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baseball genius through talent absorption! RAW novel - Chapter (204)
재능 흡수로 야구 천재-204화(204/210)
204화. Fall in fall (2)
204화. Fall in fall (2)
시티 필드.
뉴욕 메츠의 홈 경기장인 그곳은 브레이브스 선수들에게 있어서 태산 같은 풍채를 자랑하는 호랑이가 버티고 있는 굴.
‘시티 필드로 오긴 왔는데···.’
그 굴에 총기나 날카로운 쇠붙이라도, 하다못해 나무 막대도 손에 쥐지 않은 채 맨손, 맨몸으로 들어온 것과 체감이 비슷했다.
물론 브레이브스의 경기력과 감각은 시카고 컵스를 2경기 연달아 꺾을 정도로 문제가 없었다. 아니, 이보다 더 좋기 어려울 수준이었다.
‘후, 저 녀석이 왜 같은 리그에 있어서···.’
하지만 좀처럼 기를 펼 수가 없었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이태준··· 저 자식만 없었어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에게 이태준이라는 선수는 도저히 넘어설 수도 감히 바라볼 수도 없는 존재.
하늘 아래 가장 높게 솟은 새하얀 구멍 꼭대기와 같은 존재였으니까.
[브레이브스, 디비전 시리즈 첫 선발 투수는 테일러 스미스!]결국, 브레이브스 벤치의 선택은 회피. 키사라기 유타를 비롯한 에이스 투수들은 아끼고 그들이 이태준의 맞상대로 꺼내 든 투수는 테일러 스미스. 팀의 4선발 투수였다.
ㄴ여기서 테일러 스미스라니···!
ㄴ일부러 이태준과의 맞대결에서 도망쳤네.
물론 그것은 인정이기도 했다.
애틀랜타 브레이브스라는 팀이, 메이저리그의 강팀으로 분류되는 그 팀이 이태준을 두려워하고 있음을.
상대 전적 3경기 27이닝 무실점 44탈삼진을 거둔 ‘폭군’ 이태준 앞에 자신들은 약자라는 사실을!
월드 시리즈 우승을 거머쥘 수 있다면 그깟 자존심이 뭐라고.
그런 거 언제든지 내팽개칠 수 있다고.
ㄴ이렇게 되면 테일러 스미스의 임무는 더없이 확실해지네.
ㄴ그렇지. 몇 점을 내어주든 어차피 상대가 이태준이라면 아무 의미도 없을 테니 이닝을 최대한 소화하는 게 임무겠지.
ㄴ디비전 시리즈에서 승리를 포기하는 건 추하긴 하지만··· 상대가 이태준이니 뭐. 납득할 수밖에 없겠네.
그래서 그런 걸까? 메이저리그의 팬들은 브레이브스를 향한 비난을 거둬들였다. 그들의 선택은 약자로서 할 수 있는 최선, 가장 합리적인 선택이었을 테니까.
“이야, 정말로 그 고개 빳빳한 브레이브스가 이렇게까지 숙이고 들어올 줄이야.”
“그만큼 간절하다는 거겠지. 플레이오프는.”
물론, 어느 정도 예상은 했었지만, 고개를 숙인 브레이브스를 직접 두 눈으로 확인하게 된 것은 메츠의 선수들에게도 생경하게 다가왔다.
“그만큼 리 주니어가 대단한 선수라는 거지. 그 브레이브스가 두려움에 떨 정도로.”
“리 주니어와 함께 뛸 때 반드시 우승할 수 있어야 해. 이보다 절호의 기회는 다신 오지 않을 테니까···!”
그것은 메츠의 선수들에게 제법 효과가 좋은 자극제가 될 수 있었다.
자신들의 선봉장으로 나서주는 그 사내의 무게감을 다시금 느껴볼 수 있었기에.
‘이태준이 있을 때 반드시 우승하자!’라는 마음이 모든 메츠 선수들 마음속에 강렬히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그런 상황 속, 이태준도 가벼운 캐치볼을 하면서 컨디션을 점검했다. 이내 씨익 입꼬리를 말아 올렸다.
“컨디션 좋고. 날씨도 적당히 쾌적하고.”
시티 필드의 가을은 제법 선선했다. 너무 춥지도 않고 그렇다고 덥지도 않았다. 딱 적당한 온도, 기분 좋은 바람이 살갗을 스친다.
“거, 야구 하기 딱 좋은 날씨네.”
그 덕택에 이태준은 자신할 수 있었다. 오늘 경기 자신이 던지는 공은 최고의 공이 되어주리라는 사실을.
이보다 완벽한 공을 던질 수 있는 투수는 존재할 수 없다는 사실을.
“혹시 싶은 마음은 있었는데. 역시 가치도 없는 걱정이었네.”
그것은 캐치 볼에 도움을 준 리암 쿠퍼도 고개를 끄덕이게 만든, 부정할 수 없을 사실이었다.
“아마 이 공이라면, 브레이브스 녀석들 모두가 허우적대다가 무너져버릴 거야. 내 장담하지.”
구속, 구위, 제구. 무엇하나 빠짐없이 완벽했다.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커터는 예리했고, 슬라이더가 그리는 궤적은 천외천이었다.
시즌 내내 이태준의 전담 포수를 맡아왔던 만큼 구종을 몇 번 받아보는 것만으로도 느껴볼 수 있었다.
“특히 싱커. 싱커가 심상치 않은데?”
싱커, 가라앉는 궤적이 강조되는 투심패스트볼. 그 구종이 갖는 위력이 평소보다 강력하게 느껴졌다.
“지금 전력으로 안 던진 거 맞지?”
“네, 그냥 감각만 확인하는 차원으로 던졌습니다.”
“내 정말로 장담하는데 그냥 이렇게 던지더라도 정타를 맞추지 못할 녀석의 수는 제법 될 거야. 아마 메츠에서도 카스티요나 포스터, 데이비스 정도를 제외하면 쉽지 않을 거야.”
전력을 다하지 않은, 정말 감을 잡아보기 위해 던지는 불펜 투구에서도 느껴지는 생생한 위력.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아마 이 공을 전력으로 던질 떄 제대로 타격할 수 있는 타자는 많지 않을 겁니다.”
그것은 공을 던지는 이태준도 느껴볼 수 있던 위력. 평소보다 손에 긁히는 감각이 좀 더 첨예한 것만 같았으니까.
당장 시즌 초 당시만 하더라도 공을 직접 던져보기까지 제대로 차이를 느끼지 못했지만, 2년 차도 슬슬 마무리에 접어드는 시점. 그 미세한 차이마저 느낄 수 있는 경기까지 올라설 수 있었다.
“분명 그렇게 될 겁니다.”
【<투심패스트볼 LV.30 (MAX)>】
그런 이태준이 던지는 투심패스트볼. 싱커는 뉴욕 메츠의 디비전 시리즈. 플레이오프의 첫 경기에서 비밀 병기가 되어줄 예정이었다.
***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메이저리그의 전설적인 포수, 요기 베라가 남긴 그 말은 세기가 뒤바뀐 지금도 널리 통용되는 격언 중 하나다.
“야구는 9회 말 2아웃부터라고! 테일러 스미스! 네 투구를 펼쳐내는 거야!”
리그의 절대적 에이스 투수와 평범한 4선발 투수 간의 맞대결.
0.22라는 믿을 수 없는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투수와 4.25라는 다소 평범한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투수 간의 맞대결.
냉정한 말이지만, 느껴지는 무게감부터가 차원을 달리했다.
사실 승패는 명백하게 갈려 있다고 봐도 무방했다.
당장 도박사의 베팅만 하더라도 9 대 1을 넘어선 수치가 통계 되고 있었으니.
불확실성이 대두되고 변수가 언제 어디서든 튀어나와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야구라는 스포츠에서 9 대 1이 넘어가는 비율은 분명 비정상적인 비율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언제나 언더독의 반란을 꿈꾸곤 한다.
“스미스! 주눅 들지 말고 최선을 다해!”
“이태준도 결국 사람이야! 언제까지고 무패로 남을 수 있을 것 같아?!”
그렇기에 관중들은 기꺼이 테일러 스미스를 바라봤고, 테일러 스미스 또한 그런 관중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투구를 선사했다.
따아아악-!!!
「타구 높게 뜹니다! 유격수 타구 지점을 포착한 뒤 자리를 미리 잡아 놓습니다!」
「잡았습니다! 아웃! 테일러 스미스가 5회까지 실점 없이 마운드를 지켜내는 데 성공합니다!」
5이닝 무실점 6탈삼진.
긴장될 수도 있을 상황 속에 테일러 스미스는 경기를 상당히 안정적으로 이어가고 있었다.
“오! 스미스! 좋은 투구야!”
“방금 속구의 구속이 97마일까지 기록되지 않았어?”
“평소보다 더 빠른 것 같은데?”
“제구도 좋고 구위도 좋아! 오늘의 스미스는 4선발 투수라고 볼 수 없을 거야!”
또한, 그것은 제법 꽤 주목할 만했다.
콜로세움 안에 갇혀 사나운 맹수와 맨몸으로 싸워야 하는 상황 속에서 테일러 스미스는 무너지지 않고 자신의 공을 던졌다.
“이렇게 되면 구도가 또 재밌게 흘러갈 수 있을지도?”
“테일러 스미스의 호투는 변수 중의 변수지!”
변수였다.
뉴욕 메츠는 이번 시즌 이미 테일러 스미스와 한 차례 대결을 치른 바 있었고, 그 경기에서 메츠는 테일러 스미스를 상대로 장장 11개의 안타를 때려내며 3.1이닝 6실점으로 강판시킨 바 있었다.
하지만 오늘 경기에서 메츠의 타자들은 좀처럼 점수를 뽑아내지 못하고 있었다.
따아악-!!!
“아웃!!!”
물론, 이태준도 브레이브스의 타자들에게 점수를 내어주고 있던 것은 아니었다. 게다가 테일러 스미스보다 내용으로도 밀리는 것이 전혀 아니었다.
4.1이닝을 실점 없이 마운드를 막아내는 동안 이태준이 허용한 출루는 단 한 번.
「이태준 선수가 5회에도 삼자 범퇴! 세 타자를 모두 범타로 처리하며 마운드를 내려갑니다!」
「역시 이태준 선수는 명불허전이죠? 그간 이태준을 상대해봤던 타자들의 말을 빌려서 이야기를 꺼내보자면, 이태준의 커터는 타격하는 게 오히려 손해라는 생각이 든다고 하더군요. 괜히 타격해봤자 이태준의 투구 수만 줄여주는 꼴이라고.」
오늘도 LV.30의 컷패스트볼은 타자들에게 드높은 장벽이 되어주고 있었다.
「그렇습니다. 문제는 이태준 선수는 커터를 유인구로 쓰는 경우가 거의 없다는 거죠. 이태준 선수의 커터는 90% 이상이 스트라이크 존을 통과합니다. 즉, 건들지 않고서는 못 배기는 상황이 만들어진다는 거죠.」
「내버려 두면 스트라이크. 치면 땅볼 아웃. 말 그대로 사방이 가로막힌 상황. 진퇴양난이라는 겁니다.」
이태준이 메이저리그의 그 어떤 투수보다 공격적으로 투구를 감행한다는 사실은 모든 전력 분석원과 타자들이 아는 사실이다.
특히 커터는 삼진을 잡아내기 위한 유인구보다 범타를 유도하기 위한 목적이 더욱이 도드라진다.
타자들이 쳐 봐야 좋은 타구가 나오기 어렵다는 것을 알면서도 방망이를 휘두를 수밖에 없는 이유였다.
「그런데··· 오늘은 그 커터만 있는 게 아닙니다. 싱커. 싱커의 비율도 상당히 높습니다. 오히려 커터보다 조금 더 많이 던졌습니다. 그리고 그 싱커 또한 커터와 비슷한 역할을 해주고 있습니다. 쳐 봐야 좋은 타구가 나오지 않고 있죠.」
그런 상황 속, 이태준은 커터에 싱커, 고도로 단련된 투심패스트볼을 볼 배합에 섞어 던지고 있었고, 그것은 유효하게 먹혀들고 있었다.
싱커 또한 스트라이크 존을 통과하는 공이 대부분. 그리고 그 싱커는 오늘 안타를 내어준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
「게다가 그 싱커는 기존의 오버핸드 투구 폼만이 아닌 사이드암과 언더핸드로도 던지고 있는데··· 이러니 타자들에게 적응할 새가 있을까요? 어째서 브레이브스가 이태준을 상대로 큰 부담을 느끼고 있는지. 넘어서 메이저리그의 모든 팀이 이태준에게 부담과 두려움을 느끼고 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그야말로 완벽한 투구.
「예컨대 이보다 효율적인 투구는 불가능할 겁니다.」
이태준의 투구는 ‘극한의 효율’ 그 자체였다.
따악-!!!
“아웃!!!”
따악-!!!
“아웃!!!”
그렇게 이태준은 5회를 단 5구 만에 삼자 범퇴.
그 끝내주는 결과는 변수가 아닌 상수였다.
***
테일러 스미스는 분명 기대 이상의 투구를 선사했다.
퍼어엉-!!!
“볼! 베이스 온 볼스!”
하지만 애석하게도. 그것만으로 이태준을 극복해내기엔 턱없이 부족했다.
비록 지속적인 출루의 허용은 있었지만, 6회까지 단 한 점도 내어주지 않았던 테일러 스미스는 7회에 들어서 급격하게 무너지기 시작했다.
연속 볼넷. 주자는 어느새 만루가 채워졌다.
따아아악-!!!
그리고 메츠는 그것을 놓치지 않았다. 2사 주자 만루의 상황.
오늘 경기 5번 타자로 나온 카를로스 페레즈의 벼락같은 풀 스윙이 시티 필드의 담장을 탁구장처럼 느껴지도록 하는 큼지막한 타구를 뽑아냈다.
「여기서 페레즈의 만루 홈런! 만루 홈런이 터집니다! 스코어 4 대 0! 순식간에 점수를 벌리는 뉴욕 메츠입니다!」
팽팽하게 늘어졌던 고무줄이 탁- 하고 끊어지는 순간.
동시에 시티 필드에 드리웠던 긴장감도 한풀 꺾여 들었다.
그리고 대개 한 번 맞아 나가기 시작하는 투수는 계속해서 맞아 나가는 습성이 있다.
따아악-!!!
「페레즈의 만루 홈런 이후 곧바로 터지는 안타! 메츠의 캡틴, 제이크 데이비스가 이 흐름을 이어나갑니다! 우중간을 완벽하게 갈라버리는 2루타!」
「투수 코치가 마운드를 방문합니다. 그리고 심판으로부터 공을 건네받습니다. 여기서 브레이브스가 투수 교체를 진행합니다.」
그렇게 테일러 스미스는 2루타를 한 방 더 맞으며 마운드를 내려갔다.
하지만 그것은 타이밍이 한 박자 늦은 투수 교체였다.
따아악-!!!
제이크 데이비스가 2루타를 치고 나서 곧바로 7번 타자인 바스티안 로메로까지 초구를 감각적으로 밀어치며 안타. 점수 차를 5점 차까지 벌려낼 수 있었다.
이후의 실점은 없었지만, 한 이닝에 5점을 준 것은 너무도 뼈 아팠다.
「에휴, 아쉽지만··· 어쩔 수 없지. 어차피 이태준이 버티고 있는 한 1점이나 5점이나 크게 다를 건 없을 테니까.」
「그건 그래. 어차피 이태준은 오늘도 완봉승을 거두고 내려갈 텐데.」
그런 상황 속, 브레이브스 팬들은 크게 아쉬움을 나타내지 않았다.
어차피 이태준이 마운드를 버텨주고 있는 한 메츠에게 점수를 내는 건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니까.
1점이나 5점이나 유의미한 차이는 없을 테니까.
하지만, 그들이 간과한 것들이 있었다.
먼저 오늘의 경기는 일반적인 페넌트 레이스가 아닌 한 경기 한 경기가 벼랑 끝에 서 있는 것과 같은 플레이오프 경기라는 것.
「아, 여기서 메츠도 투수 교체! 8회 초, 셋업 맨 드웨인 브래디가 이태준을 대신해서 마운드를 올라왔습니다!」
“뭐, 뭐야? 여기서 드웨인 브래디? 어, 어떻게 된 거야?”
“이태준 어디 아프기라도 한 건가?”
“그렇다기엔 지명 타자로 남아 있는데···?”
즉, 정규 시즌과 다른 운영이 나오더라도 전혀 어색할 것이 없는 상황.
그제야 브레이브스 팬들의 머리는 차갑게 식었다. 그리고 한 가지 불편한 현실을 깨달을 수 있었다.
“야··· 이태준 7회까지 공 몇 개 던졌냐···?”
이태준은 오늘 커터와 싱커. 두 구종 위주의 볼 배합을 가져갔다. 즉, 범타 유도에 초점을 맞춘 투구를 감행했다는 것.
“··· 47구···.”
이태준이 7회까지 실점 없이 브레이브스의 공격을 틀어막는 동안 이태준이 던진 투구 수는 고작 47구.
정규 시즌과 달리 적은 휴식을 취하고 마운드에 오를 수 있는 플레이오프의 특성상 이태준은 이틀 휴식 후 3차전에 곧바로 모습을 드러내도 전혀 이상하지 않다는 것.
거기까지 사고가 이어졌을 때 브레이브스의 관중들은 정신이 이어지기라도 한 듯 같은 말을 입에서 나지막이 읊조렸으니.
“··· 좆됐네···.”
만약 여기서 게임을 뒤집지 못한다면 브레이브스의 앞날에는 자욱한 어둠이 깔리리라는 미래를 통찰할 수 있었다.
[내셔널리그 디비전 시리즈 1차전 승자는 뉴욕 메츠! 6 대 0 완승!] [이태준은 7이닝 무실점! 투구 수는 47구!] [이태준, ‘아픈 곳 없다. 전략적으로 7회까지만 던지고 내려간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