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baseball genius through talent absorption! RAW novel - Chapter (36)
재능 흡수로 야구 천재-36화(36/210)
036화. 야구 명가 (1)
태준은 근래에 자신의 인지도가 가파르게 상승 중임을 체감할 수 있었다.
【<로건 라이트의 후계자> Lv.13】
먼저 상태창을 통해 확인할 수 있던 가시적인 부분.
인지도에 따른 경험치 획득이 눈에 띄게 늘어났고 덕분에 더욱이 빠른 레벨 업이 가능했다.
[리그 최고 인기 팀의 약점을 제대로 긁어준 셈이니. 게다가 한국에 야구가 생각했던 것보다 인기가 많았던 것도 한몫했고.]국내에서 야구를 가장 열성적으로 사랑하는 도시 부산,
그리고 그 부산을 연고지로 둔 야구팀, 부산 원더스.
그 팀의 가장 거대한 구멍인 ‘클로저’ 자리를 메꿔준 보상은 찬란했다.
“계속 잘해야 유지가 되겠죠. 반짝스타로 남지 않으려면.”
물론 지금 한 몸에 받는 기대는 아직 완전한 형태를 이루지 못한 기대.
조금 더 무르익을 필요가 있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자신을 알아보는 팬들의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었다는 것.
불과 몇 달 전까지만 하더라도 유니폼을 입고서 돌아다녀도 사람들이 잘 알아봐 주지도 않았으며, 심지어는 사람들이 이렇게 쑥덕거리는 걸 들어본 적도 있었다.
‘뭐야? 이명준이 왜 드래곤스 유니폼을 입고 있어?’라고···.
서운하지 않았다고 한다면 그건 거짓말이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별달리 할 수 있던 건 없었다.
틀린 말이 아니었으니까.
여하튼, 다시 돌아와서 현재.
드래곤스의 유니폼을 입고서 감내해야 했던 돌멩이는,
원더스의 유니폼을 입고서 조금씩 빛을 발하는 보석이 될 수 있었다.
그로 인해 일상 속에 새롭게 생겨난 루틴.
평소였다면 경기가 끝난 직후 곧바로 추가 훈련을 조금 더 진행하고서 퇴근했겠지만,
“이태준 선수! 사인해주세요!”
퇴근길, 자신을 알아보는 팬들의 사인을 요청하기 시작했고,
“오늘 경기 보러 와줘서 고마워요. 앞으로도 원더스 계속 응원해주세요!”
태준은 선 자리에서 한 사람 한 사람 전부 사인을 해줬다. 시간이 얼마나 걸리던 전부.
[아이들에겐 이 모든 순간순간이 추억으로 남아. 그것도 꽤 오랜 추억으로.]프로 선수이기에.
이유는 그 정도로 마땅했다.
그리고 팬들 한 명 한 명에게 추억을 선물하는 일.
너무 오랜 시간을 무명으로 지내온 탓이었을까. 그것은 태준에겐 꽤 즐거운 일이었다.
선수에게 팬들의 응원과 기대가 얼마나 큰 힘이 되어줄 수 있는 지를 알 수 있는 방증이었다.
하루하루, 매 순간이 즐겁고 행복했다.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그쯤이었다.
212 *** ****
남들에게는 낯선 번호지만, 태준에게만큼은 익숙한 번호로부터 연락이 온 것이.
“네, 아버지.”
아버지 이찬열로부터 연락이 온 것이 말이다.
“그간 잘 지내셨어요?”
그때 태준의 목소리는 그 어느 때보다도 쾌활했다.
***
[[LIVE] <내일도 야구다> KBO 후반기 전망 대한 잡설 / 초대형 특별 게스트 초빙 예정!]약 4달가량의 장정을 끝으로 종료된 KBO의 전반기.
민찬수 기자는 매년 이맘때에 스포츠내일의 너튜브 채널, <내일도 야구다>는 전반기에 대한 간략한 평가와 후반기에 대한 전망을 그려보는 방송을 진행하곤 했다.
“광주 위너스! 현재 2년 연속 통합 우승을 일궈낸 현 KBO 최강의 팀! 그리고 이번 시즌도 2위와 무려 5게임 차를 벌린 1위를 기록하고 있죠?”
(ki**)-위너스는 진짜 언제까지 해 먹냐 ㅋㅋㅋ
(ge**)-올해도 우승하면 3연패 실화냐?
(wh**)-야 내려와 ㅡㅡ 다른 팀도 숨 좀 쉬자 ㅠㅠ
(jo**)-응~ 우승 너무 마싯써~ 계속 해 먹을 거야 ㅋㅋㅋ
(su**)-갓명준 버텨주는 한 우리가 계속 해 먹을 거야~
현재 리그 1위를 달리고 있는 광주 위너스를 시작으로 높은 순위 순서대로.
전반기의 실적과 후반기에 대한 전망에 대해 언급을 시작했고,
“자, 그러면 이번 순서는 부산 원더스! 먼저 성적은 5위와 네 게임 차, 순위는 7위. 워낙에 주전 선수들의 부상 이탈이 많았던 터라 당초 예상보다는 조금 미진한 성적을 거뒀는데요.”
부산 원더스의 차례는 일곱 번째였다.
시즌을 앞두고서 전력상 가을 야구 진출을 두고 경쟁이 예상됐었지만, 정준과 원해솔 등 팀의 주축 선수의 짤막한 부상 이탈, 그리고 마무리 투수 박주형의 이탈은 뼈 아프게 작용했었다.
“아무래도 원더스 부진의 가장 큰 핵심은 마무리 투수 박주형 선수의 장기 이탈이었는데요. 박주형 선수가 팔꿈치 염증으로 재활군에 편입된 이후 대체 마무리로 올라갔던 선수들 모두 좋은 모습을 보이지 못했었습니다.”
강팀의 조건 중 하나인 ‘9회를 믿고 맡길 수 있는 클로저’의 부재.
그 결함 하나로 5월 즈음 리그 4위였던 원더스는 순식간에 7위로 추락하고 말았었다.
“하지만, 적어도 후반기부터는 그 걱정은 덜어도 되지 않나 싶은데요. 바로 원더스의 새로운 마무리 투수로 급부상한 이태준 선수! 이 선수의 등장 덕분이죠!”
그리고 이태준은 그 난세 속에 피어난 영웅이었다.
전혀 기대도 안 했고 예상도 안 했던 인물이 팀이 가장 큰 구멍을 틀어 막아준 셈이었으니까.
(op**)-진짜 이태준 안 나타나 줬으면 어쩔 뻔했냐 ㅋㅋㅋ
(cd**)-우리 원더스 팬분들 잠실 방향으로 절하는 거 잊지 않았죠? ㅋㅋㅋ
(bv**)-따봉 드래곤스야! 이태준을 놔줘서 고마워!
(rc**)-이게 탈룡효과?
그것이 원더스의 팬들이 아직 신인 투수에 불과한 이태준에게 열화와 같은 성원을 보내는 이유. 근 1달 동안 상승한 인지도의 폭은 분명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이었다.
이후 대전 나이츠까지 총 10개 팀에 관한 이야기가 끝났고.
민찬수는 오늘 방송의 하이라이트를 언급했다.
“지금 방송을 보고 계시는 많은 분들이 아마 지금 이 순간을 기다리고 있었을 것 같은데요. 오늘 방송! 예고해 드렸던 대로 특별 게스트 한 분이 지금 준비 중에 계십니다.”
(pr**)-오오…! 드디어! 드디어 나온다!
(su**)-젠장! 기다리고 있었다구!
(iw**)-궁금한 게 너무 많다! 빨리!
오늘 방송에 평소보다 3배 이상 많은 시청자가 집결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
“바로 현 뉴욕 메츠의 1군 팀 타격 코치! 이찬열 코치님과의 전화 연결 인터뷰가 있겠습니다!”
이찬열과의 전화 연결 인터뷰였다.
***
아버지 이찬열.
KBO의 전설적인 타자이자,
지금은 세계 최고의 무대, 메이저리그 팀의 타격 코치.
그리고 야구를 사랑하는 이들의 동경을 받는 남자.
-반갑습니다. 이찬열입니다.
사직 야구장 근처에 자리 잡은 원더스의 1군 숙소. 태준은 그곳에서 민찬수 기자의 방송을 보고 있었다.
그 방송을 보며 문득 뇌리를 스치고 지나가는 한 생각.
나는 그동안 아버지에게 어떤 아들이었나.
야구를 무척이나 잘했던 아버지, 그리고 아버지를 닮아 야구를 무척이나 잘했던 동생.
‘그리고 야구를 뭣같이도 못했던 장남.’
야구 명가라도 불려도 손색이 없을 내 핏줄. 나는 그 핏줄의 유일한 오점이었다.
그것이 세간의 시선. 스스로 의식하지 않으려 했지만, 사람들의 인식까지 통제할 방도는 없었다.
그런데도 돌이켜보면 아버지는 그런 나를 한심한 자식으로 바라본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
늘 강한 신뢰와 함께 강한 지지를 보여줬고,
지금도 그러했다.
“계속 채팅창이 질문이 올라오는데요. 이찬열 코치님 혹시 KBO는 자주 보시는지요.”
-아무래도 일정이 있다 보니 전부 챙겨보진 못하더라도. 그래도 두 아들 녀석 경기들은 전부 챙겨 봅니다.
“오, 그래요? 그러면 혹시 이찬열 코치님의 눈에 비치는 두 아들. 어떻게 보고 계시는지 물어봐도 될까요?”
-허허, 안 될 이유 없죠. 그런데 두 아들의 전망에 관해 이야기해 보기 전에 먼저 이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어떤 이야기죠?”
-한국에서 선수로 뛰면서, 또 여기 미국에서 코치로 생활하면서 정말 수많은 선수를 봐 왔어요. 그런데 그 두 녀석만큼 야구에 진심으로 임하는 선수는 정말 몇 안 됩니다. 이건 제 아들이라서 하는 이야기가 아니에요.
“하하, 그렇죠. 이명준 선수의 훈련량은 워낙에 유명하고. 이태준 선수도 마찬가지죠? 장민영 코치님을 비롯한 많은 코치님의 증언이 있었습니다. 정말 열심히 한다고.”
돌이켜 생각해보면 아버지의 믿음에 보답했던 것보다 배신했던 적이 훨씬 더 많았음에도 말이다.
세상 모든 인간관계는 기브 앤 테이크, ‘목적’으로 묶인다는 말이 있다.
틀린 말이 아니다. 오래도록 일방적인 관계의 끝이 아름답다는 이야기는 동화 속에서나 존재할 법한 이야기일 테니.
하지만 아버지의 호의에는 목적이 없었다.
어쩌면 내가 그 힘든 시간을 버틸 수 있던 데엔 아버지의 무한한 믿음이 가장 컸을지도 모른다.
-태준이도 명준이도. 이제 시작입니다. 응원해주시고 기대해주시는 만큼 잘할 수 있는 녀석들입니다. 제 이름 석자를 걸고 보증하겠습니다.
나는 참 행복한 야구 선수였구나.
[좋은 아버지를 뒀어.]“제가 지금까지 야구를 포기하지 않은 이유죠. 덕분에 형님도 만날 수 있었고.”
그렇기에 그 행복을 스스로 놓아선 아니 될 일.
“제 사전에 포기는 없습니다. 앞으로도 없을 거고.”
그것이 이태준이라는 한 명의 선수의 다짐.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평생의 좌우명이었다.
***
전반기가 종료된 시점으로 약 일주일가량. KBO의 선수들은 휴식을 보장받는다.
팀마다 기조가 조금씩 다른 부분이 있을 텐데 원더스의 류남선 사단은 그 일주일을 온전히 선수 자율에 맡겼다.
그동안 약 90경기가량을 쉬지 않고 달려왔기에 일주일을 체력을 보충하기 위한 휴식으로 보내는 선수들도 있었고,
또 가정이 있는 선수들은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는 경우도 많았다.
하지만, 그런 상황 속에서도 그 휴식을 자진 반납하고서 훈련을 이어가는 선수들도 있었으며,
이태준과 송정근, 두 명의 어린 선수 또한 그 부류에 포함되어 있었다.
경기가 없는 7월 중순의 금요일. 사직 야구장.
그 둘은 오늘도 어김없이 가장 이른 시간에 출근하여 언제나의 일상을 시작했다.
러닝, 웨이트 트레이닝, 그리고 기본적인 기술 훈련.
물론 그런 훈련들은 단기간 안에 무언가 성과가 나오진 않겠지만,
꾸준히 이어갈 수 있다면 그 끝에 달콤한 열매를 성취하리라는 믿음을 가지고서.
그런 이유에서일까?
지금 사직 야구장엔 기존의 주전 자리를 확고히 꿰찬 베테랑 선수보다 아직 나이가 어린 백업, 후보 선수의 수가 더 많았다.
아주 조금의 차이일지라도 그들에겐 그 차이가 너무도 중요했을 테니까.
그런 분위기 속, 조금 어울리지 않는 인물이 한 명 사직 야구장에 방문해 있었다.
“어? 원해솔 선배님 오셨습니까!”
“··· 그래. 하던 거 해라.”
올해로 38살의 노장 포수. 그런 선수에게 자발적인 ‘추가 훈련’은 조금 어울리지 않는 듯했지만, 원해솔은 프로 리그에 입성한 이래 본인의 철저한 루틴을 20년 가까이 지켜온 인물.
오늘의 추가 훈련은 그의 루틴의 연장선일 뿐이었다.
“정근.”
“네, 넵! 선배님”
“그··· 최근에 타격할 때 타이밍이 늦을 때가 많았지?”
“어··· 네, 그, 그랬던 것 같습니다. 아, 아니 그랬습니다!”
“지금 보면 스윙하기 전에 자세를 잡을 때 방망이가 너무 눕고 몸이 많이 돌아가. 이렇게 하는 것보다 방망이를 한 번 세워보는 자세에 출발해보는 거 어때?”
“네, 감사합니다! 명심하겠습니다!”
그리고 오늘처럼 여유가 있는 날이면 후배 선수들의 플레이에도 자신이 할 수 있는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따로 플레잉 코치로 계약을 했다거나 하는 것 없이 그저 순수한 호의.
원해솔이 팀 내에서 후배 선수들로부터 선수이기 이전에 한 사람의 선배로서 높은 명망을 받는 이유 중 하나였다.
그렇게 송정근의 타격을 유심히 지켜보던 원해솔의 시선이 그 다음 사람에게 닿았다.
“태준.”
“네, 선배님! 부르셨습니까?”
쉐도우 피칭을 끝내고서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던 이태준이었다.
“혹시, 잠깐 시간 돼?”
“네, 됩니다. 무슨 일이십니까?”
원해솔은 잠시 헛기침을 하고선 말을 이어갔다.
“흠흠, 별 건 아니고. 어제, 네 드래곤스 시절 기록을 조금 살펴봤었거든?”
“그··· 렇습니까?”
이태준의 드래곤스 시절의 기록. 그건 투수로서의 기록이 아닌 타자로서의 기록.
조금은 부끄러운 기록이었다.
“그래서 묻고 싶은 게 하나 있는데. 너 혹시 말이야···.”
원해솔은 그 기록에서 무언가를 찾아낼 수 있었다.
“타격할 때 일부러··· 아웃당한 거냐?”
이태준의 약 5시즌가량의 타격에 걸쳐 있던 하나의 미스터리를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