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baseball genius through talent absorption! RAW novel - Chapter (77)
재능 흡수로 야구 천재-77화(77/210)
077화. 더 높은 곳으로 (2)
로건 라이트가 테드 윌리엄스에게 이태준의 타격에 대해 조언을 구하고 난 뒤, 테드 윌리엄스는 이태준의 타격을 주도면밀하게 관찰하며 분석했다.
19살의 프로 데뷔 이후 첫 타격 폼부터 약 4년간의 타격 폼의 변천사 전부.
준비 자세, 테이크 백, 스트라이드, 스윙, 임팩트, 마지막 팔로 스루까지.
모든 타격 동작을 하나하나 뜯어서 아주 미세한 근육의 움직임까지 전부.
그가 떠나간 이후로 계속해서 살폈고,
그렇게 몇 가지 결론을 내릴 수 있었다.
그중 가장 먼저 내린 결론은 로건 라이트에게도 말했던 것처럼, 태준의 타격 폼에는 전혀 문제가 없었다는 것.
[그렇게까지 모든 타격 폼이 완성도 있게 이뤄지는 것만 봐도 알 수 있지. 이태준, 이 녀석은 감각이 보통 뛰어난 게 아니라는 걸 말이야.]오히려 그것은 이태준의 남다른 타격 감각을 알 수 있었던 부분. 타격 동작도 투구 동작과 마찬가지로 동작 하나하나에 섬세함이 담겨야 하는 과정.
그것이 아무리 감각이 뛰어나고 경험이 다분한 선수라 할지라도 시즌 중에 타격 폼을 함부로 수정하는 것을 조심스러워하고 또 버거워하는 이유.
하지만 태준은 약 네 시즌 반가량에 걸쳐 거의 무려 서른 번에 가까운 타격 폼의 수정을 거쳤고, 그중 몇 번은 거의 마개조(魔改造)에 가까울 정도로 큰 변주가 있었다.
당연하게도 그렇게까지 극단적인 변화를 주게 된다면 밸런스는 쉽게 무너질 수 있다.
하지만, 그 짧지 않은 시간 동안 계속된 변화가 있었음에도 태준의 타격 메커니즘이 무너졌던 적은 단언컨대 단 한 번도 없었다.
[어떤 타격 폼을 가져가던, 스윙이 처음부터 끝까지 아주 유려해. 이건 타고난 재능과 부단한 노력. 그 두 가지가 복합적으로 이뤄져야만 가능한 일이야.]그것만으로 이태준이라는 선수가 얼마나 뛰어난 감각을 지닌 선수인지,
또 숱한 노력을 해온 선수인지를 알 수 있었다.
그렇다면 무엇이 문제였나. 테드 윌리엄스는 그 이유를 찾아낼 수 있었다.
[잘 보면, 어떤 타격 폼으로 스윙을 하던, 임팩트 순간에 무의식중에 오른 손목의 근육이 경직되더라고. 이러니 어떻게 공을 맞히긴 해도. 좋은 타격이 이뤄질 수 없는 거지.]바로 타격이 이뤄지는 임팩트 순간에 오른 손목의 근육이 경직되는 현상이 있던 것. 그로 인해 타격에 힘을 실어야 하는 순간에 제대로 싣지 못해 컨택이 미묘하게 어긋났었다.
[어때.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 원인이 뭔지. 알 것 같아?]로건 라이트와 함께 이승을 찾아왔던 테드 윌리엄스. 그는 태준에게 이태준 본인의 타격 영상을 여러 각도로 촬영한 것과 근육의 움직임을 투시한 영상을 기묘한 홀로그램 창을 통해 보여주며 그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허···. 상상도 못했습니다. 제 타격에 이런 문제가 있었을 줄은···.”
[그야, 찾을 수 없었겠지. 이렇게 여러 각도로 심도 있게 네 타격을 들여다볼 기회가 없었을 테니까.]오랜 기간, 마치 저주처럼 자신을 묶어왔던 부진의 원인.
[그래서, 네 생각엔 이런 현상이 생긴 이유가 뭐라고 생각해?]“흠···. 추측하건대. 아마 고등학교 2학년 때였을 겁니다. 오른 손목 쪽에 공을 맞고 크게 다친 적이 있었거든요. 그렇게 몇 달을 쉬어야 했고요.”
아직 육체의 성장이 완성되기 이전인 고교 시절 겪었던 불의의 부상.
“그렇게 복귀한 이후. 무언가 힘이 제대로 실리지 않는 듯한 느낌이 들었었는데. 그땐 제 타격 폼의 문제라고 생각했었어요. 그래서 계속해서 교정하고 또 교정해왔던 거고. 그런데··· 이걸 보니. 그때부터였던 것 같아요. 타격할 때 오른손에 힘이 제대로 실리지 않았던 때가.”
[부상을 입었던 오른손에 힘이 실리는 순간 자신도 모르는 새 움찔하게 되는 거야. 그게 네가 겪은 입스의 정체였던 거고. 결국, 심리적인 문제였던 거지.]그것이 태준이 겪어온 입스의 정체.
[테드. 그러면, 해답은 있는 거야?] [해답? 해답이야 뻔하지. 본인 스스로 그 문제를 의식하고 통제할 수 있어야겠지.]하지만 모든 심리적인 문제가 그러하듯. 해결책은 스스로 이겨내는 것 이외엔 마땅히 존재하지 않는다.
즉, 심리적인 영향으로 생겨난 무의식의 영역을 의식의 영역으로 끌고 와 통제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
[허···. 쉽지 않겠는데?] [당연히 쉽지 않지. 아니, 엄청 어렵지. 타자는 상대하게 되는 투수가 던지는 공에 온 신경을 쏟아야만 할 텐데 그런 상황 속에 오른 손목의 움직임까지 통제해야 한다? 솔직하게 말하지. 그런 식으로 접근하면 아마 평생 극복 못 할 거야. 네 입스는.]투수와 타자의 승부는 0.1초의 찰나의 순간에 갈리는 승부.
투수가 던지는 공의 움직임 하나하나에 온 신경을 쏟아내도 부족한 것이 타자의 타격일 텐데 그런 상황에서 자신의 신체의 한 부위까지 통제해야 한다?
이건 누가 와도 해결이 쉽지 않을 난제.
테드 윌리엄스는 물론, 역대급 타격 재능을 지녔던 사내, 베이브 루스와 와도 쉬이 해결할 수 없을 문제였다.
그렇다면 해결책은 무엇인가.
테드 윌리엄스는 아주 명료하면서도 혹독한 답안을 내놨다.
[네 무의식을 또 다른 무의식으로 옮기는 과정이 필요할 거야. 그리고 그 과정은 하루아침에 이뤄질 수 없지. 네 오른 손목의 힘에 집중하면서 스윙을 반복하고. 그것이 무의식 속에 자연스레 이뤄질 때까지 계속 반복하는 것. 그것밖에 없어. 아주 미련한 방식이지.]무의식을 또 다른 무의식으로 전이시키는 방식.
그리고 그러한 방식은 가장 확실하면서.
조금의 요행도 섞일 수 없을 가장 미련한 방식이었다.
[만약, 네가 내 방식을 따라올 수 있다면, 내 최선을 다해 봐 줄 수 있는데. 어때? 따라올 수 있겠어?]“따라올 수 있겠냐고요?”
그리고 그러한 미련한 방식은.
“그거 제가 제일 잘할 수 있는 방식입니다.”
이태준이 제일 잘할 수 있는 방식이었다.
테드 윌리엄스의 개인 타격 지도는 그렇게 시작될 수 있었다.
***
선발 투수는 리그 5경기 중 4경기를 벤치에서 경기를 관망해야 한다.
그것은 에이스 투수도 마찬가지.
그것이 태준이 한창 경기가 진행 중인 지금 이 시각 벤치에 앉아서 경기를 지켜보고 있던 이유였다.
그리고 그런 경기까지 이겨낼 수 있어야.
이태준이나 정준과 같은 에이스 투수들이 휴식을 취하는 동안에도 게임을 이길 수 있는 팀이 되어야만 원더스가 강팀으로서 인정받을 수 있었을 터.
지금의 원더스는 강팀이 되어가고 있었다.
「여기서 삼진! 강경원 선수가 6회까지 단 1실점만으로 마운드를 지켜내고 있습니다! 스코어 3 대 1! 원더스는 오늘도 앞서갑니다!」
「그렇습니다. 요즘 원더스의 경기력. 심상치가 않죠? 당장 6월 즈음만 하더라도 리그 7위까지 내려앉으면서, 아, 올해도 원더스는 달라진 게 없구나. 똑같구나. 그런 이야기가 나왔었잖아요? 하지만, 이제는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올해의 원더스. 다릅니다. 분명 다릅니다.」
「그렇습니다. 그리고 지금 원더스의 기세가 물오를 수 있었던 데엔 어떤 이유가 컸을까요?」
「저는 집중력의 차이라고 봅니다. 지금의 원더스 선수들. 경기하시는 거 보시면 느껴질 거에요. 정말 독하게 달려들고. 지고 있더라도 쳐지는 모습이 전혀 없어요. 어떻게든 역전을 해내겠다. 이겨내겠다. 이런 게 보이거든요.」
그리고 그 이유로 해설 위원은 집중력의 향상을 꼽았다.
「그렇다면, 원더스의 집중력이 좋아진 이유가 어떤 게 있을까요?」
「그라운드 위에서의 집중력은 쉽게 전염되곤 합니다. 그리고 그런 집중력은 대개 특정 선수의 특출난 퍼포먼스로부터 비롯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태준 선수. 이태준 선수의 등장이 원더스라는 팀을 바꿔냈다. 그렇게 보고 있습니다.」
또한, 원더스 선수들이 보이는 첨예한 집중력은 팀 내 에이스 선수의 빼어난 퍼포먼스가 그 원동력 역할을 해주기 마련.
「그래서 전 궁금하더라고요. 과연 이태준 선수가 원더스를 어디까지 끌어올려 줄 수 있을지가 말이죠.」
지금의 이태준은 명실상부 원더스의 심장.
그 심장은 경기에 나서지 않은 상황임에도 멈추지 않고 뛰고 있었다.
[원더스, 파죽지세 5연승! 어디까지 치고 나가나?] [내친김에 리그 상위권까지? 원더스, ‘올해는 다르다’]***
조금씩 가시기 시작하는 한여름의 무더위.
슬슬 가을 야구의 티켓을 어느 팀이 거머쥐게 될지 그 청사진이 선명하게 그려지기 시작할 무렵이었다.
[패배 잊은 원더스의 무서운 ‘8치올’ 과연 어디까지?] [후반기 승률 1위, 원더스의 기세 ‘심상찮다’]그런 상황 속, 심상치 않았던 후반기 원더스의 기세.
그것은 한여름의 무더위와 달리 도저히 꺾일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또한, 약팀과 강팀을 가리지 않았다.
[공동 3위 맞대결··· 원더스 vs 바이킹스 웃는 곳은 어디?] [시즌 막바지 외나무다리에서 펼쳐지는 ‘3위 더비’]엄연한 강팀 중 한 팀이었던 잠실 바이킹스.
분명 과거였다면, 그들을 만나는 데 부담을 느꼈을 원더스였겠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랐다.
ㄴ퍄 이번에도 이기나? 우리 몇 연속 위닝임?
ㄴ모르지? 우리 위닝, 스윕말곤 안 하잖아? 셀 필요 있음?
ㄴ어? 맞네 ㅋㅋㅋㅋㅋ 자 이제 바이킹스 따고 단독 3위 드가자~
전반기의 원더스와 후반기의 원더스는 완전히 다른 팀이라 봐도 무방할 정도로 압도적인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었으니.
당장 전반기 막바지 즈음에 7위였던 원더스는 계속해서 치고 올라가더니 어느새 잠실 바이킹스와 공동 3위.
당당히 상위권 팀으로서 도약해낼 수 있었다.
ㄴ태준아 너만 믿는다···!
ㄴ이태준 버프로 가을 야구 가즈아ㅏㅏㅏㅏㅏㅏㅏ~!
이태준의 존재는 원더스 팬들에게 찬란한 빛이자 소금.
그런 이태준의 존재 하나만으로 원더스 팬들의 웃음은 다른 팀 팬들에게 절대로 우스갯소리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ㄴ아오 이명준만 좆같은 게 아니라 이태준까지 골치네;
ㄴ거 이찬열 선생님; 아들 좀 더 낳아주지 그랬어요; 두 팀 말고 열 팀 다 누리게 ㅠㅠ
ㄴ이태준, 이명준 두 형제는 그냥 자연재해야···. 피할 수 없는 자연재해···. ㅠㅠ
올해의 원더스는 그 이태준의 존재 하나만으로 분명히 달라졌으니까.
그리고 그것은 단지 팬들의 생각으로 그쳐 있던 것이 아니었다.
“강 단장. 요즘 원더스 기세가 심상치 않던데요?”
“허허, 끝날 때 끝난 게 아니라는 거. 김 단장님도 잘 아시지 않습니까?”
“그래도. 원더스가 떨어질 일은 없지 않을까요? 이태준 요즘 하는 거 보면 도저히 질 것 같지가 않던데.”
“운이 좋아도 너무 좋았죠. 갑자기 저런 투수가 하늘에서 뚝 떨어진 셈이니.”
“흐흐, 그 덕에 우리는 4위로 내려앉게 생겼고. 걘 진짜 못 이기겠어요.”
그것은 관계자의 눈에도 마찬가지였다.
잠실 야구장의 관계자 석.
그곳을 찾아온 원더스의 단장 강태산과 바이킹스의 단장 백신우.
두 선수 출신의 단장도 이태준의 뜨거운 활약상을 의식할 수밖에 없었다.
길고 길었던 페넌트 레이스의 끝. 순위 경쟁의 결과가 그 투수의 손에 달려 있다고 봐도 무방했기에.
“허허, 그렇다기엔 오늘 이태준 경기 맞추겠다고 유정우 뒤로 미루셨던데.”
“감독이 그러더라고. 결국, 저 이태준 못 넘으면. 바이킹스는 원더스 절대 못 이길 거라고.”
그렇기에 바이킹스는 이태준을 상대로 총력전을 예고한 상태.
마운드 위의 절대 강자로서의 면모를 보이는 이태준. 그를 넘어서기 위해서.
바이킹스는 에이스 투수의 출격, 그리고 필승조 전원 대기라는 강수를 둔 상태.
“여기서 이기는 팀이 3등 가는 겁니다. 적어도 저는 그렇게 생각해요.”
“같은 생각입니다. 저도 만약 태준이가 여기서 막힌다면 3등은 어려울 거라는 생각이 드네요.”
그게 이유였다.
오늘 경기 잠실 야구장에서 치러지는 그 경기에 원더스와 바이킹스. 두 팀이 모든 걸 쏟아붓고자 하는 이유.
와아아아-! 잠실! 바이킹스! 잠실 바이킹스!
원더스! 승리를 위해! 최강! 원더스!
만원 관중, 그 관중들의 함성과 함께.
지금 그 경기가 시작되려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