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baseball genius through talent absorption! RAW novel - Chapter (200)
재능 흡수로 야구 천재-200화(200/210)
200화. 높은 곳, 더 높은 곳, 그보다 더 높은 곳 (5)
200화. 높은 곳, 더 높은 곳, 그보다 더 높은 곳 (5)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널리 활용되는 20-80 스케일이라는 것도 결국 하나의 기준에 불과하다. 그 기준으로 한 선수가 지니는 가치를 완벽하게 재단하는 것은 애초에 불가능한 일이다.
가령 그런 것이다. 과목당 100점이 만점인 대한민국의 대학 수능 시험으로는 우등생과 열등생은 변별력 있게 구별할 수 있겠지만, 천재와 시대를 초월하는 진짜 천재를 구별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2022년 필즈상을 수상한 바 있는 대한민국 희대의 수학 천재 허준이와 같은 사람도 100점을 넘어가는 점수는 받을 수 없는 것이 수능 시험이니까.
20-80 스케일도 마찬가지도. 물론 20-80 스케일은 훨씬 더 그 범주가 크겠지만, 메이저리그 역사 속 모든 선수의 능력치를 심도 깊은 변별력으로 구별해주지는 못한다.
가령 오타니 쇼헤이나 피트 알론소, 애런 저지, 지안카를로 스탠튼과 같은 선수들의 20-80 스케일의 파워 스탯은 거의 모든 스카우트에게 80으로 규정되곤 한다.
그리고 주사기를 꽂은 배리 본즈 역시 80으로 규정된다. 하지만 그 누구도 오타니 쇼헤이, 피트 알론소, 애런 저지, 지안카를로 스탠튼이 주사기를 꽂은 배리 본즈와 같은 파워를 지녔다는 이야기는 하기 어렵다.
당장 상기 언급된 4명의 선수 사이에서도 순위는 첨예하게 갈릴 것이다.
즉, 만점이 존재하고 한계가 존재하는 기준은 세상 모든 선수의 능력치를 고르게 재단하지 못한다.
그것이 스카우트들이 이태준을 향한 20-80 스케일에 의미를 크게 부여하지 못하는 이유.
코끼리를 최고점으로 잡은 기준에서 티라노사우루스를 재단할 수 없고, 범고래를 최고점으로 잡은 기준에서 고대의 메갈로돈을 재단할 수 없는 것처럼.
이태준도 마찬가지였다.
20-80 스케일 기준으로 평가되는 이태준의 능력치는 모든 능력치가 80점 만점이다. 그리고 이태준과 마찬가지로 80점 만점을 받는 선수들 또한 존재한다.
하지만 이태준은 그런 선수들과도 차별점을 갖는 독보적인 선수.
“이태준 특별 점수를 만들어야 할 정도야. 같은 80점이라도 차원이 달라.”
“특히 저 슬라이더와 커터는 더 올려도 좋을 것 같아. 지금 카디널스 타자들이 아예 따라가질 못해.”
“다른 능력치가 90점이라면, 커터와 슬라이더. 그리고 컨트롤은 100점까지 올려도 될 수준이야.”
모든 능력치가 시대를 초월한 것을 넘어서 홀로 고고한 존재.
온갖 포식자가 우글거리는 메이저리그에서도 당당히 폭군으로 군림할 수 있는 존재였다.
“투수만 떼고 봐도 연 6000만 달러 이상을 베팅해도 전혀 아깝지 않을 인재야.”
그런 이태준이 더 발전된 경기력으로 마운드 위에 모습을 드러냈기에.
퍼어어엉-!!!
“스윙! 스트라이크! 배터 아웃!!!”
시티 필드. 그곳은 지금 이태준의 무자비한 투구가 펼쳐지는 현장이었다.
***
더블 헤더. 그 경기도 어느덧 중반부가 지나갔다. 서서히 해가 지평선 뒤로 가라앉았고. 금빛 물결이 구름과 어우러져 하늘을 수놓기 시작했다.
해는 그 모습을 감췄지만, 8월의 밤은 여전히 뜨겁다. 시티 필드도 그러했다.
“가자! 카디널스!!!”
시티 필드는 8월 밤의 열기로 가득 메워져 있었다.
“브라이언트! 삼진!!! 오!!!”
그 열기의 중심에는 카디널스의 에이스 투수, 프랭크 브라이언트가 있었다.
부우웅-!!!
퍼어어엉-!!!
1회부터 마운드 위에서 쉴 새 없이, 정교한 제구와 화려한 변화구를 던지는 그의 투구 앞에 마운드는 어느새 활활 타오르는 열광의 도가니가 되어 있었다.
퍼어어엉-!!!
“스트라이크!!!”
그런 프랭크 브라이언트의 공이 포수의 미트 속에 족족 박혀 들어가고.
부우웅-!!!
퍼어어엉-!!!
“스윙! 스트라이크 배터 아웃!!!”
그렇게 프랭크 브라이언트가 6회 초, 메츠의 9번 타자 셰인 로저스를 4구 만에 삼진으로 잡아내는 그 순간.
“허······.”
오늘 경기 프랭크 브라이언트의 11번째 탈삼진이 기록되는 그 순간에 기자들은 침음을 흘리기 시작했다.
물론 탄식의 침음이 아닌 감탄의 침음. 그들은 서로 눈치를 살피기 시작했다.
그리고 떠올렸다.
‘퍼펙트를 이어갈 줄이야.’
지금 이 순간, 프랭크 브라이언트는 뉴욕 메츠를 상대로 6이닝 퍼펙트 10탈삼진이라는 경이로운 페이스를 이어 나가고 있다는 사실을.
그 사실이 기자들이 눈치를 살피게 된 근본적인 이유였다.
꿀꺽-
또 누군가는 마른 침을 목구멍 너머로 넘기는 이유이기도 했다.
퍼펙트게임.
메이저리그에서도 쉬이 나오지 않는 역사적인 기록이었으니까. 그런 순간을 현장에서 볼 수 있다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니까.
‘그 어려운 걸 두 투수가 모두···.’
심지어 두 명의 투수 전부 퍼펙트게임을 향해 내달리는 경우는 더더욱.
지금 이 경기에서 퍼펙트게임 페이스를 내보이는 것은 프랭크 브라이언트뿐만 아니었다.
부우우웅-!!!
퍼어어엉-!!!
“스윙! 스트라이크! 배터 아웃!!!”
뉴욕 메츠의 이태준. 그 또한 퍼펙트 페이스를 이어 나가고 있었다.
심지어 11개의 탈삼진을 함께 올린 프랭크 브라이언트마저 머릿속에서 잠시 잊히도록 할 정도로 압도적인 페이스와 함께.
「스윙! 삼진! 이태준이 6회 말, 카디널스의 선두 타자를 3구 삼진! 오늘 경기 6개째 3구 삼진, 15개째의 탈삼진을 기록합니다!」
6.1이닝, 총 19개의 아웃 카운트를 잡아내는 동안 삼진은 더 많았고, 투구 수는 더 적었다. 심지어 인플레이 타구가 이뤄진 것 중 외야로 날아간 공조차 없었다.
2개의 내야 땅볼과 1개의 내야 뜬공, 1개의 포수 팝 플라이 아웃.
부우우웅-!!!
퍼어어엉-!!!
“스윙 스트라이크! 배터 아웃!!!”
거기에 더해지는 탈삼진 하나.
따아악-!!!
“아웃!!!”
내야 뜬공 하나. 이태준도 프랭크 브라이언트와 마찬가지로 7이닝 퍼펙트 페이스를 이어 나갔으며, 탈삼진은 무려 4개가 더 많은 ‘16K’.
두 명의 에이스 투수가 보이는 퍼펙트 페이스. 거기에 더해지는 압도적인 수준을 넘어서 경악스러운 수준의 탈삼진 향연.
경기장을 직접 찾아온 기자들도. 또 기자실에서 중계를 통해 경기를 지켜보던 기자들 모두 그 경기에 관한 기사들을 토해내기 시작했다.
[7회 초, 둘이 합쳐 27탈삼진!] [역대급 명품 투수전 펼쳐진다!] [벌써 6회 말이 끝났다고? 신속하게 진행되는 ‘리 VS 브라이언트’] [이태준의 경이로운 삼진 페이스, 7이닝 16탈삼진!] [이태준, 자신의 9이닝 21탈삼진 기록마저 넘볼 수 있을까?]그런 상황 속, 이태준은 또 한 번 자신의 최고점을 넘어서려는 모습을 보였다.
“역시 이태준이네.”
“이태준 나오는 날은 이태준 경기만 봐야 할 가치가 있어.”
기사를 분주히 작성하는 기자들이 감탄을 금치 못하는 이유였다.
“흐흐, 오늘은 또 우리가 알던 이태준으로 돌아왔구먼.”
개중에서는 미국 일정을 끝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온 민찬수 기자도 있었다. 민찬수는 국내로 돌아온 뒤로도 이태준을 향한 짙은 관심을 꺾지 않았다.
이태준이 국내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가진 선수여서 그런 것도 있겠지만, 결국엔 민찬수도 한 명의 야구 팬.
야구 팬이라면 온몸에 전율을 돋게 하는 이태준의 경기는 민찬수에게 있어서는 최고의 오락 거리였다.
경기를 보고 있던 민찬수는 자신도 모르는 새 옅은 미소를 짓고 있었다.
“한동안 커터를 필두로 범타 유도에 초점을 맞췄었는데, 지금은 훨씬 날카로워진 슬라이더로 탈삼진을 노리는 투구를 하고 있다. 이러니 카디널스의 타자들이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지.”
기본적인 체급도 보통 투수들보다 훨씬 높은 건 차치하고서도 이태준은 일단 야구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아는 선수.
“아무튼, 야구를 잘해도 너무 잘하는 선수야. 내가 만약 단장이라면 얼마가 들던 팀에 눌러 앉히고 싶을 정도로.”
상대 팀에게 어떻게 해야 제대로 엿을 먹일 수 있는지를 아는 선수였다.
“앞으로 내 평생 저런 야구 선수를 또 보게 될 수 있을까···.”
그러한 의문에 민찬수는 확실하게 자답할 수 있었다.
“이렇게까지 야구를 할 수 있는 선수는 과거에도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 거야.”
***
프로 스포츠 선수에게 기록은 명품 옷과 같다.
사실 기록 그 자체는 선수의 기량에는 아무런 영향을 끼칠 수 없다.
홈런을 왕창 때려 박는다고 해서 배트 스피드가 향상되는 것도 아니고 탈삼진을 미친 듯이 잡아 올린다고 해서 구속이 빨라지는 것도 아니다. 현실은 게임이 아니니까.
하지만 그럼에도 기록은 중요하다. 특히 야구에서의 기록은 더욱이 중요하다.
그 기록이라는 것이 선수의 가치를 실제로도 드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세상의 이치일 뿐이다.
가령 똑같은 사람이라 할지라도 넝마 같은 보세 옷을 입은 사람과 가격표에 0이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붙어 있는 명품 옷을 걸친 사람을 같은 취급할 수 없는 것처럼.
기록도 마찬가지다. 비슷한 구속, 비슷한 제구력을 지닌 선수라 할지라도 훌륭한 기록이 따라와 준다면 그 선수가 뿜어내는 아우라가 다르게 느껴지곤 한다.
오늘 경기, 카디널스의 에이스 투수로 출격한 프랭크 브라이언트도 같은 경우라 할 수 있었다.
그는 온몸에 에르*스니 루이*통이니 하는 값비싼 명품을 둘둘 두르고 있었다.
2040시즌 사이 영 위너, 평균자책점 1위, 탈삼진 1위, 강팀 밀워키 브루어스를 상대로 거둔 노히트 노런, 2041시즌에서도 유지되는 1점대의 평균자책점 등등··· 보통의 투수들은 그저 경외의 시선을 보내는 것에 그칠 값진 기록들은 그의 발자취에 아주 자욱하게 남아 있었다.
그렇기에 보통의 선수들은 상대가 프랭크 브라이언트라면 경기가 시작 전부터 주눅이 들곤 했다.
그가 내뿜는 아우라의 무게를 버티지 못해 마음이 꺾여버린 채로 경기에 임하는 선수들도 제법 있었다.
하지만, 오늘 경기에서 그런 프랭크 브라이언트가 내뿜는 아우라는 그렇게 무겁게 느껴지지 않았다.
심지어는 그의 몸에 걸쳐진, 화려하기 그지없는 명품 옷을 향한 관심도 평소보다 확연하게 덜했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이태준 선수가 오늘 경기 세 번째 타석에 들어섭니다.」
「앞선 타석에서는 삼진과 중견수 플라이로 물러섰지만, 확실히 이태준 선수가 타석에 들어설 때 느껴지는 무게감은 여타 다른 선수들과는 다른 것이 느껴집니다.」
명품의 세계에서도 우열은 나뉜다.
롤렉* 위에 파텍 필*이 있고 람보르*니 위에 부가*가 있는 것처럼.
이태준은 프랭크 브라이언트 앞에 서도 존재감과 아우라가 꺾이기는커녕 더욱이 고고하게 빛이 났다.
‘······.’
오히려 승부에서 긴장감을 느끼는 쪽은 프랭크 브라이언트였다.
6.1이닝 퍼펙트 11탈삼진. 그것은 프랭크 브라이언트에게 있어서도 훌륭한 성적이었다.
만약 여덟 개의 아웃 카운트를 성공적으로 잡아낼 수 있다면, 그 또한 메이저리그의 역사에 퍼펙트게임이라는 기록을 남긴 선수가 된다.
메이저리그의 오랜 역사에서 달성한 선수가 서른 번도 되지 않는 진귀한 기록.
신의 사랑을 받으녀 남들은 욕심도 내지 못할 재능을 가진 투수들조차 감히 도달하지 못한 기록. 그 기록이 걸린 경기였기에 그가 느끼는 긴장감은 더욱이 그 범위를 넓혀갔다.
따아아악-!!!
그렇기에 7회 말. 이태준의 방망이가 호쾌하게 돌아가는 그 순간, 천하의 프랭크 브라이언트도 두 눈을 질끈 감을 수밖에 없는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었다.
“아···.”
퍼펙트게임이란 야구의 신이 하사해야만 비로소 도달할 수 있을 그런 기록이니까.
“이걸···!”
그런 기록이 신기루가 되어 흩어져 버린 그 순간에 마운드 위로 안타까움이 한가득 묻어나는 탄식을 토해낼 뿐이었다.
하지만 그 자리에 있는 모두가 납득했다.
프랭크 브라이언트의 간절한 바람을 흩날려버린 이는 다름 아닌 이태준이었으니까.
가히 신이 사랑하는 투수라 일컬어도 손색이 없을 프랭크 브라이언트에게 제대로 비수를 꽂아 넣을 수 있는 타자는 오로지 이태준. 그뿐이었으니까.
「이태준의 홈런이 게임의 균형을 흔듭니다! 7회 초에 터져 나온 오늘 경기의 첫 안타! 그 안타는 홈런이었습니다! 스코어 1 대 0! 드디어 메츠가 앞서 나가기 시작합니다!!!」
그것은 동시에 의미하기도 했다. 마운드의 주인공은 이제 한 명밖에 남지 않았음을.
퍼펙트게임.
오늘의 경기에서 그 기록을 향해 나아가는 이는 이제 이태준. 오직 그 하나뿐이었다.
[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0 : 1 뉴욕 메츠]ㄴ오! 세상에···! 상대 투수의 ‘그것’을 깨버린 장본인이 같이 ‘그것’을 이어 나가는 투수가 될 줄이야!
ㄴ마치 ‘이 구역의 미친놈은 나 하나뿐이야!’라고 일갈하는 것만 같은 그런 홈런이었어!
ㄴ이태준은 미친놈이긴 하지··· 여러모로 미친놈···.
ㄴ저런 경기력은 미치지 않고서야 보여줄 수 없는 경기력일 테니까.
ㄴ이제 남은 ‘그것’이 가능한 투수는 이태준 한 명뿐인데··· 가능할까?
ㄴ오, 넌 아직 이태준을 향한 신앙심이 부족하구나? 의심은 거둬. 그리고 믿어. 그게 이태준을 경기를 보는 우리가 가져야 할 자세니까 🙂
ㄴ우리는 그저 이 순간을 즐기기만 하면 되는 거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