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baseball genius through talent absorption! RAW novel - Chapter (81)
재능 흡수로 야구 천재-81화(81/210)
081화. 최종 보스 레이드 (3)
잠실 야구장에서 수준 높은 투수전의 양상이 그려지는 중.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자리를 잡은 약 110평가량의 으리으리한 단독 저택.
척 보기에도 보통 갑부인 것이 아니고서야 함부로 들어설 수 없을 것만 같은 저택에서도 소파에 앉아 TV를 통해 그 경기를 지켜보고 있는 이가 있었다.
‘허허, 다르긴 다르네.’
부산 원더스의 구단주 대행 신진섭이었다.
그런 그는 그 경기를 무슨 명작 영화라도 감상하는 것처럼 아주 유의 깊게 보고 있었다.
그런 신진섭의 뒤로 긴 흑발을 늘어뜨린, 청초한 외모의 여성을 말을 걸어왔다.
“아빠. 딸내미가 방학이라고 모처럼 귀국했는데. 계속 야구만 보고 있을 거에요?”
“아진이 왔니.”
그녀는 신진섭의 여식, 신아진이었다.
신아진은 지금은 은퇴했지만, 과거 꽤 고상한 미모로 유명했던 여배우와 신진섭 사이에서 태어났던 만큼 그녀 또한 외모가 제법 단아했다.
그런 신아진은 아버지 신진섭의 옆자리에 앉았다.
“요즘 계속 야구만 보는 것 같던데. 재밌나 보네. 요즘 원더스 성적 나쁘지 않아서 그런가?”
그런 그녀 또한, 어렸을 적 아버지 신진섭을 따라 야구 경기를 몇 번 봤었기에 야구에 대한 어느 정도의 지식은 있었으며, 과거엔 원더스의 팬.
다만, 최근 거듭된 부진과 학업으로 인해 다소 거리를 두고 있었던 상태였다.
“흐흐, 지금은 재밌는 걸 넘어서 뭔가 벅차는 게 있다고 해야 할까? 아진이 너도 이태준 선수 이야기 몇 번 들어봤지?”
“어, 들었지. 요즘 꽤 잘하고 있다고.”
“꽤 잘하는 수준은 애저녁에 넘었고. 지금은 끝내주게 잘하지.”
“오, 그래? 아빠가 그렇게 말한 선수 얼마 없던 것 같은데. 한 번 어느 정도인지 볼까?”
그렇게 말한 신아진의 시선도 어느새 화면을 향해 있었다.
그리고 그런 신아진에게 신진섭은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이렇게 말했다.
“흐흐, 이 아빠가 제대로 반한 선수야. 네가 봐도 엄청 멋질 테니 충분히 기대해 봐도 좋을 거야.”
그렇게 그 부녀(父女)의 시선은 화면 속 잠실 야구장을 향하기 시작했다.
***
메이저리그는 고고하다.
정복은커녕 입성조차 쉬이 허락하지 않은 그곳은 수많은 야구 선수에게 영원한 바늘구멍이자 이상(理想).
축구로 따지면 영국의 프리미어리그와 스페인의 프리메라리가와 동등한 위상을 갖는 리그였다.
그렇기에 보통 야구를 잘하는 것만으로는 절대로 메이저리그에 일원이 될 수 없었으며,
하물며 동양의 선수에게는 고고함을 넘어선 광오함까지 보이기도 했다.
그렇기에 한국의 프로 선수가 그런 고고한 무대에서 활약을 펼치게 된다면 범국민적인 응원과 지지가 따라오며, 그 선수의 존재는 곧 자국의 스포츠 팬에게 더할 나위없는 자부심이 될 수 있었다.
그렇기에 야구 팬들은 자신이 응원하는 팀의 선수가 훗날 MLB로 진출하여 활약하는 순간을 요망(要望)하며, 그 선수로부터 자부심을 만끽한다.
그런 의미에서 당시 LA의 유니폼을 입고서 세계 최정상 레벨의 선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던 정준은 원더스 팬들에게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을 자부심이었다.
그리고 그것보다는 아직 미약하겠지만, 메이저리그 진출을 앞두고 있던 유정우 또한 잠실 바이킹스 팬들에겐 그 역시 에이스 투수이기 전에 그 자체로 ‘자부심’이었다.
그런 투수가 지금, 6이닝만을 소화한 채 군말 없이 마운드를 내려간 것은 곧 받아들인 것과 다름이 없었다.
유정우 자신은 단신으로는 이태준이라는 거목을 넘어설 수 없으리라는 냉혹한 현실을.
그렇기에 잠실 야구장 1루 측 관중석의 관중들은 착잡한 심경을 숨기지 않았고,
바이킹스의 다른 선수들은 다시금 각오를 다졌다.
그중 KKKK 라인이라 불리는 불펜 투수들은 유독 강고하게 그 각오를 다졌다.
“이제, 이 게임. 절대 질 수 없는 게임입니다.”
김인욱.
2040시즌 성적, 평균자책점 1.96 5승 2패 19홀드
릴리스 포인트의 높이가 지면으로부터 고작 5cm 남짓에 불과한 극단적인 언더 스로 투구 폼을 지닌 투수.
“상대가 우리잖아? 이태준도 쉽지 않을걸?”
김지환.
2040시즌 성적, 평균자책점 2.23 2승 2패 21홀드
최고 구속 155Km/h까지 기록되는, 소위 제구되는 강속구를 던지는 정통파 좌완 투수.
“우리 만만한 팀 아닙니다. 두 번 지는 팀은 더더욱 아니고.”
김형섭.
2040시즌 성적, 평균자책점 1.85 4승 2패 28홀드
평균 150Km/h를 넘는 빠른 투심패스트볼로 정교한 로케이션을 형성할 줄 아는 사이드암 스로 파워 피처.
“유연한 사고. 남에게 책임을 물리지 않는다. 그게 우리 정신이다. 잊지 말자고.”
김찬호.
2040시즌 성적, 평균자책점 1.38 4승 2패 37세이브
최고 157Km까지 기록되는 강속구와 낙차 큰 포크볼을 구사하는 정통파 우완 포크 볼러이자 바이킹스의 클로저, KKKK 라인의 수장.
그 KKKK 라인 또한 이태준에게 투기를 활활 불태웠다.
바로 지난 7월 즈음 치러졌었던 경기.
당시 마무리 투수였던 이태준에게 연장까지 가는 승부 끝에 결국, 패배했던 경험이 있었기에.
그 쓰라린 기억은 9월까지 이어졌다.
이제 복수의 때였다.
그 날은 4 대 1 승부에서 패배했던 것이라면.
오늘의 경기는 에이스 유정우까지 더해진 5 대 1의 승부.
바이킹스에게도 오늘의 경기는 절대로 질 수 없는 경기였다.
그렇게 불펜의 문을 열고서 입장하는 바이킹스의 불펜진.
그들은 원더스의 타자들을 상대로 왜 자신들이 리그 최강의 불펜진인지를 제대로 입증해내기 시작했다.
「쳤습니다! 하지만 빗맞은 타구! 타구는 유격수 방향으로 힘없이 굴러갑니다. 그리고 그대로 송구! 아웃! 아웃입니다!」
150Km/h의 강속구를 1회부터 6회까지 펑펑 꽂아대던 에이스 투수가 떠나간 바이킹스의 마운드. 그다음 투수로 올라온 김인욱은 평균 구속이 130Km/h 부근에서 형성되는 투수였다.
사람들은 이렇게 생각할 수 있다. 150Km/h를 보다가 130Km/h짜리 속구를 보게 되면 배팅볼처럼 칠 수 있는 것이 아니냐고.
하지만 그라운드 위는 보통 사람들의 생각보다 잔혹한 곳.
“하, 여기서 김인욱. 진짜 까다롭네.”
직전까지 유정우가 던지던 빠른 공에 타이밍이 자연스레 익숙해져 있던 원더스의 타자들은 김인욱이 던지는 느린 공에 타이밍을 전혀 맞히지 못했다.
자꾸만 한 박자 혹은 반 박자 빠른 타이밍에 방망이가 돌아갔고, 타구는 계속해서 바이킹스 내야수의 글러브에 번번이 막혀버렸다.
“김인욱. 쟤 공도 어지간히 지저분해야지. 뭔가 눈에 보이는 것 같으면서도 잘 안 맞는다니까?”
타이밍이 맞지 않는 것을 넘어서 김인욱이라는 투수는 공 끝이 상당히 지저분한 것으로 유명한 투수.
그리고 그런 언더 핸드 투수가 구사하는 싱커성의 투심패스트볼과 업슛의 무브먼트를 지닌 커브는 지금의 원더스 투수들에게 가히 마구처럼 느껴졌다.
「지금 보시면, 원더스의 타자들이 김인욱 선수가 던지는 느린 공에 전혀 대응이 안 되고 있거든요? 사실 이런 부분이 바이킹스라는 팀이 갖는 진정한 강점이 아닐까 싶어요.」
그리고 지금, 잠실 야구장에서 펼쳐지는 현상을 해설 위원이 짚어주기 시작했다.
「바이킹스의 불펜 투수들은 한 명 한 명의 실력이 특출나기도 특출나겠지만, 또 한 명 한 명 스타일이 명확히 구분이 지어져 있습니다. 가령 김인욱 선수는 비록 구속은 느리지만 지저분한 볼 끝을 지닌 언더 핸드 투수. 김지환 선수는 좌완 파이어 볼러. 김형섭 선수는 우완 사이드암 파이어 볼러, 그리고 마무리 김찬호 선수는 정통파 우완 포크 볼러. 이런 느낌으로요. 그렇게 역할이 명확하게 구분이 되다 보니, 불펜 운영도 훨씬 더 다채로워질 수 있고. 서로가 확연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겁니다.」
확실한 실력을 지닌 채, 서로 명확하게 구별되는 투구 스타일을 지닌 덕에 더욱이 강력한 시너지를 발산.
그것이 바이킹스의 불펜 투수들이 갖는 진짜 위력이었다.
“하, 진짜. 점수 내줘야 하는데. 쉽지 않네. 진짜···.”
그렇게 세워진 KKKK라는 이름의 철옹성.
그것은 여전히 함락을 불허했다.
6회까지 마운드를 지켜주던 유정우가 내려간 후인 7회. 뒤이어 바톤을 받은 김인욱은 단 13개의 투구만으로 7회 초 원더스의 공격을 틀어 막아버렸다.
다만, 도저히 넘을 수 없을 것만 같은, 드높은 성벽을 체감하는 쪽은 바이킹스의 타자들도 매한가지였다.
「하지만, 지금. 그런 시너지를 혼자서 발휘하고 있는 선수가 있습니다! 바로 이태준 선수! 다양한 구종을 구사할 수 있기에 보일 수 있는 다채로운 볼 배합! 이 투수는 가히 혼자서 여러 명의 역할을 이행할 수 있는 투수입니다!」
1회부터 6회까지. 그리고 이어지는 7회까지. 이태준은 단 한 차례도 타자에게 똑같은 승부를 펼쳐주지 않았다.
포심패스트볼, 덜 뜨는 포심패스트볼, 컷패스트볼, 체인지업, 슬라이더, 횡 무브먼트가 강조되는 슬라이더, 스플리터, 로건 라이트의 커브, 그리고 정준의 커브까지.
그 모든 구종을 속도와 궤적까지 바꿔가며 공을 던지니, 한 경기에서 같은 공이 같은 코스, 같은 속도로 들어오는 일이 거의 없었다.
과거 메이저리그를 호령했던 ‘제구의 마술사’ 그렉 매덕스를 향한 언사, ‘그 경기에서 80개의 공을 던진다면 그 날 던진 공의 종류는 80가지’라는 말이 떠오르는 듯한 투구였다.
“스윙! 스트라이크 배터 아웃!”
그것이 7회. 이제는 상대 팀의 선발 투수가 던지는 공에 익숙해질 법도 한 상황 속에서 바이킹스의 타자들이 여전히 이태준이 던지는 공에 갈피를 잡지 못한 채 허우적대는 이유.
이태준은 유정우가 내려가고 김인욱이 올라와 마운드를 지키고 그다음 투수가 올라와서 마운드를 지키는 동안에도 계속해서 단신으로 원더스의 마운드를 지켜내고 있었다.
“스윙! 스트라이크! 배터 아웃!”
그런 태준의 투구에는 빈틈은 여전히 나오지 않았다.
「스윙! 스트라이크! 삼진 아웃! 이것으로 12개째 삼진! 이태준 선수가 8회 말, 바이킹스의 마지막 타자를 삼진으로 돌려세우면서 이닝 종료! 8이닝째 무실점 투구를 이어나갑니다! 그리고 이 무실점 이닝으로 이태준 선수의 연속 무실점 이닝은 58이닝! 선영광 위원님의 기록을 넘어서 메이저리그의 기록! ‘불독’ 오렐 허샤이저의 59이닝 연속 무실점 기록까지 단 한 이닝을 남겨두게 되었습니다!」
8이닝 무실점 2피안타 1사사구 12K
투구 수는 79구
태준은 눈으로 직접 봐도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경이로운 성적을 이어나가며 경기를 끌고 나갔다.
그렇게 경기는 어느덧 9회.
정규 이닝의 마지막 이닝으로 이어졌으며,
여전히 스코어는 0 대 0.
살얼음판의 승부가 이어지고 있었다.
[ 부산 원더스 VS 잠실 바이킹스]ㄴ야! 이 답답한 빠따들아! 점수 좀 내라!
ㄴ꼴더스 타자 특) 필요할 때 못 침 ㅋㅋㅋ
ㄴ꼴더스 타자 특) 한 경기에 몰아쳐서 성적 챙김 ㅋㅋㅋ
ㄴ아 그저··· 대단하다! 스찌(스탯 관리) 원더스!
ㄴ그만 패라… 꼴더스 팬 아프다… ㅠ
***
9회 초, 원더스의 공격. 바이킹스의 네 번째 투수로 올라온 김형섭은 단 한 개의 피안타만을 허용하며 그 이닝을 실점 없이 막아냈다.
“아! 결국, 점수 못 냈네! 니들이 그러고도 프로가?”
“마! 타자 조무사 새끼들아! 정신 못 차리나!”
그러자 3루 측의 원정 관중석을 가득 메운 원더스의 팬들은 잠실 야구장에서 사직 야구장의 향수를 자극하는, 아주 매운 맛의 응원(?)을 시작했다.
다만 아직은 그 매운맛의 척도는 불닭 비빔면 수준에 불과했으니.
따악-!
9회 말 선두 타자로 나선 타자의 타구가 인 플레이되는 그 순간.
“야이! 개병X새X야!”
“미친 거 아냐? 너네가 그러고도 인간 새끼야?”
관중석에서 느껴지는 매운맛은 불닭 비빔면을 넘어선 무언가.
시꺼먼 소스로 절인 기괴한 돈가스가 연상되는 매운맛, 아니 화끈한 맛이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