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baseball genius through talent absorption! RAW novel - Chapter (40)
재능 흡수로 야구 천재-40화(40/210)
040화. 전천후 클로저 (3)
사람들은 말한다. 현대의 야구는 데이터의 야구라고.
과거와 같이 그저 느낌대로, 어떤 선수는 인 코스에 강하다, 높은 코스에 약하다 정도로 파악되는 수준은 진작에 넘어선 지 오래.
특정 선수의 특정 구종이 어떠한 코스로 들어올 때 타율이 어느 정도 기록되는지, 또 어떠한 방향으로 타구가 만들어지는지까지. 그 모든 것들이 세세히 분석되고 통계로 출력된다.
그런 시대에 데이터를 활용하지 않는 선수는 없다. 데이터를 얼마나 활용하느냐의 차이가 있을 뿐.
이는 아무리 뛰어난 감각을 지닌 선수라 할지라도 마찬가지였다.
오늘 대전 나이츠의 타자들도 원더스의 투수들이 어떤 구종을 구사할 줄 알며 또 구종마다 어떤 위력이 있는지, 승부처에서 즐겨 활용하는 볼 배합은 무엇인지에 대해 어느 정도 파악을 마친 뒤에 타석에 들어서고 있었다.
하지만 존재하는 데이터를 파악하고 활용하는 능력의 차이가 존재했다.
상대하는 타자를 치밀하게 분석하고, 그것에 맞는 구종과 코스를 상황에 맞춰 파악하는 능력,
이후, 본인이 의도한 대로 공에 회전을 주고 제구시키는 능력,
마지막으로 누구를 상대하든 자신의 선택에 대한 확고한 믿음을 가지고서 절대로 흔들리지 않는 강심장.
지금 마운드 위에 올라 서 있는 투수는 그것들을 전부 지닌 투수였다.
“하, 제대로 맞춘 것 같았는데···.”
또한, 지금 대전 나이츠의 타자들이 상대해야 하는 투수이기도 했다.
방금 타석에서 초구 포수 팝 플라이 아웃이라는 다소 허무한 성적표를 들고서 더그아웃으로 돌아오는 타자, 강태건.
아쉬움을 토로하는 강태건을 뒤로 한 채 타석에 들어서는 다음 타자, 손현식의 시선은 지금 오롯이 투수를 향해 있었다.
‘이태준. 절대 만만히 봐선 안 될 투수.’
그리고 방금 전 이태준이 구사한 포심패스트볼을 떠올렸다.
‘지금 감이 절정 수준까지 오른 태건이마저 제대로 맞추지도 못했다는 건 이태준의 포심이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떠오른다는 뜻.’
높은 타점에서 떨어지면서 동시에 강한 수직 무브먼트가 걸리는 것으로 확인되는 이태준의 포심패스트볼.
손현식은 그 직구가 구속이 느리다고 해서 얕보는 유형의 타자가 아니었다.
‘낯선 투수다. 조심스럽게 접근할 필요가 있어.’
어떤 투수를 상대하더라도 침착함을 유지할 줄 아는 타자.
그것이 손현식이라는 선수였다.
그리고 그러한 사실을 마운드 위에 선 투수, 이태준 역시 알고 있었다.
‘자신의 타격 존이 확고한 타자. 그리고 낯선 투수의 공에 더욱이 침착하게 승부에 임하는 타자.’
올해로 5년 차에 접어드는, 베테랑보다 신인에 더 가까운 그였지만, 승부에서만큼은 노련한 면모가 더욱이 돋보이는 타자.
[저 녀석, 이제 5년 차라고 했던가? 꽤 감이 좋은 녀석이야. 방금 세 타석에서 정준의 유인구에도 한 번도 속은 적 없었으니까.]이는 로건 라이트 또한 동의하는바. 로건 라이트가 보기에도 손현식은 타고난 감이 뛰어난 타자였으니까.
[어설픈 유인구로는 절대로 낚아낼 수 없을 유형이지.]그 말에 이태준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그리고 눈빛은 그 타자를 향해 날카롭게 번뜩였다.
이후 고민의 시간은 길어지지 않았다. 그런 까다로운 타자를 상대로는 어떤 공을 던져야 하는가. 태준은 그 답을 알고 있었으니까.
퍼엉-!
“스트라이크!”
유인이 통하지 않는 타자?
그렇다면 답은 정공법.
이태준의 초구는 정준의 느린 커브. 그 커브가 도달하는 곳은 스트라이크 존의 한복판에서 살짝 낮은 코스였다.
‘뭐, 뭐야?’
스트라이크 존의 한복판은 타자의 심장이라는 말이 있다.
아무리 침착한 유형의 타자라 할지라도 심장을 꿰뚫려 버린 이상 반응을 보일 수밖에 없다.
‘초구를 그냥 지켜보려는 생각을 읽힌 건가···?’
타자의 핫 콜드 존을 살펴볼 때 한복판이 유독 붉은 빛을 띠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 손현식도 다를 건 없었다.
그 역시 복판 코스의 공을 공략할 때 가장 좋은 결과가 나오는 타자.
복판의 공을 놓친 것에 대한 아쉬움이 짙을 수밖에 없었다.
퍼엉-!
“스트라이크!”
그런 상황에 들어오는 두 번째 공. 이번에도 이전과 같은 구종, 방금 것보다 아주 조금 더 낮게 깔리는 코스.
손현식은 이번에도 그 공을 지켜봤다.
‘뭐야··· 또?’
초구는 방심으로 넘길 수 있겠지만,
두 번째는 명백한 자신의 착오였다.
그 결과 볼 카운트는 노 볼 투 스트라이크.
빠득-!
그 순간 손현식은 이를 빠득 갈았다.
한 번은 그럴 수 있다.
두 번까지도 백번 양보해서 넘어갈 수 있다.
하지만 세 번은 당할 수 없다.
만약 이번에도 복판 코스의 커브가 들어온다면, 그건 절대로 용납할 수 없다.
이윽고 손현식은 더욱이 강한 집중력을 보이기 시작했다.
그 순간, 태준의 손끝을 떠나가는 공.
손현식의 날카로운 육안이 공의 궤적이 살짝 떠오르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부우웅-!
이번에도 좌우 코스는 복판.
손현식은 그 즉시 방망이를 빠르게 회전시켰다.
‘아···!’
하지만 공은 거의 바운드가 되다시피 스트라이크 존의 밑으로 훅 꺼졌고,
손현식의 방망이는 그것을 따라가지 못했다.
“스트라이크!”
그대로 바운드가 된 공을 안정감 있게 낚아챈 송정근은 그대로 공을 1구로 송구했다.
“아웃!”
아웃.
이태준은 이닝의 두 번째 타자 손현식까지 큰 어려움 없이 3구 삼진을 솎아낼 수 있었다.
「손현식까지 3구 삼진으로 잡아내는 이태준 선수! 어느덧 2이닝 세이브까지 단 하나의 아웃 카운트를 남겨 놓고 있습니다!」
「아··· 이거 말을 정정해야 할 것 같네요. 허허. 아직 신인 투수인 이태준 선수에게 2이닝 세이브는 어려울 것이라 봤었는데 아웃 카운트 다섯 개를 잡아내는 데까지 투구 수가 고작 9개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이태준 선수가 이 정도로 잘 할 수 있는 선수였던가요? 정말 다시 보게 되는 그런 투구였습니다.」
이태준이 마운드에 막 오르던 순간만 하더라도 무리수라며 부정적인 견해를 비치던 해설위원마저 생각을 정정하도록 만든 투구.
ㄴ뭔 공격이 이렇게 금방금방 끝나? ㅋㅋㅋㅋ
ㄴ류남선 비장의 수 미쳤다 ㄷㄷ
ㄴ아니지; 이건 이태준이 무리수를 비장의 수로 만들어준 거지 ㄹㅇ ㅋㅋ
ㄴ와 진짜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이태준 없었으면 어쩔 뻔했냐 우리···?
ㄴ뭘 어떻게 됨 ㅋㅋㅋ 8회에 조태직이 동점 만들고 9회에 정수현이 역점 내줬지 ㅋㅋㅋ
ㄴ와 씨발;;;
ㄴ이태준 갑툭튀 해준 거에 늘 감사하며 살자
ㄴ드래곤스야 고마워!
그리고 팬들 또한 그런 이태준의 투구에 환호를 보였다.
한 번, 두 번 정도는 그저 초심자의 우연한 행운 정도로 치부할 수 있겠지만,
계속되는 호투.
우연으로 넘어설 단계는 아득히 넘어선 지 오래였다.
「자, 이제 아웃 카운트를 하나만을 남겨놓은 가운데 타자 민영욱 선수가 들어섭니다!」
「오늘 정준 선수를 상대로 유일하게 장타를 뽑아낸 타자죠? 게다가 지난달에 무려 9개의 홈런을 때려낸 타자! 과연 이태준 선수는 그 타자마저 함락시킬 수 있을까요?」
하지만 앞으로의 모든 순간이 증명의 순간이 되어야만 한다.
이태준은 그것을 잊지 않았다.
9회 말 2아웃.
도착지점이 서서히 시야 안으로 들어오는 시점.
그러한 순간까지 이태준은 일말의 방심을 보이지 않고,
긴장감 또한 늦추지 않는다.
“워우어! 홈런! 나이츠의 히어로 민! 영! 웅!”
이후 나이츠 팬들의 웅장한 응원 소리와 함께 타석에 들어서는 민영웅.
대기 타석에서부터 위협적으로 붕붕 돌리던 방망이. 무언가 위압감이 느껴지는 듯했다.
‘민영웅. 전형적인 풀 스윙 히터, 동시에 비슷한 구종은 전부 반응을 보이는 배드 볼 히터.’
어떤 공이든, 또 어떤 코스든 전부 살벌한 풀 스윙으로 대응하는, 배드 볼 히터.
좋게 해석하면, 스트라이크 존을 벗어나는 공도 타격할 수 있는 타자,
나쁘게 해석하면, 그냥 골라내도 될 법한 공까지 타격 의지를 보이는 타자.
‘이런 유형을 상대로는 무턱대고 인 파이팅을 시도했다간, 그 즉시 장타를 내어줄 위험이 있다. 존을 넓게 쓰며 천천히, 살살 달래듯이 들어가야 한다. 즉, 바깥쪽 승부를 어떻게 가져갈 수 있느냐가 가장 주요한 키 포인트.’
거기까지 생각이 닿았을 때, 태준은 민영웅을 상대로 어떠한 공을 던져야 할지에 일말의 고민조차 보이지 않았다.
딱-!
초구는 스트라이크 존 바깥쪽 높은 코스로 살짝 빠져나가는 체인지업.
민영웅은 그 공을 맹렬한 기세로 타격했지만, 방향은 1루의 관중석 쪽이었다.
따악-!
이어지는 두 번째 공, 이번에는 스트라이크 존 바깥쪽 낮은 코스로 떨어지는 체인지업.
이번에도 민영웅은 방금과 같은 방향으로 타구를 조금 더 멀리 날려 보냈다.
순식간에 노 볼 투 스트라이크.
그 순간, 태준은 슬며시 미소를 지었다.
‘역시 민영웅. 타이밍을 귀신같이 잡아낼 줄 아는 타자.’
지금 이태준, 자신이 구사하는 체인지업은 무려 로건 라이트가 현역 시절 구사했던 체인지업. 비록 아직 레벨은 낮았지만, 웬만한 투수들의 체인지업보다 훨씬 타이밍을 맞추기 까다로운 체인지업이었다.
그리고 민영웅은 그런 체인지업도 단 2구 만에 타이밍을 조금 더 명확하게 붙들어냈던 것.
만약 그 체인지업이 스트라이크 존 바깥으로 흐르는 코스가 아닌 안팎으로 조금 몰렸더라면, 장타를 내어주게 됐을지도 모를 정도로 타이밍은 제법 잘 맞았었다.
‘저런 파워를 가진 타자가 타이밍 잡는 감각까지 탁월하니. 나와 같은 기교파 투수들은 골머리를 앓을 수밖에 없겠지.’
마치 메트로놈과도 같았던 기계적인 감각.
하지만 때로는 그러한 정교한 감각이.
퍼어엉-!
스스로의 탁월한 감각에 대한 맹신이 독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스트라이크! 배터 아웃!”
그러한 사실을 깨달을 수 있는 데엔 민영웅이라는 타자는 아직 너무도 어린 타자였다.
「몸쪽 꽉찬 직구에 민영웅, 그대로 얼어붙어 버리면서 루킹 스트라이크 아웃! 경기 종료! 투수 이태준이 민영웅까지 3구 삼진! 9회 말 나이츠의 자랑 ‘강손민’ 트리오가 이태준 앞에서 마치 추풍의 낙엽처럼 휩쓸려 나갔습니다!」
「방금 이태준 선수가 던진 몸쪽 포심패스트볼. 민영웅 선수. 움찔하는 데 그칠 뿐, 스윙으로 이어지지 못했습니다. 저건 타이밍을 완전히 놓친 거예요. 그런데 전광판에 기록되는 구속은 고작 135Km밖에 되지 않았거든요? 그런데 어떻게 저런 구속으로 타이밍을 저렇게까지 뺏어낼 수 있는 걸까요? 허허, 대단하다는 말밖엔 할 말이 없을 듯합니다.」
8회, 투구 수 5개로 3자 범퇴,
9회, 이전보다 조금 늘어났지만, 여전히 적은 투구 수, 7구.
손현식, 민영웅이라는 까다로운 타자를 상대로 연속 3구 삼진을 잡아내며 이닝 종료.
총 12구로 기록한 2이닝 세이브.
ㄴ눈정화 미쳤다! 와 진짜 뭐임? 이 무슨 사기캐야?
ㄴ민영웅이 115 체인지업에 135 직구에 3구 삼진? 진짜 뭔 일이야 도대체;
ㄴㄹㅇ; 당장 전반기 마지막 경기에서 155 직구에도 홈런 때린 타자 아녔냐?
ㄴ155 던지는 투수도 못 잡은 민영웅 135로 잡는 마법사;
이태준의 마법과도 같았던 2이닝.
【경험치 + 68】
【축하합니다! 첫 2이닝 세이브를 기록하셨습니다!】
【2이닝 세이브 경험치 보너스가 적용됩니다!】
【추가 경험치 + 200】
【<로건 라이트의 후계자>의 LV이 상승합니다!】
【<로건 라이트의 후계자> LV.15로 올랐습니다!】
그것은 팬들의 축하,
【<로건 라이트의 후계자> LV.15 달성 특전이 주어집니다!】
그리고 시스템의 축하와 함께 성황리에 종료될 수 있었다.
***
원더스의 불펜.
9회 말, 세 명의 타자. 강태건, 손현식, 민영웅까지.
세 타자를 너무도 손쉽게 삼자 범퇴로 막아낸 것을 불펜에서 실시간으로 시청 중이던 투수들의 반응.
‘아니, 저런 느린 직구가 몸쪽에 꽂히는 공에 민영웅이 당한다고···?’
누군가는 민영웅이 그런 느린 공에 당한 것에 대해 의문을.
‘와, 민영웅 상대로 3구 삼진?’
또 누군가는 최근 타격감이 절정에 달해 있던 민영웅을 상대로 과감하게 몸쪽 공을 던져 3구 삼진을 잡아낸 것에 대한 감탄을.
그들의 반응은 가지각색으로 갈리는 중이었다.
그리고 그 사이에서.
“허, 태준이가 저런 것도 가능한 투수였어?”
정준.
그는 이태준이 민영웅을 상대로 마지막으로 던진 공을 보면서 감탄을 금할 수 없었으니,
방금 마운드 위에서 보인 새로운 기술.
“저거 나도 구현하기 어려운 스킬인데?”
이태준에게서 또 한 번 새로운 가능성을 엿볼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