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baseball genius through talent absorption! RAW novel - Chapter (48)
재능 흡수로 야구 천재-48화(48/210)
048화. 마구(魔球)를 던지는 투수
태준이 1군 로스터에 이름을 올리게 된 지 그렇게 긴 시간이 흐르진 않았다.
하지만 어느덧 그의 역할은 불펜들의 사령관, ‘클로저’.
처음은 추격조와 원 포인트 릴리프 정도의 역할로 시작했지만,
빼어났던 활약상, 그리고 팀의 암담한 사정으로 인해 순식간에 클로저 역할을 꿰찰 수 있었다.
그리고 클로저의 직책을 맡게 된 이후로도 줄곧 좋은 모습만을 보일 수 있었다.
오늘 경기까지 태준이 거둔 1군에서의 성적,
8게임 11.1이닝 무실점 1승 1홀드 3세이브
비록 보름 조금 남짓한 스몰 샘플에 불과했겠지만,
그 강렬한 퍼포먼스는 추락하는 부산 원더스에게 거듭된 승리를 선물할 수 있었다.
또한, 지금 태준의 눈앞에 보인 시스템 메시지.
이것은 그 활약에 대한 선물이었다.
【1군 등록 이후 10이닝 투구를 기록했습니다!】
【Player 이태준의 기록의 가치를 측정합니다···.】
【축하합니다! 초심자 특전 획득 자격을 충족했습니다!】
【초심자 특전을 획득합니다!】
‘초심자 특전? 이건 또 뭐죠?’
처음 받아보는 메시지. 그것을 받아든 태준의 동공은 면적을 살짝 넓혔다.
[상기되어 있는 그대로. 네 1군 데뷔 선물 같은 느낌이겠지. 흠, 이 시스템. 네가 성적만 잘 거두면, 인지도와 경기 보상 이상의 것들도 얻어낼 수 있을 것 같은데?]또한, 로건 라이트도 새롭게 나타난 메시지를 흥미롭다는 시선으로 바라봤다.
이윽고 흐뭇한 미소 하나를 입가에 띄웠다.
이 새로운 메시지의 등장이 시사하는바.
그것은 너무도 명확했으니까.
‘앞으로도 성적만 꾸준히 낼 수 있다면, 그만한 보상은 뒤따라온다···.’
태준은 로건 라이트가 했던 말을 또 한 번 되뇌었다.
꿀꺽-
이윽고 침을 한 차례 삼켰으며, 전신을 슥 훑고 지나간 전율을 체감했다.
자신의 목표가 또 한 번 가까워졌음을 느낄 수 있었기에.
태준은 떨리는 손가락으로 그 <초심자 특전>의 진위를 들춰보았다.
그리고 그것의 정체.
【<구종 강화>를 획득했습니다!】
레벨 업을 5단위로 올렸을 때 얻을 수 있는 세 가지 보상 중 하나. <구종 강화>였다.
‘오, 구종 강화? 여기서 이게 나와준다고?’
그간 구종 습득과 구속 증진에 밀려 미처 고르지 못했던 또 하나의 특전.
<구종 강화>.
현재 태준이 구사하는 구종, 슬라이더, 체인지업, 그리고 두 종류의 커브 중 로건 라이트의 커브. 그 위력적인 세 구종이 여전히 Lv.1에 머물러 있었던 참에 나와준 달콤한 선물이었다.
“어이, 태준. 뭘 멍 때리고 있어?.”
잠시 시스템이 자아내던 황홀경에 빠져있던 중 태준의 옆자리에서 함께 경기를 지켜보던 선배 투수, 정준이 그의 어깨를 토닥이며 말했다.
그리고서 한마디 말을 덧붙였다.
“오늘도 네 덕이 게임 이겼으니. 수훈 선수는 네 차지겠네. 슬슬 인터뷰에서 뭔 말할지 준비해둬.
오늘 경기의 수훈 선수가 누구인지에 대한 질문에,
이번만큼은 그 누구의 이견도 나올 수 없었을 테니.
“아···!”
태준은 정준의 말, 그리고 팬들의 응원 소리에 순간의 상념에서 깨어났다.
그리고 시야에 자신이 이뤄낸 것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승리’.
선수가 팬들에게 선물할 수 있는 가장 값진 팬 서비스.
연장까지 가는 접전의 승부 끝에 얻어낸 승리의 기쁨.
그 아래 열띤 함성으로 보답하는 팬들의 응원.
그것은 오늘 이곳, 사직 야구장의 승리자가 부산 원더스라는 가장 확실한 증거.
그런 사직 야구장의 팬들이 자아내는 뜨거운 열기 속,
분주히 움직이던 방송국의 직원들. 그들의 시야에 한 사내가 잡히자 일제히 소리쳤다.
“오늘 경기 데일리 MVP 선정되셨습니다! 축하드려요!”
지금 사직 야구장이 내뿜어내는 뜨거운 열기에 제대로 활력을 불어넣은 이.
바이킹스와 펼친 연장까지 가는 긴 혈투의 주인공.
“이태준 선수! 축하드립니다!”
오늘 경기의 주인공은 단연 이태준이었다.
ㄴ오늘은 리얼 이태준의 승리였다!
ㄴ최소 3인분 하는 클로저 미쳤고;
ㄴ근데 이태준 던지는 거 보니까 불펜에 묶여 있기 좀 아깝더라; 3이닝을 던지는데도 전혀 문제도 없던 거 보면
ㄴ저 미친 피지컬 보면 이태준이 스태미너가 부족하다? 그건 말이 안 됨
ㄴ근데 완급 조절이 된다고? 그러면 무조건이지 ㅋㅋㅋ 선발 투수 가능함!
***
경기, 그리고 인터뷰까지. 오늘의 일정을 마치고 숙소로 돌아가기에 앞서.
태준은 잠시 행복한 고민의 시간을 가졌다.
그렇다면 그 행복은 무엇으로부터 비롯되었는가.
【구종 강화】
바로 오늘 경기에서 얻어낸 의외의 수확, <구종 강화>.
말 그대로 보유하고 있는 구종 하나의 랭크를 올려주는 아이템으로부터 비롯된 행복이었다.
더불어 <구종 강화>를 통해 업그레이드 가능한 구종은 총 세 구종.
“고민되네요. 세 구종이 전부 장점이 확실해서.”
그 세 구종은 전부 현역 시절의 로건 라이트가 구사했던 구종인만큼 지닌 강점이 뚜렷한 구종들.
오프스피드 구종이자 대 우타자로 강점을 보이는 ‘체인지업’.
대 좌타자 상대 최종병기 ‘슬라이더’
그리고 정준의 커브와 어우러져 타자의 타이밍을 수월히 흩트리는 ‘커브’.
그 셋 중 하나만을 선택하는 건 복에 겨운 고민이면서도 동시에 약간 가혹(?)함도 동반됐던 고민.
[정 고민되면, 너튜브에 내가 공 던지던 영상 있을 거 아냐? 그거 한 번 보고 네 투구랑 맞춰서 생각해보던가.]고민에 빠져있던 태준에게 로건 라이트는 조언을 하나 툭 던져줬다.
“오, 그거 괜찮겠네요.”
그리고 태준은 곧바로 너튜브를 통해 과거, 전성기 시절의 로건 라이트가 공을 던지던 영상을 시청했다.
영상 속, 젊은 모습의 로건 라이트. 비록 신장은 178cm로 피지컬 괴물들이 즐비하는 MLB 무대에서 다소 왜소한 축에 속했지만, 풍기는 아우라만큼은 그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았다.
그리고 그 시절의 로건 라이트가 던지던 체인지업, 당시의 내로라하던 타자들이 타이밍을 완전히 빼앗긴 채 방망이를 헛돌리는 모습은 보는 이로 하여금 상당한 쾌감을 일으키는 듯했다.
‘역시 MLB 역사상 최고의 체인지업다워. 디셉션, 제구, 브레이킹, 낙폭. 무엇하나 빠지는 것 없이 완벽하다.’
그리고 커브.
비록 그 시절의 로건 라이트에게 커브는 주력 구종은 아니었겠지만, 다채로운 구종 사이에 섞이는 커브는 상대하는 타자를 당황 시키는 데 조금의 부족함이 없어 보였다.
‘커브만 평생 던진 투수들도 어려움을 느끼는 제구. 로건 형님은 이 유려한 낙폭의 커브를 스트라이크 존 안과 밖을 자유자재로 넣고 뺄 수 있었다.’
그리고 마지막 슬라이더.
체인지업과 더불어 그 시절의 로건 라이트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가히 상징적인 구종. 횡으로 휘어 나가는 무브먼트가 남달랐던 그 슬라이더는 수많은 MLB 타자의 방망이를 헛돌렸고, 수많은 삼진을 쌓아 올릴 수 있었던 구종.
영상의 시청은 이 정도면 충분했다.
덕분에 잠시간의 고민도 말끔히 해결될 수 있었다.
【슬라이더가 강화되었습니다!】
【슬라이더 LV.4】
가히 마구(魔球)라 일컬어도 전혀 손색이 없을 전성기 시절, 로건 라이트의 슬라이더.
그것이 다시금 뇌리에 각인 되어버린 이상, 그 이상의 고민은 사치였을 테니.
“그러고 보니 형님의 슬라이더. 다른 이름으로 불린 적도 있었죠?”
또한, 그 시절의 로건 라이트가 구사하던 슬라이더. 그 슬라이더는 여러 야구인과 팬들로부터 다른 명칭으로 불리기도 했다.
“‘스위퍼’라고.”
스위퍼(Sweeper).
횡으로 크게 휘어 나가며 ‘홈 플레이트를 쓸고 간다’라는 의미에서 붙게 된 명칭.
실제로 몇몇 통계 사이트에서는 횡 무브먼트가 유독 강한 슬라이더를 ‘스위퍼’라는 구종으로 따로 구분해서 기록하기도 했다.
그리고 로건 라이트의 슬라이더, 아니, 스위퍼는 MLB 투수들이 구사한 스위퍼 중에서도 가장 각이 크고 날카로운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흐흐, 그렇게 불러주는 거. 나쁘지 않았지.]그리고 로건 라이트는 자신의 슬라이더가 ‘스위퍼’라고 불리는 것을 꽤 좋아하는 눈치였다.
실제로 인터뷰를 통해서도 그 심정을 종종 드러내기도 했었고.
“그나저나. 역시 형님의 슬라이더. 다르긴 다르네요. 전 아직 먼 느낌입니다.”
[흠흠, 뭐. 그랬지. 그때 내 슬라이더는 아무도 못 쳤지.]그런 로건 라이트의 슬라이더. 수많은 영상 매체 속에 남겨진 전설적인 슬라이더.
어째서 로건 라이트가 왜소한 체구와 느린 구속을 지니고도 MLB의 지배자가 될 수 있었는지를 여실히 느껴볼 수 있었다.
“형님의 저 슬라이더···. 아, 스위퍼라고 불러드려야 하나요?”
[흐흐, 네 맘대로 불러.]“그러면 사양 않고. 형님의 스위퍼. 지금처럼 레벨을 계속 올리다 보면, 언젠간 저도 던질 수 있을까요?”
그리고 지금 태준이 구사하는 슬라이더. LV.1임에도 불구하고 위력을 지니고 있었지만,
냉정히 아직은 로건 라이트의 슬라이더와 비교하기엔 역부족이었다.
그럼에도 급하게 생각할 건 전혀 없었다.
[물론, 가능하지. 애초에 네가 던지는 슬라이더. 내가 던졌던 슬라이더잖아?]지금 이태준이 구사하는 슬라이더는 명백히 로건 라이트의 슬라이더.
[게다가 네 신체 조건. 나보다 월등히 좋거든. 혹시 몰라? 언젠간 저 영상 속 슬라이더보다 훨씬 더 강한 슬라이더를 던지게 될지?]로건 라이트는 거의 확신하고 있었다.
지금의 이태준. 그는 언젠간 자신을 뛰어넘을 투수가 될 수 있으리라는 것을.
[어쩌면, 내 예상보다 더 빠르게 이뤄질지도 모르지.]그리고 그 시점은 자신이 상정하고 있던 것보다 더 이른 시점이 될 수 있으리라는 것을 말이다.
***
한편, 부산 사직 야구장으로부터 약 11000km가량 떨어진 도시이자,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도시. 뉴욕.
그 뉴욕에 위치한, 세계에서 가장 비싼 경기장 TOP 20안에 들어가는 웅장한 야구장, 시티 필드.
그곳에서 한 50대 즈음 되어 보이는 건장한 체구의 사내가 태블릿 PC를 통해 한 동양의 투수가 공을 던지는 영상을 보고 있었다.
그런 그의 사내의 얼굴엔 아주 흐뭇한 미소가 걸려 있었다.
“이봐! 리! 뭘 보고 그렇게 좋아하는 거야?”
그 사내의 이름은 이찬열.
이명준과 이태준의 아버지이자. 현 뉴욕 메츠의 1군 타격 코치였다.
“또 아들 영상 보고 있는 거야?”
이찬열이 두 아들의 영상을 꾸준히 챙겨보고 있다는 것은 뉴욕 메츠의 다른 코칭 스태프 사이에서 공공연히 알려진 사실.
“응, 요즘 둘 다 너무 잘하거든. 흐흐, 이거 참. 보고만 있어도 기분이 좋아지네.”
비록 지금은 머나먼 타향에서 서로의 꿈을 좇고 있던 터라 자주 얼굴을 보진 못했지만, 이렇게라도 영상을 통해 두 아들의 경기는 전부 챙겨보고 있었던 이찬열.
그런 이찬열의 흐뭇한 미소를 짓는 횟수는 근래 들어 부쩍 늘어나는 추세였다.
이유는 명확했다.
“요즘, 태준이가 참 잘해. 어제 경기에서 마무리로 나와서 3이닝 퍼펙트를 기록했었다고.”
차남 이명준이야 원체 잘하는 선수였겠지만, 장남인 이태준은 늘 자신의 아픈 손가락.
하지만 더 이상 그 손가락은 아프지 않았다.
투수 전환 이후 계속되는 승승장구. 지금 태준이 보이는 무지막지한 성장 속도는 이찬열이 여기기에도 비범하기 그지없었으니까.
“맞다. 고메즈. 너한테 묻고 싶은 게 생겼어.”
이찬열은 방금 자신에게 아는 체를 했던, 자신보다 조금 어린 나의 흑인 중년, 라파엘 고메즈를 보며 입을 열었다.
“오, 리가 내게 궁금한 게 다 있다고? 뭔데?”
“고메즈가 보기에 내 아들 녀석이 어느 정도 수준인가 싶어서. 그리고 개선할 게 있다면, 그게 뭘까 싶기도 하고. 이런 건 나보다 네가 더 정확히 봐줄 수 있을 거 아냐. 안 그래?”
라파엘 고메즈. 그는 현 뉴욕 메츠의 투수 코치이자, 현역 시절 MLB에서 통산 1209이닝을 던져 약 84승을 거둔 투수.
“오케이. 리의 부탁이면 들어줘야지. 나중에 한 번 보여줘 봐. 그런데··· 리도 내 성격 알지? 나 은근 이런 데 냉정한 거.”
그리고 지금은 이찬열의 동료였다.
“흐흐, 고메즈가 그렇게 봐준다면야 오히려 좋지. 부탁할게.”
라파엘 고메즈는 미소를 지으며 이찬열이 건네는 태블릿 PC를 받아들었다.
그리고 이태준의 투구, 어제 있었던 바이킹스와의 경기에서 선보인 3이닝 투구를 천천히 음미했다.
이윽고 고메즈, 자신도 모르는 새 미간이 조금씩 찌푸려지기 시작했다.
작은 목소리로 ‘Oh my god’을 읊조렸다.
그렇게 3이닝의 투구를 전부 본 이후, 다소 심각한 표정으로 이찬열에게 이렇게 말했다.
“이봐. 리. 분명 네 아들···. 투수로 전향한 지 1달밖에 안 됐다 하지 않았어?”
“그렇지? 줄곧 타자만 하다가 지난달 즈음부터 투수로 전향했으니까.”
그리고 그 말을 듣고서 헛웃음을 흘렸다. 그리고 확신에 찬 어조로 말했다.
“1달 만에 이런 게 가능하다고? 절대. 그럴 수가 없어.”
자신의 눈앞에 보인 그 투수. 그 투수가 공을 던진 지 1달밖에 되지 않은 투수일 리가 없다고.
이어서 한마디 말을 덧붙였다.
“이건··· 로건 라이트잖아?”
로건 라이트.
라파엘 고메즈는 먼 타향의 낯선 투수에게서
자신에게 너무나도 익숙한,
그리고 현역 시절에 너무도 닮고 싶었던 전설적인 투수, 로건 라이트를 겹쳐 볼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