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baseball genius through talent absorption! RAW novel - Chapter (84)
재능 흡수로 야구 천재-84화(84/210)
084화. 최종 보스 레이드 (6)
연장 12회.
정규 이닝보다 약 3이닝가량 더 나아간 경기.
거기까지 게임이 진행됐을 때, 바이킹스는 에이스인 유정우을 비롯한 KKKK-라인의 전원 출격. 무려 5명의 필승 카드를 소진해야 했다.
반면, 원더스는 처음부터 끝까지, 1회부터 11회까지 줄곧 단 한 명의 투수가 마운드를 지켜내고 있었다.
‘투수에게 9이닝 완투는 마라톤 완주와도 같다. 이닝이 계속될수록 체력과 정신은 점차 한계로 치닫게 될 테니까. 하물며 10회를 넘어 11회까지? 그때부터는 한계를 넘어선 싸움이 되는 거지.’
선발 투수는 육상 선수로 따지면 장거리 주자와도 같다.
그리고 완투형 투수는 장거리 주자 중에서도 무려 42.195Km를 달려야 하는 ‘마라토너’와도 같다.
지금 이태준이 마운드 위에서 선보이는 투구가 그러했다.
한계를 넘어선, 가히 극한까지 치달아 선 경지.
상대는 5명의 주자가 적절히 체력을 분배하며 이어달리기를 하고 있었지만,
태준은 홀로 모든 것을 부담하면서도 그들에게 밀리기는커녕 외려 앞서서 내달리고 있던 것.
그것이 모두가 태준의 투구에 경외를 보이는 이유였으며,
‘하, 이젠 진짜 끝이다. 오늘 경기 무조건 이겨야 한다···!’
‘태준이가 이렇게까지 해줬는데. 어떻게든 점수를 내야 해!’
원더스의 타자들이 바이킹스의 최후의 투수에게 겁 없이 이빨을 드러내고 그보다 더 날카로운 눈빛을 번뜩이는 이유였다.
딱-!
12회 초, 원더스의 타선은 6번 타자부터 시작되는 하위 타선. 득점에 대한 기대치가 그리 낮은 타선.
딱-!
하지만 거듭되는 커트는 체력이 거의 고갈된 김찬호에겐 상당한 부담이었다.
점점 쌓여가는 투구 수에 김찬호의 낯빛은 빠른 속도로 굳어갔다.
‘큰일이야. 직구 힘과 포크볼 낙폭이 점점 무뎌져 가는 게 보여.’
그리고 포수 마스크로 가려진 포수 박광규의 낯빛에도 짙은 그림자가 드리워 있었다.
그런 상황 속, 바이킹스의 불펜은 텅텅 비어 있었다. 아무리 지쳐있는 상황일지라도. 김찬호는 김찬호.
“스윙! 스트라이크! 배터 아웃!”
리그 최강의 마무리 투수였으니까 말이다.
12회 초의 선두 타자를 9구까지 가는 긴 승부 끝에 삼진으로 잡아낸 뒤, 김찬호는 잠시 모자를 벗은 뒤 이마를 타고 흐르기 시작하는 땀을 닦아냈다.
어느덧 투구 수는 44구.
한 경기에 20구 이상 던지는 경기가 거의 없던, 육상으로 치면 단거리 주자인 김찬호에게 지금의 상황은 이미 한계치를 넘어섰던 상황.
계속해서 벌려야 했던 손가락도 아려오는 상태였다.
슈우우욱-!
그럼에도 그는 멈추지 않았다. 바이킹스의 최후의 주자로서 결승지점을 눈앞에 두고 있었기에. 마우스피스가 부서지듯 이를 악물고, 악력이 풀릴 대로 풀린 손가락에 어떻게든 힘을 쏟아 넣는다.
따악-!
「이 타구가 떴습니다! 하지만 멀리 뻗지 못하고 타구는 내야에 갇힙니다! 이어서 신호를 보낸 유격수. 이 공을 잡아냅니다! 아웃! 아웃입니다! 이것으로 2아웃! 이 경기 원더스의 기회는 이제 단 1개만이 남게 됐습니다!」
게임의 승리를 위해서, 11회까지 혈혈단신으로 버텨준 이태준에게 어떻게든 승리를 선사하기 위해 점수를 뽑아내야만 했던 12회 초 원더스의 공격.
그 공격도 어느덧 끝을 바라보는 상황.
‘후, 한 타자만 더···! 한 타자만 더 잡으면 끝이다!’
이제 투구 수는 정확히 50구. 김찬호는 아려오는 오른손을 휘휘 털면서 타석에 선 타자를 확인했다.
‘송정근이라고 했던가···. 오늘 정우를 상대로 안타 1개 볼넷 1개를 얻어낸 녀석.’
8번 타자 송정근.
얼마 전까지 1군보다는 2군에서 주로 뛰던 선수였으며, 올 시즌 성적도 타율 0.257에 홈런 1개.
그리 까다로운 편은 아니었다.
하지만 오늘 경기에서 완급 조절을 하지 않는 유정우를 상대로 두 번의 출루를 성공했었다.
이는 송정근의 타격감은 절대 무시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했을 터.
김찬호는 그를 상대로, 어쩌면 오늘 경기 최후의 상대가 될 수도 있을 그를 상대로 자신이 펼칠 수 있을 최선을 공을 던졌다.
따아악-!!!
분명 그러했을 터였다.
볼 카운트 2볼 2스트라이크의 상황.
스트라이크 존 밑으로 떨어지는 포크볼.
송정근은 그 공을 그대로 걷어 올렸다.
「타구 큽니다! 큽니다! 큽니다! 중견수 결국 공을 쫓는 것을 포기하고 그대로 지켜봅니다! 넘어갔어요! 홈런! 여기서 송정근 선수의 홈런이 터져 나옵니다!」
「아, 지금까지 잘 막아왔던 김찬호 선수도 한계였을까요. 한 타자만 막아내면 되는 상황에서 발목을 붙들리고 말았습니다.」
앞선 이닝부터 줄곧 걱정했던 대로 김찬호의 포크볼은 의도했던 것보다 떨어지지 않았고,
송정근은 그것을 놓치지 않았다.
그렇게 포물선이 잠실 야구장을 반으로 갈랐고, 그 반으로 갈라진 한 곳에서는 깊은 탄식이.
다른 한 곳에서는 우레와 같은 함성이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송정근-! 송정근-! 송정근-! 송정근-!
망연자실해 있는 바이킹스의 관중석과 대조적으로 원더스의 관중석은 그야말로 잔칫집 분위기.
그 홈런은 팽팽하게 유지되고 있던 균형을 무너뜨릴 수 있었다.
“스윙! 스트라이크 아웃!”
그다음 마지막 타자를 삼진으로 돌려세울 수 있었지만, 김찬호의 아연실색한 낯빛은 원래의 낯빛으로 돌아올 수 없었다.
그렇게 김찬호가 떠나간 마운드.
이제 그 게임은 단 한 이닝. 3개의 아웃 카운트만이 남아있었다.
[ 부산 원더스 VS 잠실 바이킹스]ㄴ하 씨발 찬호야…
ㄴ여기서 찬호까는 건 진짜 사람 새끼도 아니다
ㄴ마무리가 3.1이닝을 던졌다; 이거 욕하는 건 진짜 사람 아님;
ㄴ김찬호는 너무 책임감이 강함; 12회는 그냥 울며 겨자먹기로 다른 투수 올려도 됐던 건데···.
ㄴ찬호야 넌 잘했다… ㅠㅠ
***
이제 0의 균형은 깨졌다.
승부의 추는 기울었고.
원더스는 이제 12회 말, 바이킹스의 공격을 실점 없이 막아낼 수 있다면 승리를 확정 지을 수 있는 상황.
그 순간에 사람들은 말했다.
“이제 마무리 투수 올라오겠네.”
원더스도 마무리 투수가 올라올 때가 됐다고.
“박주형 올라오겠네.”
박주형이 마운드 위로 모습을 보일 때가 됐다고.
앞선 투수가 11이닝을 던지며 115개의 공을 던졌기에.
그리고 1점 차의 리드, 세이브 기록 여건이 형성되었기에.
그런 상황에서 마무리 투수, 박주형이 등판하리라는 예상은 너무도 이소당연한 추론이었다.
그런 상황 속, 12회 말이 시작됐을 때,
마운드 위로 예상치 못한 인물이 그 모습을 드러냈을 때.
그 순간 경기장으로 적막이 감돌았다.
그리고 그 적막 사이에 흘러나온 누군가의 목소리.
“뭐, 뭐야? 이태준이 또 왜 나와?”
그것으로 마운드 위에 선 이가 누구인지를 알 수 있었으니.
이태준.
그 투수가 지금 12회에도 마운드 위로 모습을 보였다.
모두가 예상하지 못했던 등판.
“야! 이태준 죽겠다!”
“우리 태준이 싱싱한 어깨 부수려고 하는 거냐?”
관중석에서는 에이스 투수의 12회 등판에 대한 걱정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미 115개의 공을 던졌기에 그 이상은 무리라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었으니까.
그런 상황 속, 바이킹스 타자들의 눈빛에는 두려움이 깃들기 시작했다.
‘하, 또 이태준이라고?’
‘이태준은 대체 왜 안 내려가는 거야?’
오늘 경기 1회부터 11회까지 단 한 명의 투수에게 꽁꽁 묶여 있었던 바이킹스의 타자들. 그 타자들 눈에 비친 이태준은 더 이상 사람의 형태가 아니었다.
‘진짜 괴물인 건가···?’
괴물.
그들의 눈에 비친 이태준은 괴물이었다.
그리고 그 괴물을 상대로 아주의 일말의 희망을 품어보고 있었다.
‘아무리 이태준이라도··· 12회인데. 힘들지 않을까···?’라는 희망을.
당장 지난 이닝 자신들의 마무리 김찬호도 한계에 맞닥뜨린 순간, 자신의 공을 제대로 던지지 못했던 것처럼.
이태준이라도, 아무리 이태준이라도 11이닝, 무려 115개의 공을 던진 상황에서만큼은 자신의 공을 제대로 던질 수 없으리라는 그 일말의 희망을 말이다.
하지만 그 희망이 산산이 조각나 흩어지기까지 그리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부웅-!!!
퍼어엉-!!!
“스트라이크! 배터 아웃!”
첫 승부.
12회 말, 첫 타자와의 승부부터 태준은 자신을 지켜보는 모든 이들로 하여금 같은 반응을 끌어낼 수 있었으니.
【<기적의 1이닝 (Active)> : 한 이닝을 체력의 소모 없이 100% 컨디션으로 던질 수 있습니다.】
오늘 경기에서 얻어낸 새로운 스킬. 그것은 오늘 경기에서의 유일한 변수를 원천에 차단해 버렸다.
【<구속 증진>】
거기에 더해진 또 하나의 특전은 오늘 이태준이라는 투수를 새로운 지평으로 견인했으니.
[150.2Km/h]이태준은 자신의 최고 구속을 오늘 경기 118번째 투구에서 기록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 새로운 경지가 전광판을 통해 드러나는 그 순간.
“뭐, 뭐야? 백, 백오십···? 내가 지금 잘못 보고 있는 건가?”
마운드에 모습을 처음 드러낼 때 이상으로 경악을 일으켜냈으니.
이태준의 안위를 걱정하는 팬들에게도.
이태준의 실력을 점검하기 위해 찾아온 스카우트들에게도.
오늘의 경기를 취재하기 위해 찾아온 기자들에게도.
“씨발···? 여기서 150? 저게 정녕 사람이야?”
그리고 이태준을 상대로 반드시 점수를 뽑아내야 했던 바이킹스의 타자들까지 모두.
이태준은 공간 속의 모두를 경악시켜낼 수 있었다.
그런 태준의 경이로운 투구는 12회, 계속해서 이어질 수 있었으니.
“스윙! 스트라이크 배터 아웃!”
지금 이 순간, 잠실 야구장은 마치 고대 로마의 콜로세움과도 같았으니.
그 안에서 펼쳐지는 광경은 인간과 사자의 유혈이 낭자한 싸움.
“허, 진짜 소름이 다 돋네.”
“이게···. 이태준의 진짜 모습···?”
어느새 한낮의 열기는 완전히 가라앉은 잠실 야구장. 그곳에서 펼쳐지는 무자비한 학살극은 마치 오한이라도 느껴지는 것처럼 싸늘했다.
선두 타자 3구 삼진.
그다음 타자도 3구 삼진.
그리고 타석에 들어선 마지막 타자. 마치 사자의 먹잇감이라도 된 것 마냥, 이미 패자의 눈빛을 띄우고 있던 그 타자.
태준은 그런 타자에게까지 구태여 무자비함을 감추려 하지 않았다.
부웅-!
퍼어엉-!!!
“스윙! 스트라이크!”
[150.2Km/h]벼려낸 섬뜩함이 느껴질 정도로 날카로운 송곳니로 적의 목덜미를 꿰뚫어버린다.
부웅-!
퍼어엉-!!!
“스윙! 스트라이크!”
[150.3Km/h]그리고 더 깊숙이, 좀 더 깊숙이. 숨통을 끊어놓을 수 있을 만큼 깊숙이 송곳니를 푸욱 찔러 넣는다.
그리고 그런 상황 속에서도.
부웅-!
퍼어엉-!!!
“스윙! 스트라이크!”
[144.7Km/h]아주 조금의 빈틈조차 허락하지 않는다.
12회 말 2아웃 노 볼 투 스트라이크의 상황. 이미 포심패스트볼에 두 번의 헛스윙을 한 타자.
그 타자에게 결정구로 꽂은 공은 직전 2개의 구종과 다른 구종, Lv.5의 스플릿 핑거 패스트볼.
그 공은 타자의 타격 지점 앞에서 아주 절묘하게 꺾이듯 낙하했고, 직전 두 번의 속구에 방망이를 헛돌렸던 터라 머릿속에 속구에 대한 생각이 가득했던 타자의 방망이는 그것을 쫓아갈 수 없었다.
그것으로 헛스윙 삼진, 3구 삼진.
길고 길었던 12회까지의 승부는 그 삼진으로 끝맺어질 수 있었으며,
승자의 이름은 ‘이태준’, 그의 이름으로 새겨질 수 있었다.
【무결점 이닝을 기록하셨습니다!】
【무결점 이닝 보너스가 적용됩니다!】
【추가 경험치 + 4000】
【12이닝 무실점 투구를 기록했습니다!】
【랜덤 특전을 획득합니다!】
【한 경기 20탈삼진을 기록합니다!】
【KBO 한 경기 최다 탈삼진 기록을 경신했습니다!】
【랜덤 특전을 획득합니다!】
그리고 12이닝까지 싸워 이겨낸 것에 대한 전리품.
[오, 이런 느낌이구먼. 이 시스템. 이렇게 성장하는 게 눈에 바로바로 보이면. 야구 재밌겠네. 재밌겠어. 보람 좀 느낄 수 있겠는데?]그 보상 또한 찬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