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baseball genius through talent absorption! RAW novel - Chapter (76)
재능 흡수로 야구 천재-76화(76/210)
076화. 더 높은 곳으로 (1)
야구 팬들은 말한다.
야구의 속칭은 ‘기록의 스포츠’.
그런 스포츠에서 신기록이 세워지는 순간은 더할 나위 없는 특별한 순간이라고.
[프로 스포츠 팬들은 늘 특별한 순간에 자신이 함께하길 바라고. 그들에게 기록의 수립은 그 무엇보다 특별한 순간이라 할 수 있지. 모든 지표를 기록으로 남기고 하물며 선수의 능력치까지 수치화해서 나타낼 수 있는 야구는 더더욱 그렇지.]그리고 그런 순간에, 그런 역사 속에 함께할 수 있는 것은 팬으로서 누릴 수 있는 가장 큰 축복 중의 하나라고.
그것이 야구 팬들이 기록이 수립되는 순간에 뜨겁다 못해 활활 타오르는 듯한 환호를 보내는 이유.
【인지도 합산 경험치를 획득합니다!】
【경험치 + 4112】
【<로건 라이트의 후계자>의 LV이 상승합니다!】
【<로건 라이트의 후계자>의 LV.35로 올랐습니다!】
【<로건 라이트의 후계자> LV.35 달성 특전이 주어집니다!】
KBO의 기록 9연속 타자 탈삼진을 아득히 넘어선,
사사키 로키가 기록했던, 가히 영원불멸의 기록으로 남아있을 줄만 알았던 13연속 타자 탈삼진마저 넘어선,
14연속 탈삼진.
그 위대한 기록을 수립해낸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선영광이 세워낸 또 하나의 불후의 기록, 49이닝 연속 무실점을 넘어선 50이닝 연속 무실점을 세워낸 대가는 휘황찬란했다.
“허, 이 타이밍에 특전 하나를 하나 더 얻을 수 있을 줄은···.”
30레벨 특전을 거머쥔 지 채 일주일도 지나지 않은 시점에 가파른 인지도의 향상을 통해 또 하나 얻어낼 수 있었던 특전.
“응원해주시는 팬분들이 주신 선물 덕에 더 잘 던질 수 있게 됐네요.”
태준은 그 공로를 팬들의 응원 덕으로 돌렸다. 이는 자신이 그토록 사랑하는 야구를 할 수 있는 이유는 팬들 덕분이라는 평소 마음가짐의 연장선이었다.
【구속 증진】
【구종 습득】
【구종 강화】
【스킬 습득】
【스킬 강화】
그렇게 얻어낸 특전. 지난 경기에서 50이닝 연속 무실점을 기록하며 개방됐던 스킬 슬롯의 영향 덕택에 선택지가 늘어나 있었다.
“이거 예전보다 선택이 훨씬 어려워졌는데요?”
행복한 고민의 시간이 더욱이 늘어났다.
그도 그럴 것이 지금의 태준에겐 기존의 특전이었던 구속 증진, 구종 습득, 구종 강화 모두 무엇 하나 놓치기 싫을 정도로 훌륭한 보상이었을 텐데,
새롭게 추가된 스킬. 그것 역시 절대로 간과할 수 없는 수준이었기에.
【보유 스킬 : <고무 팔>】
【<고무 팔> : [Passive] 투구 시 소모되는 체력과 손상이 10% 감소합니다.】
그날 얻어냈던 새로운 스킬, <고무 팔>.
‘이거 분명, 다음 경기에서 큰 도움이 될 그런 스킬이에요. 평소보다 완급 조절을 덜 해도 될 수 있을 정도로.’
그것은 태준의 앞으로의 투구와 완급 조절에 대한 부담을 확연하게 줄여줄 수 있는 유용함을 지니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습득 구종: <슬라이더 Lv.4> <체인지업 Lv.2> <커브 Lv.2> <컷패스트볼> Lv.1> <스플릿 핑거 패스트볼> Lv.1> <커브(정준) 숙련도 74%>】
이제는 보유 구종도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아놓은 상태였으며 최고 구속도 146~147Km/h까지 나와줬을 정도로 구속이 떨어지는 느낌도 없었기에.
즉, 기본적인 체급 자체 어느 정도에 궤도에 올라선 상태였기에 선택에 대한 고민은 길어질 수밖에 없었다.
[흠, 확실히. 이제는 고민이 좀 될 수밖에 없겠어. 어떤 보상을 골라도 체감은 비슷할 테니까. ]그렇게 고민의 시간이 길어진 상황 속, 로건 라이트는 그간 선택은 태준의 몫이라면서 선택의 시간 때마다 줄곧 잠가 놓았던 입을 열었다.
“만약 형님이라면, 어떤 선택을 했을 것 같아요?”
그리고 아주 획기적인 방식을 내놓았으니.
[나? 나라면 아마···. 눈 감고 룰렛이라도 돌리지 않았을까?]눈 감고 룰렛.
태준은 로건 라이트의 황당한 제안에 순간 눈을 껌뻑였다.
“···? 네?”
[그렇잖아? 사실 저 보상 뭘 골라도 너한텐 다 이득이야. 도움 안 될 선택은 아무것도 없다고. 게다가 최근 네 성장 속도만 봐도 다음 특전, 다다음 특전을 얻어낼 타이밍이 그렇게 늦어질 것 같지도 않거든.]틀린 말은 아니었다. 태준의 고민이 길어진 이유도 결국, 어떤 선택을 해도 전부 최선이 될 수 있었던 상황.
[정 뭘 골라야 할지 정 못 정하겠으면, 나라도 대신 룰렛 돌린 다음 다트라도 던져줄까? 혹시 모르는 일이잖아? 그렇게 해서 최선의 결과가 나와줄지?]“하하하, 아닙니다. 그러시지 않으셔도 될 듯하네요.”
어떻게 보면 농담처럼 툭 던진 로건 라이트의 말. 그 한 마디 말은 태준의 머릿 속을 다소 명쾌하게 만들어줄 수 있었으니.
어떤 것을 골라도 최선이 될 것이고,
그리고 특전을 얻어낼 기회는 이번이 마지막이 아닐 테니까.
【<구속 증진>을 선택하셨습니다!】
태준은 그렇게 긴 고민 끝에 선택을 마칠 수 있었다.
무엇이 더욱 합리적인 선택이 될 수 있을지에 대한 생각보다 온전히 선수로서의 욕심에 더욱 초점을 맞춘 채로.
“뭔가 여기까지 오니까. 슬슬 욕심이 나네요. 150Km 강속구에 대한 욕심이.”
조금만 더 끌어올린다면 도달할 수 있을 경지,
‘강속구’라고 불리는 가장 기본 되는 조건.
세상 모든 투수들의 낭만.
150Km/h의 포심패스트볼을 향한 채로.
강속구를 던질 수 있는 팔색조 투수.
[흐흐. 그래. 난 결국 도달하지 못한 곳에 올라보는 것도 꽤 좋은 경험이 될 거야.]태준은 로건 라이트는 평생 던지지 못했던 그 경지를 바라보기 시작했다.
***
다큐멘터리. 속칭 ‘다큐’.
실존하는 인물, 혹은 사건을 중점으로 분석하여 다루는 매체를 뜻하는 말.
주로 오락적인 요소는 거의 배제되고 학술적인 면, 혹은 휴먼 드라마적인 면이 더욱이 도드라진다. 그렇기에 시청 연령층이 제법 높고 시청자의 폭도 얕다는 이미지가 덧씌워져 있다.
하지만 요즘 넷X릭스나 왓X, 디X니와 같은 OTT 서비스가 우후죽순 생겨나기 시작하며 다큐멘터리도 하나의 시리즈물로 거듭나기 시작했는데,
2018년, EPL의 한 팀, 선덜랜드를 주제로 한 ‘죽어도 선덜랜드’가 흥행에 성공하며 한국에서도 스포츠와 관련된 다큐멘터리가 조금씩 조금씩 대중들 앞으로 선보여지기 시작했고,
나름의 상업적인 성과 또한 거둘 수 있었다.
그렇기에 원더스도 자신들을 주제로 한 다큐 제작에 관심을 지녔었지만, 그간 여건이 녹록지많은 않았다.
이유는 지극히도 간단명료했다.
성적이 나오지 않았으니까.
ㄴ이런 거 만들 시간에 야구나 더 해라 ㅡㅡ
ㄴ다큐 촬영할 시간은 있고 훈련할 시간은 없고?
ㄴ원더스 다큐 나오면 불매할 꼴팬이면 개추 ㅋㅋ
ㄴ일단 나부터 ㅋㅋ
매 시즌 가을 야구는커녕 하위권만 맴돌던 팀이 특집 다큐를 촬영해서 게시한다고 한다면 모두의 우스갯거리나 될 뿐, 제대로 소비될 리는 없었을 테니까 말이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랐다.
원더스에겐 희망이 생겼고,
그 희망의 중심에 선 선수는 KBO의 전무후무한 역사를 써 내려 가고 있었으니까.
그것이 구단주 신진섭으로부터 연락을 받아 급하게 마련된 다큐멘터리 제작을 두고 진행되는 회의에서 긍정적인 의견이 나오는 이유였다.
사직 야구장 지하에 자리 잡은 회의실. 벽면에
그간 원더스의 역사적인 순간들이 찍힌 사진이 걸린 회의실.
그 회의실 중간 즈음 놓인 디귿 자 형 책상에 약 10명 정도 되는 인원이 앉아 있었다.
그리고 그 회의실의 인원들은 단장 강태산을 비롯한 팀장급의 인물들. 그 중심에는 마케팅팀 팀장, 스마트한 인상의 중년 여성, 서은진이 있었다.
“다큐 제작에 들어간다면, 지금이 적기라 생각해요. 그림이 딱 예쁘게 나오잖아요? 시즌 초 리그 7위까지 내려갔다가. 후반기 들어서 무섭게 치고 올라가더니 가을 야구 가시권까지.”
그런 그녀는 이번 다큐멘터리 촬영에 꽤 적극적으로 찬성의 의견을 높이는 중이었다.
“게다가 우리 스토리 있는 선수가 많거든요. 강경원 선수, 유하진 선수, 정준 선수, 원해솔 선수.”
그 이유는 명확했다.
최근 무섭게 치고 나아가는 원더스의 기세.
거기에 사연이 제법 절절한 선수들.
“거기에 이태준 선수까지 있잖아요? 요즘 이태준 선수 파급력이 장난 없어요. 최근 유니폼 판매량도 독보적인 1등이고요. 이태준 선수 경기 나올 때마다 관중 동원도 눈에 띄고 늘고 있고, 시청률도 엄청 높게 잡힌다니까요?”
그리고 가장 큰 이유. 이태준의 존재.
야구 명가에서 홀로 둔재 장남으로 지새워 온 오랜 세월,
그 끝에서 온갖 불멸의 기록을 다 깨부숴내기 시작한 최강의 투수가 된 야구 선수.
그의 등장만으로도 다큐멘터리를 제작할 이유는 차고 넘쳤으니.
“이런 건 빠르면 빠를수록 좋아요. 믿고 맡겨주세요. 제작사 반드시 짱짱하게 따 올 테니까. 장담컨대 아마 다큐 제작한다고 하면 줄 설 제작사 많을 거예요.”
서은진 원더스 마케팅팀장은 그 열의를 강하게 불태웠다.
“네, 구단주님도 푸쉬 제대로 해주겠다고 하시니 잘 좀 부탁드리겠습니다.”
그렇게 이태준을 중심으로 한 부산 원더스의 다큐멘터리.
본격적인 제작의 착수를 준비하기 시작했다.
***
그렇게 프런트가 그림자 밑에서 자신들의 일을 시작한 같은 날 새벽 2시.
지극히도 당연한 말이겠지만, 자기 관리에 그 누구보다 철저한 선수 중 한 사람인 이태준이 그런 늦은 시간까지 깨어있을 리는 만무했다.
그렇게 태준이 숙소에서 숙면에 취해있을 무렵,
이미 이승에 남은 육체는 백골뿐인 유령, 로건 라이트는 잠들지 않았다. 애초에 피곤함을 느끼지 않아도 됐을 테니까.
그렇게 암막으로 뒤덮인 밤하늘, 고고히 떠오른 달이 은은한 푸른 빛을 물들이는 시간.
로건 라이트는 이승을 잠시 떠나 있었다.
저승에서 꽤 반가운 소식을 전해 받을 수 있었기에. 그렇게 당도한 저승. 로건 라이트가 만난 이는 ‘최후의 4할 타자’, 테드 윌리엄스였다.
“너 가고 나서 이태준. 그 녀석의 타격을 꽤 여러 번 훑었거든? 하, 이 녀석 대체 타격 폼을 몇 번을 바꾼 건지. 이 정도 바꿔봤으면 알아야 하거든? 타격 폼 문제는 아니라는 걸.”
“내가 아는 이태준이라면, 아마 알고 있었을 거야. 제 타격 폼이 문제가 아니라는 사실을.”
그렇게 만난 두 전설의 대화 속 화두는 이태준이었다.
“로건, 네 말마따나 알고도 계속 그랬던 거라면. 그 녀석 너무 미련한 거 아니야? 그렇게까지 했는데 답을 찾지 못한 거라면, 포기했어야지. 안 그래?”
“미련하지. 아마 내가 알고 있는 녀석 중 제일 미련한 녀석이 이태준, 아마 그 녀석일 거야.”
조금 더 정확히 표현하자면, 로건 라이트와 만나기 이전의 이태준.
아직 타자였을 시절의 이태준이었다.
그 시절의 이태준은 극단적으로 낮은 헛스윙 비율과 우수한 선구안, 그리고 상당히 빠른 배트 스피드를 지녔지만, 타율과 거의 비슷한 BABIP를 기록 중인 불가사의한 성적을 기록한 타자.
마치 어딘가 문제가 생긴 고성능의 저격 소총 같은 느낌.
그의 기록을 훑어본 사람이라면, ‘이 녀석 일부러 아웃을 당하는 건가···?’ 싶은 의심이 들 수밖에 없었을 정도였다.
하지만 거의 5년 가까이 일부러 아웃을 당하려는 타자가 존재할 리는 만무했을 터.
그 고장이라도 난 듯한 타격은 당시 이태준에게는 최선.
미련하다는 말이 절로 나올 정도로 주야장천 한 곳을 파고 있었다. 그곳이 자신의 무덤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은 조금도 하지 않은 채.
“그런데, 난 그 미련함이 너무 좋았어. 그게 그 녀석을 선택한 가장 큰 이유였고.”
인간이 느낄 수 있는 가장 잔인한 고통은 무엇인가.
로건 라이트는 그것을 ‘대가 없는 노력’이라고 규정지었다.
노력에 대한 보상이 주어지지 않는 것만큼 인간의 마음을 꺾어 놓는 것은 없을 테니까.
그런 의미에서 이태준은 그 ‘대가 없는 노력’을 오랜 기간 버텨온 야구 선수.
즉, 이태준이라는 인물은 단순히 신체적인 능력만 타고난 인물임을 넘어서 마음가짐과 인내심이 보통의 사람이라면 상상조차 하기 어려울 정도로 강인한 인물이라는 것.
그것이 로건 라이트가 이태준을 자신의 후계자로서 낙점하게 된 가장 큰 이유였다.
그리고 그런 이태준의 미련함은.
“맞아. 동감이야. 나도 그 미련함이 참 맘에 들더라고.”
테드 윌리엄스. 그 사내까지 매료시킬 수 있었다.
“그래서. 나도 결정을 내렸어.”
또한, 그 미련함은 또 한 명의 전설마저 움직이게 했으니.
테드 윌리엄스.
100년을 훌쩍 넘어가는 메이저리그의 역사 속 다섯 손가락 안에 들어가는 전설적인 타자.
“어이, 로건. 내일 아침. 나도 이태준, 그 녀석 좀 보러 가도 상관없지?”
그 타자의 시선이 지금, 이태준을 향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