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baseball genius through talent absorption! RAW novel - Chapter (196)
재능 흡수로 야구 천재-196화(196/210)
196화. 높은 곳, 더 높은 곳, 그보다 더 높은 곳 (1)
196화. 높은 곳, 더 높은 곳, 그보다 더 높은 곳 (1)
통상적인 상황에서 선발 투수가 57구 만에 마운드를 내려왔다는 소식은 그리 좋은 소식으로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이유인즉슨, 선발 투수는 기본적으로 5이닝, 많게는 7이닝 이상을 소화해줄 수 있어야 했다.
그리고 선발 투수의 평균적인 이닝 당 평균 투구 수는 16구.
즉 58구를 던졌다는 것은 규정 이닝도 제대로 채우지 못한 채 마운드를 내려오는 경우. 선발 투수로 제 역할을 해내지 못한 채 마운드에서 강판 되는 것이 일반적으로 상정할 수 있는 경우다.
이태준도 그런 투수들과 마찬가지로 57구를 던지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만약 이태준이 보통의 투수였더라면 이른 시기에 마운드를 내려왔다며 탄식을 토해냈을 것이다.
하지만 이태준을 향해 탄식을 내뱉는 이는 단 한 사람도 없었다.
그를 향한 언사는 오로지 감탄뿐이었다.
[이태준, 57구 완봉승! 메이저리그에 새롭게 새기는 금자탑!] [미스터 올 마이티! 이태준에게 불가능은 없다!] [기적의 커터! 말린스를 잠 재우다!]경기가 끝나고 사흘이 흐른 시점에서도 이태준의 투구를 향한 예찬은 끊임없이 쏟아졌다.
그리고 메이저리그 팬들의 관심사도 이태준에게로 집중되어 있었다.
ㄴ이태준이 정말로 3일만 휴식하고 마운드로 오를까?
ㄴ가능은 하지 않을까? 이태준 한국에서 뛸 때도 포스트 시즌에서는 3일이 뭐야 2일 쉬고서 등판한 적도 있었다는데?
ㄴ보통 투수들은 5~6이닝이나 간신히 던지고 무조건 4일 이상은 쉬어야 하는데
이태준은 인터뷰를 통해 언제든지 3일 휴식 후 등판도 가능하다고 언급했다. 이유야 뭐, 충분히 이행할 수 있을 테니까.
57구의 투구 수는 기본적으로 선발 투수의 투구 수가 아닌 2~3이닝 정도를 던지는 롱 릴리프의 투구 수. 롱 릴리프 투수들은 한 번 등판하면 4일에서 5일 정도의 휴식 후 마운드에 오르는 선발 투수들과는 달리 2일에서 3일 정도 휴식을 취하고 마운드에 오른다는 것을 생각한다면, 이태준의 3일 휴식 등판은 이론상 충분히 가능한 일이었다.
문제는 굳이 그럴 이유가 있냐는 것이었다.
ㄴ그건 포스트 시즌이잖아··· 안 그래도 투타를 겸업하는 선수인데 굳이 등판일을 앞당길 이유가 있을까?
ㄴ지금 메츠가 순위 싸움에 급급한 것도 아니고 2위인 브레이브스와 14게임이나 벌린 1위인데.
ㄴ천하의 오타니 쇼헤이도 후반기만 되면 쩔쩔맸던 걸 생각하면 무리시킬 이유는 더더욱 없지.
이태준은 다른 선수들에 비해 체력 안배를 더욱이 신중을 기해야 하는 투 웨이 플레이어. 이태준이 더 많은 경기에 나올 수 있다면 리그에서 더 높은 승률을 기록할 수 있겠지만, 결국 메이저리그의 한 팀이 추구해야 할 궁극적인 목표는 월드 시리즈의 우승.
즉, 포스트 시즌까지 이태준이 제 컨디션으로 버텨주는 것은 그 무엇보다 중요한 사안이라 할 수 있었다.
[메츠 이찬열 감독, ‘이태준에게 무리시킬 생각 없다.’]그렇기에 메츠는 구태여 이태준을 무리시킬 계획이 없었다.
당장 현재 메츠의 순위는 내셔널리그 동부 지구에서 2위인 브레이브스와 무려 14게임 차를 벌린 1위.
내셔널리그 전체를 통틀어서도 LA 다저스보다 높은 승률을 기록 중인 1위였다. 그런 상황에서 이태준에게 무리한 등판을 강행일 이유는 전혀 없었다.
이찬열 감독도 공식 선상에서 이태준의 무리한 등판은 없을 것이라 천명했고 실제로 이태준은 57구를 던지고서 팀으로부터 평소 때와 같이 4일 휴식을 보장받을 수 있었다.
ㄴ그래, 이게 맞지. 이게 상식적인 운영이지. 선수가 먼저 나서겠다고 해도 팀 차원에서 뜯어말릴 필요가 있었어.
ㄴ이럴 때는 감독이 친아버지인 것도 꽤 괜찮은 것 같아. 세상 그 어떤 아버지가 눈앞의 성적 때문에 제 자식을 혹사시키겠어?
ㄴ우리는 포스트 시즌에서 건강한 이태준을 맞이하고 싶어! 🙂
이태준은 의지를 표명하긴 했지만, 고집을 부리지는 않았다.
‘당장엔 괜찮을지 몰라도 이상 신호라는 건 언제 어디서 튀어나올지 알 수 없는 일이니까. 관리 야구의 시대에서 마구잡이 식 운영은 단장 선까지 갈 것도 없이 감독 선에서 제재되는 것이 관례니까. 하물며 아버지는 더더욱 혹사에 예민한 사람이기도 하고.’
오히려 성적 상의 여유가 있는 상황에서 아버지인 이찬열이 무리수를 던지지 않으리라는 건 어느 정도 예상하던 바였다.
‘지금은 가능성을 열어두는 데 그 의의를 두면 될 뿐.’
과유불급이라. 태준은 급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문은 꾸준하게 두드리다 보면 결국엔 열릴지니.
57구 9이닝 완봉승이라는 대기록도 결국, 태준이 새로운 지평을 향해 내딛는 첫걸음에 지나지 않았다. 적어도 태준은 그렇게 생각했다.
[이태준, 워싱턴 내셔널스에게 79구 완봉승!] [이태준, 필라델피아 필리스에 73구 완봉승! 로건 라이트와 동률 기록!]그리고 본격적으로 투구 수 관리에 들어갔다.
태준은 <팬텀 볼>의 가호를 받는 LV.30의 컷패스트볼을 필두로 내세운 볼 배합으로 메이저리그의 타자들을 효율적으로 제압했다.
비록 탈삼진의 비율은 감소했지만, 피OPS나 WHIP는 거의 변동이 없었다. 오히려 투구 수만 크게 줄어들었다.
“리 주니어가 등판하는 경기는 괜히 더 바빠지는 거··· 기분 탓이 아니던데? 진짜로 공이 더 많이 와.”
“다행인 건 잡기 어려운 코스로 뻗는 게 그렇게 많지는 않다는 거야. 그러니 우리만 실수하지 않으면, 리 주니어가 무리할 필요가 없게 되는 거고.”
그것에는 메이저리그 전체를 통틀어서도 최상위 수비 실력을 갖췄다고 평가되는 메츠의 철벽 키스톤 콤비, 바스티안 로메로와 제이크 데이비스의 도움도 있었다.
이태준이 범타를 유도하기 위해 타구를 흘려보내면 그것을 집중력 있게 낚아채서 아웃 카운트를 쌓아주고, 잡기 어려워 보이는 타구도 잡아주는 등 호수비도 심심찮게 펼쳐준다.
거기에 더블 플레이도 꽤 유려하게 이어지니.
“덕 많이 보고 있어. 57구 완봉승도 너희들 도움 없었으면 이룩하지 못했을 테니까.”
태준도 그런 그들을 믿고 범타를 유도하는 투구를 더욱 과감하게 이행할 수 있었다.
“근데 네가 마운드에 서 있을 땐 우리도 집중이 더 잘 될 수밖에 없어. 투구 템포도 빠르고. 한 타자에게 많은 공을 던지는 경우도 드물고. 거기에 우리 쪽으로 공이 드문드문 들어오는 것보다 차라리 처음부터 공이 많이 와 버리는 게 더 편한 감도 있거든. 집중이 흐트러질 새가 없을 테니까.”
거기에 이태준의 신속한 승부는 키스톤 콤비가 더욱이 수비를 수월하게 하는 데 도움을 줬다. 훌륭한 선수끼리 일으킬 수 있는 긍정적인 시너지.
그것은 이태준이 등판하는 날마다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는 시너지였다.
이태준은 그 점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이태준, 신시내티 레즈 상대로 72구 완봉승!] [이태준, 최근 6경기 평균 투구 수 ‘75구’] [극한까지 관리되는 투구 수··· ‘탈삼진’ 줄어들어도 걱정할 것 없는 이유!]그렇게 태준은 조금씩 조금씩 체력을 비축해가기 시작했고, 극한까지 관리된 투구 수로 경기를 마무리 짓는 경우가 계속해서 이어지자 팬들 사이에서 여러 갑론을박이 일곤 했다.
ㄴ지난 6경기 동안 이태준이 던진 이닝이 53이닝인데 투구 수는 고작 450구? 경기당 평균 투구 수가 80구도 되지 않잖아···? 이런 게 정말로 가능했던 거야···?
ㄴ이쯤 되면 정말로 괜찮은 거 아닐까? 다른 투수들보다 최소 20구는 덜 던지고 마운드를 내려가는 셈인데
ㄴ야, 아무리 그래도 안 되는 건 안 되는 거지. 이태준 올해 메이저리그 데뷔 시즌이라는 걸 잊었어? 3일 휴식은 절대 무리야!
ㄴ메이저리그에서나 데뷔 시즌이지 이태준은 이미 작년부터 뛰던 선수잖아?
ㄴ심지어 한 경기에 12이닝을 던진 적도 있던데? 투구 수야 뭐 당연히 100구는 훌쩍 넘었었고.
ㄴ게다가 이태준은 애초에 불펜 투수로 시작했었음. 짧은 휴식 등판이 어색할 선수가 아니라는 뜻임.
ㄴ어메이징 리라면 가능할 수야 있겠지만, 메츠는 지금 독보적인 지구 1위인데. 무리할 이유가 없다면 무리시키지 않는 게 맞아.
ㄴ하지만, 이태준 본인이 원하는 걸 막을 이유도 없다고 생각해. 요즘 시대에 사라진 하이퍼 이닝 이터가 될 수 있는 투수인데.
그런 팬들의 갑론을박은 시간이 지날수록 잠잠해지기는커녕 더욱이 드세질 뿐이었다.
당연히 메츠의 수뇌부도 그런 여론을 인지하고 있었다. 물론, 여론에 따라 운영 기조를 변경하는 일은 없었겠지만.
막론하고 지난 경기에서 72구 완봉승을 기록한 이태준은 밀워키 브루어스와의 시리즈 등판을 앞두고 아버지이자 감독, 이찬열과 1 대 1 면담을 나누고 있었다.
“직접 듣는 건 좀 낯부끄러울 수 있지만, 여러 번 힘줘 말해도 아마 부족함이 없을 거다. 태준이 넌 올해 메츠 운영의 핵심이고. 네가 있어서 메츠는 지금 위치까지 오를 수 있었다. 예컨대. 이 사실을 부정하는 사람은 없을 거야. 적어도 메츠의 사람 중에서는.”
이찬열의 말마따나. 이태준은 현재 투수에서. 또 타자에서 메츠 운영의 핵심이었다.
타격 지표만 보더라도 팀 내에서 타율, 출루율, 장타율과 같은 비율 스탯이 모두 1위인 것은 물론, 홈런, 안타, 볼넷 등등의 누적 스탯 또한 1위였다.
타점만 올리버 포스터에게 뒤진 2위였을 뿐 모든 지표가 홀로 고고하게 치솟아 있었다.
“일단 팀에서 뛰는 야구가 되는 건 너밖에 없고···.”
특히 도루 개수는 독보적이었다.
후반기 들어서도 도루 페이스가 꺾이지 않았던 태준은 어느덧 78개의 도루를 성공시켰다.
뉴욕 메츠의 2041시즌 총 도루 개수가 113개인 것을 생각한다면, 메츠에서 제대로 뛰는 야구가 가능한 선수는 이태준뿐임을 알 수 있었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의 경기 시간을 줄이기 위한 목적으로 도입된 견제구 3회 제한 규정, 그리고 베이스의 크기를 기존의 15인치(38.1cm)에서 18인치(45.72cm)로 늘리면서 메이저리그에서 한때 사장되었던 ‘뛰는 야구’는 다시 대세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메츠는 불과 작년까지 뛰는 야구를 따라갈 수 없었다.
팀의 중심 타자인 올리버 포스터는 물론이거니와, 하비에르 카스티요, 제이크 데이비스, 카를로스 페레즈 모두 도루를 과감하게 시도하지 않는 선수들이었기 때문이었다.
아무리 뛰는 야구가 대세로 자리 잡았다고 한들, 성공률이 70%를 밑돈다면 안 뛰느니만 못한 것이 현실.
기존 메츠의 중심 타자들의 도루 성공률은 50% 부근에서 맴돌았기에 구태여 뛰려 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태준은 달랐다. 팀에서 유일하게 적극적으로 도루를 감행하는 선수였으며, 성공률도 무려 93%에 달했다.
그 덕택에 이태준의 후속 타자인 올리버 포스터는 타점을 케이크를 먹듯 너무도 쉽게 쌓아 올릴 수 있었다.
게다가 이태준의 정신이 나가버릴 듯한 주루 플레이는 상대하는 배터리의 심기를 거스르게 하는 데에도 유효했다.
‘메츠의 점수는 이태준의 발로 시작된다’라는 말이 메츠 팬들 사이에서 돌기 시작한 건 절대로 과장된 허언이 아니었다.
“그리고 네가 꾸준히 많은 이닝을 던져준 덕분에 불펜 운영도 훨씬 수월해졌고. 덕분에 메츠의 불펜은 리그에서 혹사 지수가 가장 낮은 팀이 될 수 있었다.”
결정적으로 이태준은 이 시대에서 보기 드문 이닝 이터다. 경기당 평균 이닝은 거의 9이닝에 육박하고 로테이션도 한 번 거르지 않았다. 시즌 종료까지 아직 2달의 유예 기간이 남아 있었음에도 이태준의 이닝은 어느덧 200이닝을 넘어서 있었다.
리그 이닝 전체 2위인 LA 다저스의 제이든 킹이 소화한 이닝이 150이닝도 채 되지 않는다는 것을 생각한다면, 그 수치는 실로 엄청난 수치였다.
“지금의 너는 어느 팀을 가도 그 팀을 우승권에 올려놓을 수 있는 선수야. 다른 사람은 어떻게 생각할지 몰라도 난 그렇게 생각한다. 아마 다른 사람이라고 해서 다르게 생각할 건 없을 것 같고.”
그런 선수를 감독으로서 활용할 수 있는 건 축복과도 같은 일. 이찬열은 이번 시즌 메츠의 강세를 이태준의 공헌으로 돌렸다.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좋게 볼 수밖에 없어.”
이태준은 그래도 될 선수였으니까.
“막론하고. 내가 널 부른 이유··· 솔직히 너도 예상되는 바가 있을 거야. 그렇지?”
노고에 대한 치하는 그쯤에서 갈무리하고 이찬열은 본격적으로 이태준을 감독실로 호출한 이유를 언급하고자 했다.
이태준도 그런 이찬열의 말에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이번 브레이브스와의 시리즈가 끝나는 즉시 치러지는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시리즈. 그 시리즈의 마지막 경기는 더블 헤더다. 즉, 기존의 로테이션과 다른 운영을 할 수밖에 없는 경기라는 거지.”
이번 시티 필드에서 치러지는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의 시리즈 경기. 그 시리즈는 총 4경기로 이뤄진 시리즈였으며, 특히 마지막 날은 더블 헤더, 하루에 같은 상대와 두 번의 경기를 치러야 했다.
메이저리그의 기본적인 선발 투수 로테이션은 5선발 로테이션. 최소 4일에서 길게는 5일의 휴식을 보장받는다. 하지만 더블 헤더가 예정된 시리즈에서는 기존의 5선발 로테이션의 유지가 어려워진다. 선발 투수가 하루 앞당겨 마운드에 오르거나 혹은 대체 선발이 마운드에 오른다. 그리고 최근의 경향으로는 후자의 경우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사실 메츠가 대체 선발로 경기에 나설 녀석이 없는 것도 아니고. 브레이브스와 경기 차는 계속 벌어지고 있으니. 태준이 네가 마운드에 오르는 것보다 다른 녀석이 오르는 게 일반적인 운영이겠지.”
그런 상황 속, 메츠는 대체 선발로 경기에 나설 투수들이 있었다. 한 경기 정도는 대체 선발로 경기를 치르더라도 순위 경쟁에 큰 지장이 없을 정도의 여유도 있었다.
“그런데··· 나가고 싶지? 카디널스 시리즈 마지막 경기에.”
그럼에도 이태준은 카디널스와의 시리즈 마지막 경기 등판을 강하게 원했으리라.
“그것 때문에라도 날 설득할 생각도 있었을 거고.”
그간 팀의 운영에 간섭하지 않았던 태준이 직접 나서서 담판을 짓고자 했을 정도로.
“하하. 역시 못 피해가겠네요. 아버지의 눈은.”
정확했다. 이태준은 이찬열이 부르지 않더라도 직접 찾아가서 그 경기의 등판을 요구할 생각이 있었다.
이유인즉슨··· 비단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가 내셔널리그 중부지구의 1위 팀이어서가 아니었다.
어제 경기에 등판했기에 로테이션 상 시리즈 마지막 경기에 나오게 될 선발 투수. 그 투수와의 맞대결을 원했기 때문이었다.
“네, 맞습니다. 프랭크 브라이언트. 기회가 닿는다면 그 선수와 반드시 맞붙고 싶습니다.”
바로 프랭크 브라이언트.
지난 시즌 제이든 킹을 꺾고 내셔널리그 사이 영 상에 오른 투수였다.
그리고 이번 시즌도 부상으로 1달간 빠져 있긴 했지만, 1.82의 평균자책점을 기록 중일 정도로 압도적인 퍼포먼스를 이어가고 있었다.
현시점 메이저리그에서 만나볼 수 있는 최고의 투수 중 한 사람이었다.
이태준은 그런 프랭크 브라이언트와의 맞대결을 원했다.
그것도 아주 강하게.
팀의 에이스 투수가 간절하게 바라는 매치 업.
메츠의 수뇌부는 팀 차원에서도 이 이상으로 만류하기란 예우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네게 조건을 걸 생각이다. 만약 네가 그 조건을 수행할 수 있다면··· 우린 널 하루 앞당겨 프랭크 브라이언트와 맞붙이기로 가닥을 잡았다.”
물론, 그냥 등판을 시키는 것은 아니었다. 이태준은 엄연히 관리가 필요한 에이스 투수. 조건이 필요했다.
“오늘 경기에서의 한계 투구 수는 70구. 만약 70구 근처로 투구 수가 기록된다면 널 내릴 거다.”
그것은 바로 한계 투구 수. 꽤 오랜만에 들어보는 이름이었다.
“70구. 알겠습니다. 오늘 경기는 70구 안팎으로 끝내고 마운드를 내려오겠습니다.”
이태준은 팀이 내건 조건을 받아들였다. 그 조건은 자신을 더욱이 철저하게 관리해주겠다는 목적이 그 근간이었을 테니까. 거절할 이유는 없었다.
“그 정도면 충분합니다.”
이찬열과의 면담은 거기까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