠다는 의지의 표현.
‘······!’
그런 이태준의 투구가 담아낸 의지를 말린스의 선수들은 아주 뚜렷하게 느낄 수 있었다.
‘지금 이태준은 58구 완봉 기록을 마음에 담아두지 않았다.’
이태준이 9회 말에 기록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6구 이상의 공을 던져선 아니 됐다. 그렇기에 그 이닝에서도 직전까지의 이닝과 마찬가지로 적절히 치기 좋게 공을 던져 범타를 유도하려 할 줄로만 알았다.
하지만 지금 이태준이 보이는 투구는 오로지 타자를 완벽하게 잡아내는 데에만 오롯하게 그 집중을 쏟아낸 듯한 투구였다.
순간, 말린스의 타자들은 전의를 느꼈고, 동시에 한 사람의 메이저리거로서 수치심을 느꼈다.
‘상대 투수는 기록을 의식하지 않는 모습을 보이는데··· 오히려 기록 허용을 의식했던 쪽은 우리였다는 건가···.’
이태준은 처음부터 끝까지 도망치지 않았다. 그리고 말린스를 얕보지 않았다. 그 사실이 9회에 이르러서야 느껴졌다.
‘마찬가지로 기록을 의식하지 않는다. 그게 우리가 보일 수 있는 자긍심이자 최고의 투수를 향한 예우.’
세계 최고의 무대에서 세계 최고의 선수들과 경쟁하는 선수들의 자긍심은 결단코 가볍지 않았다. 지더라도 부끄럽게 지지 않는다.
‘맞서 싸우다 진다···!’
가슴팍에 자상이 자욱이 남아 지워지지 않는 한이 있더라도 등 뒤에 상처를 남기지 않겠다!
말린스 타자들이 보이는 전의는 더욱이 짙게 불타올랐다.
슈우우우웅-!!!
그런 말린스의 타자에게 이태준은 스트라이크 존 밑으로 떨어지는 체인지업을 던졌고.
따악-!!!
말린스의 타자는 그 공에 반응했다. 떨어지는 체인지업을 어떻게든 걷어 올렸다. 평범한 타자였더라면 속수무책으로 방망이를 헛돌렸을 공이지만, ‘메이저리거’라는 이름표를 가슴팍에 걸어둔 타자는 그 어떤 타자도 평범한 타자가 아니었을 테니.
“아웃!!!”
결과는 패배였지만. 그 패배는 부끄러운 패배가 아니었다.
최고의 투수에게 도망치지 않고 맞서 싸웠고. 그리고 졌다.
그뿐이었다.
***
딱-!!!
둔탁한 소리와 함께 공은 하늘 높이 솟구쳤다.
만약 주자가 있었다면 인 필드 플라이가 선언되어도 전혀 어색할 것이 없을 타구.
“마이! 마이!”
투수 이태준은 직접 공을 잡겠다는 신호를 보낸 뒤 눈으로 공의 궤적을 따라가며 낙구 지점을 포착했다.
타아앗-!!!
물론, 타구가 내야 뜬공이 되었건 말건 타자는 1루를 향해 전력 질주를 내달렸다. 야구는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라고. 투수가 말도 안 되는 실수로 공을 놓쳐 인 플레이 타구가 나오는 상황도 존재하니까.
비록 미미하기 이를 데 없는 희망이겠지만, 그 희망은 분명하게 실재하는 희망이다. 그렇기에 타자는 제로에 한없이 수렴하는 희망에 기꺼이 전력을 내걸었다.
퍼엉-!!!
하지만, 현실은 동화가 아니다. 실낱같은 희망은 말 그대로 실낱같은 희망일 뿐이다. 그렇게 이태준의 26번째 아웃 카운트는 54구 만에 정리되었다.
이제 남은 아웃 카운트는 하나. 찰스 헨리 바렛이 남긴 전인미답의 기록을 넘어서기까지 남은 투구 수는 3구.
타자는 케이든 갓윈. 오늘 경기는 아쉽게 3타수 무안타로 침묵하고 있었지만, 모두가 인정하는 현 말린스 최고의 교타자.
딱-!!!
3할이 넘는 타율과 4할 근처로 기록되는 출루율은 결코 우연으로 만들어낼 수 있는 기록이 아니었다.
케이든 갓윈은 이태준이 초구로 던진 105마일의 몸쪽 포심패스트볼을 파울 타구로 걷어내며 쉽게 물러서 주지 않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표명했다.
슈우우우웅-!!!
이어지는 2구는 바깥쪽 낮은 코스 보더 라인에 제대로 걸쳐 들어가던 76마일(약 122km/h)의 슬로 커브. 직전의 포심패스트볼과 무려 30마일의 구속 편차가 들어가는 마구(魔球)였다.
딱-!!!
케이든 갓윈은 그런 공까지 이를 악물고 파울 타구로 걷어냈다. 평소보다 확연하게 짧게 잡은 방망이는 이태준이 던지는 모든 공이 스트라이크 존을 통과하는 것을 불허하겠다고 일갈하는 듯했다.
“갓윈··· 저 눈치 없는 녀석! 적당히 범타치고 물러가란 말이야!”
“제기랄! 이제 공 하나밖에 남지 않았어!”
그 순간, 관중들은 등허리에 한기가 감도는 것을 느꼈다. 손에 쥔 식은땀도 이슬처럼 맺어졌다.
“흐··· 이제 하나 남았는데···.”
이 순간이 긴장되는 것은 기자들도 마찬가지였다. 개중 기민하게 움직이는 기자들은 이태준의 신기록 달성을 알리는 기사의 작성을 일찍이 끝마친 상태였다.
하지만 여기서 케이든 갓윈이 만약 공을 골라내거나 파울 타구를 하나라도 더 만들어내는 순간, 그 기사들 전부가 휴짓조각보다 가치 없는 것으로 전락해버린다.
“흐음···.”
이 순간만큼은 베테랑 기자인 민찬수마저 침음을 흘렸다. 그는 이태준이 무엇을 노리고 있었던 건지까지는 파악할 수 있었지만, 그 너머는 파악할 수 없었다.
야구라는 것이 공이 투수의 손끝을 떠나는 그 순간, 미래는 불투명한 안개 속에 갇히는 셈이니까.
즉, 이태준이 던진 공이 어떠한 결과를 초래하게 될지는 예측할 수 없었다. 그것은 신이 아닌 이상에야 불가능한 일일 테니.
“그러게 말이다···. 여기까지 왔는데 기록 못 깨면 참 억울할 것 같다···.”
그 또한 바랄 수밖에 없었다. 이태준이 지금 던지게 될 공. 오늘 경기 제57구로 경기를 끝마쳐줄 수 있기를.
펑-!
이윽고 이태준이 리암 쿠퍼로부터 공을 건네받았다. 지금 태준의 왼손에 쥐어진 그 공은 부디 이 경기의 마지막 공이 되어줘야만 했을 터.
긴장되는 승부.
이태준은 곧 자세를 다잡았다.
***
로건 라이트는 이태준에게 간접적으로 많은 가르침을 준 인물이다.
마운드 위에서 어떤 공을 던져야 하는지부터 어떻게 하면 타자를 잡아야 하는지. 마음가짐은 어떻게 가져야 하는지 등등. 기본적인 근간은 전부 로건 라이트로부터 전해졌다고 해도 무방했다.
로건 라이트가 걸어온 발자취는 이태준을 비롯한 수많은 야구 선수들에게는 하나의 교과서와도 같았으니까 말이다.
그런 로건 라이트는 했던 말 중 지금 이 순간에 가장 어울리는 말은 무엇인가.
“선수는 기록을 따라가면 안 됩니다. 기록이 자신을 따라오도록 만들 수 있어야 하죠.”
선수가 기록을 대하는 자세. 로건 라이트는 그것에 대해 정답에 가까운 무언가를 꺼냈던 적이 있었다.
“언제나 최우선의 목표는 승리여야 합니다. 오로지 승리만을 위해 전력 질주를 하다 보면, 그렇게 승리를 거머쥐고서 뒤를 돌아보면 다른 이들에게 칭송받는 기록이 남게 될 겁니다.”
진리다.
굳이 반박의 말을 남길 이유가 없는 진리.
선수는 언제나 가장 완벽한 형태의 승리만을 노린다.
기록은 그 승리를 얻는 과정에서 뒤따라오는 것이다.
‘여러모로 참 멋진 말을 남기셨습니다. 로건.’
이태준은 그 길을 걸어간다. 뇌리에서 기록에 관한 모든 것을 비워낸다. 승리.
어떻게 하면 케이든 갓윈을 가장 효과적으로 잡아낼 수 있을지만을 끊임없이 사고한다.
이태준은 리암 쿠퍼의 사인을 받아든 뒤 곧바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자세를 다잡았다. 그 일련의 동작에서는 조금의 긴장도 느껴지지 않았다.
‘후, 심장이 터질 것 같은 느낌이야.’
오히려 긴장을 삼키는 쪽은 포수, 리암 쿠퍼였다. 지금 이 순간 리암 쿠퍼의 심장은 이례가 없을 정도로 크게 박동하고 있었다.
‘정말 여러모로 미친 녀석이다. 실력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로건 라이트는 기록을 신경 쓰지 말라고 했지만, 선수들의 대부분은 그것을 지키지 못한다. 아니 지킬 수 없다. 야구는 기록의 스포츠라는 말이 있고, 본인의 이름으로 새겨진 기록은 영원히 보존된다. 그런 명예로운 훈장을 눈앞에 둔 이상 그 어떤 이가 긴장감에 지배당하지 아니하겠는가?
이런 순간에 긴장이 되지 않는 것이 미친놈이다.
고로 이태준은 미친놈이다.
오늘 이태준은 56개의 공을 던지는 동안 단 한 번도 고개를 내젓지 않았다. 지금도 그랬다.
모든 공을 던지는 순간에 똑같은 반응을 보였다.
이건 진짜 미친 게 분명하다. 그의 심장은 도저히 인간의 것이라고 말할 수 없을 것이다.
‘좋아···! 단언컨대 이 공은 오늘 네가 던질 최고의 공이 될 거야···!’
그렇기에 맹신에 가까운 확신을 품을 수 있었다. 이 57번째 공은 오늘 경기 최고의 공이 되어주리라는 사실을.
그것으로 이태준은 메이저리그에 새로운 금자탑을 세워내리라는 사실을!
슈우우우웅-!!!
이윽고 이태준은 공을 던졌다. 투구 템포는 직전 두 번의 투구 때보다 확연하게 느리게.
‘타, 타이밍이···!’
그 찰나의 순간. 케이든 갓윈은 느꼈다. 타이밍을 놓쳤다는 사실을.
‘체인지업···!’
그리고 느꼈다. 제1구로 던진 포심패스트볼보다 그 공은 느린 구속으로 비행하고 있다는 사실을. 0.5초도 되지 않은 시간에 케이든 갓윈은 스윙의 궤적을 수정하려 했다. 하지만 그것은 명백한 착오였으니.
퍼어어엉-!!!
장전은 됐지만, 방아쇠를 당길 수 없었다. 이미 심장이 꿰뚫려 버렸기에.
“스뚜우-!!! 라이크!!!”
이윽고 들려오는 소리는 평소보다 훨씬 더 우렁찬 심판의 스트라이크 콜.
“배터!!! 아우우웃-!!!”
삼진. 3구 삼진이었다.
구태여 따져볼 이유조차 없이 공은 스트라이크 존을 명백하게 꿰뚫었고.
케이든 갓윈, 자신은 방망이를 제대로 돌려볼 엄두조차 내지 못했다.
“하아···.”
이윽고 찾아오는 허탈감. 케이든 갓윈은 전광판을 슬쩍 바라봤고. 이내 헛웃음을 지었다. 그리고 인정했다.
“Fuck···. 완패네.”
자신의 패배를.
우와아아아-!!!!
“LEE!!! LEE!!! LEE!!! LEEEE-!!!!!”
관중들은 참았던 함성을 터뜨렸고. 이태준은 마운드를 모여드는 동료들의 축하를 받으며 그 순간을 만끽했다.
이태준. 그가 메이저리그에 또 한 번 전설을 작성하는 순간이었다.
[<경기 종료> 뉴욕 메츠 2 : 0 마이애미 말린스]ㄴ결국 해냈어! 이태준이 57구 9이닝 완봉승을 기어코 달성해버렸다고!!! XD
ㄴ케이든 갓윈은 얼어 붙어붙게 하는 마법! 이태준은 그 마법을 부린 거라고!!!
ㄴ한 시즌에 12연속 타자 탈삼진에 쿠어스 필드 노히트 노런에 퍼펙트게임에 9이닝 21탈삼진에 이제는 57구 9이닝 완봉승까지···!!!
ㄴ젠장, 그 투수의 한계는 대체 어디인 거야?
ㄴ오, 아직도 신에게 한계를 재단하려는 건방진 애송이가 있을 줄이야···.
ㄴ의심하지 말지어다. 이태준은 신이고, 우리는 신이 야구를 하는 걸 보고 있는 거야!
ㄴLEE ‘The Baseball GOD’ TAE-J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