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baseball genius through talent absorption! RAW novel - Chapter (57)
재능 흡수로 야구 천재-57화(57/210)
057화. 챌린저 (1)
프로 스포츠는 큰 범주로 본다면 하나의 사업과도 같다.
그렇기에 각 팀의 가장 근본적인 목표는 최대한 많은 관중을 경기장에 유치시키는 일이 될 것이고, 방송국은 시청률, 뷰어쉽을 높이는 일이 될 것이다.
그러한 상황 속에 관계자들은 말한다. 프로 스포츠의 흥행을 위해선 반드시 ‘스타 플레이어’가 필요하다고.
동시에 ‘라이벌 구도’를 만드는 것 역시 효과적이라고.
그러한 이유로 팀, 그리고 여러 방송사는 ‘스타 플레이어’를 밀어주고 라이벌 구도를 만들기를 원하며, 해설자와 언론인을 비롯한 관련자들은 이에 적극적으로 협조한다.
[이명준 VS 이태준, ‘천재 형제’ 맞대결 성사!] [이찬열 주니어 더비! 승자는 누가 될까?]그렇기에 이태준과 이명준, 이명준과 이태준 구도는 이목을 끄는 데 최적화된 구도.
야구 관계자들이 이를 언급하지 않는 것은 직무유기나 다름이 없었다.
물론 팬들은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스타 플레이어와 라이벌 구도에 대해서는 거부감을 느낄 수 있겠지만,
ㄴ이명준 VS 이태준 대결 구도 미쳤는데? ㅋㅋㅋ
ㄴ천재의 두 천재 아들, KBO 극강의 타자 VS 떠오르는 혜성
ㄴKBO 형제 라이벌 폼 미쳤다~!
그간 이명준이 쌓아 올린 커리어.
혜성처럼 급부상 중인 이태준이 선보이는 퍼포먼스.
그 두 명의 선수가 이찬열의 핏줄 하에 묶여있다는 사실은 수많은 팬에게도 제법 흥미로운 구도.
거기에 리그 최고의 인기 팀, 광주 위너스와 부산 원더스. 두 팀 간의 맞대결.
그 덕택에 오늘 야구 경기가 펼쳐지는 광주 위너스 필드는 만원 관중, 무려 22000석에 달하는 경기장이 가득 메워질 수 있었다.
“오늘 사람 진짜 많네. 가을 야구도 아니고 심지어 평일 경기인데.”
“그야, 이태준, 이명준 경기인데. 위너스 팬이면, 이런 경기 못 참지.”
경기 시작 전부터 인산인해를 이루기 시작한 광주의 야구장. 오늘의 경기는 암암리에 암표까지 거래되고 있었을 정도로 팬 사이에서 제법 화제가 될 수 있었다.
그리고 그런 경기장에 굳이 암표를 구하지 않더라도 자유로이 드나들 수 있는 이들이 있었다.
“어후, 이럴 때마다 정말 기자 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 이런 경기를 가장 가까운 곳에서 볼 수 있으니까.”
바로 기자들.
<스포츠 내일>의 부장 기자, 민찬수는 이태준과 이명준의 경기가 예고되어 있던 광주 야구장까지 한달음에 달려왔고, 후배 기자 한 명과 위너스 필드의 관계자 석 한 자리를 차지했다.
“안 그렇냐?”
“흐흐, 맞죠. 저도 이런 날마다 기자 되길 잘했다고 생각해요.”
그런 그들 또한 기자이기 이전에 한 명의 야구를 사랑하는 팬.
오늘의 경기는 그들에게도 기대가 제법 되는 매치 업이었다.
“그나저나, 이명준 경기라 그런지 외국인 스카우트들도 많이 보이네요.”
“그렇지. 이명준은 당장 미국으로 건너가도 주전 자리를 꿰찰 수 있을 선수니까. 아마 포스팅 비용도 최대치로 꽉꽉 채워서 나갈 수 있을 테니까.”
또한, 그 매치 업에는 단순히 팬들만 관심을 보이는 것이 아니었다.
바로 MLB의 스카우트들.
청명한 벽안의 그들 또한 관계자 석에 자리를 잡고 그라운드를 응시하고 있었다.
“부장님, 혹시 궁금한 게 있는데 여쭤봐도 괜찮을까요?”
“말해.”
“그 혹시, 스카우트들이 이태준한테도 관심을 줄까요?”
물론 그들이 이 자리에 집결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이명준. 그것은 지금 이 자리에 있는 모두가 알 수 있을 자명한 사실.
민찬수는 그 사실까지 부정하려 하진 않았다.
“너 KBO 한 팀에 프런트 직원으로 활동하는 사람이 몇 명 정도 되는 줄 알아?”
“글···. 쎄요? 그건 정확히 알아본 적 없어서···.”
“물론 계약직까지 포함하면 조금 더 늘어날 수 있겠지만, 정직원의 수만 따지면 한 40명에서 50명 사이 정도야. 그중 스카우트 팀만 따로 보면, 많아 봐야 4명 정도겠지. 그런데, 메이저리그 한 팀이 관리하는 스카우트는 몇 명 정도 되는지 알아?”
“어···. 한 20명 정도 될까요?”
“허, 20명은 무슨. 최소 50명부터 시작이야.”
“5, 50명이요?”
“그래. 그리고 메이저리그 팀은 총 30개, 총 1500명 정도 되는 스카우트가 있어. 그러니 KBO만 중점적으로 점검하는 스카우트들도 존재할 수 있는 거고. 자, 그러면 네가 KBO를 담당하는 스카우트라고 생각해보자. 지금 평균자책점 0의 행진을 꾸준히 이어가는 피지컬 좋은 좌완 투수가 있는데. 관심이 갈까 안갈까.”
“하하, 그, 그렇네요. 무조건 관심이 갈 수밖에 없겠네요.”
하지만 이태준 또한 그들의 시야에 분명히 엮여 있을 터. 민찬수는 확신하고 있었다.
“물론 얼마 전의 이태준이었다면 관심도가 적었겠지만, 지금은 이야기 좀 다르지. 계속 가파른 성장세를 보여왔으니까.”
MLB의 스카우트들은 어떠한 존재들인가. 냉철한 평가로 될 선수와 안 될 선수를 명확히 구분 짓는 이들.
특히 MLB에 어느 정도로 통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그 누구보다 명확히 인지하는 이들.
그러한 점에 있어서 얼마 전 평균 구속이 135에 그치는 이태준은 그리 매력적이지 않은 선수였을지도 모른다.
그들이 KBO에서 영입을 원하는 선수는 마이너리그에 수두룩한 평범한 선수가 아닌, 적어도 당장 메이저리그 40인에 포함될 자격을 갖춘 선수일 테니.
하지만 1달도 안 되는 시간 만에 구속을 5km/h나 끌어올려 140을 던지는 이태준은 이제 그들의 기준점에 막 도달한 선수.
서서히 그들의 시야에 잡히기 시작했을 터.
“그래서 만약 이태준이 MLB에 관심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오늘 경기는 그에게 꽤 중요한 경기가 될 거야.”
아마 그들의 로스터에는 이명준의 이름 밑에 이태준이 이름 또한 올라갔을 것이다.
즉, 오늘 경기에서 이태준이 무슨 공을 던질 수 있을지 또한 그들의 관심사가 될 수 있다는 이야기.
“어, 근데 이태준 선수 포스팅 자격 얻으려면 최소 5시즌은 채워야 하지 않나요?”
다만, KBO의 포스팅 시스템.
현행 규정의 포스팅 신청 자격 조건은 1군 무대에 약 5시즌을 규정 등록 일수를 채워야 하는 것.
고교 유망주 선수의 국내 리그 진출을 장려하기 위해 과거보다 약 2년가량을 줄어들었음에도, 애석하게도 태준은 1군 무대를 올해 처음 밟은 선수. 그가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MLB에 진출하기 위해선 5시즌을 채울 필요가 있었다.
“뭐, 그렇지. 그게 좀 아쉽긴 하지.”
그러한 규정이 있었기에 태준은 계약을 앞두고 임의 탈퇴 옵션을 걸어놨던 것.
하지만 이를 공시한 적 없었기에 그 두 명의 기자를 비롯한 다른 관계자들은 이를 알 방도는 없었다.
하지만, 민찬수는 그 사실에 별달리 개의치 않았다.
“그래도. 이제 시작하는 선수잖아? 늦진 않았지.”
이태준은 엄연히 이제 막 출발선에 오른 선수니까.
그리고 나이 또한, 그리 많지 않은 선수였으니까.
그렇게 두 명의 기자를 나누던 중, 관중석이 들썩이기 시작했다.
와아아아-! 이태준! 이태준! 이태준!
그것이 의미하는 바는 명확했다.
“그러니, 우리는 그냥 지켜보면 되는 거야. 저 투수가 오늘 경기에서 과연 어떤 투구를 보여줄지를 말이야.”
오늘 경기의 본격적인 시작.
민찬수는 그 경기를 제대로 즐기기 위해 에너지 드링크 캔을 땄다.
***
경기가 시작되기 전, 태준은 자신의 한계 투구 수를 두고 류남선 감독을 비롯한 코칭 스태프들과 상의(相議)를 나눴다.
그리고 태준은 그 대화에서 자신의 의견을 가감 없이 드러냈다.
“50구는 너무 적었습니다. 더 던질 수 있었고, 피로감도 거의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더 많이 늘려도 문제 없을 겁니다.”
바로 한계 투구 수의 대폭 상향.
“네, 맞아요. 태준이 그날 50구까지 밸런스가 막 흐트러지고 그런 것 전혀 없었습니다. 저도 태준이 한계 투구 수 여유롭게 늘려보는 거 적극 추천합니다.”
그런 태준의 주장에 양태평 트레이닝 코치도 힘을 실어주었다.
그 말에 류남선도 고개를 끄덕였었다.
“좋아. 그러면 어느 정도를 원하는지 한 번 들어보지.”
이윽고 선수의 의견을 물었다. 태준은 그것을 놓치지 않았다.
“90구. 90구가 적당할 듯싶습니다.”
그리고 자신이 오늘 경기에서 원하는 투구 수를 언급했다.
“90구?”
그러자 짙은 선글라스 뒤로 가려진 류남선의 동공이 살짝 확대된 것을 볼 수 있었다.
“90구는 너무 많아. 70구. 70구 정도는 어떻게 생각하니?”
“그래 태준아 90구는 내가 봐도 좀 무리수일 것 같아.”
하지만 50구에서 갑작스레 90구는 너무 크게 널뛰는 느낌. 류남선 감독과 양태평 코치 모두 이를 약간 만류하며 절충안을 내걸었다.
“저, 90구까지 던져보고 싶습니다.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태준의 강한 의지는 꺾이지 않았다.
그 날 50구만 던지고 내려갔을 때 느껴졌던 아쉬움, 후회. 그러한 감정들은 더 이상 남기고 싶지 않았기에.
그런 이태준의 의지는 류남선 감독에게 고스란히 전달될 수 있었다.
“흠, 좋아. 그러면, 80구. 80구는 어떻니?”
“야, 태준아. 30구, 30구나 올랐어. 이 정도면 충분할 거야. 어때?”
한계 투구 수 80구. 나쁘지 않은 인상이었다. 하지만, 태준의 고집은 여전했다.
“감독님. 저 90구까지 던져보고 싶습니다.”
“흐음···.”
그리고 류남선 감독은 그러한 태준의 고집엔 무언가 이유가 있는 것처럼 보였다.
“혹시 90구를 고집하는 이유가 있나?”
“네. 있습니다.”
그런 류남선 감독의 생각은 정확했다.
“그러면, 네가 반드시 90구를 던져야만 하는 이유가 뭐지.”
또한, 한 팀의 감독으로서 그 이유를, 선수가 말하는 그 이유를 들을 필요가 있다고 여겼다.
“제 손으로 9이닝을 던지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뭐, 9이닝?”
그 상황 속, 돌아온 태준의 대답. 그 대답은 너무도 터무니없는 대답이었다.
류남선의 눈동자가 방금 것보다 조금 더 확대됐다.
“상대는 위너스다. 게다가 네 동생, 이명준도 있어. 그런 팀을 상대로 완투가 목표라고?”
“네, 그렇습니다. 그리고 상대가 위너스이다 보니, 90구는 던질 수 있어야. 제 목표를 이룰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허.”
모든 팀의 투수가 상대하기를 꺼리는 팀. 당장 직전의 경기에서 강경원을 비롯한 원더스의 투수들이 무너지는 것을 두 눈 톡톡히 보았을 것이다.
태준은 지금 그런 팀을 상대로 9이닝을 던지고 싶다고 천명했던 것.
호기를 넘어선 혈기로 느껴질 법한 그의 말.
하지만 그간 이태준이 보여온 불가사의한 퍼포먼스.
모두가 불가능할 것이라 말했던 걸 끝끝내 가능한 일이었음으로 증명해냈던 그였기에.
그의 터무니없는 주장은 분명 강한 설득력을 지니고 있었다.
“흐, 그래. 알겠다. 90구. 어디 한번 해봐.”
그리고 류남선은 그의 결연한 의지에 설득됐다.
지난 경기보다 약 40구 늘어난 한계 투구 수, 90구.
“네! 믿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태준은 그것을 허가받을 수 있었다.
***
다시 돌아와서 광주 위너스 필드.
태준은 공을 던지기에 앞서 위너스의 타자들에 대한 정보를 간단히 복기했다.
‘팀 OPS만 무려 0.821로 수원 록스와 함께 화력 1, 2위를 다투는 팀. 특징으로는 1번부터 9번까지 별다른 구멍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
2년 연속으로 KBO를 제패한 팀인 만큼 타선의 완성도는 상당히 조밀했다.
그런 타선의 중심을 리그 최강의 타자가 지키고 있다는 것.
쉽게 생각할 수 없었다.
‘90구까지 허락받았지만, 이 역시 여유를 부릴 수 있는 수준은 아니다. 한 구 한 구, 온 집중을 다 해 던질 수 있어야 한다.’
쉽지 않은 상대인 만큼 더욱이 집중하여, 더욱이 좋은 공을 던질 수 있어야 했다.
‘1번 타자, 니콜라스 윌슨. 어디 한 곳 모난 곳 없는 소위 말하는 육각형의 타자. 약점은 바깥쪽 빠지는 변화구.’
선수 한 명 한 명의 약점을 집요할 정도로 파고든다.
딱-!
“Fuck!”
그것으로 타자들을 하나하나 처리해 나아간다.
「허허, 방금 스위퍼 보셨습니까? 스트라이크 존 복판으로 들어오는 듯하더니 이내 바깥까지 휘어져 나갑니다. 공이 복판으로 들어오면 타자는 자연스레 반응을 보일 수밖에 없을 텐데, 이렇게 크게 휘어져 빠져 버리면···. 타자는 어찌할 도리가 없죠.」
구멍이 작게 느껴진다면, 그걸 비집고 뜯어내 어떻게든 뚫어낸다.
지금의 이태준이 그것이 가능한 투수였다.
딱-!
“아, 씹!”
그렇게 1회 말, 위너스의 선두 타자 니콜라스 윌슨을 단 3개의 투구만으로 깔끔하게 처리할 수 있었다.
선두 타자를 깔끔히 막아낸 상황.
어쩌면 투수에게 있어서 안도를 느껴도 될 법한 상황.
하지만 지금 마운드 위에 선 투수는 긴장의 끈을 더욱이 강하게 붙들었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자, 이 승부! 모두가 기다리고 있던 그 승부가 지금 막 펼쳐집니다! 2번 타자 이명준! 그 타자가 타석에 들어섭니다!」
이명준.
이태준의 동생이자 자타 공인 리그 최강의 타자.
그 타자가 타석 위에 모습을 드러냈기에.
“이! 명! 준! 홈런을 날려버려라! 위너스 승리 위하여! 이명준! 넌 빛! 나고! 있어!”
그 순간 1루 측, 위너스의 관중석은 그 어느 때보다 뜨겁게 불타오르기 시작했으니,
이는 자신들의 ‘스타 플레이어’ 이명준. 그의 승리를 위한 염원이었다.
그런 위너스 필드를 가득 메운 함성 소리.
하지만 지금 두 명의 선수, 투수와 타자에겐 그 소리가 거의 들리지 않았다.
“후우.”
들려오는 소리는 자신의 숨소리, 그리고 심장의 박동 소리뿐.
그러한 상황 속, 먼저 움직임을 보인 쪽은 투수.
이태준은 평소보다 조금 더 많이 고개를 저은 뒤에야 자세를 다잡았다.
그리고 포수의 미트를 응시하며, 생각했다.
지금 자신이 던지는 공.
그 공은 반드시 최선이 될 수 있으리라고.
승부가 시작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