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baseball genius through talent absorption! RAW novel - Chapter (55)
재능 흡수로 야구 천재-55화(55/210)
055화. 마운드 위의 심판자 (4)
KBO 측에서 선수단의 부정행위, 혹은 일탈을 방지하기 위해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신문고 시스템, 클린 베이스볼 센터.
그곳에 서울 드래곤스의 3년 차 단장, 박원재의 부정행위와 관련된 제보 하나가 접수되었고,
그 소식이 야구계에서 발이 워낙에 넓은 민찬수 기자에게까지 전달됐던 것.
“하, 단장님. 이거, 뒷돈을 요구하시면 어떡합니까. 그러면 안 되죠.”
팀 내 FA를 앞둔 한 선수에게 다년 계약서를 들이밀며 수차례 뒷돈을 요구했다는 녹취 파일.
만약 그것이 사실로 증명되기라도 한다면,
“이거 단순 해임으로 끝나면 다행이지, 다신 야구판에 발도 못 붙이는 걸 넘어서. 범죄자 낙인까지 찍힐 수 있을 테니까.”
사실상 그의 야구인의 삶은 종료,
넘어서 형사적인 대가를 치러야 할 수도 있었다.
지금의 행각은 단순 비위 행위임을 넘어선, 업무상 배임 미수죄도 적용될 수 있을 테니까.
그 상황 속, 민찬수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기자로서의 가장 기본적인 의무, ‘진실을 알릴 의무’를 이행해야 하는 순간.
“에휴, 그래도 인터뷰는 곧잘 받아주시고 그러셨는데, 안타깝지만, 아닌 건 아닌 겁니다. 단장님.”
클린 베이스볼 센터의 심의가 끝나는 대로 곧바로 보도할 수 있도록.
“자-알 가십쇼.”
민찬수는 노트북의 타자를 두드리기 시작했다.
***
한편, 서울 드래곤스와 부산 원더스의 시리즈 마지막 경기가 펼쳐지는 사직 야구장.
TEAM 1 2 3 4 5 6 7 8 9 R
드래곤스 0 0 0 0 0 0 1 1 – 2
원 더 스 0 1 0 3 0 0 0 1 – 5
선발 투수 이태준의 5이닝 무실점 7K 무결점 투구,
4회 말에 폭발한 팀의 중심 타자 채건우의 3점 홈런.
그것으로 잡아냈던 넉 점 차의 넉넉한 리드.
그 덕택에 게임의 끝자락까지 진행된 경기에서 원더스는 여전히 리드를 잡아 놓은 채 경기를 이어갈 수 있었다.
그런 9회 초. 마운드 위에 올라서는 투수는 이태준이 아니었다.
「원더스의 마무리. 박주형 선수가 이태준 선수의 승리를 지켜주기 위해 마운드 위로 오릅니다.」
박주형. 이태준이 잠시 도맡았던 클로저 자리의 주인.
그는 지난 시즌, 2.08의 평균자책점과 30개의 세이브를 올렸던 믿을 수 있는 클로저였다.
그런 투수가 마운드 위에 올라섰음에도, 태준의 표정은 여전히 덤덤했다.
[어이, 태준.]그런 태준의 모습을 뒤편에서 지켜보던 이, 로건 라이트는 가벼운 질문 하나를 던졌다.
[오늘 너의 등판은 5회에 끝났어. 그리고 벤치에서 경기를 지켜만 봐야 하는 상황이 됐지.]로건 라이트의 말마따나 태준은 오늘 거의 처음으로 선발 투수로서 마운드 위에 올랐으며,
처음으로 승리 투수 여건을 자력으로 쟁취해낸 뒤,
게임의 결과를 자신의 수중에서 떠나보냈다.
오늘의 경기, 실상 6회부터는 자신의 역할이 없었다.
[마운드에 처음으로 내려왔을 때, 그리고 지금 이 순간까지. 너 스스로 느낀 바가 좀 있었을 것 같은데.]“스스로 느낀바···.”
태준은 올해로 나름 5년 차의 야구 선수.
하지만 투수로서의 경력은 짧디짧은, 이른바 경력직 신인 투수.
게다가 범위를 아마추어 시절까지 넓힌다 한들 선발 투수로는 한 번도 마운드 위에 오른 경험이 없는 선수였다.
그렇기에, 지금의 이 경험은 태준에게 있어서 다소 낯선 감각으로 다가왔었다.
“처음에는 뿌듯했죠. 첫 등판에 목표했던 5이닝을 채웠으니. 그것도 50구밖에 되지 않는 한계 투구 수로.”
처음으로 든 감정은 보람찬 성취감.
오늘 경기, 자신에게 걸려있던 기대치보다 더 나아간 성과를 이룬 것에 대한 성취감이었다.
“그리고, 그 50구를 막상 채우고서 마운드를 내려가게 된다고 생각하니. 아쉽더라고요. 더 던질 수 있었을 텐데.”
그다음으로 든 감정은 아쉬움.
5이닝을 던졌고, 50구를 채웠지만, 아직 자신은 공을 더 던질 수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기에. 그것이 못내 아쉬움으로 남아 있었다.
“마운드를 다른 투수에게 넘겨야 한다는 거, 생각보다 마음이 편한 일이 아니었네요.”
그리고 마지막 감정, 후회.
오늘 태준이 거둔 성과에 가장 어울리지 않은 단어. 후회.
하지만, 태준은 마운드를 내려가면서 그 감정을 분명히 느꼈다.
“코치님이 말리더라도, 감독님이 때려죽이는 한이 있더라도 저 계속 마운드 위에 있고 싶다고 고집이라도 피워볼 걸 그랬어요.”
만약 경기를 망쳐버리더라도 자신의 손으로 망치고 싶다.
죽더라도 마운드 위에서 죽고 싶다.
자신이 이룩한 결과를 타인의 수중에 넘기는 것은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속 쓰린 일이었다.
그것이 설령, A급 마무리 투수, 박주형이라 할지라도.
그런 태준의 다소 결연함이 깃든 말에 로건 라이트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 그의 입가에는 흐뭇한 미소가 걸려있었다.
[그래, 설령 두들겨 맞는 일이 있더라도. 쓰러지는 한이 있더라도, 마운드 위에서 쓰러져야 한다. 그게 선발 투수다.]단순히 첫 번째로 마운드 위를 오르는 투수가 아닌,
내가 마운드의 주인이 되어야 하고, 그곳의 지배자가 되어야 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오르는 자리.
그것이 선발 투수.
그리고 태준은 오늘 경기부터 명명백백한 ‘선발 투수’였다.
[그래도, 자신의 승리에 기뻐할 줄도 알아야지. 아무리 세이버메트릭스니 뭐니 하면서 선발승의 가치를 예전만큼 인정받지 못한다고 한들, 선발 투수는 자고로 선발승을 거머쥐기 위해 마운드 위로 오르는 거니까.]“네, 알겠습니다. 명심하겠습니다.”
오늘의 경기는 그 시작을 알리는 경기.
「박주형의 스플리터에 방망이 끌려 나오면서! 삼진! 삼진입니다! 게임 셋! 스코어 5 대 2! 원더스가 시리즈 마지막 경기를 승리로 장식합니다! 그리고 이태준 선수의 데뷔 첫 선발승이 확정되는 순간입니다!」
태준의 데뷔 첫 선발 경기.
【1군 첫 선발승을 기록합니다!】
【첫 선발승 경험치 보너스가 적용됩니다!】
【추가 경험치 + 700】
시스템의 축하, 동료들의 축하, 그리고 팬들의 축하와 함께.
그 경기에서 첫 선발승을 거머쥘 수 있었다.
***
이태준의 선발 투수 데뷔 경기에서 보인 5이닝 무실점 7K. 깔끔했던 투구.
그것은 여러 야구인에게도 꽤 인상적으로 다가갈 수 있었다.
“정말, 오늘 경기, 이태준 선수가 보여준 그 투구. 그냥 완벽했다. 정해진 한계 투구 수 내에서 보일 수 있던 최선의 퍼포먼스였다. 전 그렇게 생각합니다.”
야구가 끝난 뒤 전문가들이 방송 데스크에 나와 저마다의 의견과 감상을 전하는 야구 방송,
그 모든 곳에서 오늘의 주인공은 단연 ‘이태준’이었다.
“저도 같은 생각입니다. 그리고 이 선수의 한계는 과연 어디일까. 이제 함부로 판단할 수 있는 영역은 벗어난 것 같아요. 얼마 전, 마운드 위에서 ‘스위퍼’를 던지고서 모두를 놀라게 한지 얼마나 지났다고. 이번엔 또 커터를 던져요. 그것도 너무나도 능숙하게요. 그거 하나로 우타자 일색의 타선으로 대비하던 드래곤스를 그냥 바보로 만들어버렸거든요.”
얼마 전, 강한 횡 무브먼트를 자랑하는 슬라이더, ‘스위퍼’를 구사하며 지켜보던 모든 이를 놀라게 했던 투수는, 이번에는 포심패스트볼과 디셉션과 구속의 차이가 거의 없는, 그러면서도 뚜렷한 무브먼트를 지닌 컷 패스트볼, 커터를 구사하며 또 한 번의 경탄을 일으켰다.
“예전에 그렉 매덕스라는 MLB의 전설적인 투수를 향한 언사가 있었거든요? ‘매덕스가 한 경기에 80개의 공을 던지면, 그날 던진 공의 종류도 80가지다’라는 말. 그 말이 이태준 선수를 볼 때도 떠오르는 것 같습니다. 이제는 그냥 이태준이라는 투수는 독보적인 투수라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공을 던지기 시작한 순간부터 완성형 투수라 평가받던 이태준이 보이는 가파른 성장 속도.
그것은 성적으로써 명징하게 증명되고 있었다.
그런 이태준을 향한 관심.
슬슬 이역만리의 타향, 미국에서도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태준의 첫 선발 투수 경기가 있었던 바로 다음 날. 뉴욕 메츠의 홈 구장, 시티 필드.
그곳에서 도미니카 공화국 출신의 투수 코치, 라파엘 고메즈가 이찬열을 바라보며 이렇게 말하고 있었다.
“리! 내가 어제 네 첫째 아들 경기를 쭉 봤거든? 그리고 오늘 경기까지!”
그런 라파엘 고메즈의 어조는 다소 흥분되어 있었다.
“단언컨대, 네 아들. 천재야. 그냥 천재도 아니고 완전히 미쳐버린 천재!”
“허허, 그 정도라고?”
부상으로 조금 일찍 은퇴했던 터라 나이에 비해 코치 생활이 꽤 길었던 라파엘 고메즈.
그의 결단코 짧지 않은 코치 생활 동안 봐왔던 수많은 투수 가운데 이태준은 과연 몇 번째인가. 이는 단언할 수 있었다.
“리, 네 아들의 재능은 내가 지금까지 봐 온 녀석 중 제일 뛰어난 재능이야. 그리고 이건 네 아들이라서 이렇게까지 말해주는 게 아니야.”
첫 번째라고. 지금 이태준이 마운드 위에서 보이는 재능은,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모인 메이저리그에서도 절대 빛을 잃지 않을 찬란한 재능이었다.
라파엘 고메즈는 이태준이라는 투수가 보인 모든 능력치,
유려하면서 역동적이기까지 한 그 투구 동작부터 정교한 디셉션 등등.
그 모든 것들에 대한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그리고 그럴 때마다 이찬열의 입꼬리는 조금씩 조금씩 뚜렷한 호를 그려나가더니 막바지에는 거의 초승달 모양이 되어 있었다.
“흐흐, 그 정도라고? 내 아들이 그 정도라는 거지?”
너무도 당연한 말이겠지만, 자식의 칭찬을 싫어하는 아버지는 없을 테니까.
게다가 늘 아픈 손가락이었던 아들을 향한 칭찬이었기에 더더욱.
거기서 라파엘 고메즈는 한 걸음 더 나아갔으니.
“이 정도면, 한 번 스카우트분들에게도 이야기 건네봐도 좋을 거 같아. 얜, 미국으로 건너와도 충분히 먹힐 수 있을 테니까. 한번 나중에 이야기라도 해봐. 미국 무대에 관심 있느냐고.”
이태준의 미국 무대, MLB의 성공 여부,
라파엘 고메즈는 이태준 정도의 투수라면, 언젠가 MLB에서도 찬란한 빛이 될 수 있을 선수이리라.
그렇게 보고 있었다.
***
선발 투수와 불펜 투수의 차이점.
그것은 자신이 언제 경기에 나설 수 있을지를 명확히 알고 준비할 수 있다는 지점에 있었다.
경기의 상황에 따라 그날그날 자신의 등판 일지가 정해지는 불펜 투수와 달리, 선발 투수는 정해진 로테이션에 따라 자신의 등판이 결정되기에.
준비하는 데 있어서 훨씬 유리하다.
[선발 투수의 등판은 자신의 마지막 등판일로부터 약 4일에서 5일 후. 그래서 선발 투수는 그 기간을 어떻게 쓰느냐도 굉장히 중요한 법이지.]또한, 선발 등판을 앞두고서 어떻게 준비를 할 것이냐 또한 중요한 사안.
제아무리 최고의 실력을 갖춘 투수라 할지라도 갑작스럽게, 예기치 않은 상황에서 선발로 등판하게 된다면 제 실력을 온전히 발휘하기가 어려워질 테니까 말이다.
그리고 지금 태준은 선발 투수이기에 자신의 다음 등판 일정을 정확히 알 수 있었다.
게다가 어떠한 팀을 상대하게 되는지까지도 전해 들을 수 있었다
그것이 지금 태준이 한 손에는 전력 분석 자료를 한 손으로는 한 선수의 타격 영상이 틀어진 태블릿 PC를 들고 있는 이유였다.
그리고 태블릿 PC의 화면 속 타자에게 로건 라이트 또한 제법 짙은 관심을 내비쳤다.
[이명준이라고 했던가? 볼 때마다 스윙 폼이 참 예쁜 거 같아.]“하하, 그렇죠?”
그리고 그 타자의 정체는 이명준.
바로 태준의 동생이었다.
그런 이명준의 타격 폼은 시원하게 잡아 돌리는 풀 스윙, 전형적인 어퍼 로테이셔널 히터.
사실 이러한 풀 스윙과 어퍼 스윙은 컨택에 불리할 것이라는 세간의 평가가 있었겠지만,
이명준은 초인적인 동체 시력과 천부적인 타격 감각으로 이를 완벽하게 극복하여 정교함까지 갖춰낸 타자였다.
“OPS가 1.3 가까이 되고 홈런은 시즌 50홈런 페이스. KBO라는 규격에 전혀 맞지 않는 타자라고 봐야죠.”
‘천재’라는 칭호가 그 누구보다 어울리는 타자.
KBO에서 만날 수 있는 메이저리거라고 봐도 무방했다.
그리고 다음 등판에서 태준은 그 타자와 맞상대를 치러야 했다.
[흐, 왜? 자신 없어?]“네, 명준이는 제가 확실하게 이길 수 있으리라는 생각이 안 드네요.”
그리고 그 타자는 지금 자신의 실력으로 압도할 수 있을 타자가 아니라고, 태준은 그렇게 생각했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20년 가까이 함께 살아온 동생이잖아요. 그래서 알죠. 명준이 얘가 어떤 자세로 야구에 임하는 녀석인지.”
같은 아버지에게 나고 자라 같은 것을 느낀 형제.
이명준은 자신이 지금껏 상대해온 타자 중 실력이 압도적으로 높은 타자임을 누구보다 가장 잘 알고 있었다.
[흠, 뭐 타격하는 것만 봐도 알 수 있지. 만약 내가 직접 저 녀석을 상대해야 했더라도 10번에 2번꼴로 뭐라도 맞았을 테니까.]그리고 이는 로건 라이트도 느끼고 있던 부분.
MLB 역사상 최강의 피네스 피처로 손꼽히는 그 역시 이명준을 상대로는 백전백승을 상정할 수 없었을 테니까 말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위축될 필요는 없었다.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이라는 말이 있듯.
태준의 마음은 5년을 절벽에 매달려 있었음에도 꺾이지 않았을 정도로 강인했다.
“그러니, 준비 제대로 하고 가야죠. 명준이 잡으려면.”
어려운 상대라면 그만큼 철저히 분석한 후에 승부에 들어가면 된다.
그뿐이었다.
그렇게 태준이 이명준의 타격을 분석하고 또 분석하는 중,
야구계 커뮤니티는 다른 선수에 관한 이야기로 왁자지껄했다.
『성착취 혐의 수도권 A 선수, 드래곤스 정민혁이었다!』
-황기자 뉴스 / 구독자 101만 명
-조회 수 11만 명
그 선수는 바로 정민혁,
야구계를 뒤흔들 수 있을 거대한 폭탄.
ㄴ와; 미친; 진짜 정민혁이었어?
ㄴ진짜 완전 얼빠져 보이더만; 이유가 있었네 ㄷㄷ
ㄴ드래곤스 어카냐 ㅋㅋㅋ 박원재 어카냐 ㅋㅋㅋ 제 유일한 성과였는데 날라가 버렸넹 ㅋㅋ
ㄴ지나가는 드래곤스 팬입니다. 오늘부터 팬 접습니다 ㅡㅡ;
ㄴ저런 놈들은 당장 쫓아내고 다신 야구 판에 발 못 들이게 해야 한다;
그 폭탄이 방금 <황기자 뉴스> 채널에 투하됐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