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baseball genius through talent absorption! RAW novel - Chapter (52)
재능 흡수로 야구 천재-52화(52/210)
052화. 마운드 위의 심판자 (1)
축구의 종주국, 영국 잉글랜드의 축구 리그 EPL의 최고의 감독으로 손꼽히는 인물이 남긴 격언이 하나 있다.
‘선수에게 SNS는 인생의 낭비.’
물론, 어느 정도 와전된 부분도 있겠지만, 오늘날에 이르러 그의 말은 스포츠 팬들에게 비단 축구에 국한된 것이 아닌 스포츠계의 전반을 통찰하는 격언으로써 받아들여지고 있다.
야구계 또한 마찬가지.
SNS를 통해 말실수를 꺼내다가 구설수에 올랐던 선수가 한둘이 아니었으니까.
팬들은 자신이 응원하는 선수가 SNS에 심취해 있는 것을 탐탁하게 여기지 않는다.
이는 한 팀의 지도자들 또한 마찬가지.
자신의 팀의 주전, 주력 선수가 SNS에서 일탈을 일삼다가 부득이하게 이탈하는 경우가 생기는 것을 원치 않을 테니.
서울 드래곤스의 감독, 강구혁은 선수들의 SNS 활용을 유난히 언짢게 느끼는 인물.
특히 어린 선수의 SNS는 절대적인 독이라고 확신하는 인물이었다.
그런 강구혁 휘하의 서울 드래곤스 1군에서는 25세 이하 선수의 SNS를 금기시하는 규정이 있었다.
물론 너무 고지식한 규정이기에 어린 선수들의 불만이 어느 정도 따라 왔겠지만,
지금 드래곤스라는 팀 자체가 워낙에 주장, 유승표를 중심으로 군기가 바짝 잡혀있던 팀인 만큼 그 시스템은 확고히 유지 중이었다.
하지만 그런 빡빡한 규정하에서도 몰래몰래 비밀 계정을 활용하여 SNS를 즐기는 선수들도 있었다.
드래곤스 최고의 유망주, 정민혁 또한 그런 선수 중 한 사람이었다.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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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u_ck_ing_jeong 하, 오늘도 틀딱들이랑 야구 하느라 힘들었다 ㅋㅋ;;
자신이 허락한 친구들만 볼 수 있는 인별 비밀 계정을 통한 일탈. 정민혁은 그것을 즐기고 있었다.
instric32 ㅋㅋㅋ 뭔데 구혁이가 또 지랄함?
ㄴfu_ck_ing_jeong 그 새끼만 지랄하는 거면 이제 말도 안 하지 ㅋㅋ
ㄴinstric32 또 누가 우리 민혁이 빡치게 했누?
ㄴfu_ck_ing_jeong 누구겠냐? 유승표지 ㅋㅋ 꼴에 주장이랍시고 어깨에 힘 빡 들어가선 ㅋㅋ 난 진짜 21세기에 SNS 통제한다는 팀은 살다살다 처음 본다 ㅋㅋㅋ
또한, 구강혁 감독을 비롯한 코칭 스태프뿐만 아니라 주장 유승표 등 선배 선수를 향한 뒷담화도 서슴지 않았다.
이에 조금의 죄책도 갖지 않았다. 그저 걸리지 않으면 그만이라는 생각뿐.
그런 그의 험담은 자신의 팀 동료들에게 국한되어 있지 않았다.
[원더스 이태준, 드래곤스전 선발 투수 데뷔 경기 갖는다!]좋아요 19개
fu_ck_ing_jeong 오~ 태준이 마이 컷넹 ^^ 형한테 맞을 준비 됐냐?
다른 팀의 선수들.
심한 경우는 야구인이 아닌 다른 이를 향한 비난도 일삼았으니, 걸리지만 않았을 뿐. 이는 품 안에 언제 터질지 모를 폭탄을 품고 있는 것과 다름이 없었다.
걸리지만 않으면 된다는 것은 다시 말해 걸리는 순간, 만약 정민혁의 비밀 계정의 존재를 알고 있는 누군가가 앙심을 품는 순간, 무언가 사단이 일어날 수도 있다는 뜻일 테니···.
지금이 딱 그러한 순간이었다.
서울 드래곤스와 부산 원더스의 시리즈가 시작되기 하루 전.
정민혁이 무심코 심어 놓았던 자멸의 씨앗.
그 씨앗의 발아가 전조를 보였다.
무려 100만 명에 달하는 구독자를 보유한 대형 채널, ‘황기자 뉴스’.
채널의 주인은 채널의 이름대로 황 씨는 아니지만, 과거 기자로 활동했던 인물로 연예인, 정치인 등을 막론한 유명 인플루언서들의 뒷이야기를 주로 다루는 사이버 렉카 너튜버로
그에게 한 번 제대로 저격을 당한 이는 정치인, 연예인을 막론하고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곤 했으며, 심한 경우, 영영 업계로 돌아오지 못하게 되는 경우도 더러 있었을 정도로 그 영향력이 상당히 강했던 채널.
그런 채널의 스튜디오의 작은 미팅 룸.
그곳엔 고등학생밖에 되지 않은 한 여성이 방문해 있었고,
그 어린 소녀의 표정은 다소 결연했다.
“그동안 이걸 혼자 고민했던 거죠? 아이구, 마음고생 많았겠네. 그간, 고생 많았어요.”
그런 소녀를 달래는 30대 중반 즈음 보이는 여성. 이 여성이 ‘황기자 뉴스’의 채널 주인이었다.
“그러니까 다시 이야기를 정리해보자면. 랜덤 채팅 어플에서 정민혁 선수가 그쪽한테 같이 자자고 하고 나중에는 인별 DM까지 보내며 협박까지···. 그리고 그쪽은 그걸 싹 다 캡쳐까지 해서 모아 놓은 거고.”
그 여성의 말에 소녀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하, 이건 더 볼 것도 없네요. 정민혁 이거 순 나쁜 새끼였네요. 아유, 이제 걱정 안 하셔도 돼요. 내가 진짜 이런 새끼들 어떻게 보내야 하는지 제대로 알거든.”
그 말에 소녀의 입술이 조금씩 달싹이기 시작했다.
“저, 정말요?”
“그럼요. 어딜 건드릴 게 없어서. 미성년자를 건드려? 정신 나간 거지. 이런 애들은 그냥 평생 빛 못 보고 살아야 해. 안 그래요?”
“네, 마, 맞아요! 정말 나쁜 놈이에요···.”
그 여성은 이런 일이 매우 익숙하다는 듯, 겁에 질려 있던 소녀를 달래줬다.
“이거 내가 제대로 된 타이밍에 터뜨려 드릴 테니 너무 걱정 말고. 조금만 기다리세요. 제 채널 걸고 이 새끼 무조건 나락으로 떨궈버려 줄 테니까.”
그리고 움직이기 시작했다.
음지의 사냥꾼인 그녀가 말이다.
***
음지에서 누군가 움직이기 시작한 한편.
드래곤스의 감독, 강구혁. 그는 시리즈를 앞두고 선수단을 모았다.
그런 강구혁의 표정은 좋지 못했다.
선수들도 마찬가지였다.
“오늘 오전에 나온 뉴스. 다들 봤을 것으로 알고 있다.”
이유는 바로 오늘 오전, 방송사를 통해 공개된 폭로 뉴스.
KBO의 특정 선수가 미성년자를 상대로 성 착취를 시도했다는 폭로 뉴스가 나왔기 때문이었다.
물론 아직은 누군가를 특정되지 않았다. 그저 수도권 부근의 A팀 선수라는 단서 정도 나온 것이 전부.
그리고 서울 드래곤스는 명백히 수도권 중심에 서 있는 팀이었다.
“주장.”
“네! 감독님!”
“내가 너희들에게 자주 했던 말이 하나 있지? 썩은 사과. 썩은 사과는 어떻게 해야 한다고?”
그 질문에 유승표는 짤막하게 침묵한 뒤 낮게 깔린 음성으로 대답했다.
“···. 빨리 버려야 한다고 했습니다.”
“그래. 싱싱한 사과들이 담긴 통 안에 썩은 사과가 하나 들어 있으면, 그리고 그걸 빨리 버리지 않는다면. 결국, 모든 사과가 다 썩게 된다.”
한 팀은 유기적인 생명체로서 선수와 선수는 서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이는 강구혁 감독의 오랜 지론.
그는 선수 개인의 일탈은 아무리 가벼운 것이라 할지라도 절대로 용납하지 않는 감독이었다.
“난 우리 팀엔 썩은 사과가 없는 걸로 생각하겠다. 아니, 없다고 믿겠다. 알겠냐?”
그런 강구혁 감독의 자신들을 믿겠다는 말. 그 말 속에는 아주 날카롭고 단단하게 벼린 가시가 숨어 있었음을 그 자리에서 모르는 이는 없었다.
만약 이런 내 믿음을 저버린다면, 너에게 다시는 기회가 없으리라는 것을 공표한 셈이나 다름이 없었으니까.
“넵! 알겠습니다!”
물론 당당하다면, 아무 문제 없는 일. 그 자리에 있던 모든 선수가 우렁찬 목소리로 같은 대답을 남겼다.
하지만, 단 한 사람. 단 한 사람만이 그 대열에 섞이지 못했다.
‘하, 씨발···. 좆됐네···.’
정민혁 켕기는 것이 있던 그만이 대답을 남기지 못한 채 초점을 잃은 동공으로 허공을 살필 뿐이었다.
***
‘황기자 채널’의 주인의 생각은 그러했다.
네티즌들은 아주 조금의 단서만 던져줘도. 자신들끼리 그 선수가 누구일지를 추측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 추측은 꽤 광범위하고 빠른 속도로 퍼져 나간다.
ㄴ와; 미성년자 성 착취? 대체 어떤 새끼냐?
ㄴ어떤 새끼인지는 몰라도 진짜 미친 놈이다; 걸리는 순간 선수 생활 끝이겠네
ㄴ끝이지; 그런 새끼는 평생 야구 판에 발 들이면 안 됨!
그리고 그것은 곧 거대한 관심, 그리고 분노로 뒤바뀌기 마련. 어느새 모든 야구 관련 커뮤니티는 수도권의 A 선수가 누구인지에 대한 궁금증과 관심, 그리고 분노를 여기저기서 터뜨리기 시작했다.
그렇게 분노가 최고조로 쌓일 때쯤. 야구에 관심이 있는 이뿐만 아니라 다른 대중들에게까지 그 관심이 전이되기 시작할 즈음. 폭탄을 투하한다.
그것이 구독자 100만 명의 사이버 렉카 너튜버가 세운 전략.
그리고 지금은 그 전략대로 그대로 흘러가고 있었다.
“그런 상황 속에 기껏해야 20살인 선수가 뭐 제대로 뛸 수나 있겠어? 아마 계속 헛짓거리나 하면서 욕이나 먹겠지.”
또, 그 상황 속에서 20살의 어린 선수의 멘탈이 제대로 감당이 될 리가 만무.
이는 경기력에서도 은연히 드러날 수밖에 없는 문제.
이는 원더스와의 첫 경기부터 조금씩 드러나기 시작했다.
두 경기에 나와서 9타수 1안타. 삼진 3개. 집중력이 거의 박살이 난듯한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었으며, 이에 드래곤스의 팬들도 불만 섞인 목소리를 꺼내기 시작했다.
그중에서는 눈치가 빠른 이들도 있었다.
ㄴ야, 요즘 정민혁 경기에 집중 못 하는 것 같지 않냐? 뭔가 불안에 떠는 거 느낌인데···? 혹시?
ㄴ어? 그런 것 같기도 하고?
ㄴ뭘 그런 것 같기도야 ㅡㅡ 그런 뇌피셜로 음해는 자제 좀;
ㄴ아니, 그냥 느낌이 그렇다는 거지···
ㄴ그냥 병신같이 못하는 거야 ㅡㅡ 슬슬 거품 걷히는 거지
물론 아직은 모든 것이 심증일 뿐이겠지만 말이다.
그리고 그런 상황 속 그녀의 눈에 한 선수가 들어왔다.
“흠, 이태준이랑 정민혁이라···. 마침, 딱 좋은 매치 업이네.”
현재 드래곤스의 팬들이 온갖 아쉬움을 표출하고 있던 이태준. 만약 그 선수에게까지 무너진다? 이건 임팩트가 제법 클 것 같았다.
“내일 즈음이 딱 좋겠어. 여기서 이태준이 제대로 무너뜨려 줬으면 좋겠는데 말이지.”
거대한 폭탄을 터뜨릴 가장 확실한 타이밍.
그 폭탄의 버튼은 어느새 이태준의 손에 쥐어져 있었다.
***
정민혁의 집중력이 눈에 띄게 흔들리고 있다는 것은 이태준. 그의 시야에도 포착되었다.
‘요즘 정민혁이 조금 이상한 거 같은데. 마치 폭탄 목걸이를 목에 건 채 경기에 나서는 느낌.’
컨택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것을 넘어서 타이밍조차 제대로 맞지 않고 있었다.
그 영향으로 정민혁은 그간 2번 타자로 출전했었지만, 오늘 경기에서는 6번 타자로 밀려 있었다.
[왜? 저러고 있으니까 동정심 들어?]‘네? 동정심이요? 저 녀석한테요?’
다소 위축되어 있던 적,
태준은 그런 적을 상대로도 일말의 동정심을 갖지 않았다.
‘전혀요. 오히려 기쁩니다. 저런 상태의 정민혁이라면 더욱 철저히 부숴버릴 수 있을 테니.’
위축된 상대는 오히려 더욱이 철저하게, 더욱이 무자비하게.
그것이 사냥꾼의 방식.
‘그리고. 오늘 경기는 정민혁만 상대하는 게 아니잖아요? 오늘 제 상대는 드래곤스입니다.’
그리고 그와의 승부에서 필요 이상의 감정을 쏟지 않는다.
오늘 자신이 이겨야 할 상대는 비단 정민혁으로 국한되어 있지 않을 테니.
서울 드래곤스.
오늘 이태준은 그들 모두를 상대로 또 한 번의 증명을 해야만 했다.
로건 라이트는 그런 태준의 자세에 흡족한 미소를 지은 채 고개를 끄덕였다.
‘또, 오늘 제가 증명해야 할 것은 제 한계 투구 수 안팎에서 가장 많은 이닝을 소화하는 것. 그리고 제 체력은 그 이상을 던져도 전혀 문제가 없다는 걸 드러내는 것. 이 두 가지겠죠.’
그리고 오늘 태준은 첫 선발 등판인 만큼 약 50구 정도의 한계 투구 수가 정해져 있었다.
그 상황 속 태준의 목표는 ‘최소 5이닝’.
그 각오 또한 잊지 않았다.
‘그리고, 오늘 등판을 위해서 준비해 놓은 것도 있고요.’
그리고 그것을 위한 만반의 준비 또한 갖춘 상태.
오늘 태준의 왼손에는 새로이 장만한 또 하나의 무기가 쥐어져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