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baseball genius through talent absorption! RAW novel - Chapter (201)
재능 흡수로 야구 천재-201화(201/210)
201화. 높은 곳, 더 높은 곳, 그보다 더 높은 곳 (6)
201화. 높은 곳, 더 높은 곳, 그보다 더 높은 곳 (6)
따악-!!!
타구는 내야를 벗어나지 못한 채 높게 솟구쳤다.
퍼엉-!!!
그 타구가 콜 플레이를 외친 유격수의 글러브 안으로 안착하는 그 순간에 마운드 위에 서 있던 프랭크 브라이언트는 모자를 벗어 전완으로 땀을 스윽 훔쳤다.
“······.”
다만, 흐르는 땀은 그리 많지 않았다. 긴장감도 직전의 이닝보다 덜했다.
바로 직전의 상황에 터진 홈런과 함께 흩어져버린 퍼펙트게임의 꿈.
7이닝 14탈삼진.
1피안타 1피홈런 1실점.
숨 막힐 듯 이어지던 퍼펙트 레이스는 끝났다. 그것은 오히려 어깨에 짊어져 있던 부담감을 한껏 줄여주었다. 다만 그것은 상쾌한 느낌은 아니었다.
‘끝난 건가···.’
긴장과 집중이 적당히 채워져 있던 빈자리엔 아쉬움과 허탈함으로 채워져 있었으니까. 물론 그렇다고 해서 제 해야 할까지 내려 놓지는 않는다. 야구라는 스포츠는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니.
비록 홈런을 내어주긴 했지만, 남은 아웃 카운트 2개를 전부 삼진으로 처리. 깔끔하게 마무리 짓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그런 상황 속, 조명은 8회 초를 위해 그라운드로 일제히 향하는 메츠의 선수들을 향하기 시작했다.
조금 더 정확히 표현하자면, 그 중심에 서 있는 이태준에게 화려한 조명이 감싸듯 비추기 시작했다.
이제 남은 이닝은 2이닝. 퍼펙트게임이라는 대기록을 향해 나아가는 이는 오직 이태준 한 사람뿐이었기에. 지금 시티 필드는 이태준 단 한 사람을 위한 무대가 되었다고 봐도 무방했다.
「역시 메츠의 마운드를 지켜주는 투수는 이태준입니다. 7회까지 무려 16개의 탈삼진. 만약 남은 아웃 카운트 전부를 삼진으로 기록할 수 있다면, 이태준은 자신의 한 경기 9이닝 최다 탈삼진을 또다시 경신하게 됩니다.」
거기에 이태준의 탈삼진 페이스마저 경이로운 수준. 물론 쉽진 않겠지만, 본인의 9이닝 21탈삼진 경신이 아직 가시권 안팎에 잡혀 있었다.
그런 상황 속, 카디널스 팬들은 이태준의 등장 앞에 고개를 끄덕였다.
“젠장, 메츠가 강하긴 강하군.”
“무시할 수 없는 팀이라는 건 분명해.”
이태준은 인정할 수밖에 없는 선수다.
“카디널스의 모든 선수가 오늘 최선을 다했어.”
“실력으로 진 거야. 그런 패배에 다른 의미를 부여하는 건 핑계에 불과해.”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라는 팀은 창단 160주년이 넘어가는 오랜 역사를 지닌 팀. 그 역사 속에서 수많은 승리를 쟁취했고 다른 팀은 부러움을 느낄 만큼의 월드 시리즈 반지도 쟁취할 수 있었다. 하지만 모든 역사가 그러했듯, 빛이 있다면 그 뒤로는 그림자가 어둑하게 드리운다.
160년 역사를 가진 팀이다. 그림자의 시간, 암흑기도 분명 존재했다. 심지어 몇 년 동안 지속해서 중부지구 최하위를 기록했던 역사 또한 가지고 있다.
그런 아픔이 있었기에 카디널스의 팬들은 뿌리를 깊게 내린 고목처럼 한바탕 휘몰아치는 폭풍 앞에 흔들리지 않는 법을 알고 있었다.
설령 그것이 역사에 아프게 새겨질 대기록의 희생양이 되는 순간이라 할지라도.
“끝까지 포기하지 말자고!”
“카즈의 정신을 잊지 마!”
카디널스의 관중들은 쓰라린 아픔이 될 수도 있을 현장을 떠나가지 않았다. 오히려 제 자리를 지키며 응원의 목소리를 드높였다.
그런 관중들이 뒤에서 버텨주고 있다. 카디널스의 선수들 또한 약한 생각을 마음속에 품으려 하지 않았다.
‘패배가 부끄러울 단계는 진작에 지났지.’
‘게임을 이기지 못하더라도 자긍심만큼은 내려놓지 않겠다!’
카디널스라는 이름은 결코 가볍게 새겨진 이름이 아니었다.
“가자! 카디널스!”
“최후의 최후까지 항전이다!”
이미 이태준의 슬라이더와 커터로 인한 자상이 온몸에 그어져 있었다 할지라도 그들의 의지만큼은 꺾이지 않았다.
「드디어 이태준 선수가 마운드 위로 오릅니다. 그리고 여전히 메츠의 불펜은 텅 비어 있습니다.」
눈앞에 있는 존재가 피할 수 없는 자연재해라 할지라도 그들은 눈을 감지 않았다. 동공에 독기를 잔뜩 머금은 채 이태준을 향한 시선을 거두지 않았다.
그런 이태준이 마운드 위에 서 있는 그 순간만큼은 시티 필드 위로는 적막이 감돌기 시작했다.
“후우-.”
그런 적막감은 이태준이 마운드에 가까워질수록 더욱이 짙어졌다.
숨소리와 심장의 고동 소리가 귀에 닿는 듯한 착각이 일 정도였다.
“······.”
그렇게 마운드로 도달한 이후로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사고는 오로지 타자에게로 집중한다. 고도로 치솟는 집중력은 사방의 모든 소리를 차단했다. 심장의 고동 소리는 더욱이 선명하게 들려온다.
그런 태준의 모습에 로건 라이트도 테드 윌리엄스도 그저 묵묵히 팔짱을 낀 채 지켜만 볼 뿐. 그의 집중에 방해가 될 모든 움직임을 최소화했다.
어차피 지금의 이태준은 자신들의 조언 없이도 언제 어디서든, 심지어 고난이 연달아 겹쳐 다가오는 순간에서도 자신의 야구를 놓지 않고 펼쳐낼 수 있는 선수였으니까.
딱 중요한 마음 한 가지.
‘정진을 멈추지 않는다.’
나아감을 멈추지 않는다.
어느 순간 뒤를 돌아보면 느낄 수 있다. 자신은 꽤 먼 곳까지 도달했음을 느낄 수 있겠지만, 결단코 뒤를 돌아보지 않는다.
그 마음 하나면 충분했다.
퍼어어엉-!!!
그렇게 미트 속에 경쾌하게 박혀 드는 공.
이태준. 그의 8회 투구가 바야흐로 시작되는 순간이었다.
***
“허······”
“와······.”
8회 초, 이태준이 투구를 끝마쳤을 무렵. 그것을 지켜보던 사람들의 입은 쉬이 다물어지지 않았다.
그 이상의 제츠처를 취하지 않았다.
정말 설마 싶었던 일이 눈앞에 기어코 펼쳐지고야 말았으니.
「스트라이크! 아웃! 이태준이 8회 초 카디널스의 공격을 KKK! 삼자 범퇴로 막아냅니다! 심지어 세 타자를 전부 3구 삼진! 이번 게임의 첫 무결점 이닝이! 이태준의 이번 시즌 다섯 번째 무결점 이닝이 기록되는 순간입니다!」
「20-80 스케일 70~80점의 점수를 받는 선수도 평생에 한 번 기록하는 것조차 쉽지 않은 무결점 이닝을 이번 시즌에만 무려 다섯 번을 기록했습니다···.」
「눈으로 보고도 도저히 믿을 수 없는 퍼포먼스의 연속입니다···!」
해설 위원이 언급한 그대로였다. 이태준은 눈으로 봐도 도저히 믿을 수 없는 경기력을 관중들 앞에 선사하고 있었다.
“진짜 어이가 없어서 말문이 다 막히네. 기어코 8이닝 19탈삼진을 기록했잖아···!”
그런 순간이 나와버리니 이제 게임의 승패 따위는 아무래도 좋았다. 사람들의 관심은 이제 이태준이 9회 말에 어떤 모습을 보일 수 있을지. 오로지 그곳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9회 초 공격이 한창 진행 중임에도 관중들은 너 나 할 것 없이 이태준에 관한 이야기만 주고받을 뿐이었다.
“이대로라면 9이닝 20탈삼진은 기본인 것 같고···.”
“남은 9회는 하위 타선이니까. 20탈삼진은 기본으로 깔고 22탈삼진을 깰 수 있느냐 없느냐만 남아 있지.”
“심지어 퍼펙트게임까지 기록 중이다···? 이게 정녕 믿을 수 있는 일이야?”
“오··· 친구. 그 기록을 언급하면···.”
“무슨 상관이야? 이태준은 앞으로 퍼펙트게임을 몇 번은 더 기록할 수 있을 텐데. 그럴 때마다 말을 아낄 필요는 없지 않을까?”
“오··· 그건 분명 설득력이 있어.”
이제 이태준은 메이저리그의 오랜 불문율조차 무슨 의미가 있는지 다시금 되돌아보게 만들 정도였다.
“만약 오늘 퍼펙트게임을 기록하면 이번 시즌에만 두 번째 퍼펙트게임이 되는 거네.”
비로소 사람들은 언급이 금기시되어 있던 그 기록, 퍼펙트게임까지 입에 올리기 시작했다.
“퍼펙트게임과 20탈삼진을 한 번에 할 수 있는 투수가 언제 또 나올 수 있을까?”
“꿈 깨. 그런 투수는 나올 수 없으니까.”
“저건 그냥 이태준이기 때문에 가능한 거야.”
그런 관중들의 대화는 9회 초, 메츠의 마지막 공격이 끝난 즈음에야 갈무리될 수 있었다.
이윽고 9회 말이 시작되려는 그 순간, 방금까지 관중석 사이로 일었던 어수선한 분위기는 순식간에 지워졌다.
쉴 새 없이 이태준을 찬양하던 이들도 침묵을 지킨 채 시선을 오롯이 그라운드를 향해 옮겼다.
누군가는 어느새 양손을 포갠 뒤 두 눈을 질끈 감기도 했다.
‘퍼펙트게임···!’
‘9이닝 22탈삼진···!’
마음속 깊은 곳으로부터 간절한 바람을 보내면서. 카디널스와의 4연전 시리즈 그 마지막 경기. 9회 말의 분위기는 그런 경건함 속에서 시작되려 했다.
***
30레벨 컷패스트볼.
최고 100마일을 가볍게 넘기는 그 구질은 타자의 타격 지점 앞에서 날카롭게 꺾여서 휘어진다.
특히 스트라이크 존 보더 라인에서 바깥, 혹은 몸쪽으로 휘어지는 그 공은 카디널스 타자의 스윙이 그리는 궤적을 아주 절묘하게, 아주 약간의 차이로 빗겨 갔다.
부우우웅-!!!
“스윙 스트라이크!!!”
그 구종은 좌타자와 우타자를 막론하고 효과적으로 먹혀 들어갔다.
본래 컷패스트볼의 본질은 범타를 유도하는 데 특화가 되어 있었지만, 이태준의 컷패스트볼은 한 걸음 더 나아가 있었다. 충분히 삼진을 잡아내는 데 활용하더라도 전혀 손색이 없는 구종이었고, 태준은 탈삼진 기록이 걸린 상황에서도 컷패스트볼을 아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카디널스의 7번 타자, 비야. 비록 하위 타선에 배치되어 있지만, 빠른 배트 스피드와 걸출한 선구안이 강점인 우타자. 보더 라인에 비슷하게 들어오는 공에 방망이를 적극적으로 돌리는 타자다. 그리고 95마일이 넘어가는 변형 패스트볼 계열 구종에 취약점을 갖는 타자.’
거기에 애초에 커터나 투심과 같은 구종에 약점을 보이는 타자에게는 다른 구종들보다 우선시해서 활용했다. 상대방이 약점이 존재한다면 정말 집요할 정도로 그곳을 후벼팠다. 마치 살짝 벌어진 흉터 위로 소금물을 뿌려대는 것처럼. 그것도 아주 제대로 농축된 소금물을!
부우우웅-!!!
“스윙! 스트라이크 배터 아웃!!!”
그렇게 상처 위로 소금물이 뭉텅이로 쏟아지자 타자의 방망이는 마치 고통에 몸부림이라도 치는 듯 허공을 휘저었다.
「리의 컷패스트볼이 비야의 방망이를 뚫어냅니다. 삼진! 오늘 경기 이태준 선수의 20번째 탈삼진이 기록되는 순간입니다!」
20탈삼진.
7번 타자 비야는 그렇게 이태준의 20번째 제물이 되었다.
이윽고 30레벨의 슬라이더.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많은 삼진과 아웃 카운트를 잡아내는 구종. 세이버메트릭스가 구종 가치를 통계한 이후로 단 한 번도 구종 가치 1위에서 내려온 적 없는 구종.
그리고 지금 이태준이 구사하는 슬라이더는 역사상 그 어떤 투수가 던진 슬라이더보다 강력한 슬라이더였다.
밥 깁슨, 스티브 칼튼, 랜디 존슨, 맥스 슈어저, 클레이튼 커쇼. 그 어떤 투수를 데려와도 이태준의 슬라이더보다는 못했다.
특히 좌타자를 상대로 대뜸 집어넣는 횡 슬라이더는 가히 마구라 일컬어도 손색이 없었다.
부우웅-!!!
“스윙! 스트라이크!!!”
카디널스의 8번 타자 그레이디.
그는 이태준이 던지는 슬라이더. 스트라이크 한복판으로 들어오다가 이내 바깥쪽으로 크게 휘어지는 슬라이더에 어림도 없는 헛스윙을 휘갈길 뿐이었다.
부우우웅-!!!
“스윙! 스트라이크 배터 아웃!!!”
어떻게든 맞추려 했지만, 이태준의 슬라이더는 그의 방망이를 아득히 벗어나 버린 지 오래.
8번 타자 그레이디도 이태준에게는 제대로 된 상대가 되어줄 수 없었다.
21탈삼진.
태준은 어느새 자신의 기록과 같은 선상에 올라섰다. 그런 그에게는 아직 하나의 아웃 카운트가 허락되어 있었다.
그 무렵이었다.
이태준이 마지막 타자를 잡아낼 구종을 결정한 순간이.
그 순간, 카디널스의 타자들을 바라보는 이태준의 눈빛은 평소의 눈빛과 같았다.
먹잇감을 노려보는 굶주린 맹수의 눈빛. 폭군이라 불리는 사내의 살벌한 눈빛이었다.
폭군이 직접 사형대 위로 올랐고, 단두대에 목을 내놓은 채 자신을 바라보는 상대에게 이태준이 해줄 수 있는 마지막 자비.
퍼어어엉-!!!
“스트라이크!!!”
그것은 비록 ‘졌지만 잘 싸웠다’라는 평가라도 남겨주는 것.
[106.3mile/h]전광판에 기록된 이게 맞는 건가 싶은 구속. 그 구속이 전광판에 새겨진 그 순간, 사람들은 미래를 내다볼 수 있었다.
부우우웅-!!!
퍼어어엉-!!!
“스윙! 스트라이크 배터 아웃!!!”
이윽고 그 미래는 현실이 되었으니.
【퍼펙트게임을 기록합니다!】
【추가 경험치 +200000】
【9이닝 최다 탈삼진 기록을 경신합니다!】
【추가 경험치 +400000】
이태준은 그날 손에 넣을 수 있는 모든 것을 손에 넣었고.
그렇게 메이저리그의 역사는 또 한 번 이태준의 손에 의해 준동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