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baseball genius through talent absorption! RAW novel - Chapter (205)
재능 흡수로 야구 천재-205화(205/210)
205화. Fall in fall (3)
205화. Fall in fall (3)
플레이오프에서의 기록은 공식 기록에 집계되지 않는다.
물론, 플레이오프에서의 기록만을 따로 나눠서 세세하게 따지는 팬들도 있겠지만, 아무래도 MLB 공식 홈페이지, 팬그래프나 베이스볼 레퍼런스와 같은 기록 집계 사이트를 따로 들어가 확인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따르기에 냉정하게 그 수는 많지 않다.
게다가 선수들 또한 플레이오프에서만큼은 본인이 승리를 얼마나 따냈고, 또 얼마나 많은 이닝을 소화했고, 얼마나 많은 삼진을 잡았으며, 홈런을 때리고 안타를 때렸는지와 같은 기록에 관련된 것은 잠시 내려놓는다.
[내가 아무리 미치고 날뛰어봤자. 플레이오프는 패배하는 순간 모든 게 끝이지. 여긴 오로지 승자만이 살아남는 곳. 어떻게 게임을 이길 수 있을지. 디비전 시리즈, 챔피언십 시리즈, 그리고 월드 시리즈까지. 총 12번의 승리를 성공적으로 쟁취해내는 것. 그것 이외엔 아무것도 생각할 필요 없어.]정규 시즌이라고 승리가 최우선의 목적이 아닌 건 아니겠지만, 적어도 정규 시즌에서는 정상적인 운영. 즉, 상식에서 벗어난 듯한 움직임은 웬만하면 행하지 않는다. 이태준이라고 해서 다를 건 없었다. 그 또한 보통의 선수들과 비슷한 일정을 소화하고 그들보다 훨씬 더 잘했던 것뿐이니까.
하지만 한 경기 한 경기가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는 것과 같은 플레이오프는 팀이 게임을 지게 되는 순간을 최대한 억제할 수 있어야 했다.
그렇기에 태준은 계획했다. 자신이 최대한 많은 경기에 영향력을 행사할 방법을.
그것은 이미 작년 이맘때 즈음, 한국에서 뛰고 있었을 때 한 차례 보인바 있는 묘기였으니.
구태여 완투하지 않는다. 그것으로 휴식일을 최소화한다. 이틀이 될지도 모르고 사흘이 될지도 모른다.
어쩌면··· 그것보다 짧을 지도 모른다.
경기가 끝난 뒤 시티 필드에 마련된 인터뷰 룸에는 언제나 그래왔듯 기자들이 구름떼처럼 몰려왔고, 그들이 이태준에게 폭발적으로 꺼내 드는 질문은 일률적이었다.
“이태준 선수! 다음 등판일이 언제입니까!”
보통의 롱 릴리프 투수들이 2이닝에서 많게는 3~4이닝 정도 던질 때 소화하는 투구 수인 47개의 공을 던지고 내려왔다.
그리고 롱 릴리프는 대개 2일 정도의 휴식만을 마치고 마운드를 오른다. 딱 그 정도만 휴식을 취할 수 있어도 신체에 가해진 피로감이 거의 덜어질 수 있을 테니까.
그렇기에 기자들은 이태준의 계획에 관해 질문을 던졌고, 이태준은 그런 기자들의 질문에 눈 하나 깜짝 안 하고, 완벽에 가까운 포커페이스를 유지한 채로 답변했다.
“예정된 건 없습니다. 이틀 후가 될 수 있고, 사흘 후가 될 수도 있고. 어쩌면··· 내일 불펜 투수로 등판할 수도 있을 겁니다.”
“내, 내일이요···?”
“네, 한 경기에 110구, 120구까지도 던져본 적 있습니다. 그걸 이틀에 걸쳐 던지는 게 불가능한 일은 아니지 않겠어요?”
그런 이태준의 발언은 당연하게도 미국 야구계 전역에 엄청난 파급력을 불러일으켰다.
[이태준, ‘난 내일도 등판할 수 있다!’] [47구 던지고 연투 선언! 메츠의 플레이오프가 요동친다!] [독기 품은 이태준, Amazing한 연투로 메츠에게 우승 안길까?]ㄴ선발 투수가 7이닝 던지고 다음 날 연투??? 메이저리그에서 이딴 운영이 가능했다고?
ㄴ오, 젠장! 무슨 메이저리그에서 고교 야구에서 볼 법한 미친 짓거리를···.
ㄴ하지만··· 이태준은 47구밖에 던지지 않았잖아···? 이태준은 한 경기에 100구를 넘어가도 106마일의 포심을 꽂을 수 있는 투수라고!
ㄴ그걸 아니까 더 어이가 없는 거지··· 저런 막장 운영이 진짜로 실현될 것 같으니까!
ㄴ브레이브스는 오늘 경기로 희망이 완전히 꺼진 셈이지··· :‘-(
불가해한 운영. 하지만 이태준이기에 이해할 수 있을 것만 같은 운영. 덕분에 발등에 불이 떨어진 쪽은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디비전 시리즈 2차전, 뉴욕 메츠의 선발 투수는 애런 화이트!]물론 선발 투수는 2선발인 애런 화이트로 결정되었지만, 그들은 두려움에 떤 채 경기에 임해야 했다.
[[Official] 이태준, 2차전에도 투수 로스터에 이름 올린다!] [과연 이태준은 2차전의 불펜 투수로 등판할까?]언제 어디서든 이태준이 튀어나올 수 있었기에.
그리고 이태준이 불펜 투수로 경기에 나선다는 것은 게임의 패배를 알리는, 브레이브스의 2041시즌 마지막을 알리는 장송곡과도 같았기에.
ㄴ젠장! 시즌 처음부터 끝까지 이태준! 이태준!!! 이태준!!!!!
ㄴ그렇게 다 뺏어가야만 속이 후련했냐!!!
ㄴ이태준을 이기는 방법은 단 하나뿐이야. 내년에 반드시 사와야 해. 얼마를 투자해야 했던 무조건!
***
야구는 투수와 타자 1 대 1 승부.
투수는 오로지 타자를 잡기 위해 공을 던지고 타자는 그 공을 타격할 수 있어야 한다.
야구라는 스포츠는 바로 그 지점에서 출발하기에 선수 간의 상성이라는 것은 반드시 존재하기 마련이다.
웬만한 타자를 상대로는 에이스로서의 면모를 발휘할 수 있는 투수가 특정 타자만 만나면 한없이 작아지고 그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
가령 미일 통산 4367개의 안타를 때려낸 스즈키 이치로는 라이언 보겔송이라는 투수만 만나면 바보라도 된 것 같은 모습을 보였고, 통산 18타수 무안타라는 최악의 상성을 보여줬고.
21세기 최고의 타자 중 한 사람으로 손꼽히는 마이크 트라웃은 대한민국의 류현진에게 상대 전적 14타수 무안타를 기록하는 등 꼼짝도 못하는 모습을 보이곤 했다.
그런데 정작 마이크 트라웃보다 최소 한 단계는 아래의 레벨로 평가되는 놀란 아레나도라는 타자는 류현진에게 23타수 14안타 4홈런으로 극강의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정확히 그런 현상이 발생하게 되는지는 그 누구도 진위를 명확히 알 수 없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야구계에 ‘상성’이란 반드시 존재하기 마련이며.
그것은 선수 vs 선수의 구도를 넘어 선수 vs 팀으로까지 이어지기도 한다.
그러한 시각에서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의 에이스 투수인 키사라기 유타는 심각할 정도로 메츠에게 취약한 모습만을 보였다.
이번 시즌 키사라기 유타의 성적은 30게임에 나와 195이닝을 던지는 동안 2.95의 평균자책점과 17승 8패. 236개의 탈삼진을 기록했다.
연평균 3천만 달러를 상회 하는 초호화 계약이 전혀 아깝지 않게 느껴질 정도의 빼어난 성적이었다.
하지만, 정말 귀신같게도 메츠를 상대로는 전혀 좋은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시즌에 고작 3경기만을 나와 3패, 11.07의 평균자책점이라는 꼴사나운 성적표를 기록하고 있었으며, 그 중심에는 이태준이 서 있었으니.
메이저리그에서의 상대 전적은 8타석 5타수 4안타 3사사구 2홈런. 전문 용어로 아주 세차게 ‘털렸다’.
만약 그 범주를 WBC와 평가전까지 넓힌다면··· 더욱이 처참해진다.
그만큼 키사라기 유타는 메츠와 이태준에게 나약한 모습만을 보여왔다.
[브레이브스 디비전 시리즈 2차전 선발 투수는 키사라기 유타!]그렇기에 브레이브스의 2차전 선발 투수로 키사라기 유타가 낙점되었을 때 브레이브스 팬들의 반응은 복잡하고 미묘했다.
ㄴ하아··· 평소에는 102~103마일 펑펑 꽂아대며 그렇게 잘하던 놈인데 왜 이렇게 믿음이 안 가냐···
ㄴ왜 이렇게 메츠를 상대할 때마다 작아지는 거고 이태준을 상대할 때마다 한낱 아마추어가 되어 버리는 거야?
ㄴ상성이 지독해도 너무 지독해. 제대로 극복할 수 있을지나 모르겠네.
ㄴ지면 끝인데. 그냥 끝날 것 같은 느낌···.
평소의 경기였다면 키사라기 유타만큼이나 믿고 맡길 수 있는 투수가 없었겠지만, 상대가 뉴욕 메츠고 이태준이기에 이보다 끔찍하고 불길할 수 없었다.
또한, 그런 상성을 메츠가 적극적으로 활용하지 않을 리가 만무했으니.
상대가 키사라기 유타라고? 오히려 좋다!
너희들이 그토록 피하길 바랐던 상황을 기꺼이 연출해주도록 하겠다!
[이태준, 디비전 시리즈 2차전 1번 타자로 출격!]뉴욕 메츠는 키사라기 유타의 천적 중의 천적 이태준이 그를 상대로 한 타석이라도 더 많은 승부를 펼치기를 선택한 것.
ㄴ악독한 메츠···!
ㄴ지독한 메츠···!
ㄴ잔악한 메츠···!
안 그래도 키사라기 유타를 얼마나 더 괴롭혀야 속이 후련할 것인가!
사람들은 그런 메츠의 선택에 치를 떨었다.
물론, 키사라기 유타 본인이 느끼는 바는 달랐다.
‘이건··· 너무 노골적이잖아?’
분명 자신은 이태준에게 있어서 약자였다.
그 사실까지는 부정하지 않는다.
‘대체 날 뭐로 보고···’
하지만 아무리 약자라고 한들 키사라기 유타는 NPB를 섭렵한 뒤 브레이브스의 에이스 투수로 우뚝 서게 된 사내.
투수로서 그 자긍심이 한없이 드높은 사내였다.
‘이번 메츠와의 승부. 이태준과의 승부! 사생결단을 낸다···!’
무너져내린 자긍심을 다시금 일으켜 세우리라는 각오. 그 각오와 함께 키사라기 유타는 마운드 위에 서 있었고, 타석에 선 이태준을 죽일 듯이 노려봤다. 눈동자에 서린 독기는 아주 선명하게 일렁이고 있었다.
‘삼진! 오로지 삼진뿐이다···!’
이 수모를 되갚아주기 위해서는 오로지 삼진뿐! 키사라기 유타의 마음속엔 오로지 그 각오뿐이었으니.
타아아앗-!!!
마치 투석기를 닮은, 특유의 역동적인 투구 폼과 함께 쏘아진 초구.
슈우우우웅-!!!
퍼어어어엉-!!!
글러브를 폭발시켜버리기라도 한 듯한 굉음이 시티 필드 위로 울려 퍼졌고.
[103.2mile/h]전광판에 기록된 구속은 아주 터무니없는 구속. 키사라기 유타가 얼마나 이를 악 물고 공을 던지고 있는지를 알 수 있을 대목.
“볼-!!!”
하지만 그 공은 코스마저 터무니없었다. 굳이 방망이를 꺼낼 필요도 없을 정도로 스트라이크 존에서 아득히 떨어진 볼.
퍼어어엉-!!!
“볼-!!!”
그다음 공도.
퍼어어엉-!!!
“볼-!!!”
그 다음 공도.
매한가지였다. 키사라기 유타가 이태준을 상대로 던지는 공은 하나같이 스트라이크 존으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었고.
슈우우우웅-!!!
퍼어어엉-!!!
3볼 노 스트라이크로 몰린 상황. 키사라기 유타가 제4구로 꽂아 넣은 회심의 투구.
“볼-!!! 베이스 온 볼스!!!”
그렇게 이태준과의 첫 승부는 스트레이트 볼넷. 그간의 승부를 통해 온몸에 각인된 공포는 너무도 명징했다. 마음은 복수를 부르짖었지만, 애석하게도 몸은 솔직했다.
「선두 타자를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출루시키는 키사라기 유타. 디비전 시리즈 2차전도 브레이브스에겐 너무도 어려운 경기가 되어버릴 듯싶습니다.」
그런 이태준은 1루에 있을 때도 상대 투수를 언제든지 괴롭힐 수 있는 선수.
키사라기 유타의 투구 템포를 간파하는 것은 이태준에겐 특히나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촤아아악-!!!
“세이프!!!”
계속해서 흔들고.
촤아아악-!!!
“세이프!!!”
흔들었다. 키사라기 유타는 그런 이태준 앞에 나부끼는 갈대라도 된 듯 이러저리 휘청거리기 시작했으니.
따아아악-!!!
「올리버 포스터에 이어서 하비에르 카스티요의 연속 안타! 1회부터 강렬하게 몰아붙이는 뉴욕 메츠입니다!」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에게 적적하게 드리우기 시작하는 암운.
“내가 왜 여길 찾아와서는···.”
시티 필드를 방문한 브레이브스의 팬들은 허탈한 표정을 감추지 못한 채 멍하니 앉아 있을 뿐이었다.
[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0 : 3 뉴욕 메츠]ㄴ야, 야, 적당히 패라 적당히 ㅋㅋㅋ 애 울겠다 ㅋㅋㅋ
ㄴ예로부터 인간 상성은 극복하려 하는 게 아니라고 했어요. 도망치지 않은 브레이브스, 너희가 잘못한 겁니다 ㅋㅋㅋ
ㄴ에휴, 브레이브스 2041시즌은 여기까지구먼··· 씁쓸하네. 씁쓸해···.
ㄴ허허··· 힘내라!
ㄴ힘 바짝 내서 내년에 이태준 우리가 사간다. 기대해라 ㅡㅡ
ㄴ아, 그건 안 되는데;;;
ㄴ오늘도 하늘을 뚫어버리는 이태준의 몸값 오르는 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