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baseball genius through talent absorption! RAW novel - Chapter (80)
재능 흡수로 야구 천재-80화(80/210)
080화. 최종 보스 레이드 (2)
이태준과 호흡을 맞추는 포수들은 말한다.
“태준이랑 호흡 맞추면 타자를 이기는 게 너무 쉽지. 그냥 치트키 쓰고 게임 하는 느낌이라니까?”
이태준이라는 투수의 존재는 게임으로 치면 ‘치트키’와 같다고.
다양한 구종을 거의 완벽에 가깝게 제구하는 능력. 리그 최고 수준의 구위. 평균 이상 수준의 구속까지.
그런 곡예가 가까운 투구를 진행하면서 거의 나오지 않는 실투까지.
그런 투수와 호흡을 맞추는 포수로선 ‘치트키’를 쓰면서 게임 하는 느낌이 들 수밖엔 없었을 터.
“타자들은 생각하겠지. 아무리 그래도 이태준도 사람일 텐데, 실수가 나올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아무리 이태준이라 할지라도 100개가 넘는 공을 던지다 보면 반드시 빈틈이 나오지 않겠느냐고. 그리고 그런 빈틈을 노려서 칠 수 있다면, 안타를 칠 수 있을지도 모르는 일이라고.”
하지만 그럼에도 타자는 생각한다. 아니, 생각해야만 한다.
그런 치트키와도 같은 선수라도 결국은 사람인데 어떻게든 무너뜨릴 틈이 생기지 않을까 하는 생각.
그러나 그런 생각은 끝내 무너지곤 한다.
이태준과의 승부, 그 첫 타석부터.
“실수? 그야 태준이도 사람인데 실수는 하지. 그런데 그 실수가. 실수 같지 않은 실수라는 게 문제지. 태준이 손을 떠난 공은 실투도 곧 묘수가 되어버리니까. ”
세상에 완벽한 투수는 존재할 수 없다.
그건 태준도 마찬가지.
하지만 이태준의 실수는 도저히 실수라고 볼 수 없는, ‘아니, 이게 실수야?’라는 말이 절로 나오도록 하는 실수였으니.
구속과 구위는 거의 떨어지는 일이 없고.
제구가 살짝 엇나가 봐야 공 한 개 정도.
커맨드 또한 의도와 크게 벗어나는 수준도 아니었다.
즉, 이태준에게는 실투에 지나지 않는 공이 누군가에게는 최선보다 강한 공.
그것이 이태준의 실수가 실수처럼 여겨지지 않는 이유였다.
오히려 태준의 실투는 이따금 타자의 허를 제대로 찔러버리는 효과를 낳곤 했다.
그리고 그 허를 찔러버리는 방식은 상상을 가볍게 초월하곤 했다.
가령 가드를 단단하게 올린 복서의 사타구니에 상상도 못 한 니킥으로 호두를 까버린다거나 하는 수.
슈우우욱-!
퍼엉-!
지금의 공이 딱 그러했다.
몸쪽으로 딱 붙이려 했던 커브볼이 살짝 복판으로 몰리며 들어갔지만, 타자는 움찔하기만 했을 뿐. 방망이를 꺼내 들지 못했다.
“스트라이크! 배터 아웃!”
“아···!”
이윽고 반사적으로 탄식을 내뱉을 수밖에 없는 공.
투 스트라이크 카운트를 쌓아 놓은 상황에서 복판을 꿰뚫어버리는 공은 파울 타구가 나오더라도 빗맞은 타구가 인 플레이되더라도 반드시 대응을 보였어야 하는 공이었으니까.
하지만 태준의 커브가 그리는 괴이한 궤적에 타자는 순간적으로 자신의 몸쪽으로 향하는 듯한 착시를 느끼며 그 공이 스트라이크 존을 통과하는 것을 막을 수가 없었다.
“하, 씨발···.”
그야말로 욕이 절로 나오는 순간. 타자는 외마디의 식빵을 태우며 더그아웃으로 돌아갔으니.
「이태준 선수가 이번 이닝도 무실점! 5회까지 8개째 삼진! 이태준이라는 이름의 견고한 성벽은 여전히 함락될 기미가 보이질 않습니다!」
「그렇습니다. 게다가 투구 효율까지 정말 끝내주는데요. 오늘 잡아낸 8개의 삼진 중 무려 6개가 3구 삼진입니다! 그 덕택으로 투구 수도 5이닝을 실점 없이 막는 동안 단 46구! 오늘도 이태준 선수의 페이스는 변함없이 순조롭습니다.」
5이닝 무실점 8K
투구 수는 단 46구,
사사구 없이 피안타만 단 1개.
잠실 야구장 한가운데에서 왜 자신이 에이스 투수인지를.
찾아온 만원의 관중들에게.
경기를 멀찍이서 지켜보고 있을 전국 각지의 시청자에게.
나름의 계획을 세워 온 바이킹스의 타자들 모두에게 제대로 각인시킬 수 있었다.
그리고 그 모습은 태준의 투구를 가까운 곳에서 자세히 들여다보는 것은 처음인 유령에게도 상당히 흥미롭게 여겨지고 있었다.
[이야, 로건. 네 말이 맞네? 이 녀석 공을 끝내주게 잘 던지잖아?]테드 윌리엄스. 그 역시 태준의 투구를 보면서 적잖은 감탄을 내보였다.
그는 선수 시절의 평생을 타자로 뛰었고, 사후에도 계속 타격, 즉, 투수와의 승부를 어떻게 펼쳐야 하는가에 관한 연구를 멈추지 않았기에 더욱이 명확하게 알아볼 수 있었다.
이태준이 펼칠 수 있는 투구의 드높은 수준을.
그런 수준 높은 투구 속에 머금어진 고도의 심리전을.
타자로서 태준의 투구를 공략하는 것이 얼마나 녹록지 않은 일인지를 말이다.
그리고 태준의 투구를 통해 테드 윌리엄스, 자신의 확고한 야구관을 다시금 확립해볼 수 있었다.
[내 줄곧 주장하는 게 있어. 투수도 타석에 서 봐야 한다고. 투수가 던지는 공이 얼마나 무섭고 치기 어려운지를 본인도 알아야 하거든.]그는 수많은 투수에게 이런 말을 하곤 했었다. ‘투수도 타석에 서 봐야 한다.’라고. 그래야 자신이 던지는 공이 얼마나 위력적인지를, 또 타자가 그런 공을 얼마나 어려워하는지를 느끼고 자신감 있게 볼 배합을 짜고 공을 던질 수 있다고.
이에 대해 메이저리그에 꽤 유명한 일화가 있다.
과거 팔에 주사기를 꽂고 신이 된 사내, ‘로켓맨’ 로저 클레멘스가 1986년 올스타전에서 당대 내셔널 리그 최고의 투수였던 드와이트 구든의 공을 타석에서 확인하고 삼진을 당한 뒤, 홈 플레이트 뒤편에 앉아있던 포수 게리 카터에게 이렇게 물었다.
‘지금 저 투수가 던지는 속구가 내 것보다 빨라?’라고.
이에 게리 카터는 이렇게 답했다.
‘누가 낫고 못 하고 그 수준을 따질 거 없어. 둘 다 지랄 맞은 공을 던지고 둘 다 비슷하게 치기 어려워.’라고.
그리고 그 대답을 들은 로저 클레멘스는 이렇게 결론을 내렸다.
‘제대로 된 인간이라면 이런 공은 칠 수 없어.’라고.
이후 자신이 던지는 공에 대한 강한 확신을 얻고서 더욱 좋은 투구를 펼쳐낼 수 있었다(물론 훗날 이름 옆에 *이 붙어버리긴 했지만···.).
막론하고 그러한 이유로 테드 윌리엄스는 투수다 타석에 서서 다른 투수가 던지는 공을 상대해 봐야 더 좋은 공을 던질 수 있을 것이라는 지론을 갖고 있었으며,
그 지론은 이태준을 통해 더욱이 뚜렷해질 수 있었다.
[맞지. 투수도 자기가 던지는 공을 타자들이 얼마나 어려워하는지를 명확히 인지하고 있어야 더 좋은 공을 던질 수 있지.]또한, 그 지론은 로건 라이트 역시 적극적인 동의를 표하는 지론.
동시에 그가 태준의 투타 겸업 천명에 반대 의견을 갖지 않는 이유였다.
오히려 적극적으로 장려했으면 장려했지.
“스윙! 스트라이크 아웃!”
그렇게 태준이 이닝을 끝낸 뒤 잠시 휴식을 취하는 동안 바이킹스 투수의 투구가 시작됐다.
[흠, 그나저나. 우리 태준이 나왔다고. 저 상대 투수. 공이 평소보다 더 좋아졌어.]그리고 그 투수 또한, 최선의 투구로 태준의 뒤를 바짝 쫓고 있었다.
지난 경기까지 기록되던 유정우의 포심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145Km/h 정도로 리그 10위 정도 수준이었으나, 오늘 경기 유정우의 포심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무려 149Km/h에 최고 구속은 155Km/h. 평소보다 확연하게 빠른, 거의 리그 최상위 수준의 속도를 유지하고 있었다.
그 또한 이렇다 할 약점이 보이지 않았다.
[이 정도면 메이저리그로 가도 나쁘지 않은 성과를 거둘 수 있겠지. 당장 지난 경기에서 만난 그 마리아노 산체스보다도 더 나은 수준이니까.]오늘의 유정우는 가히 메이저리그 수준이었다.
“역시 유정우! 우리들의 에이스!”
“유정우가 최고다!”
“정우야! 미국 가지 마! 여기 남아줘!”
그리고 그런 투구를 보여주는 유정우에게 잠실 야구장은 열화와 같은 반응을 보였다.
부웅-!
퍼어엉-!
“스윙! 스트라이크! 배터 아웃!”
이윽고 그 투수가 자신의 열여덟 번째 아웃 카운트를 6구까지 가는 승부 끝에 삼진을 잡아 올리는 순간.
유정우-! 유정우-! 유정우-! 유정우-!
기립 박수, 그리고 울부짖음으로 더그아웃으로 돌아오는 유정우를 맞이했다.
그런 유정우의 성적표.
6이닝 무실점 1피안타 1사사구 9탈삼진.
투구 수 85구.
더할 나위없이 깔끔했다. 그리고 유정우가 더그아웃에 들어왔을 때.
“어? 유정우 아이싱 시작했는데?”
3루 측, 부산 원더스의 더그아웃에서 잠시 소란이 일었다.
“뭐야? 유정우 투구 수 아직 85구밖에 안 되지 않았어?”
“게다가 방금 152Km까지 찍히지 않았어?”
“그러게···? 왜?”
그 소란의 정체는 의문.
바로 유정우가 아이싱을 시작한 것에 대한 의문이었다.대개 아이싱을 시작하며 어깨에 달아오른 열을 식히는 것은 그날의 투구를 끝마친다는 것을 의미했다.
어느새 바이킹스의 불펜은 바쁘게 가동되기 시작했다.
즉, 유정우의 역할은 거기까지.
그리고 에이스 투수가 고작 85개의 공을 던지고 내려간다는 것은 분명 통상적인 방식의 운영은 아니었기에 팬들의 의아한 반응이 따라 나오는 것은 당연한 이치.
하지만 원더스 선수들의 표정은 에이스 투수가 퇴장했음에도 그다지 밝지 못했다.
“하, 씨···. 6회에 어떻게든 점수 뽑았어야 했는데.”
“돌겠네. 여기서 쟤네들이 나온다고?”
외려 저마다 짙은 탄식을 내뱉을 뿐. 그럴 수밖에 없었다. 잠실 바이킹스의 4명의 불펜 투수들은 한 명 한 명이 리그 최상위 수준의 불펜 투수. 마치 7회부터 마무리 투수들이 마운드 위로 줄 세워지는 듯한 느낌이 들 정도였으니까 말이다.
[ 부산 원더스 VS 잠실 바이킹스]ㄴ야 유정우 어디 가냐! 끝까지 싸워! 맞서 싸워!
ㄴ하, 이걸 불펜진을 벌써 가동한다고?
ㄴ진짜 바이킹스니까 가능한 변태 운영;
ㄴ게다가 여기 잠실 야구장임;
ㄴ아 씨발;
지금 잠실 야구장에서 감돌기 시작한 싸늘한 분위기. 그것은 부산에서 경기를 시청 중인 시청자들 또한 뼈가 시리도록 느낄 수 있었다.
[흐흐, 태준아. 지금 바이킹스가 너 잡겠다고. 송곳니를 아주 바짝 세웠다.] [흐흐, 그러게. 그간 얼마나 리그를 패놨으면 저놈들이 저렇게까지 과민하게 반응하냐?]그런 상황 속, 두 명의 유령은 그 상황을 즐기는 자 모드로 관람했다.
[그러고 보니. 방금 5이닝 던지면서 우리 태준이 연속 이닝 무실점이 55이닝째인데.]그리고 오늘 경기에서의 승리 이상의 무언가를 바라보기 시작했다.
[테드. 혹시 연속 이닝 무실점 기록 세계 신기록이 어떻게 되는지 알아?] [허, 참네. 내가 설마 타자라고 그런 기록도 모를까 봐?]바로 직전의 경기에서 깨부쉈던 KBO의 신기록, 선영광의 49이닝 연속 무실점을 넘어선 50이닝 연속 무실점.
그리고 그 이상의 기록인 연속 이닝 무실점 세계 신기록.
[1988년, LA 다저스 오렐 허샤이저가 기록한 59이닝 무실점. 그게 세계 신기록이지.]바로 MLB의 신기록.
지금으로부터 약 50년 전, LA 다저스의 ‘불독’ 오렐 허샤이저가 1988년에 기록한 59이닝 연속 무실점 기록이었다.
[좀 더 정확히 따지자면. NPB, 코쿠테츠 스왈로즈의 가네다 마사이치가 1953년에 기록한 64.1이닝 연속 무실점이 세계 신기록이지.] [그런 기록도 있었나? 아쉽게도 난 메이저리그 밑으로는 기록으로 안 쳐서.] [거, 테드 참 너 다운 답이네.]물론 그것보다 더 나아간 기록도 있긴 했다. NPB의 가네다 마사이치, 아니, 김경홍(金慶弘)이 무려 90년 전에 기록한 64.1이닝 연속 무실점.
다만 그 기록은 오늘 경기에서는 노려볼 수 없을 기록.
끝장 승부가 없는 KBO의 규정상 한 경기 최대 정규 이닝은 12이닝.
경기가 이제 6회로 넘어온 시점에서 태준의 연속 이닝 무실점 기록은 55이닝이었으니까 말이다.
“두 선수 기록 모두 정말 존경스러운 기록이고. 제가 지금보다 더 뛰어난 선수가 되기 위해선 반드시 넘어서야 할 기록이겠죠. 물론 그 우선은 오렐 허샤이저의 기록이겠고요.”
그렇기에 태준도 김경홍의 기록보다 오렐 허샤이저의 기록에 자신의 초점을 맞췄다.
“그리고. 아직 0 대 0. 게임이 끝난 것도 아니고.”
또한, 자신이 오늘 경기에서 도맡아야 할 역할을 잊지 않았다.
“일단 이 게임부터 이겨야죠. 지금과 같은 투수전 양상은 경기가 시작되기 전부터 어느 정도 각오했던 바입니다.”
게임의 승리.
이를 위해선 자신이 해야 할 것은 소화할 수 있을 최대한 많은 이닝을 최소한의 실점이 아닌 완벽한 제로. 무실점으로.
【보유 스킬 : <고무 팔>】
【<고무 팔> : [Passive] 투구 시 소모되는 체력과 손상이 10% 감소합니다.】
“게다가. 스킬 덕분에 완급 조절을 덜 했는데도 이전 경기보다 확실히 몸이 더 가볍습니다. 자신 있습니다.”
그것을 분명히 한 이의 어깨는 무겁지 않았으니.
상대 팀의 투수가 몇 명이 나오든 상관 않는다. 그저 자신이 해야 할 일을 한다.
“스윙! 스트라이크! 배터 아웃!”
「오늘 경기 9개째 삼진! 이태준 선수가 6회 말 바이킹스의 공격을 단 8개의 투구만으로 삼자 범퇴! 빠르게 종료시킵니다!」
그뿐이었다.
[ 부산 원더스 VS 잠실 바이킹스]ㄴ야! 다 드루와! 씨바 우리 이태준 있어!
ㄴ야! 이거 방탄 이태준이야!
ㄴ그것도 겹겹이 쌓인 방탄! 계속 쏴 봐라! 그게 뚫리나!
ㄴ지난번엔 이태준 VS KKKK더니 이번엔 이태준 VS 유정우 + KKKK;
ㄴ그럼에도 믿는다! 이태준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