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baseball genius through talent absorption! RAW novel - Chapter (202)
재능 흡수로 야구 천재-202화(202/210)
202화. 높은 곳, 더 높은 곳, 그보다 더 높은 곳 (7)
202화. 높은 곳, 더 높은 곳, 그보다 더 높은 곳 (7)
선발 투수는 이닝이 거듭될수록 힘이 든다.
기계도 오래 사용하면 녹이 슬기 마련인데 기계보다 훨씬 약한 인간의 몸은 쓰면 쓸수록 강해지는 일은 결코 없다.
이건 더 따져볼 것도 없는 지당한 사실이다.
오래달리기 선수들도 10km, 20km를 뛰다 보면 당연히 체력이 떨어지고 지치기 마련이다.
물론 숨이 차오를 때까지 달리다 보면 온몸에 엔돌핀이 분비되어 몸이 가벼워지고 머리가 맑아지며 경쾌한 느낌이 든다는 이른바 ‘러너스 하이’에 들어가곤 하겠지만 애석하게도 야구에는 그런 거 없다.
공을 많이 던지면 지치고.
많은 경기에 나올수록 체력적으로나 신체적으로나 점진적으로 부하가 찾아오곤 한다.
그것은 비단 투수에게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다.
타자도 경기가 쌓이고 시즌이 거듭될수록 체력적인 부담을 느낀다.
특히 중견수나 유격수, 포수와 같은 센터 라인의 선수들은 더욱이 큰 부담을 느끼곤 한다.
그렇기에 체력적인 부담이 큰 포지션의 선수들은 팀 차원에서의 관리가 들어간다.
체력의 안배를 위해 종종 라인 업에 이름을 빼고, 점수 차가 크게 벌어진 게임에서 교체를 통해 더그아웃으로 불러들이는 것이 그것이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시즌 끝자락 즈음에 오면 선수들은 심신이 시즌 초 당시보다는 확연하게 지쳐 있다.
특히 162경기라는 긴 페넌트 레이스에 처음 참여하게 되는 신인 선수들, 아직 체력 관리에 대한 노하우가 부족한 신인 선수들이 그러한 경향이 도드라진다.
시즌 중반 때까지만 하더라도 리그의 에이스 레벨로 활약하던 벤자민 마카키스는 후반기에 접어들면서 조금씩 조금씩 구위가 떨어지는 모습이 보이며 현재는 플레이오프를 위해 등판을 의도적으로 몇 차례 거르고 있었고,
올해로 메이저리그 8년 차에 접어드는 베테랑 선발 투수 애런 화이트는 슬슬 페넌트 레이스 끝자락에 다다른 시점에서도 여전한 경기력을 과시했다.
그런 상황 속, 메츠의 월드 시리즈 우승을 위한 ‘마스터 키’. 이태준의 경기력은 그 무엇보다 중요했다.
만약 이태준의 경기력이 조금이라도 흔들리고 체력이 떨어진 듯한 모습이 보인다면, 곧바로 휴식을 부여할 생각이었다.
따아아악-!!!
하지만 이태준의 페이스는 최후의 최후까지 떨어지는 일이 없었다.
10월 2일. 시티 필드. 뉴욕 메츠의 페넌트 레이스 그 마지막 경기가 치러지는 그 순간까지. 이태준의 경기력은 단 한 번도 굴곡을 그린 적이 없었다.
「첫 타석부터 홈런! 이태준 선수의 시즌 49호 홈런이 첫 타석부터 터져 나옵니다!」
「떨어지는 커브를 제대로 노려서 잡아 돌렸습니다. 이태준 선수의 타격감이 극에 달해있다는 것을 알아볼 수 있는 홈런이었습니다!」
어느덧 162번째 경기. 이태준은 그 경기에서도 컨디션이 떨어지고 지치는 기색을 전혀 나타내지 않았다.
「데뷔 시즌인데도 불구하고 정말 대단한 페이스를 시즌 내내 유지해냈습니다. 이번 시즌 이태준 선수의 도루는 103개인데. 만약 여기서 홈런을 때려낼 수 있다고 한다면, 이태준 선수는 50홈런 100도루 클럽에 가입하게 됩니다.」
「그 전까지의 최고 기록은 40홈런 70도루죠? 그 기록도 정말 정말 진기록일 텐데, 50홈런 100도루는··· 만약 달성할 수 있다고 한다면, 그런 기록에 도달할 수 있는 선수가 또 나올 수 있을까요?」
누적 스탯만 하더라도 49홈런 103도루. 메이저리그의 오랜 역사상 그 누구도 보인 적 없는 페이스였다.
약 20년 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의 로날드 아쿠냐 주니어가 도달한 40홈런 70도루 고지에 올랐을 때도 대단한 파급력을 불러일으켰고,
1.03의 높은 OPS를 기록한 당시의 경쟁자 무키 베츠를 제치고 기자들로부터 거의 몰표를 받으며 MVP를 수상할 수 있었다.
그런데 지금, 이태준의 페이스는 그런 로날드 아쿠냐 주니어의 경이로운 기록마저 아득히 넘어서 있었으니.
만약 오늘 경기에서 홈런 하나를 더 때려낼 수 있다면 50홈런-100도루라는 아득한 고지에 도달할 수 있었을 터.
예컨대 그것은 투수를 완전 헤 떼어 놓고 보더라도 만장일치 내셔널리그 MVP를 수상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기록이었다.
“50호 홈런 가자! 이태준! 홈런!”
“LEE! HOME RUN! GO! HOME RUN!”
그렇기에 메츠의 팬들은 이태준이 타석에 설 때마다. 아니 웨이팅 서클에서 방망이를 돌리고 있을 때부터 이태준의 홈런을 목놓아 울부짖었다.
퍼어엉-!!!
“볼!”
그리고 볼이라도 나오는 순간엔···.
“우우우우-!!!”
“도망치지 마라!!!”
곧바로 야유를 쥐어 짜내며 도망치는 상대 투수에게 대신해서 압박을 가했다.
퍼어엉-!!!
“볼! 베이스 온 볼스!”
평소와 같은 경기라면 볼넷이 충분히 박수받아 마땅한 상황이었겠지만, 팬들은 지금 이태준으로부터 볼넷을 바라지 않았다.
“이 망할 겁쟁이 녀석! 승부를 하라고!”
“오, 젠장! 스트라이크를 던질 줄 모르는 쓰로워가 어떻게 메이저리그에 올라온 거지?”
볼넷을 얻었음에도 야유가 쏟아지는 이색적인 상황. 1루를 밟은 이태준은 메츠 팬들의 야유가 들려오자 얼굴에 비릿한 미소를 그려 넣었다.
‘우리 팬들 참 열성적이네.’
마치 자신의 일이라도 된 것처럼 대신해서 일희일비해주는 팬들. 그런 팬들 덕분에 야구를 할 수 있게 됐다는 걸 느낄 수 있는 순간이었다.
타아아앗-!!!
그런 팬들이 지켜보고 있는 경기에서 몸을 사리며 최선을 다하지 않는 것은 직무유기이리라. 태준은 2041시즌 페넌트 레이스 마지막 경기에서까지 몸을 조금도 사리지 않았다.
만약 상대가 빈틈을 조금이라도 보이는 순간이라면 기필코 그곳을 파고들었다.
촤아아악-!!!
“세이프!!!”
「세이프! 세이프입니다! 이태준 선수의 시즌 104번째 도루! 이것으로 LA 다저스의 모리 윌스와 동률! 역대 공동 7위에 안착하게 됩니다!」
1987년 빈스 콜먼이 기록한 이후 무려 50년 넘도록 나오지 못했던 세 자릿수 도루, 21세기 최초의 세 자릿수 도루는 그렇게 만들어졌으니.
촤아아악-!!!
“세이프!!!”
저돌맹진! 맹맹진! 2루를 훔쳐냈던 태준은 기어코 3루까지 훔쳐내며 시즌 105번째 도루에 달성! 역대 단독 7위까지 올라설 수 있었다.
[ 워싱턴 내셔널스 3 : 4 뉴욕 메츠]ㄴ와! 여기서 또 2도루 적립! 기어코 모리 윌스 넘고 105도루 달성!!! 이태준 폼 진짜 제대로 미쳤다!!!
ㄴ이제 홈런만 친다! 제발! 그리면 모든 것이 완벽하다!
ㄴ메이저리거면 메이저리거답게 정정당당하게 승부 해라!
ㄴ도망치지마! 맞서 싸워!
ㄴ50홈런-100도루 드가자-!!!
***
메이저리그는 9월부터 10월까지 약 한 달간 확장 로스터를 허용한다.
그 기간만큼은 평소의 25인 로스터가 아닌 40인 로스터로 경기를 운영한다.
즉, 모든 팀의 로스터에는 평소 메이저리그에서 뛰던 선수가 아닌 AAA에서 뛰던 선수들도 함께 하고 있었다.
이미 순위가 당락 지어진 시즌 막바지의 경기에서는 한 해 동안 메이저리그의 버거운 일정을 소화한 투수들 대신 확장 로스터를 통해 AAA에서 올라온 투수들에게 기회를 주곤 한다.
오늘 경기, 뉴욕 메츠와 워싱턴 내셔널스. 두 팀 모두 마찬가지였다.
두 팀의 선발 투수는 모두 메이저리그 로테이션을 소화하던 선수가 아닌 줄곧 AAA에서 뛰던 선수들.
이후로도 꽤 많은 수의 투수가 이닝을 짧게 짧게 끊고 들어갔다.
따아아악-!!!
그런 경기이다 보니 경기의 양상은 난타전이 되는 경우가 허다했다. 오늘 시티 필드에서 펼쳐지는 경기 또한 그러했다.
「하비에르 카스티요의 안타! 오늘 경기 세 번째 안타를 적립하는 카스티요! 이번 시즌 220번째 안타가 터져 나옵니다!」
「진작에 이번 시즌 안타 1위를 굳혔던 하비에르 카스티요! 타율은 어느새 0.350까지 올랐습니다!」
AAA 투수들은 대개 AAA에 남아 있는 이유가 있다. 아무리 타자와의 승부에서 유리할 수 있는 ‘낯섦’이라는 무기를 가지고 있었음에도 메이저리그 탑 티어 타자들과의 승부는 그들에게 있어서 너무 가혹한 승부일 뿐이었다.
「그리고 이 선수가 타석에 들어섭니다! 바로 이태준! 과연 이태준 선수는 이번 타석에서 50호 홈런을 때려낼 수 있을 것인가!」
그리고 이태준도 그런 메이저리그 탑 티어 타자 중 한 사람. AAA에서 뛰던 선수가 자신과의 승부를 피하지 않는다면 언제든 그 대가를 처절하게 치러줄 수 있는 타자였으니.
따아아악-!!!
뇌성, 벼락 한 섬이 시티 필드를 관통하는 그 순간, 경기장은 함성으로 물들기 시작했다.
“됐다! 넘었다! 넘어간다!”
“홈런! 홈런이다!!!”
50호 홈런. 이태준의 50호 홈런이 달성되는 그 순간, 메츠 팬들의 환희는 관중석을 넘어 그라운드까지 범람하기 시작했다.
「이태준 선수의 오늘 경기 두 번째 홈런! 그리고 시즌 50번째 홈런이 터져 나오는 순간입니다! 우리는 지금 역사의 한순간을 함께하고 있습니다!」
그토록 바라고 바랐던 이태준의 시즌 50호 홈런.
50홈런-100도루가 공식적인 기록으로써 메이저리그의 역사에 새겨지는 순간이었다.
그 덕택에 시티 필드의 마지막 밤은 광란으로 물들어 가고 있었다.
**
메이저리그의 플레이오프는 정규 시즌의 종료와 함께 약 이틀 후 곧바로 진행된다.
그리고 그 시작은 와일드카드 매치.
지구 1위를 기록하지 못한 팀 중 가장 높은 승률을 기록한 두 팀이 맞대결을 치르고.
지구 1위를 기록한 팀 중 승률 3위의 팀이 와일드카드 승률 3위의 팀과 맞대결을 치른다.
그리고 리그에서 지구 1위와 더불어 가장 높은 승률을 기록한 두 팀은 와일드카드 시리즈가 끝나기까지 약 4일간의 추가 휴식을 보장받는다.
이태준이 소속한 뉴욕 메츠는 서부지구의 패왕 LA 다저스를 제치고 내셔널리그 전체 승률 1위에 올라 총 6일의 휴식 시간을 보장받을 수 있었다.
즉, 시즌의 마지막 경기에 선발 투수로 등판했다 할지라도 충분히 플레이오프의 첫 선발 투수로 등판할 수 있었다.
[<9회 초> 워싱턴 내셔널스 7 : 9 뉴욕 메츠]그것이 8회 초, 메츠의 마운드를 지키기 위해 올라온 투수가 마무리 투수, 라이언 켈리일 수 있었던 이유.
「9회 초, 메츠의 마운드를 지켜주는 투수는 다름 아닌 이태준 선수입니다!」
그리고 마지막 선발 등판으로부터 약 4일이 지난 이태준이 9회의 마운드에 오를 수 있던 이유였다.
「이번 시즌 뉴욕 메츠의 개막전 선발 투수로 나섰던 투수가 이제 정규 시즌 마지막 경기의 마무리 투수로 등판합니다. 이 또한 정말 가슴 한편이 뜨거워지는 그림이라 할 수 있겠는데요?」
「그렇습니다! 관중석으로부터 느껴지는 이 열기가 바로 그 증거라 할 수 있겠습니다!」
마무리 투수로서의 등판. 태준에게 있어서 그리 낯선 등판은 아니었다. 비록 리그는 다르겠지만, 부산 원더스에서 마무리 투수 보직을 소화한 경험이 있었으니까.
그러한 경험 덕분일까? 지금 이태준은 조금의 긴장도 느끼지 않았다.
심장이 준동을 시작한 까닭은 긴장감에서 기인한 것이 아닌 승부사로서의 기질에서 기인했던 것.
시작을 화려하게 열었다면,
그 끝 또한 창대하리라.
이태준은 전 세계 모든 메츠 팬의 이목이 모여드는 그 가운데 자신이 던질 수 있는 최고의 1구를 흩뿌렸다
퍼어어엉-!!!
스트라이크 존 몸쪽 높은 코스에 완벽하게 로케이션된 공. 예컨대 그 공보다 완벽한 공은 그 어떤 투수도 던질 수 없었으리라.
[107.5mile/h]메이저리그 역사상, 이태준의 투수 인생 역사상 가장 빠른 공이 등장했고, 이태준이 그 공을 던진 그 순간 모든 이가 나지막이 읊조렸다.
“끝났네···.”
“끝났어···.”
2041시즌, 뉴욕 메츠. 어메이징 메츠의 정규 시즌이 비로소 끝이 났다고.
결과는 모두가 예상한 바였다.
부우우웅-!!!
퍼어어엉-!!!
“스윙! 스트라이크! 배터 아웃!!!”
KKK!
그것도 세 타자 연속 3구 삼진!
「3구 삼진! 3구 삼진! 3구 삼진! 세 타자를 모두 3구 삼진으로 잡아내는 이태준! 이태준이 시즌 일곱 번째 무결점 이닝을 달성하며 뉴욕 메츠의 2041시즌 마지막 아웃 카운트를 잡아냅니다! 이것으로 시즌 종료! 뉴욕 메츠는 이번 정규 시즌을 메이저리그 전체 승률 1위로 마감했습니다!」
길고 길었던 2041시즌의 마무리.
이태준에게 있어서도 최고의 한 해가 저물어 가는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