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baseball genius through talent absorption! RAW novel - Chapter (3)
재능 흡수로 야구 천재-3화(3/210)
003화. 야구 명가의 둔재 (3)
잠시간의 울렁거림이 멎고 나서야 간신히 흐릿해진 시야를 바로잡을 수 있었다.
이윽고 시야에 잡힌 홀로그램 창을 확인했다.
【Player : 이태준(Lee Tae Joon)】
【신장 : 194cm】
【체중 : 103kg】
【나이 : 25】
프로필 상단에 기재된 인적 사항은 바뀌지 않았다. 애초에 키가 5cm가량 더 늘어난다거나 골격 근량에 변화가 생긴다거나 하는 이야기는 없었으니까 이는 당연한 이야기. 하지만 신체 조건 밑 부분 기재된 스탯은 눈에 띄는 변화가 생겼으니
【Overall(현 실력) : 57】
【Peak(성장 기대치) : 100】
“Overall이 단번에 30이나···?”
‘쇼 유어 MLB’를 해본 사람이라면 알 것이다. 선수들의 Overall이 향상되는 속도는 그리 빠르지 않다는 사실을. 약 30 정도의 Overall 스탯 향상은 최소 3~4년에서 길게는 10년도 걸릴 수 있을 텐데. 그걸 단 1분도 채 안 되는 시간 만에 끌어 올린 셈이니. 태준의 눈은 제법 큰 면적으로 동그래졌다.
[······?]그 순간만큼은 로건 라이트도 묵묵부답. 둘 사이에 잠깐의 침묵이 일었다.
[크흠, 너 원래도 투수 재능이 꽤 있었던 모양인데?]침묵을 먼저 깬 쪽은 로건 라이트. 헛기침과 함께 물었다.
“그런 건가요?”
[설마 모르고 지냈던 거야?]“알 길이 딱히 없었죠? 공을 던져본 경험이 거의 없었으니까.”
[이제라도 알면 되는 거니까. 너 야구 재능 없는 놈 절대 아니라는 거.]【칭호를 획득하셨습니다! <로건 라이트의 후계자>】
【<로건 라이트의 후계자> : 로건 라이트의 재능을 전수받습니다. 로건 라이트의 메커니즘을 완벽하게 복사할 수 있습니다.】
[넌 다른 누구도 아니고 내가 고른 후계자야. 애초에 보통의 녀석들과는 같을 수가 없지. 내 눈이 틀릴 일은 거의 없거든.]MLB의 전설적인 투수 ‘로건 라이트’의 후계자. 비웃음과 무시에 익숙해질 대로 익숙해져 있던 태준에게 그 칭호로부터 느껴지는 위용은 다소 과분하게 다가왔다. 일순 태준의 눈빛에 이채가 감돌기 시작했다.
꿀꺽-
마른 침이 식도를 타고 넘어가는 과정까지 생생하게 느껴졌다. 고로 확인할 수 있었다. 이것은 꿈이 아니라는 사실을. 그리고 능력을 확인해보기 위해 직접 공을 쥐어봤다. 그 순간 전신에 감돌기 시작하는 기묘한 감각.
“······!”
구태여 공을 직접 던져보지 않았지만, 그것만으로도 알 수 있었다. 아니, 확신할 수 있었다. 자신은 지금 공을 던질 수 있다. 눈앞의 로건 라이트처럼.
“허, 이 감각은 대체. 정말 마법이라도 일어난 듯한 기분이에요.”
대개 한 명의 선수가 새로운 동작을 약 3cm가량 교정하기 위해선 항상 같은 동작으로 10000번 이상을 반복해야 자기 몸에 익힐 수 있다고 한다.
그만큼 자신에게 가장 적합한 메커니즘을 완성하는 데까지는 상당히 오랜 시간이 요구되며 그것이 아직 경험이 부족한 어린 선수들이 본인이 펼칠 수 있을 온전한 퍼포먼스를 선보이지 못하는 이유였다.
하지만 <로건 라이트의 후계자>는 한 명의 완성된 메커니즘을 완벽하게 복사할 수 있는 능력으로 메커니즘을 교정하는 과정을 생략할 수 있었다.
그것도 MLB 역사상 최고의 퍼포먼스를 보인 투수 중 한 사람이라 불리는 로건 라이트의 메커니즘을!
[그렇다니까? 아, 물론 당장은 무리고 시간이 좀 필요하긴 할 거야. 제약이 조금 걸려있거든.]【<로건 라이트의 후계자> LV.1】
【특정 LV에 도달할 때마다 특정 능력이 개방, 혹은 업그레이드됩니다.】
다만 당장에 100% 로건 라이트가 될 수는 없었다. 가히 치트키라 일컬어도 위화감이 느껴지지 않는 사기적인 능력, <로건 라이트의 후계자>를 온전히 개방하기 위해서는 레벨을 올려야 했고
【경험치는 훈련을 통해 획득할 수 있으며 하루에 획득할 수 있는 경험치의 최대치가 존재합니다.】
【추가 경험치는 정식 경기에서의 활약, 혹은 인지도의 향상으로 획득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레벨을 올리기 위해서는 계속된 훈련. 추가로 경기에서의 활약, 그리고 인지도의 향상이 필요했다. 즉, 가만히 허비하는 시간 자체가 너무도 아까운 상황. 빠르게 팀을 구해서 경기에 나서야만 했다.
“지금 제 눈앞에 보이는 이 모든 게 거짓 하나 없는 진짜라고 한다면··· 한시바삐 움직여야겠는데요.”
[그렇지. 여유를 부릴 때는 아니야.]웨이버 공시의 종료일까지 남은 기간은 오늘이 지나면 단 3일뿐. 만약 그 3일이 넘어가는 동안 팀을 구하지 못한다면 미국으로 건너가 트라이아웃을 고려해야 하는 상황.
활로는 있지만, 최선의 수를 고려할 수 있는 데까지는 그리 많은 시간이 남아있다고 할 수 없었다.
[하지만, 급해서 망령되게 움직이는 건 더더욱 안 되고.]“네, 그렇죠. 두 번째 시작인데. 어쩌면 제 삶의 분기점이 될 순간인데. 절대로 경거망동할 수 없죠.”
다만, 촉박한 시간 속에서 전문 용어로 호구 잡히는 계약을 따내선 아니 될 일.
태준도 이를 명심했다.
[좋아. 아주 좋은 자세야. 자, 그러면.]경거망동은 절대로 금물.
[네 두 번째 시작. 내 기필코 최선으로 시작할 수 있게 해줄게. 그러니 일단은 내가 시키는 대로 해보자고.]MLB 역사상 최고의 지능형 투수, 로건 라이트.
그는 태준의 두 번째 시작의 에이전트 역할을 자처하고자 했다.
***
한때 MLB 최고의 피네스 피쳐로 그 명성을 떨쳤던 투수. 로건 라이트가 자신의 후계자를 물색했을 때 정립한 세 가지 기준이 있었다.
첫 번째. 본연의 신체적 재능.
아무리 타고난 기술적인 재능이 있다고 한들 신체가 받쳐주지 못한다면 100% 효용을 뿜어낼 수 없다. 자신이 그랬던 것처럼.
‘이거 직접 확인해보니··· 기대 이상이잖아? 부러울 정도로 완벽한 몸이다.’
그런 점에서 태준은 합격점을 받을 수 있었다.
일단 신체 조건부터 194cm에 달하는 신장, 관절의 가동성이나 신체의 밸런스, 그리고 타고난 골격까지. 무엇 하나 빠지지 않을 정도로 빼어났던데다가 지난 몇 년간 부단히, 또 강도 높게 단련해온 덕에 운동선수로서 완전무결에 가까운 육신이 완성되어 있었다.
‘그렇게 몸을 완성 시키는 동안 공을 거의 던지지 않았던 것도 한몫했고.’
그리고 두 번째. 팔꿈치 인대, 어깨 쪽의 손상이 없는 인물.
그러한 연유로 로건 라이트는 자신의 후계자를 일부러 투수 쪽이 아닌, 공을 거의 던질 일이 없는 타자 쪽에서 물색했었다.
대개 투수들은, 특히 어렸을 적부터 좋은 신체 조건을 지녀 일찍이 두각을 드러낼 수 있는 투수들은 몸이 완성되기 이전부터 무리하게 공을 던지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내구성에 흠결이 생겨있는 경우가 부지기수. 하지만 타자는 그런 시름으로부터 비교적 자유로울 수 있다. 공을 과하게 던질 이유가 없을 테니까.
거기에 태준은 투수는 거의 해본 적 없는 타자인 데다가 프로 선수로 데뷔한 이래 경미한 부상조차 한 번 겪어본 적 없는 천부적인 강골 체질.
로건 라이트가 그토록 찾아 헤매던 ‘원석’에 가장 완벽하게 부합하는 선수가 바로 이태준이었다.
‘마지막. 간절함. 그리고 간절함이 곧 무엇보다 강한 연료가 될 수 있을 녀석.’
그리고 마지막 세 번째. 어쩌면 신체적 재능보다도 훨씬 더 중요하다 할 수 있는 요소.
간절함.
그 간절함으로 자아내는 근면함.
아무리 타고난 재능이 있다고 한들, 그것이 없다면 말라 비틀어진 잡초처럼 도태될 수밖에 없다. 물론 이따금, 재능이 너무 빛나는 탓에 결국 빛을 발하는 선수들도 나오기야 한다.
하지만 그런 선수들은 열이면 열. 금세 시든다.
로건 라이트는 자신이 찾는 원석에 ‘나태’라는 불순물이 섞이는 것을 절대로 원치 않았다.
천부적인 신체적 재능.
닳지 않은 깨끗한 팔과 어깨.
그리고 압도적으로 높은 간절함의 역치.
그 모든 것이 부합되는 선수를 찾는 것이란 쉽지 않았다. 그것이 로건 라이트가 자신의 후계자를 찾는 데만 장장 10년을 쏟아 넣은 이유.
하지만 결국 찾아냈고.
그 원석은 기대 이상이었다.
자신이 원했던 모든 것을 갖춘 선수였으며,
투수의 재능 또한 은연히 감춰져 있던 선수였다.
사실 Overall은 40에서 50 정도만 갖춰져 있었어도 충분하리라 여겼었다. 그 정도만 되어도 루키 리그부터 차근차근 올라갈 수만 있다면 최소 5년 안에 전성기를 꽃피워낼 수 있으리라 생각했었으니까.
【Overall(현 실력) : 57】
【Peak(성장 기대치) : 100】
그런데 태준의 Overall 시작점 57.
예상을 제법 크게 뛰어넘은 수치였다.
전성기의 시작을 계산했던 것보다 최소 1~2년은 앞당길 수 있었을 터.
어쩌면··· 그것보다도 빠를 수도 있다.
‘이태준··· 10년 찾아 헤맨 보람이 있는 녀석이었어.’
본인의 10년에 걸친 장고(長考)가 틀리지 않은 선택이었음을 더욱 확고히 할 수 있었다.
***
[일단, 네 자국 리그에 남는 것. 그게 네 첫 번째 분기점이 될 거야.]웨이버 공시까지 남은 기간은 이제 3일. 로건 라이트가 태준에게 제시한 길은 미국이 아닌 한국. KBO의 무대였다.
물론 의문이 들 수 있다. 기껏 로건 라이트의 재능을 얻었는데, 어째서 한국에 남아야 하는가. 결국, 목적지는 MLB여야 할 텐데 돌아서 가는 길이 아닌가 하는 의문.
하지만 로건 라이트는 태준이 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곳은 마이너리그보다는 자국 리그, KBO가 될 수 있으리라고 확신했다.
[리그의 수준만 냉정히 놓고 따진다면 KBO는 AAA보다 약간 떨어지는 정도겠지만. 하지만 KBO는 너와 같은 언어를 쓰는 선수들이 모인 ‘1군’ 무대야. 이건 꽤 차이가 크다고.]현재 태준의 수준으로 MLB에 발을 올리기 위해선 꽤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아마 마이너리그로 건너가게 된다면 최소 3년은 담금질에 들어가야 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KBO라면 이야기 다르다.
본인에게 익숙한, 마음 편한 환경.
대화가 통하는 이들과 함께 야구를 하면서 배울 수 있을 ‘팀 플레이’.
그리고 2군에서는 배울 수 없을, 오로지 ‘1군’ 무대에서만 제대로 배울 수 있을 ‘승리’의 간절함까지.
그 모든 것들에 대한 배움을 더욱이 명확히 얻을 수 있는 무대 KBO라면, MLB에 걸맞은 선수가 되기까지의 시간을 분명 줄일 수 있으리라. 그것이 로건 라이트의 확신.
[그런데. 너도 알다시피. 마냥 한국에 남을 수는 없지. 규정은 규정이니까.]하지만 그 확신에는 아직 해결해야 할 규정이 남아있었다.
KBO의 선수가 한 팀에서 FA 자격을 얻는 데까지 필요한 계약 기간은 1군 무대에서의 풀타임 7시즌. 그리고 데뷔 이후로 줄곧 2군에서만 뛰었던 태준은 아직 한 시즌도 소화한 적 없었다.
즉, 한국에 그냥 남게 된다면 무려 7년이라는 긴 시간을 허비해야만 했다.
그럴 수는 없었다.
“혹시, 팀에게 임의 탈퇴* 규정을 걸어야 한다는 말인가요?”
(임의 탈퇴* : 선수가 팀과의 계약을 해지하여 FA 자격을 취득하는 방식 중 하나. 하지만 웨이버 공시와 달리 구단의 동의 없이는 KBO의 다른 팀과는 계약이 불가하다.)
[맞아. 네가 원할 때 언제든지 임의 탈퇴를 해달라는 조건을 거는 것. 그게 네가 한국에 남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야. 만약 안 된다면, 여기 남을 이유는 없어. 곧바로 미국행 티켓 끊고 트라이 아웃에 들어가야지.]KBO를 마치 마이너리그의 과정처럼 활용할 수 있을 자격을 팀으로부터 부여받는 것.
그것이야말로 지금 태준이 고를 수 있을 최선.
“쉽지 않겠는데요? 보여준 것 하나 없는 선수에게 그런 조건을 허락할 팀은 없을 테니.”
[그렇지, 쉽게 생각할 수는 없지.]냉철한 현실 인식.
태준은 자신의 위치를 정확히 인지하고 있었다.
이는 로건 라이트도 같았다.
[그런데 말야. 너보다 그래도 조금 더 살았고 성공도 해본 인생 선배 생각은 그래. 세상에 쉬운 일은 처음부터 없어.]물론 거기서 끝난다면 그것으로 끝일 뿐이다.
현실의 인식은 전진을 위한 첫 과정.
중요한 건 현실을 직시하고서 자신이 발을 내디딜 곳이 어디인지를 파악하는 것.
[그런데 마냥 불가능한 건 또 없더라고. 그리고 이건 꽤 공산 있는 도박이야.]“공산 있는 도박이라고요?”
[이게 있잖아.]【<로건 라이트의 후계자>의 초회차 특전이 개방됩니다!】
【<로건 라이트>의 구종 중 하나를 선택하여 개방할 수 있습니다!】
“··· 아!”
그리고서 첫발을 내딛는 것.
그것으로 미래는 바뀐다
[도박에서 이기 위해서는 좋은 패를 들어야 할 테고.]그리고 지금은 첫발을 내디뎌야 하는 순간.
[내가 너한테 이길 수 있는 패를 쥐여 줄게.]그 순간은 로건 라이트가 점지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