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baseball genius through talent absorption! RAW novel - Chapter (35)
재능 흡수로 야구 천재-35화(35/210)
035화. 이름을 떨치다 (3)
아직 어린 시절, 프로 타이틀을 목에 걸기 이전, 아버지께 들은 이야기가 있었다.
“태준아, 명준아. 세상의 모든 보석 중 처음부터 빛 나는 보석은 없어. 깎고 다지고. 깎고 다지고. 또 깎고 다지고 그 과정이 계속 반복되고 나서야 비로소 우리가 아는 빛 나는 보석이 되는 거야.”
처음부터 온전한 형태의 보석은 없다고.
세상 모든 보석은 초라한 돌멩이로 시작해서 끊임없는 가공의 과정을 거친 후에야 비로소 찬란한 광채를 뿜어낼 수 있다고.
“야구도 마찬가지다. 처음부터 잘 되는 선수는 없어. 야구라는 게 그렇게 만만한 공놀이가 아니거든. 스스로 계속 깎고 다지고. 그러지 않으면 절대로 성공할 수 없어. 그게 야구야.”
야구도 똑같다. 실제로 이제 막 프로에 입성한 신인 선수가 처음부터 활약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리그의 수준이 높으면 높을수록 더더욱 그러했다.
프로는 절대로 만만한 곳이 아니었고, 그렇기에 정진을 멈춰선 아니 된다.
“한 번의 방심, 그리고 한 번의 태만은 네 몸에 조금씩 흉터를 남길 거다. 그리고 그 흉터가 쌓이면 쌓일수록. 보석은 가치를 잃게 된다.”
스스로 주는 휴식, 보상은 곧 후퇴라는 마음가짐.
“일구일생(一球一生) 일구일사(一球一死). 공 하나에 살고 공 하나에 죽는다. 야구는 그런 마음으로 하는 거야. 남들에게 뒤지고 싶지 않으면, 보석이 되고 싶다면.”
그 마음가짐으로 평생을 살아왔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상대가 누구든 공 하나 공 하나에 사활을 걸고서 승부에 임한다.
그게 이태준.
그의 야구였다.
「박찬수 선수가 오늘 성적이 세 타석 모두 삼진. 제가 알기로 박찬수 선수가 자존심이랑 승부욕이 꽤 강한 선수거든요? 아마 계속 속으로 분을 삭이고 있지 않았을까 싶네요.」
상대하는 선수가 어떤 스타일의 선수이며 어떤 스윙을 하고 어떤 공에 강하고 어떤 투수에게 강한가를 넘어서,
어떠한 심리 상태로 승부에 임하는가.
또 오늘 경기에서는 어떠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가.
그 모든 것을 공을 던지기까지 그 짧은 순간에 계산한다.
투구는 그 과정이 끝난 다음에 이뤄진다.
와인드 업 포지션에서 다리를 박차 올리고서, 스트라이드를 쭉 뻗는다.
그렇게 뻗은 발이 지면에 착지하는 순간, 견갑을 당겨 팔을 이동시킨다.
그리고 몸을 강하게 회전하며, 팔 또한 그 회전을 따라 빠르게 돌아간다.
이윽고 공을 쥔 왼손에 가장 강한 힘이 모이는 그 순간에.
촤악-!
손가락을 통해 전달된 악력으로 공에 회전력을 담는다.
슈우우우욱-!!!
그렇게 손끝을 떠난 공은 바람을 가르는 소리와 함께 포수의 미트로 맹진한다.
구종은 포심패스트볼.
스트라이크 존 몸쪽 높은 코스.
박찬수는 그 공을 눈으로 좇으며 그대로 방망이를 거세게 휘둘렀다.
부우웅-!!!
살벌한 소리와 함께 돌아가는 방망이.
딱-!
이윽고 이뤄지는 타격. 하지만 타구는 앞을 향해 뻗지 못했다.
「초구! 뒷 그물 맞는 파울! 이태준 선수가 초구부터 과감하게 몸쪽 공을 찔러 넣습니다!」
「와, 방금 투구, 정말 대담했습니다. 몸쪽 공에 강한 박찬수를 상대로 초구부터 포심을 몸쪽에 꽂을 수 있는 투수가 과연 몇이나 있을까요? 그것도 강속구도 아닌 구속 135의 포심을 말입니다!」
박찬수는 전형적인 풀 히팅 경향의 타자.
바깥쪽 코스보다 몸쪽 코스에 강했고,
변화구보다 직구 계열의 공에 더 강한 타자였다.
그리고 그런 타자를 상대로 태준은 초구부터 몸쪽 코스의 직구를 꽂아 넣었던 것.
박찬수는 그 순간 조소를 흘리며 말했다.
“야, 이거 지금 나 엿 먹으라고 던진 거냐?”
그리고 뒤에 앉아있던 포수 송정근을 쏘아붙이듯 물었다.
“글쎄요? 어떤 의도였을까요?”
자신보다 3년 선배 선수의 으름장.
송정근은 고작 그런 것에 휘둘리는 포수가 아니었다.
“뭐?”
“볼 배합 주도권이 저한테 있는 게 아니라서요. 정 궁금하면 마운드 올라가서 직접 물어보시면 되겠네.”
“이 새끼가 지금 뭐라고.”
“적당히 해라. 계속 그러면 둘 다 퇴장이야.”
순간 불이 화르륵 붙던 신경전. 이는 심판의 중재로 중단될 수 있었다.
박찬수는 잠시 송정근을 흘겨본 뒤 이윽고 마운드를 노려봤다.
‘요즘 좀 되니까 뭐라도 된 것 같나 보지? 착각이다. 그따위 구속이면 네가 어떤 공을 던지더라도 전부 공략할 수 있다.’
방금의 공? 초구로 몸쪽 높은 코스의 직구가 들어오리라는 생각을 할 수 없었기에 대처하지 못한 것뿐이다.
박찬수는 그렇게 생각했다.
그때였다.
일련의 투구 동작, 이어지는 투구.
슈우우우욱-!!!
그 공이 향해 나가는 곳. 순간 박찬수의 동공이 확대됐다.
부우웅-!
그리고 이번 역시 방망이는 세차게 돌아갔다.
하지만 이번에는 이전 것보다 공 한 개 반 정도 더 높은 코스.
스트라이크 존을 벗어나는 코스였고, 박찬수의 방망이는 공 대신 허공을 가를 뿐이었다.
퍼어엉-!
“스트라이크!”
노 볼 투 스트라이크.
태준은 순식간에 타자를 궁지로 몰아넣을 수 있었다.
「이번에도 몸쪽 높은 코스! 그 박찬수를 상대로 또다시 몸쪽 직구! 그리고 이번에는 헛스윙! 볼 카운트 노 볼 투 스트라이크 투수 이태준이 자신의 카운트를 만들어냅니다!」
「박찬수 선수. 표정이 좋지 않아요. 방금 방망이를 크게 돌린 걸 보면 이번엔 분명 노리고 있던 거에요. 그런데도 눈앞에서 놓쳤으니 아쉬울 수밖에요.」
「투수에게 아주 유리한 카운트. 이제 승부의 주도권은 완전히 넘어갔다고 봐야 해요.」
궁지에 몰린 쪽은 시야와 사고가 좁아질 수밖에 없다.
즉, 주도권을 완전히 넘겨준 채로 승부에 임해야 한다.
바로 그때가 이태준이라는 투수가 가장 강해지는 순간.
슈우우우욱-!!!
퍼어엉-!!!
“스트라이크! 배터 아웃!”
라이더스 최고의 타자 박찬수를 그렇게 무너뜨릴 수 있었다.
스트라이크 존 바깥쪽 낮은 코스에 까다로운 로케이션을 형성한 포심패스트볼.
그 공에 박찬수의 방망이는 반응하지 않았고,
그대로 심판의 스트라이크 콜과 함께 삼진 판정이 이뤄졌다.
빠각-!
그 순간 박찬수는 자신의 허벅지로 방망이를 두 동강 내버렸고,
“에이 씨발! 빠졌잖아요! 완전히 빠졌잖아!”
심판을 노려보며 소리쳤다.
스트라이크 판정에 대한 불복.
“뭐? 씨발? 이 나이도 어린 새끼가! 너 퇴장! 나가!”
자신보다 새파랗게 어린 선수가 눈을 부라리며 일갈하니 심판 또한 고운 말이 입에서 튀어나가지 않았다.
이후 중재를 위해 나선 코치에 의해 박찬수는 더그아웃으로 끌려가듯 돌아갔고.
“씨발!”
돌아가는 길에 다시금 분을 참지 못하며 외마디 욕설과 함께 헬멧을 집어 던졌다.
텅-!
“아악! 씨발!”
그때 벽을 맞고서 튕겨 나온 헬멧에 자기 얼굴을 맞았다.
이후 코를 부여잡고 신음했다.
“야, 박찬수! 적당히 하고 들어가! 뭐 하는 거야? 사람들 다 보는데.”
이후 라이더스 감독의 싸늘한 축객령과 함께 경기장을 쫓기듯 빠져나갔다.
그리고 그 순간에 야구 관련 커뮤니티는 박찬수를 향한 짙은 조롱을 시작했다.
ㄴ병신 ㅋㅋㅋㅋ 육갑을 떠네 ㅋㅋㅋㅋㅋ 오늘 4타수 4삼진이라 화났어?
ㄴ꼬우면 치세요 ^^ 왜 지가 잘못 봐 놓고 지랄?
ㄴ존에 딱 걸쳤는데 그걸 우기네 ㅋㅋㅋㅋ 추하다 찬수야 ㅋㅋㅋㅋ
ㄴ불만 가질 수 있는데 뭘 저렇게까지 하냐? 저건 그냥 인성 부족이지 ㅡㅡ
ㄴ저런 건 무조건 징계 먹여야 함! 절대로 좌시하면 안 됨
***
몸쪽 높은 코스의 직구를 연달아 꽂아 타자의 시야를 그곳으로 집중시킨 뒤,
그곳으로부터 가장 먼 바깥쪽 낮은 코스의 보더 라인에 적절히 이뤄지는 코너 워크.
지극히 정석적인 방식의 볼 배합.
하지만 그것은 아무나 따라 할 수 없는 볼 배합이었다.
타격감이 좋은 박찬수가 방망이를 제법 적극적으로 돌리고 있다는 점,
게다가 약간 흥분 상태였다는 점,
그리고 오늘 심판이 바깥쪽에 후한 판정을 내리고 있었다는 점.
그 모든 것을 활용한 볼 배합.
‘물론 박찬수를 상대로 몸쪽 직구를 2번을 연달아 꽂을 수 있는 미친 수준의 강심장, 그리고 자신의 제구에 대한 강한 자신감이 없다면 절대로 실현할 수 없는 볼 배합···.’
그리고 그 공을 직접 받은 포수 송정근은 자신의 동기에게 새삼 경탄의 시선을 흘렸다.
또한, 느꼈다. 그것으로 자신과 태준과의 거리가 또 한 번 벌어졌음을.
‘따라가야지. 뒤처지지 않으려면.’
물론 그것을 넋을 놓은 채 바라보고만 있을 수는 없다.
송정근 역시 앞서나가는 태준의 등을 지켜보며 자신이 낼 수 있는 최대의 속력으로 따라붙는다.
그리고 그 모습은 마운드 위 투수의 눈에도 띄었다.
‘확실히, 고개를 젓게 되는 횟수가 현저히 줄었다. 서로의 생각이 일치해 나가고 있다는 증거.’
송정근이 전담 포수로 붙은 지도 근 1달가량. 그 1달 동안 꽤 많은 대화를 나눴고, 1군으로 올라와 룸메이트가 되어 거의 매일 볼 배합에 대한 심도 있는 대화를 나눴던 결과.
그 덕택에 공을 던지는 과정 역시 훨씬 더 수월해질 수 있었다.
퍼어엉-!!!
“스트라이크 배터 아웃!”
그것은 포수 또한 마찬가지. 투수의 심리를 명확히 파악할 수 있었기에.
보다 더 나아진 프레이밍을 선보인다.
「이번에도 루킹 스트라이크 아웃! 이태준 선수가 라이더스의 3번 타자와 4번 타자를 연달아 루킹 삼진! 깔끔한 투구를 이어 나갑니다!」
「비록 구속은 조금 느리지만, 구위도 워낙에 좋고, 또 브레이킹 볼도 좋습니다. 게다가 커맨드까지 수준급이고요. 도저히 신인이라고 볼 수 없는 투구. 그냥 이미 완성형이라고 봐야 할 정도입니다. 상대하는 라이더스 타자들의 입장에서는 정준이 내려갔는데 왜 또 정준이 올라온 거지? 싶을 것 같네요.」
「하하하, 그럴 수도 있겠네요.」
1회부터 8회까지 정준의 투구 앞에 맥을 추리지 못했던 라이더스의 타자들.
이제야 좀 숨통이 트이나 했더니만 웬 어린 정준이 바통을 받아 공을 던지는 느낌이니.
라이더스 타자들의 한숨 소리는 더욱이 커질 수밖에 없었다.
따악-!
「타구 높이 뜨면서! 타자는 고개를 숙인 채로 1루로 걸어갑니다! 그리고 투수 이태준 직접 콜을 외치며 낙구 지점을 포착합니다! 그리고 잡아냅니다! 아웃! 경기 종료! 이태준 선수가 이번에도 삼자 범퇴! 원더스의 승리를 완벽하게 지켜냅니다!」
팀의 클린업 트리오를 상대로 삼자 범퇴.
두 번의 루킹 삼진, 그리고 단 2구 만에 투수 앞 뜬공.
더할 나위 없는 정갈한 마무리였다.
그리고 이를 지켜보던 원더스의 팬들 또한 그 투구에 대한 감탄을 금할 수 없었다.
ㄴ진짜 얼마 만에 느껴보는 안락함이지? 이게 마무리···?
ㄴ이거 맞음? 이렇게 안락해도 되는 거 맞음? 나 아직도 적응이 안 되는데;
ㄴ9회에 올라오는 투수는 첫 타자부터 볼넷으로 내보내고 시작하는 게 국룰 아니었음?
ㄴ박주형 부상으로 나가리 되고서 진짜 2달간 무슨 야구를 하고 있던 거냐?
ㄴ야 이 정도면 박주형보다도 훨씬 나은 거 아님?
ㄴ아직 마무리 등판 두 게임이다; 설레발은 ㄴㄴ
ㄴ2달 동안 고통만 받았다··· 이 정도 설레발은 그냥 애교로 넘어가자 ㅋㅋ;
***
원더스 팬들에게 있어서 이번 전반기의 마지막 경기는 그야말로 종합 선물 세트와도 같았다.
[정준, 8이닝 무실점 9K 완벽투!]응원 팀의 슈퍼스타가 활약하는 것을 환영하지 않는 스포츠 팬은 없다.
원더스의 자긍심이라 할 수 있는 에이스 투수 정준의 호투는 크나큰 기쁨이 되어줄 수 있었다.
[원더스 ‘숙적’ 라이더스에게 위닝시리즈! 2년 만의 기록!]그리고 그 승리에 힘입어 앞서 계속 무릎을 꿇어야만 했던 창원 라이더스를 상대로 위닝시리즈까지 거둬낼 수 있었다.
그간의 ‘꼬우면 이기던가’에 대한 조롱, 그 조롱에 드디어 할 말이 생긴 셈이었다.
거기에 화룡점정.
[원더스의 새로운 수호신 강림! 이태준은 누구인가?] [1군 승격 이후 전 경기 무실점! 사직에 떠오른 ‘리틀 정준’]원더스가 그토록 바라고 바랐던 철벽 마무리 투수의 등장.
ㄴ이찬열 아들 아니랄까봐 얘도 야구 진짜 잘하네 ㅋㅋㅋ
ㄴ그 느린 공으로 타자들 요리하는 거 보면 진짜 신기하더라 ㅋㅋㅋ
ㄴ특히 박찬수 3구 삼진으로 잡아낼 땐 그냥 아주 속이 뻥~!
ㄴ한국 야구계엔 이런 지능형 투수가 계속 늘어나야 한다. 그래야 발전한다!
이태준이라는 이름의 혜성은 원더스 팬들의 심장에 제대로 꽂혀 들어갔고,
현재 원더스와 관련 모든 커뮤니티에서 가장 뜨거운 감자는 단연 이태준이었다.
1군에 등록된 이후 가파르게 상승하는 이태준의 인지도.
그리고 거기에 크게 가속을 한 번 넣어줄 무언가가 준비 중이었으니.
[[LIVE] <내일도 야구다> KBO 후반기 전망 대한 잡설 / 초대형 특별 게스트 초빙 예정!]시리즈가 끝난 바로 다음 날.
기자 민찬수가 라이브 방송을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