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baseball genius through talent absorption! RAW novel - Chapter (91)
재능 흡수로 야구 천재-91화(91/210)
091화. 가을 야구 (1)
사람들은 기꺼이 환호한다. 새로운 슈퍼스타의 등장을. 새로운 전설의 등장을!
20세기, 1982년부터 시작된 KBO의 짧지 않은 역사. 그 역사 속엔 수많은 전설적인 서사가 존재했다.
그중에서도 가히 ‘불멸’의 기록이라 일컬어지던 기록들도 존재했으니.
더 큰 무대로 도전하기 전, 9이닝 동안 무려 19개의 삼진을 잡아 올린 투수의 이야기
한 시즌에 무려 427.1이닝을 던져 36개의 완투, 30승을 거뒀다는 이야기.
시즌이 종료될 때까지 0점대의 평균자책점을 유지한 투수의 이야기.
한국 시리즈에서 홀로 4승을 기록하며 팀의 역전 우승을 일궈낸 투수의 이야기 등등.
그것들 모두 ‘전설’로서 추앙받아도 전혀 손색이 없을 순간이었으며,
지금 한 투수에 의해 새로운 전설, 불멸의 전설이 아로새겨졌다.
[9이닝 ‘20K’ 이태준, 전설 정준마저 넘어서다!] [‘80이닝 연속 무실점’, 이태준, 시즌 끝까지 미스터 제로!] [4게임 연속 완봉승, 이닝이터 실종된 현대 야구에 나타난 ‘낭만 피처’]페넌트 레이스의 마지막을 전설을 넘어선 하나의 신화로서 마무리 지은 투수.
그의 이름은 이태준이었다.
최강 원더스! 승리를 위해! 하나 되어 외쳐보자! 이태준-! 이태준-! 이태준-! 이태준-!
그리고 사직 야구장을 방문한 원더스의 팬들은 자신들의 새로운 영웅을 향해 최선의 방법으로 환호를 보냈다.
그렇게 KBO에 다신 나오지 않을 전설을 수립한 선수, 이태준의 인터뷰를 위해 마련된 자리.
찰칵-! 찰칵-!
그 자리를 향해 쭉 늘어뜨린 카메라들이 쉴 새 업이 섬광을 터뜨려대기 시작했다.
이태준-! 이태준-! 이태준-! 이태준-!
또한, 그 순간까지도 관중석에서는 ‘이태준’ 이름 석자의 연호는 끊이지 않았다. 그것으로 너무도 명확하게 알 수 있었다.
오늘 사직 야구장의 주인공은 누구였는지를.
“축하드립니다! 이태준 선수! KBO 신기록에 원더스 리그 2위까지! 오늘 정말 많은 것을 이루셨는데요! 소감 한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그런 태준에게 건네 쥔 마이크. 인터뷰가 시작됐다.
“무슨 말이 더 필요할까요. 오늘 더할 나위 없는 최고의 날이고. 이 기쁜 순간을 함께해주신 원더스 선수단, 감독님, 코치님. 그리고 이 쌀쌀한 날씨에도 관중석을 가득 메워주신 팬분들 모두에게 감사하다는 말씀 먼저 전하고 싶습니다.”
그런 태준의 인터뷰는 전광판을 통해 큼지막하게 재생되기 시작했고, 이에 관중석의 팬들은 더욱이 열렬한 환호로 응답하기 시작했다.
“원더스의 유니폼을 입고서 여기까지 도달할 수 있었던 데엔 여러분들의 진심 어린 응원이 너무나도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한 명의 선수로서. 그리고 원더스의 에이스로서 여러분들 앞에서 약속하겠습니다.”
그런 팬들을 위해. 그리고 이태준, 스스로 더 높은 경지로 비상하기 위해.
태준은 그 자리에서 아주 떳떳한 어조로 선서했다.
“정규 시즌은 오늘로 끝이지만, 원더스의 야구는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그 남은 경기에서 제 모든 것을 던지겠습니다. 그리고 반드시 우승 반지를 선물하도록 하겠습니다.”
우승.
그 오랜 염원.
정준도 원해솔도 아직까지 이룩하지 못한 업적.
태준의 시선은 오로지 그곳으로 고정되어 있었다.
“그간의 진심 어린 응원.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플레이 오프에서 뵙겠습니다.”
플레이 오프.
그것은 부산 원더스의 이태준이 써 내려 갈 또 다른 전설의 서막이었다.
***
길고 길었던 KBO의 페넌트 레이스의 종료.
이제 본격적인 가을 야구의 시작이었다.
[가을 야구 개막! 5개 팀 선혈이 낭자한 전쟁 시작된다!] [2040시즌 우승팀은 어디?]흔히 ‘가을 야구’라고 일컬어지는 KBO의 포스트 시즌은 페넌트 레이스 144경기를 끝으로 1위를 기록한 광주 위너스부터 5위를 기록한 OO까지. 총 5개의 팀이 와일드 카드 매치부터 준 플레이오프, 플레이 오프, 그리고 한국 시리즈까지.
총 네 번의 계단식 토너먼트로 경기가 진행된다.
그리고 부산 원더스는 디펜딩 챔피언 광주 위너스의 바로 다음 가는 리그 2위.
와일드 카드와 준 플레이오프가 종료되기까지 짧으면 일주일, 길면 열흘 정도 될 휴식을 보장받을 수 있었다.
그리고 그 휴식은 긴 마라톤을 끝낸 투수들에겐 꽤 달콤한 휴식이었다.
정준과 브랜든 미첼을 비롯한 선발 투수들은 물론, 박주형, 조태직, 유하진 등 뒷문을 지키는 직책을 맡게 될 불펜 투수들도 그 기간은 온전한 휴식 기간으로 활용했다.
그런 분위기 속에도 여전히 휴식을 반납하고 훈련에 매진하는 투수가 있었다.
따아악-!!!
그리고 그 투수는 지금, 투구 훈련장이 아닌 타격 훈련장에 있었다.
글러브 대신 방망이를 들고서.
핑-!
슈우우욱-!
사직 야구장 타격 훈련장에 비치된 최신식의 배팅볼 머신.
그 배팅볼 머신은 높은 회전수에 구속이 무려 150Km/h에 달하는 속구를 뿜어낼 수 있었다.
따아악-!!!
그리고 태준은 지금 그러한 공을 타격하고 있었다.
타격의 타이밍도 꽤 적절히 맞아가고 있었으며,
스윗 스팟을 통제하는 능력 역시 두드러지게 발전된 상태였다.
그리고 그 무엇보다.
따아악-!
임팩트 순간에 방망이에 힘이 온전히 전달하는 기술은 이제는 거의 호전되었다고 봐도 무방할 수준이었다.
그간 쉴 틈 없이 테드 윌리엄스의 혹독한 훈련을 부단히 따라온 대가였다.
[거의 다 왔어. 이제 곧 걸작이 완성될 거야.]그런 태준의 스승 역할을 자처한 테드 윌리엄스도 처음 그를 만났을 때보다 괄목상대한 태준을 보며 흡족한 미소를 얼굴 위에 그려 넣을 수 있었다.
또한, 테드 윌리엄스마저 그런 평가를 했는데, 다른 KBO 타자들의 눈에 태준의 모습이 어떻게 비치고 있었겠는가?
“와, 뭐야? 태준이 스윙 폼 진짜 탄탄한데? 특히 저 임팩트 순간에 힘 실리는 거···. 예사롭지가 않아.”
“스윙 폼이 진짜 이명준 보는 것 같아. 형제는 형제인가 봐.”
물론 더 자세한 평가는 직접 경기에 나서는 모습을 봐야 알 수 있었을 테지만, 스윙 폼, 공과 방망이가 맞닿는 순간, 즉 임팩트가 이뤄지는 순간에 느껴지는 힘은 KBO 내 독보적인 최강의 타자 이명준을 떠오르도록 만들었다.
그리고 그런 선수들의 평가는 곧, 류남선 감독을 비롯한 코칭 스태프에게로 까지 전달될 수 있었다.
“시작하지.”
조만간에 펼쳐질 플레이 오프를 앞두고서, 시작된 회의.
당연한 말이겠지만, 그 회의의 중심에 선 인물은 이태준이었다.
“태준이한테 이야기는 꺼내 놨습니다. 이닝을 평소보다 짧게 끊고 사흘 휴식 루틴으로 가는 것 어떻게 생각하냐고.”
사실상 2040시즌 부산 원더스의 가을 야구의 향방은 과연 이태준이라는 선수가 어디까지 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느냐가 관건.
그렇기에 그들은 평소의 4일 휴식보다 하루 더 줄인 사흘 휴식 루틴을 구상에 넣어두고 있었다.
“태준이는 워낙에 투구 수 관리를 잘하는 녀석이다 보니. 6~7이닝 정도를 투구 수 70구 안팎으로 소화해줄 수 있다면, 사흘 휴식 후 등판. 충분히 소화 가능하리라 생각됩니다.”
근거는 120구까지 던져도 150을 던질 수 있는 이태준의 강인한 스태미너와 내구도.
거기에 더해지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수준의 투구 수 관리 능력.
정규 시즌에서 보여준 이태준의 퍼포먼스라면 그러한 역할도 충분히 수행 가능하리라.
“태준이는 어떤 의견이랍니까? 사흘 휴식. 할 수 있겠다던가요?”
하지만 이는 이태준 본인의 의사(意思)가 가장 중요한 사안.
만약 이태준이 그러한 운영 방식을 거부한다면 감히 강제할 수는 없을 노릇.
그것이 팀을 위기에서 건져 올려 리그 2위까지 끌어올려 준 에이스 투수를 향한 예우였으니까.
“흐흐, 바라던 바랍니다. 오히려 그보다 더 던질 수 있다고 합니다. 100구를 넘게 던져도 사흘 휴식으로 나설 수 있고, 심지어 이틀 휴식도 불사할 수 있겠다고 하던데요?”
“허허, 그거 진짜. 태준이 다운 답변이네요.”
그리고 이태준도 팀의 에이스 투수로서의 막중한 책임감을 통감하고, 우승을 향한 강한 열망을 구태여 감추려 하지 않았다.
“그러면 태준이는 웬만하면 투구 수는 70구 내외로 끊어주고 3일 휴식 루틴으로 가닥 잡는 것으로 하죠. 물론, (정)준이랑 미첼은 그대로 가고.”
“넵, 감독님. 선수들 모이면 그렇게 지시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런 태준의 강한 책임감은 원더스의 가을 야구를 향한 계산을 훨씬 더 순조롭게 이루는 데 큰 도움이 되어줄 수 있었다.
그리고 태준을 향한 또 하나의 계산.
“그나저나···. 감독님도 아시다시피. 태준이 요즘 타격 훈련에 매진하고 있었잖습니까?”
이번에는 ㄷ자 테이블, 투수 코치 맞은 편에 앉아 있던 타격 코치가 입을 열었다.
“느낌이 좋아요. 상체 회전하는 것 하며 하체가 딱 버텨주는 것까지 폼도 진짜 예쁘고. 배트 스피드도 장난 없습니다. 거기에 임팩트 순간에 힘 싣는 것도 제대로고요.”
당연한 말이겠지만, 타격 훈련장에서 열심히 방망이를 돌려대는 이태준의 모습이 타격 코치의 눈에 띄지 아니할 리는 만무했을 터.
그 또한 태준의 타격을 유심히 지켜봤고, 타자들이 내렸던 것과 같은 결론을 내릴 수 있었다.
다만 이태준의 타격에는 거대한 전제 조건이 하나 붙어있었다.
“이거 투수들이 던지는 공만 제대로 타격할 수 있으면, 단언컨대. 이명준 부럽지 않을 수준일 겁니다.”
“흐음. 그런가요.”
바로 투수들이 던지는 공을 제대로 타격할 수 있느냐 없느냐.
아름다운 스윙 폼과 메커니즘을 가졌지만, 투수의 공을 쫓는 감각과 선구안이 부족하여 무너지는 타자는 그 수를 제대로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로 많았으니까.
그리고 태준은 원더스의 유니폼을 입기 전까지, 지난 4시즌 넘게 2군에서 이렇다 할 성과를 한 번도 낸 적 없는 타자.
류남선 감독의 뜨뜻미지근한 반응은 마땅한 반응.
투수 이태준은 그 어떤 투수보다 믿음을 주어도 전혀 부족함이 느껴지지 않을 투수였겠지만,
타자 이태준은 아직 계산이 서지 않는 선수였으니까.
“타격 코치님 생각은 어떻습니까? 이태준···. 타격 카드로 쓸 수 있겠어요?”
그렇기에 결정권을 타격 코치에게 넘겼다.
이에 타격 코치는 이렇게 답했다.
“그야, 그것도 태준이가 내키는 게 먼저겠죠.”
이태준이 타자로서의 가능성을 보일 수 있느냐 없느냐보다 먼저 따져야 할 것은 그 선수의 의사라고.
그리고 이태준이 만약 타격에 대한 의지를 보인다고 한다면,
“만약 태준이가 타석에 서겠다고 한다면, 전 세워볼 만하다고 생각합니다.”
과감히 그에게 타석에 설 기회를 부여하겠다고. 그것이 앞선 4시즌 넘게 아무것도 보여주지 않은 타자, 이태준을 향한 타격 코치의 생각이었다.
그런 타격 코치의 생각은.
“알겠네. 고려하고 있겠네.”
감독 류남선에게까지 전이될 수 있었다.
그렇게 가을 야구를 앞둔 회의는 끝이 났다.
***
[대충 뉴스 와일드 카드 바이킹스의 7 대 1 승리! [세인츠의의 벽은 높았다! ‘KKKK’ 바이킹스 상대로 세트 스코어 3 : 1] [플레이 오프, 원더스의 첫 상대는 인천 세인츠]서서히 그 결과가 드러나기 시작한 KBO 2040시즌의 포스트 시즌.
한국 시리즈의 진출하기 위한 최종 관문, 플레이 오프.
그 상대는 인천 세인츠였다.
인천 세인츠는 2위와 고작 0.5게임 차밖에 나지 않은 3위였던 만큼 4위, 잠실 바이킹스를 상대로 시리즈 내내 앞서는 경기력을 선사했고, 끝내 플레이 오프 진출 티켓을 손에 거머쥘 수 있었다.
하지만 그렇게 올라온 플레이 오프.
[원더스의 1선발은 이태준] [이태준-정준-미첼 ‘산 넘어 산’, 세인츠. 원더스를 이겨낼 수 있을까?]그들 앞에 보이는 것은 태산(泰山).
하늘 아래 가장 높이 솟은 새하얀 꼭대기, 마치 에베레스트처럼 느껴지는 태산이었다.
인천 세인츠와 부산 원더스의 플레이 오프의 시작을 앞두고 사람들은 말했다.
“첫 경기는 부산 원더스가 이기고 올라가겠네.”
그리고 인천 세인츠도 상대 팀의 1선발 투수로 이태준이 등판한다는 것을 인지하고 자신들의 선발 투수 등판 순서를 조정했다.
[플레이 오프, 세인츠 첫 선발 투수는 5선발 김원준.] [1선발 맥그리거 등판은 다음 경기로 미룬다.] [1선발 VS 5선발 맞대결. 기울어진 승부의 추.]또한, 그것은 의미했다.
인천 세인츠. 자신들은 이태준을 이겨낼 수 없다고.
ㄴ우우, 추하다! 이태준 상대로 도망치기냐?
ㄴ야, 좀 봐줘; 우리도 기회는 봐야 할 거 아냐; 이태준 상대로 1선발을 어떻게 꺼내?
ㄴ인정… 상대는 미스터 제로라고! 78이닝 미스터 제로!
ㄴ세인츠의 플레이 오프는 2차전부터다!
ㄴ1차전 버려? 1차전 버려?
ㄴ응 버려; 그깟 자존심이 대수임? 가을 야구인데?
팬들도 그런 세인츠의 약간의 비겁함이 느껴지는 전략을 어느 정도 공감했다.
괜히 이태준의 등판 경기에 힘 빼 봐야 좋을 게 없다는 것은 너무도 많은 전례가 남아있었으니까.
그런 세인츠의 전략에도 부산 원더스의 계획은 확고했다.
여전히 원더스 1선발은 이태준.
그리고 사흘 휴식 루틴.
그런 상황 속에서 드디어 플레이 오프의 첫날이 밝았고.
이태준이 가을 야구의 마운드에 오르기에 앞서.
“얘들아. 할 말이 있다. 제법 중요한 이야기니까. 잘 들어줘.”
다음 경기의 선발 투수로 내정되어 있던 정준은 잠시 이태준을 비롯한 원더스의 선수들을 집합시켰다.