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baseball genius through talent absorption! RAW novel - Chapter (68)
재능 흡수로 야구 천재-68화(68/210)
068화. 태양을 향해 (1)
이제 이태준은 실상 완성형 투수라고 봐도 무방했다.
공을 처음 던질 때만 하더라도 너무 느린 구속 탓에 적잖은 야구인들로부터 저평가를 받곤 했었지만,
이제는 KBO의 평균 구속과 비슷하거나 조금 더 빠른 포심패스트볼을 던질 수 있게 됐다.
“3할 타자, 홈런 타자를 상대로 높은 코스, 몸쪽 코스에 속구를 펑펑 꽂을 수 있다는 건 자기 구위에 그만큼 자신이 있다는 뜻이거든요. 지금 이태준 선수의 투구를 보면 그래요. 상대가 누구든. 아브레이유, 서민욱, 누구를 막론하고 스트라이크 존에 속구를 꽂아 넣습니다. 그리고 헛스윙을 연달아 끄집어내고요. 데이터를 보더라도 이태준 선수는 결정구로 속구를 꽤 많이 던지는 투수고요.”
거기에 원체 높은 타점과 분당 회전수, 상승 무브먼트와 정교한 디셉션이 더해지며 더욱 수월한 힘 대 힘 싸움까지 가능해졌다.
“여러 이유가 있다고 봐요. 타점이 높은 것도 있고, 구위가 좋은 것도 있고. 또 제구가 정교한 것도 있겠고요. 그런데, 그런 힘 대 힘 승부를 자신감 있게 가져갈 수 있다는 건 결국, 오프스피드가 제대로 완성되어있는 게 가장 큰 이유라고 생각됩니다. 이태준 선수를 상대해야 하는 타자들은 어쩔 수 없이 두 종류의 커브와 체인지업을 머릿속에 그려 넣고 타격에 임하게 될 텐데, 그렇게 되면 빠른 공에 대한 대처가 훨씬 어려워질 수밖에 없거든요.”
하지만, 그런 이태준이라는 투수의 본질.
그것은 이태준이 슬슬 빠른 공을 던지기 시작한 투수이기 이전에 완성형의 ‘팔색조 투수’였다는 점.
“애초에 이태준 선수는 힘 대 힘으로 밀어붙이는 승부보다는 고도의 심계, 그리고 다채로운 변화구를 통한 수려한 타이밍 싸움. 이게 바로 이태준 선수가 진짜 강점이라는 겁니다.”
이태준은 그런 투수였다.
그리고 이태준 스스로 자신이 어떤 투수인지를.
그 본질을 절대 잊지 않았다.
그러한 점에 있어서 이번 록스와의 경기에서 얻어낸 <랜덤 특전>.
【구종 습득】
그것으로 받아낸 <구종 습득>은 이태준이라는 투수의 본질과 가장 가까운 곳에 맞닿아 있는 보상이었다.
“마침 딱 나와줘야 할 게 나와준 느낌이네요.”
태준은 랜덤 특전의 보상을 확인한 뒤 흡족한 미소와 함께 고개를 끄덕였다.
“이번 록스 경기. 공 던지면서 슬슬 구종 하나 더 새롭게 장만해야 할 때가 온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다양한 구질의 구사 능력. 어린 투수들에게는 다소 지양되는 방식이긴 하지만, 이태준은 명백히 다다익선 논리를 따르는 투수.
당장 습득한 새로운 구종을 다음 경기에 활용할 수 있는 투수였으니까 말이다.
[어떤 게 필요하다고 생각하는데?]“일단 기존의 슬라이더와 구별될 수 있는 종 무브먼트가 있는 구종이면 좋겠죠. 그러면서 체인지업과 기존의 속구와 섞을 때 더 강한 위력을 뿜어낼 수 있는 구종이라면 더욱 좋을 테고요.”
이태준이 거의 필살구처럼 활용하는 구종인 슬라이더는 횡 무브먼트의 성질이 강한 구종. 물론 종으로 떨어지는 무브먼트도 어느 정도 동반하고 있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횡으로 휘어지는 무브먼트가 더욱이 뚜렷한 구종.
그렇게 종 무브먼트의 성질이 강한 구종의 필요성을 느꼈던 것. 물론 체인지업이 그 역할을 해주고 있긴 하지만,
체인지업보다 조금 더 빠르면서 동시에 뚜렷한 종 무브먼트를 지닌 구종이 있다면, 분명 기존의 구종들도 더욱 활용도가 높아질 수 있을 테니까.
거기까지 생각이 도달했을 때, 도달할 수 있는 결론은 하나였다.
【<로건 라이트의 후계자>의 가호를 받습니다.】
【※터득하는 모든 구종이 <로건 라이트>가 실제로 구사했던 구종으로 변환됩니다.】
로건 라이트가 전성기 막바지 즈음에 새로이 장착하여 상당수의 삼진을 끌어낸바 있던 구질.
【<로건 라이트>가 구사했던 스플릿 핑거 패스트볼을 터득했습니다】
【획득 구종 : 스플릿 핑거 패스트볼】
과거 포크볼이 손가락을 무리하게 벌려 그립을 쥐어야 하기에 악력 소모가 심하고, 또 공에 탑 스핀 회전을 가미해야 했기에 손목을 인위적으로 꺾으면서 공을 던져야 했기에 인체 역학적으로 부상 위험이 다른 구질에 비해 높다는 사실이 증명되면서 그 대체재로서 많은 투수에게 선택된 구질.
팔꿈치까지의 운동 역학이 패스트볼과 딱히 다를 게 없기에 부상 위험도도 포크볼에 비해 확실히 낮을뿐더러 ‘빠른 구속에 가미되는 무브먼트’라는 특징 덕에 포크볼보다 낙폭은 조금 덜할지 몰라도 그 위력만큼은 절대 꿀리지 않는 구질.
“구속도 이제 어느 정도 궤도에 올랐고. 슬슬 속구의 힘에 탄력이 받기 시작했으니. 아마 다음 경기에서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을 듯싶습니다. 이 스플리터.”
스플릿 핑거 패스트볼.
속칭, 스플리터였다.
그리고 태준은 그 선택이 최선이었다고 확신했다.
[꽤 좋은 선택이야. 아마 나도 네 입장이었다면 같은 선택을 내렸을 테니까.]이에 로건 라이트도 동조했다.
지금 상황에서 스플리터가 추가되는 건 분명 지대한 도움이 될 수 있으리라는 건 너무도 자명했을 테니까.
그렇게 스플리터의 습득과 함께 이태준의 끝내주는 하루도 저물었다.
***
전반기가 막 종료됐던 시점. 정준의 부상과 마무리의 부재를 직격탄으로 맞았던 부산 원더스의 순위는 고작 7위.
가을 야구로부터 다소 거리가 멀어져 있었다. 그런 상황에 있었기에 원더스의 팬들은 원더스의 가을 야구 진출을 실상 내려놓고 있었다.
ㄴ에휴 올해도 글렀네 ㅋㅋ…
ㄴ정준이랑 원해솔 아직 뛰고 있을 때가 기회인데… 그냥 답이 없네 답이
ㄴ꼴더스가 그렇지 뭐 ㅠ
계속되는 패배에 희망은 꺾였고, 그렇게 2040시즌도 암흑기의 연속이 될 것만 같았다.
그러한 절망적인 상황 속, 이태준의 등장은 가히 한 줄기의 섬광(閃光)이었다.
이찬열의 아들이자 이명준의 형이라는 것 이외엔 아무런 정보도 없던, 소위 ‘듣도 보도 못한 잡놈’.
당시 이태준을 영입한다는 기사가 포털 사이트에 기재되었을 때만 하더라도 관심을 주는 이는 많지 않았다.
당시 가장 많은 공감 수를 받은 댓글은 ‘그래서 이태준이 누군데?’인 정도였으니까.
하지만 이태준이 원더스 팬들의 뇌리에 제대로 각인되기까지 그리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팀에 가장 큰 구멍이었던 마무리 투수. 그 자리를 완벽하게 메꾼 것을 시작으로 어느새 팀의 에이스 투수 자리까지 올랐다.
그리고 이태준의 등장 이후 부산 원더스는 7월부터 귀신같이 치고 올라오기 시작하더니 현재 순위 6위.
5위와 단 한 게임 차밖에 벌어지지 않은 6위까지 올라설 수 있었다.
즉, 거의 꺼지다시피 했던 가을 야구를 향한 희망의 불씨가 다시금 지펴지기 시작했던 것.
그것만으로도 이태준은 현시점 원더스 최고의 스타로 인정받을 수 있었다.
그리고 어제의 경기를 기점으로 이제는 확실하게 말할 수 있게 되었다.
이태준은 원더스의 스타를 넘어서 한국 야구의 스타가 되었다고.
[14연속 타자 탈삼진! ‘초신성’ 이태준··· 한미일 최고 기록 경신] [KBO 기록 이어 세계 기록까지! 이태준, 14연속 타자 탈삼진!]기록의 스포츠인 야구에서 신기록을, 그것도 세계 신기록을 거둬냈으니. 이태준을 향한 열광의 부피가 빠르게 불어나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와, 진짜 이태준 칭찬하는 기사는 올릴 때마다 조회 수가 엄청 뛰어요. 스타 다 됐어요.”
“아무렴. 원더스의 야구 선수가 세계 신기록을 깼는데. 지금의 인기는 아주 당연한 반응이지.”
그것이 많은 수의 기자가 앞다투어 이태준에 관한 기사를 다루는 이유이기도 했다.
지금의 이태준은 원더스에 국한된 스타가 아닌 전국구 스타가 되어가는 과정 위에 올라서 있었으니까 말이다.
“그리고. 슬슬 또 하나의 기록을 주목할 때가 됐지.”
그런 이태준에게 또 한 번 도약의 기회가 주어졌다고.
스포츠 내일의 부장 기자 민찬수는 그렇게 생각했다.
“네? 어떤··· 기록이요?”
“하아. 너 그러고도 야구부 기자 맞냐? 어떻게 그런 기초적인 걸 놓칠 수가 있어?”
그리고 자신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제대로 읽지 못한 초임 기자를 가볍게 꾸짖었다.
“지금 이태준 평자(평균자책점)가 얼만지 알지?”
“아, 넵! 그건 정확히 알고 있습니다!”
왜냐면 그것은 야구부 기자라면 절대로 모르면 안 되는 것일 테니까.
“0.00입니다!”
“그래. 0.00이지. 1군 등록된 지 시간이 꽤 흘렀는데도 말이지.”
이태준은 1군 등록 이후로 단 한 번도 실점을 허용한 적 없었다. 이는 선발 전환 이후로도 계속 이어지고 있었다.
즉, 그의 평균자책점은 0.00
소위 일컬어지는 ‘미스터 제로’였다.
“그러면, 이닝은 몇 이닝인지 알아?”
“어···. 잠, 잠시만요.”
“에휴. 다른 선수는 몰라도 이태준처럼 잘나가는 선수들 기록 정도는 외워두고 있어. 우리가 아니면 이 선수가 얼마나 잘하고 있는지를 누가 조명해줘. 안 그래?”
“죄, 죄송합니다. 명심하겠습니다.”
“그래.”
기자의 본분은 무엇인가.
그것은 미디어를 통해 선수를 향한 조명을 비춰주고 그것으로 본인들의 이득을 취하는 것.
즉, 공생 관계를 유지할 수 있어야 하는 것.
최근 들어 부정적인 이슈만을 확대 재생산하여 자극적인 기사만 쓰며 조회 수를 높이고 그로 인해 이득을 취하려는, 소위 말하는 ‘기레기’들의 수가 늘어나는 추세이긴 하지만,
민찬수는 기자 본연의 직분, 상생을 중요시했고,
선수의 기록을 조명하는 건 그러한 신조의 연장선이었다.
“자, 이태준이 1군으로 올라와서 불펜으로는 20이닝을 던졌고 선발 투수로는 21이닝을 던졌어. 그러면 몇 이닝이야.”
“20에서 21면 41이닝이네요.”
“그래 맞아. 지금 이태준은 41이닝을 던지는 동안 단 한 점의 실점도 헌납하지 않았어.”
그런 상황 속, 이태준의 성적.
불펜 투수로는 필승조와 마무리를 오가며 총 20이닝.
그리고 선발 투수로서 세 게임에 나와 한 번의 완봉승을 포함, 도합 21이닝을 던졌다.
즉, 이태준의 현 성적은 41이닝 무실점.
그 기록이 언급되었을 때 비로소 초임 기자는 침을 꿀꺽 삼켰다.
“그, 그렇다는 건···. 위너스 선영광 선수의 그 불멸의 기록이···.”
“그래 맞아. 06년과 07년에 걸쳐 세워진 그 불멸의 기록이 지금 가시권 안으로 들어온 거야.”
바로 위너스의 국보 투수.
위너스의 지지 않는 태양, 선영광이 2006년에서 2007년에 걸쳐 세웠던 KBO 최다 무실점 기록, ‘49.1이닝 무실점’에 단 8.1이닝만을 남겨두고 있었던 것.
“그리고 그 기록은 어쩌면···. 이태준의 다음 등판이 예정되어있는 사직 야구장에서 깨질 수도 있을 거야.”
만약 이태준이 다음 등판에서 완봉승을 거둘 수 있다면.
깨어진다.
선영광 감독이 기록한 불멸의 기록이.
장장 30년의 세월을 건너서.
“자, 그러면. 우리는 이제 뭘 해야 할까?”
그 기록이 깨어질 수도 있는 상황. 그 상황에서 기자가 반드시 해야 할 본분은 무엇인가.
민찬수 기자에게 그것은 너무도 명확했다.
“넵! 바, 바로 시동 걸어놓을까요?”
“그래도 밥은 먹고 바로 가야지. 음···. 아니지. 갑자기 돼지국밥 좀 끌리는 것 같은데. 어떡할까? 가서 먹을까?”
“전, 좋습니다!”
“그래. 그러면 바로 출발하자!”
목적지는 사직 야구장.
이태준이 그곳에서 새로운 전설의 작성을 준비하고 있었을 테니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